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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전시] 경기도미술관의 20년을 따라 '환희와 연대' 속으로, '흐르고 쌓이는'

6월 14일까지 개관 20주년 기념 특별전 개최
민중미술 작가 '김정헌'의 특별 섹션도 구성돼

 

미술관은 어떤 곳인가? 또 경기도미술관은 무엇인가?

 

단순히 소장품을 공유하고 작품을 관람하는 것을 넘어 도민과 가까이서 호흡하고 정체성을 공유하기 위한 시간이 흐르고 있다.


올해 개관 20주년을 맞은 경기도미술관은 특별기획전 '흐르고 쌓이는'을 선보이며 미술관의 방향을 돌아보고 정체성과 역할을 되돌아보고 있다.


이번 전시는 '환희와 연대'를 주제로, 평면, 입체, 설치, 미디어, 비물질 등 다양한 형식의 소장품 125점을 소개한다.


"경기도미술관은 무엇을 해왔고,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한 이번 전시는 ▲예술은 (   ) 시작하는가 ▲우리는 (   ) 살아가는가 ▲우리는 (   ) 기억하는가 ▲예술은 (   ) 함께하는가 ▲나는 (   ) 실천하는가의 다섯 개 섹션으로 구성돼 있다.


빈칸을 통해 관람객들에게 열린 해석을 통한 사유의 시간을 제안한다.

 

 

첫 번째 섹션에 '예술은 (   ) 시작하는가'에서는 가장 먼저 전시장 입구에 놓인 유영국의 '산'이 보이는데, 강렬한 색채와 대비가 특징이다. 


유영국은 1세대 모더니즘의 선구자로, 내면의 모습을 추상적이고 조형적인 색감으로 표현하며 보이지 않는 것을 드러낸다.


그 뒤로는 박현기의 나무손 연작인 '무제'가 등장한다. 탈테크놀로지 기법 기술을 더한 작품은 예술의 근원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작품의 일부분인 돌은 시공간과 원초적인 자연의 모습을 의미하고, 작가의 모습이 담긴 모니터는 실시간으로 관람객의 모습이 합쳐지며 하나가 된다.


이어 두 번째 섹션인 '우리는 (   ) 살아가는가'에서는 여러 작가의 시선을 빌려 다채로운 일상의 면면을 파헤쳐본다.


박은태의 '녹색모듈'은 자본주의 사회 속 노동 이야기를 담았다. 


회로기판의 정형화된 부품들은 노동자의 신체를 표현하고, 시스템의 움직임 자체는 노동이 되며 이러한 구조는 사회를 움직이게 한다.

 

 

배영환의 '아주 럭셔리하고 궁상맞은 불면증'은 거대한 샹들리에 형상의 설치 작품으로, 밤의 화려한 도시의 모습을 깨지고 조각난 파편으로 표현했다.


개인의 걱정과 불안이 담긴 이 작품은 제목처럼 '궁상'과 '럭셔리'라는 상층적인 단어를 사용해 사회의 단면을 조명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장소와 그 안에서 펼쳐지는 일상을 작가 고유의 특성을 살려 더듬으며 살아감의 의미를 생각한다.


세 번째 '우리는 (   ) 기억하는가'로 걸음을 옮기면 흐려지고 잊혀지는 것들이 눈앞에 위치한다.


윤석남의 '핑크 룸'은 쨍한 핫핑크 색의 공간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화려한 모습을 하나하나 자세히 살펴보면 핑크색 소파에는 군데군데 갈고리가 박혀 있어 앉을 수 없다. 바닥에는 구슬들이 놓여져 있어 아름답지만 서있기에는 불편하다.

 

 

의자 한 켠에 앉아있는 여성의 형상은 가부장적 사회 속 내제된 욕망의 감각을 입체적으로 소환했다.


또 그 옆에 놓인 조동환·조해준의 '미군과 아버지'는 개인사가 담겨져 있다.


아버지의 이야기를 통해 근현대사를 살펴보는 이 작품은 22개의 드로잉 작품을 마치 책 읽듯이 감상할 수 있다.


그림과 텍스트들로 가득한 이야기들은 한극 근현대사 속 개인의 미시사를 투영해 새 역사를 제안하며 흩어진 것을 모으고 보이지 않았던 것을 마주하게 한다.


무엇이 잊혀져 가는지, 지금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 등에 대해 의문을 던지며 경계 너머의 목소리를 다시 호명한다.


'예술은 (   ) 함께하는가'에서는 예술을 통해 관람객과 어떻게 관계를 맺고 세계 존재들의 경계를 넘는지 시각적으로 느껴본다.


김인숙의 '리얼웨딩'은 마치 예식장을 연상케 하는 교회의 모습이다.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몸소 느낀 사회적 구조와 관습 속 공동체 형성 과정을 결혼으로 풀어냈다.

 

 

마지막 '나는 (   ) 실천하는가'로 들어서면 특별 섹션으로 마련된 민중미술 작가 김정헌의 예술 세계가 펼쳐진다.


'오직 나의 기억 속에서는', '국가의 초상' 등 그의 작품을 중심으로 '영매로서의 미술'을 화두로 삼아 미술의 사회적 행위를 살펴본다.


김정헌의 작품 세계는 '잡초'의 연장선상에 놓여 있다. 그는 잡스럽고 비순수하며 쉽게 눈길을 주지 않는 대상들에 주목해, 이를 지속적으로 탐구해 왔다.


민중들의 소소한 삶과 중심에서 벗어나 있는 일상에 주목한 작품들은 예술과 삶이 분리되지 않았던 그의 시간을 따라가며 오늘날에도 유효한 사회적 함의를 공유한다.


이외에도 이건용, 강요배, 정정엽, 민정기, 함양아 등 여러 작가의 작품들도 전시돼 있다.


경기도미술관의 정신을 따라 과거와 오늘의 경계로 초대하는 이번 특별전은 6월 14일까지 계속된다.

 

[ 경기신문 = 서혜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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