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해의 크리스마스는 성스러운 명절이 아니라 차라리 지옥의 명절이었다. 불이 꺼져있는 텅 빈 가게들..” 어느 해변 도시에서 발생한 지독한 전염병과 이에 대응하는 다양한 인간의 행태를 다룬 프랑스 작가 알베르 카뮈의 ‘페스트’의 한 대목이다. 지금 우리의 모습을 보는 듯 하다. 소설을 조금 더 들여다보자. “1월 중순쯤에 이르러 시민들이 아주 작은 희망이라도 갖게 된 때부터 실질적으로 페스트의 위력은 사라져 갔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우리 사회도 곧 이렇게 될 것이라는 희망을 피력하면서 이 글을 쓴다. 희망의 사전적 의미는 ‘앞 일에 대하여 좋은 결과를 기대한다’는 것이다. 막연하고 단순한 바람일 수도 있다. 하지만 특정 목표를 염두에 두고 의지가 수반될 경우 단순한 바람이 아니라 힘이 된다. 희망을 갖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따라 개별 인간의 행동이 달라진다. 더 나아가 희망이 여러 사람들에게 퍼지면 그 집단, 나아가 사회 전체의 힘으로 이어질 수 있다. 희망이 큰 힘을 발휘해서 기대 이상의 상황으로 반전을 이끈 사례를 우리는 역사에서 많이 목도해왔다. 코로나19가 잇따른 변이종의 출현으로 기세등등하다. 코로나와의 무한정 적대적 대응에 의미가 없다는 판단
“이웃을 사랑하고 상부상조하며 미풍양속을 기르는 애향시민이 됩시다.” 군포시 시민헌장 제1조다. 이웃사랑, 상부상조, 미풍양속, 애향시민… 21세기에 어울리지 않을 듯한 용어들이다. 하지만 곱씹어보면 사람에 대한 사랑, 서로 돕기 등은 시대를 초월해 사람사는 세상에서는 어디서든 필요한 가치다. 군포시의 시정구호가 ‘시민우선 사람중심’인 까닭이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삶이 피폐해진 상황에서 이웃사랑, 상부상조만큼 소중한 가치가 또 있을까? 10월 7일 오늘은 '군포시민의 날'이다. 예년 같으면 축제나 기념식, 한바탕 난장 등 각종 행사가 치러졌을텐테, 작년에 이어 올해도 코로나19로 인해 조용히 지낼 수 밖에 없어 무척 아쉽다. 그래도 시장으로서 시민들과 함께 마음으로나마 자축하고자 한다. 군포는 지금 일대 전환기를 맞고 있다. 하기야 어느 시대, 어느 지역을 막론하고 전환기가 아닌 때는 별로 없었을 거다. 그만큼 변화와 혁신을 통한 전환은 인류 문명을 이끌어온 가치이자 동력이다. 군포시의 가장 큰 고민은 원도심과 산본신도시 간의 태생적인 격차와 이로 인한 불균형적인 도시구조에 있다. 더욱이 원도심 노후화에 신도시 정체가 더해지면서 도시 전체의 쇠퇴로 이어
18세기 바로크 음악의 정수로 꼽히는 비발디의 사계. 사계절 변화를 선율로 묘사하고 있다. 또 겸재 정선 등 조선 후기 산수화가들은 이른바 진경산수화를 통해 우리의 사계절 산천을 있는 그대로 운치있게 그려냈다. 이처럼 사계절을 주제로 하는 음악, 미술 등 예술작품은 무수히 많다. 사계는 우리 삶의 토대인 셈이다. 사계절 순환은 영구불변의 자연법칙이다. (1년 내내 여름이거나 겨울인 지역은 제외) 이는 지구 탄생 때부터 계속돼왔다. 그런데 사계절 순환법칙이 위태로워질 조짐이다. 기후변화, 지구온난화 때문이다. 1년 사계 중 여름이 길어지고 있다. 한반도 기후대가 이미 온대에서 아열대로 진입하기 시작했다는 것이 다수 전문가의 진단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언젠가는 겨울이 아예 없어져서 사계절 순환법칙이 붕괴하는 날이 올 수도 있다. 지나친 기우일 수도 있을 것이다. 결코 현세대에는 발생하지 않을 현상이라며 가볍게 넘길 수도 있겠다. 하지만 가랑비에 옷 젖는다는 말이 있듯이 기후변화를 방치했다가는 멀지 않아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시계를 미래에서 과거로 돌려보자. 수억 년 전부터 지구는 몇 차례 기후변화를 겪었다고 한다. 빙하기와 간빙기가 반복됐다. 하지만 당시의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