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발언 반려 등의 이유로 사직서를 제출했다가 철회 의사를 밝힌 유호준(민주·남양주6) 경기도의원에 대한 징계요구안이 경기도의회에 접수됐다. 17일 도의회에 따르면 김정호(광명1) 도의회 국민의힘 대표의원이 대표 발의한 ‘유호준 의원 징계요구의 건’이 지난 13일 도의회 윤리특별위원회에 회부됐다. 유 도의원 징계안에는 71명의 국민의힘 도의원이 발의자로 이름을 올렸다. 도의회 국민의힘은 유 도의원이 사직서를 제출한 뒤 철회한 일련의 과정에 대해 “도의회에 망신을 준 황당무계한 행동”이라며 비판 목소리를 높여왔다. 유 도의원은 지난해 12월 19일 자신의 신상발언을 반려했다는 이유로 사직서를 제출하고 2주 뒤인 지난달 2일 “초심으로 돌아가겠다”면서 사직 의사를 철회했다. 이에 도의회 국민의힘은 지난달 9일 성명을 내 유 도의원에 대한 징계를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고 지난 12일에는 김정호 대표가 직접 대표연설을 통해 징계안 제출을 시사했다. 김 대표는 당시 유 도의원의 사직서가 철회된 점을 가리켜 “사직서는 본회의 표결이 당연하다”며 “더 이상 이런 몰상식적인 행동은 용납할 수 없다. 윤리특위에 회부해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지방자치법 시행령 제60조 제2항에 따르면 의원의 사직 여부는 토론하지 않고 표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김진경 도의회 의장은 의원 사직의 건을 본회의에 상정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방의회 소속 의원들로 구성된 윤리특위는 지방의원이 비위·일탈 행위를 하거나 법령·법규를 위반한 경우 심사·의결을 거쳐 징계를 할 수 있다. 또 징계 심사에 앞서 ‘경기도의회 윤리특별위원회 구성 및 운영에 관한 규칙’에 따라 징계요구자와 징계대상자, 관계의원 등을 출석하게 해 심문할 수 있다. 지방자치법에 따르면 징계의 종류는 ▲제명(재적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 ▲30일 이내 출석정지 ▲공개회의에서의 사과 ▲공개회의에서의 경고 등 4가지로 명시돼 있다. 앞서 지난해 7월 도의회는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 혐의로 형사 입건돼 처벌을 받은 도의원에 대해 30일간 출석 정지 징계를 내린 바 있다. [ 경기신문 = 나규항 기자 ]
인천상륙작전 기념행사를 세계적인 행사로 추진하고 있는 인천시, 정작 참전용사 대우는 전국 평균에도 못 미친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오는 9월 열리는 제75회 인천상륙작전 기념행사를 국제행사로 격상하겠다’며 8개 참전국 정상과 주지사(시장), 참전용사를 초청하기 위한 광폭 행보에 나섰다. 하지만 인천에 사는 참전용사들은 쥐꼬리만한 수당만 받고 있을 뿐이다. 17일 국가보훈부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전국 지자체 참전수당 평균 지급액은 월 23만 6000원이다. 참전수당은 6·25 전쟁과 월남전에 참전한 65세 이상 유공자에게 주는 수당이다. 정부뿐만 아니라, 지자체도 기준에 맞춰 참전수당을 지급하고 있다. 현재 인천의 수급자 수는 1만 1434명이다. 7개 특·광역시 중 지급액은 서울시 20만 원, 울산시·대구시(14만 원), 부산시(13만 원) 순으로 많았다. 인천시는 고작 10만 원으로 가장 적었다. 가뜩이나 인천은 시에서 지원하는 돈도 적은데, 10개 군·구별 차이도 여전하다. 군·구별로 보면 옹진군이 12만 원으로 가장 많다. 강화군·중·동·계양구 10만 원, 남동·서구 8만 원, 미추홀·연수·부평구 5만 원씩이다. 다만 6·25 참전용사인 경우, 미추홀구와 서구는 각각 8만 원, 10만 원을 지원한다. 같은 인천이라도 어디 사는지에 따라 최대 7만 원이나 차이가 생기는 셈이다. 게다가 시와 10개 군·구 지급액을 합쳐도 전국 평균치보다 적다. 전국 평균 참전수당 지급액은 23만 6000원인데, 인천의 평균은 18만 8000원 수준이다. 전국에서 가장 참전수당 지급액이 많은 건 충남 당진·아산·서산시다. 충남도는 인천시와 같은 10만 원인데, 당진·아산·서산시의 지급액이 50만 원에 달한다. 전부 합치면 60만 원으로, 인천에서 가장 지급액이 많은 옹진군(22만 원)과도 2.7배 가량 차이가 난다. 일단 인천시는 참전수당 지급액을 올릴 계획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올해 시의 참전수당 지급액 인상 계획이 있다”며 “아직 구체적으로 비용추계는 안 잡았으나, 2023년 8만 원에서 10만 원으로 올렸는데 그 정도 수준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김민지 기자 ]
정부와 국민의힘은 17일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故 김하늘 양 피살 사건과 비슷한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이른바 ‘하늘이법’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학교 안전 강화를 위한 당정협의회’에서 “국민 불안을 해소하고 학교 안전 빈틈을 메꾸는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사건 대처는 신속함만큼이나 방향성과 세밀함이 중요하다”며 “위험 교사를 적극적으로 분리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낙인에 대한 두려움으로 정신질환을 숨기는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도록 면밀히 설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날 당정협의회 결정사항에 따르면 지난 10일 발생한 김 양 피살 사건에 대한 대전시교육청 감사 실시 및 학생과 교직원의 심리·정서 안정을 지원한다. ‘2025년 신학기 준비 점검단’ 등을 통해 유사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전국 학교 안전 긴급점검에 나서며 안전조치 강화에 총력을 기울인다. 특히 ‘하늘이법(교육공무원법 개정안)’을 추진해 정신질환 등으로 주변에 위해를 가하는 고위험 교원에 대한 긴급 분리조치·긴급대응팀을 파견하거나 교원직무수행적합성심의위원회(가칭)를 통한 직권휴직이 포함된 각종 조치·복직 심의 강화 등을 법제화 하기로 결정했다. 정신질환으로 인해 조치된 교원에 대해선 치료를 지원해 정상적 복귀를 돕는다. 또 전체 교원에 대해 정례적 마음건강 자가진단 실시 및 상담과 심리치료 지원 필요성에 뜻을 모았다. 나아가 신학기를 앞둔 학부모의 불안과 우려 해소를 위해 늘봄학교에 참여하는 초등학교 1·2학년 대상 ‘대면 인계·동행 귀가’ 원칙을 확립하고 이를 위한 학내 사각지대 CCTV(폐쇄 회로화면) 설치 확대에 공감했다. 또 학교전담경찰관(SPO) 증원을 통해 학교 주변 순찰을 강화하는 등 학교 내외 안전을 면밀히 점검하기로 했다. 한편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참극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제2의 하늘이’가 나오지 않도록 학교 안전을 강화하고 철저한 재발 방지 대책을 수립하겠다”고 사과했다. [ 경기신문 = 김한별 기자 ]
화물 노동자들이 오비맥주의 갑질로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으며 생존권을 위협받았다. 노동자들이 집회를 벌이는 과정에서 물리적 충돌까지 빚어졌지만 정작 오비맥주는 방관하는 모양새다. 화물연대본부 대전지역본부 오비맥주지부(노조)는 지난 11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다. 지난 13일 안성시의 오비맥주 물류센터에서는 파업이 격해져 물리적 충돌이 발생했고 경찰관 4명과 화물연대 오비맥주 지부원 3명 등 모두 7명이 부상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들이 격한 파업을 진행하는 이유는 오비맥주가 설 명절 연휴였던 지난 1월 31일 아무런 협의 없이 대체 차량을 투입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노조의 설명이다. 이로 인해 이천공장과 광주공장 등 제조공장에서 직매장으로 운송 업무를 하던 화물 노동자 130여 명은 별다른 통보 없이 하루아침에 사실상 해고됐다. 이는 오비맥주 소속 화물 노동자의 약 30%에 달한다. 노동자들은 수십 년 동안 오비맥주 물량 운송 업무를 맡아온 만큼 헌신했던 회사에 배신을 당했다고 호소했다. 한 화물 노동자는 "오비맥주가 국내 1위 맥주 브랜드가 될 때까지 맡은 역할을 다했다"며 "피와 땀, 애정이 담긴 회사로부터 갑작스럽게 쫒겨나 허탈하다. 한 집안의 가장으로서 생계를 유지해야 할 우리를 이렇게 대우하는 것이 말이 되나"라고 토로했다. 노조에 따르면 노조와 오비맥주, 운송사인 CJ대한통운은 같은 달 9일과 13일, 15일 세 차례에 걸쳐 교섭을 진행했다. 교섭은 차질 없이 진행됐으며 물량 운송도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등 대체 차량을 투입할 이유가 없었다. 교섭 내용도 운임 요금 인상 등 특별한 이유가 아닌, 운송사가 바뀌어도 노동자들의 고용승계를 보장해 달라는 등 '약속'에 불과해 교섭 도중 노사 간 갈등도 없었다는 것이 노조의 입장이다. 오비맥주의 이러한 조치는 노조를 뿌리뽑기 위함이라는 주장도 있다. 한 노조 관계자는 "노동자들을 해고한 직후 130여 대에 달하는 대체 차량을 순식간에 투입했다. 이는 오랜 기간 준비하지 않았다면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노조 간부 관계자는 "갑작스런 노동자 물갈이는 상식 선에서 이해가 가질 않는다. 노조를 탄압해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억압하려는 수작"이라며 "오비맥주는 노조 파괴 공작을 중단하고 노사 교섭에 임해야 한다"고 일축했다. 이에 대해 오비맥주 측은 "노동자와 오비맥주는 직접적인 계약관계에 있지 않다. 이들에 대한 계약이나 해고 등 문제는 운송사가 담당한다"며 "직접적인 조치를 취할 위치는 아니여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박진석 기자 ]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가 온누리상품권을 통한 금값 폭등 논란과 관련해 전국 귀금속 가맹점에 대한 전수조사에 착수한다. 중기부는 17일 설 명절 특판 기간(지난달 10일~이달 10일) 동안 온누리상품권 사용 실태를 조사하기 위해 카드형 온누리상품권 가맹점으로 등록된 귀금속 업체 943곳을 포함한 전국 귀금속 가게들을 대상으로 실태조사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는 온누리상품권을 활용한 금 거래로 시세 차익을 10~15% 이상 얻을 수 있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금값 폭등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데 따른 조치다. 특히 중기부가 설 전후로 카드형·모바일 등 디지털 온누리상품권의 구매 할인율을 15%로 높이는 이벤트를 진행하자, 일부 금은방에서는 금 제품이 품절되는 현상까지 발생했다. 실제로 한국거래소(KRX) 금 현물시장에 따르면, 이날(17일) 정오 기준 1kg짜리 금 현물의 1g당 가격은 15만 7820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시각 국제 금 가격(13만 4407원)과 비교하면 괴리율이 17%에 달하는 상황이다. 중기부는 이번 조사에서 온누리상품권 가맹점으로 등록된 귀금속 가게들의 매출액 대비 금 제품군 판매 비율을 분석할 예정이다. 이후 해당 비율이 과도하게 높을 경우, 전국 13개 지방중소벤처기업청 및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과 협력해 가맹점에 자제를 권고하는 등 행정지도에 나설 계획이다. 앞서 김정섭 중기부 차관은 지난 13일 기자간담회에서 “전통시장 내 금은방에서 대규모 금 거래가 이뤄지진 않았을 것”이라며 “한국은행과 협조해 온누리상품권이 금값 상승에 미친 영향을 분석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17일 산업통상자원특허소위원회를 열어 정부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등 대규모 전력이 필요한 산업을 위해 전력망 확충을 지원하는 내용의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이하 전력망 확충법)을 여야 합의로 통과시켰다. 이 법안이 산업위 전체회의와 국회 본회의까지 통과하면 국가기간 전력망으로 지정된 전력망은 국가 지원을 토대로 송전선로 확충 및 전력 생산 속도를 높일 수 있다. 소위를 통과한 특별법안은 김성원(국힘·동두천양주연천을)·추미애(민주·하남갑)·이상식(민주·용인갑)·이언주(민주·용인정) 의원 등 여야가 제출한 10개 법안을 병합·심사해 대안으로 만든 것이다. 특별법안은 국가기간전력망 개발사업 실시계획을 수립할 때 지방자치단체장이 60일 이내에 주민 의견을 수렴해서 회신하도록 하고, 이 기간이 지나면 협의를 마친 것으로 간주하는 조항을 넣어 개발사업이 지연되는 상황을 방지하도록 했다. 또 기업의 지방 이전 유도와 수도권 전력 집중 문제 해결을 위해 전략을 생산지에서 우선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담았다. 전력망확충법은 에너지3법(전력망확충법·고준위방폐장법·해상풍력특별법) 중 하나다. 21대 국회에 이어 22대에도 가장 먼저 ‘전력망 특별법’을 대표발의한 김성원 의원은 “국가 명운이 걸린 ‘전력망 특별법’을 포함해 정쟁으로 인해 뒷전으로 밀려난 민생법안들이 조속히 제정돼 대한민국 산업이 지속가능한 미래로 나갈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쏟아내겠다”고 밝혔다. [ 경기신문 = 김재민 기자 ]
대전 초등생 피살 사건 이후 재발 방지를 위한 법안이 입법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사회적 낙인효과로 인한 부작용을 우려하는 의견도 적지 않다. 정신문제를 겪는 사람을 '걸러내는' 정책이 오히려 교육 공동체의 불안감을 가중시킨다는 지적이 나오며 근본적인 학교 안전 대책을 필요로 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17일 경기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당정이 입법을 추진하고 있는 '하늘이법'은 교원 임용 시와 재직기간 중 정신건강 관련 검사를 받는 안을 포함하고 있다. 법안이 현장에 적용될 경우 교사들은 임용 시 인적성 검사와 함께 정신건강 검진을 받고 교직 생활 중에도 주기적으로 심리검사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법안이 근본적 대책이 아닌 '걸러내기'에 초점을 두고 있어 낙인효과로 자신의 정신질환을 숨기거나 적절한 처방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초등교사 A씨(30)는 "임용 단계에서부터 정신질환자를 걸러내는 법안이 현실화된다면 임용고시생들은 전부 정신과에 가지 않게 될 것"이라며 "불이익을 받는다는데 정신과 설문지에 솔직히 응답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걸러내기식 정책은 학생과 학부모의 불안감도 가중시키고 있다. 정신건강 문제를 겪은 경험이 있다는 김모 씨(24)는 "정신건강 문제로 고통받는 교사들도 마음 놓고 치료 받을 수 있고 학생과 학부모도 안심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할 것"이라며 "이들을 위축되게 만드는 정책은 증상을 악화시킬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수원 지역의 예비 초등학생 학부모 양모 씨(35)도 "학부모들은 정신건강 문제를 겪는 교사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길 원하는 것이지 문제를 숨기고 아이들을 가르치는 상황은 원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실제 정신건강 문제의 경우 사회적 오해로 인해 오랜 기간 부정적 인식과 낮은 수용도를 보여왔다. 보건복지부 국립정신건강센터의 2024 국민 정신건강 지식 및 태도 조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국민 73.6%가 우울감, 스트레스 등 정신건강 문제를 경험했지만 이중 73%는 병원을 방문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신질환에 대한 부정적 인식으로 인해 적기에 치료를 받지 못하거나 심지어 자신의 정신질환을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하는 것이다. 이에 교육공동체는 사회 집단 간 갈등을 조장하고 편견을 강화하는 졸속 대책이 아닌 근본적인 학교 안전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도승숙 참교육을 위한 학부모회 경기지부 부지부장은 "대전 초등생 피살사건은 교사의 정신질환 문제가 아닌 '학교 안전'의 문제"라며 "진상이 밝혀지지도 않았는데 누군가를 배제하는 졸속 대책만 나오니 학부모들은 더 불안하다"고 꼬집었다. 특히 이번 사건의 경우 전조증상이 있었다는 점에서 기존 시스템이 왜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는지 살피고 안전 대책을 마련하는 게 우선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 질환교원심의위원회와 같은 시스템이 존재했음에도 이같은 사건이 발생했다는 것은 무언가 시스템에 오류가 있다는 것"이라며 "우리가 학교 안전에 대해 놓치고 있던 것이 무엇인지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학교가 정말 안전한 공간이었는지부터 다시 생각해야 한다"며 "그러려면 학교 구성원들 모두가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이 먼저 필요하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박민정 기자 ]
‘먹사니즘(기본사회)’에 더불어 ‘잘사니즘(실용주의)’을 이루겠다며 정책노선을 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민의힘의 우클릭 공세에 “민주당은 원래 경제 중심 정당”이라며 발끈했다. 이 대표는 1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추가 발언을 통해 “경제 성장을 신경 쓰지 않는 건 바로 국민의힘”이라며 국민의힘을 향한 집중비판을 쏟아냈다. 이 대표는 “DJ(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IMF를 극복하고 IT의 기반을 만들었고, 한류의 토대를 만들었다”며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는 한미FTA로 대한민국 성장의 기틀을, 문재인 정부 역시 경제 영토를 넓히기 위해 애썼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1%대 성장률 추락에도 계엄하고 영구집권 할 생각만 있지 않냐”며 “민주당은 최근 상속세 문제를 시정하자고 얘기했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28년 전 만들어진 면세기준이 그대로인 점을 언급하며 “그 사이 집값과 물가가 올랐는데 아무것도 오른 것 없이 서민들 세금만 늘어났다”며 “우리가 감세를 해주는 게 아니라 증세를 막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월급쟁이 과표 구간을 그대로 유지하니 누진과세 구간에 들어갔다”며 “실제 소득은 늘지 않았는데 세금은 늘어난 것이다. 이건 증세 당한 것 아닌가.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실질적으로 공평하게 만들자는 건데,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무슨 우클릭 했느니, 변화하느니 한다”며 “세상과 상황이 바뀌었는데 변하지 않으면 그런 걸 바보라고 한다”고 꼬집었다. 이 대표는 “아무리 민주당이 부족하고 못나도 국민의힘보다는 낫다”며 주식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코리아 디스카운트와 관련해 “국민의힘처럼 맨날 남 헐뜯는 행태를 보이면 산업 경제 정책이 사라진다”고 질타했다. 한반도 평화 문제와 관련해선 “국방 예산이 늘어난 건 다 민주당 정권 때”라며 “하나만 더 얘기하면 북한한테 퍼주기 했다고 (국민의힘이) 비난하는데, 대북지원금은 보수 정권에서 훨씬 많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 중인 윤석열 대통령을 옹호하는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 “헌정질서 파괴행위에 동조하면 안 된다”며 “정신 차리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 대표는 오는 24일 서울 모처에서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만날 계획이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에 이어 김 전 총리,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 친문계(친문재인계) 인사들을 연달아 만나며 조기대선을 염두한 통합 행보를 부각시키는 모습이다. [ 경기신문 = 김한별 기자 ]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가 지난해 중단했던 건설사 사망사고 명단 공개를 다시 추진한다.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명단 공개를 중단한 지 불과 몇 개월 만에 정책을 뒤집은 것이다. 이에 건설업계는 “정부가 기업을 압박하며 책임을 떠넘긴다”며 반발하는 반면, 노동계와 소비자들은 “기업의 안전 관리 책임을 강화하는 조치”라며 환영하는 분위기다. ◇ 명단 공개 다시 추진… 법적 근거 마련 국토부는 이달 초 ‘건설기술진흥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하며 건설사 사망사고 명단 공개의 법적 근거를 명확히 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명단 공개를 통해 건설사의 경각심을 높이고 사망사고 예방 효과를 기대한다는 입장이다. 국토부는 2019년부터 시공능력평가 상위 100대 건설사의 사망사고 현황을 공개해왔다. 2020년부터는 발주청과 지방자치단체..
'메이드 인 차이나'가 글로벌 산업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엄청난 속도로 발전을 거듭해 경쟁력을 갖추며 여러 산업 영역의 강자로 급부상했는데 국내 게임·유통 산업에서도 중국의 역습이 이어지고 있다. 경기신문은 거대 자본·시장을 등에 업은 중국이 국내 게임·유통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들여다본다. [편집자 주] 글로벌 게임 강국으로 불리던 한국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중국 게임이 단기간에 크게 약진하면서다. 중국은 탄탄한 내수시장 및 대규모 자본·인력을 무기로 활동반경을 빠르게 넓히고 있다. 중국 게임산업 연례 회의에서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중국 게임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7.53% 성장한 3257억 8300만 위안(약 65조 원)을 기록했다. 게임 이용자 규모는 6억 7400만 명으로 전년 대비 0.94% 증가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중국 시장은 한국 게임사들의 주요 공략지로 통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구를 보유한 만큼 시장 규모 자체가 커 한국 게임사에 중국은 기회의 땅으로 여겨졌다. 당시 한국 게임은 높은 수준의 완성도를 갖췄다고 평가받으며 중국 현지에서 두터운 팬덤을 형성했다. 덕분에 '한국 게임'이라는 그 자체가 경쟁력이 돼 중국 현지에서 큰 수익을 낼 수 있었다. 실제 일찌감치 중국 서비스를 시작한 넥슨 '던전앤파이터', 스마일게이트 '크로스파이어', 위메이드 '미르의전설2', 엠게임 '열혈강호 온라인' 등 국산 게임들이 중국 현지에서 대흥행하며 막대한 매출을 올렸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2000년대 초중반의 한국 게임은 압도적인 기술력으로 중국에서 대흥행에 성공했다"면서 "이때 현지에서 히트했던 국산 온라인 게임들은 중국의 '국민게임'으로 자리매김하며 안정적인 수입창출원이 됐다. 대부분의 게임은 약 20년이 지난 지금까지 중국 게이머들에게 사랑받고 있다"고 말했다. ◇ 한한령 이후 中서 K-게임 입지 약화 중국이 지난 2017년 사드 배치로 인한 '한한령'을 발동하면서 상황은 반전됐다. 한국의 중국 게임 수출길은 몇 년간 완전히 막혔다. 실제 한한령이 발동되기 전인 2014~2016년에는 총 48개의 국산 게임이 중국 서비스를 허가받았지만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중국 신규 서비스를 개시한 한국 게임은 단 1개도 없다. 2020년과 2021년에는 각각 1개, 2개 만이 중국 서비스에 성공했다. 중국 정부는 게임 수입뿐 아니라 자국 내 게임 산업 규제 수위도 높였다. 지난 2021년 중국 정부는 게임을 '정신적 아편'으로 규정하고 약 8개월간 게임 허가(판호) 발급을 전면 중단하기도 했다. 2년 전부터 빗장이 풀리기 시작하며 국산 게임이 중국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업계는 예전과 분위기가 다르다고 입을 모은다. 중국 게임 수출길이 막힌 지난 6~7년 동안 중국 게임사들의 개발 역량이 빠르게 성장한 데다 중국 게임 이용자들의 눈높이 역시 크게 높아졌기 때문이다. 또 장기간 중국으로의 게임 수출이 불가능해지면서 게임 개발 시점과 중국 현지 서비스 개시 시점 간 큰 간극이 생긴 것도 한국 게임의 경쟁력 약화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한국 게임 수출액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지난 2019년 기준 한국 게임 수출액 중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40.6%에 이르렀지만, 이후 2023년까지 35.3%, 34.1%, 30.1%, 30%로 매년 감소 추세다. ◇ 수준 높아진 中 게임, 한국·글로벌 게임 시장 점령 국산 게임이 중국 시장 공략에 난항을 겪는 동안 중국 게임사들의 개발 역량은 눈에 띄게 높아졌다. 중국 게임은 내수 시장뿐 아니라 한국 게임 시장에서 매출 상위권을 차지하며 한국 게임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 센서타워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한국 주요 앱 마켓(구글 플레이스토어·애플 앱스토어·원스토어)에서 최고 매출을 올린 게임 퍼블리셔 10개 중 5곳이 중국 기업인 것으로 나타났다. ▲퍼스트펀 '라스트 워: 서바이벌' ▲조이넷 게임즈 '버섯커 키우기' ▲센츄리 게임즈 'WOS: 화이트아웃 서바이벌' ▲호요버스 '원신·붕괴·젠레스 존 제로' ▲슈퍼셀(텐센트 자회사) '브롤스타즈' 등이다. 특히 이 중에서도 라스트 워: 서바이벌과 버섯커 키우기는 한국 모바일 게임 수익 순위에서 2위와 3위를, 다운로드 순위에서 1, 2위에 오르며 지난해 한국 모바일 게임 시장을 완전히 장악했다. 라스트 워: 서바이벌이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한국에서 올린 수익은 약 2억 5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33배 증가했다. 한국 시장에서 발생한 매출은 이 게임 전체 수익의 21.4%에 해당한다. 동기간 동안 버섯커 키우기는 한국 시장에서 1억 4000만 달러를 벌어들였으며 이는 전체 수익의 31% 수준이다. 중국 게임의 공습은 모바일을 넘어 PC·콘솔 시장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게임사이언스가 개발한 AAA급 게임 '흑신화: 오공(黑神话:悟空)'은 지난해 8월 출시돼 첫 주에만 1200만 장이, 한 달 만에 누적 2000만 장이 판매됐다. 글로벌 게임 플랫폼 '스팀' 출시 이후 동시 접속자 240만 명을 기록하며 역대 2위 기록을 세웠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게임 축제에 출품된 중국 게임을 접했을 때 높은 수준에 놀랐다"면서 "중국 게임의 경쟁력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오공의 대흥행으로 중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게임산업 부흥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개발 중인 중국 게임 역시 상당한 수준을 갖췄다"면서 "향후 오공을 잇는 중국의 AAA급 대작 타이틀이 쏟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거대자본 업은 中 게임 공룡 등장...텐센트, 글로벌 시장 장악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중국이 영향력을 발휘하기 시작한 것은 텐센트, 넷이즈 등 중국 글로벌 대형 게임사 등장과도 연관이 깊다.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중국 게임사들이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함에 따라 글로벌 게임 시장 패권이 중국으로 쏠리며 자연스럽게 게임 산업의 발전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인스턴트 메신저 QQ로 사업을 시작한 텐센트는 2000년대 후반부터 글로벌 게임사에 적극적인 투자를 시작, 2008년 라이엇 게임즈 지분 취득을 시작해 2015년에 100% 인수한다. 라이엇 게임즈는 세계 인기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를 개발한 곳이다. 텐센트는 '포트나이트' 등으로 유명한 에픽게임즈 지분 40%, '클래시 오브 클랜'을 만든 슈퍼셀의 지분 84%를 보유하고 있다. 유비소프트, 블리자드 등의 지분도 일부 보유 중이다. 텐센트는 국내 게임사 투자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현재 크래프톤, 넷마블, 시프트업의 2대 주주이며 카카오게임즈 지분 3.9%를 보유하고 있다. 텐센트는 한국 게임사들의 게임을 퍼블리싱하며 매출효과를 보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텐센트가 퍼블리싱하는 모바일게임과 비게임 앱을 합친 매출 중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은 6.4%, ‘배틀그라운드’는 5%, ‘승리의 여신: 니케’는 3%를 차지했다. ◇ 對중국 투트랙 전략 필요성 대두 이처럼 중국이 게임 시장을 점령한 가운데 한국 게임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게임사와 정부 당국 모두가 적극적으로 대응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업계는 한국 게임사들이 MMORPG에 집중됐던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경쟁력을 높이려는 시도를 지속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 중국 대형 게임사와의 커넥션을 전략적으로 활용해 중국 현지 시장 공략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 한국 게임사들은 서브컬처, 액션 RPG, 루트슈터, 전략 시뮬레이션 및 퍼즐·머지 등 다양한 장르 신작 개발에 나서고 있다. 확률형 아이템에 치중됐던 BM도 다각화한다. 월 정액 패스, 치장성 아이템 등 새로운 BM을 개발해 매출 파이프라인을 늘리고 있다. 또 정부 차원에서 한국 게임사를 보호하기 위한 실효성 있는 방안이 제시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현재 중국 게임사들은 국내 게임 시장에서 법적 규제를 피해 영업을 지속하고 있는데 즉각 처벌을 받지 않고 있다. 이러한 상황의 장기화는 국내 게임사와의 불공정 경쟁이 심화될 뿐 아니라 국산 게임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것이란 우려로 지적된다. 게임물관리위원회에 따르면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가 의무화된 지난해 3월부터 6월까지 적발된 261건의 법 위반 행위 중 60% 이상이 해외 게임사(59개사)에서 비롯됐다. 시정 완료율은 평균 77%에 그쳤다. 국내법을 위반한 해외 게임사 대부분은 중국 게임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에 게임을 수출하기 위해 우리는 '판호'를 발급받아야 하지만 중국 게임의 국내 수입은 비교적 간단하게 이뤄진다"며 "이 과정에서부터 국산 게임은 불공정 경쟁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역시 사전 심의를 강화하는 등의 조치로 중국 게임의 한국 시장 진입 장벽을 높일 필요가 있다"며 "엄격한 사후 심의를 통해 기준 미달인 게임을 퇴출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 경기신문 = 이효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