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2026년 1월 1일 ‘신년사’를 통해 새해 국민주권 정부의 목표 중의 하나가 ‘산재(산업재해)근절’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산재 사망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위라는 이 불명예스러운 기록 앞에서 세계 10위 경제 대국이라는 성취는 결코 자랑스러울 수 없다”고 했다. “아침밥 먹여 보낸 가족이 저녁에 돌아오지 못하는 그런 나라에서 경제성장률이 아무리 높다 한들 다 무슨 소용이겠느냐”면서 “생명 경시에 대한 비용과 대가를 지금보다 훨씬 비싸게 치를 수 있어야 한다”고 분명하게 말했다.
우리나라 경제성장 이면에는 산재노동자가 있었다. 그동안 정부는 산재를 줄이기 위한 여러 가지 대책을 내놓았다. 지난 해 9월 1일 기자 간담회에서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오는 2030년까지 산업재해 사고로 인한 사망자 비율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으로 낮추겠다고 공언했다. 산재 감소는 국가적 책무라며 (장관)직을 걸겠다는 말도 했다. 건설업계 불법 하도급 구조 개선과 고령·이주 노동자 보호 대책 등 구체적 실행 방안을 약속했다. 정부는 ‘산재와의 전쟁’을 선포하는 등 강도 높은 정책을 내 놓았다.
하지만 지난해 산재 사망자는 더욱 증가했다. 3월 31일 노동부의 ‘재해조사 대상 사망사고 발생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누적 재해조사 대상 사고사망자는 605명이었다. 이는 전년도 589명 대비 16명(2.7%)이 늘어난 것이었다.
지난해에 발생한 중대재해로는 ▲부산 기장군 반얀트리 복합리조트 신축공사장 화재사고(6명 사망) ▲안성 서울세종고속도로 공사현장사고(4명 사망)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붕괴사고(7명 사망) ▲광주 서구 광주대표도서관 건립공사 현장 사고(4명 사망) 등이 있다. 올해도 ▲대전 대덕구 안전공업 화재 사고(14명 사망) ▲경북 영덕의 풍력발전단지 발전기 화재사고(3명 사망) 등 산재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산재든 중대재해든 기본적으로 안전문화가 정착돼야 하고 이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노동부 관계자의 말은 옳다. 따라서 지난해부터 4월 28일을 ‘산업재해근로자의 날’(법정기념일)로 지정한 것은 의미가 있다. 이보다 앞서 한국노총은 지난 2000년 12월 서울 보라매공원에 ‘산재희생자 위령탑’을 건립하고 매년 4월 28일 추모제를 개최하는 등 산재노동자의 날 법정기념일 지정을 촉구해왔다.
우리나라 노동정책의 후진성은 곳곳에서 드러난다. 실제로 산업현장에서는 산재 처리 지연 문제가 여전하다. 한국노총은 “업무상 질병의 경우 평균 7개월 이상 소요되고 있어 노동자들은 제대로 된 치료와 보상조차 받지 못한 채 신체적·정신적·경제적 고통을 받고 있다”고 지적한다. 정부는 이들을 위한 실질적인 제도개선 방안 또한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
오는 28일은 두 번째 맞는 산재노동자의 날이다. 경기도 노동계는 “죽음의 일터 구조를 바꾸겠다”며 4월에 집중적으로 투쟁하겠다고 선언했다.(관련기사: 경기신문 2일자 4면, ‘죽음의 일터 구조 바꿀 것… 경기 노동계, 이달 집중 투쟁 예고’) 1일 민주노총 경기도본부와 중대재해없는세상만들기 경기운동본부는 경기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노동자 건강권 쟁취 투쟁’을 선포했다. “건설현장에서의 중대재해, 불법고용, 불법하도급, 임금체불 등 ‘4대 문제’에 묶여 있다. 자본은 책임지지 않고 죽음은 노동자에게 전가되고 있다”(건설노조 조용준 수도권남부본부장), “급식 노동자들의 산재 사망이 이어지고 있지만 환기시설 개선과 인력 충원은 여전히 미흡하다”(전국교육공무직본부 경기지부 임명순 노동안전위원장) 등의 발언도 이어졌다.
여당은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연간 3명 이상 산재 사망자가 발생한 기업 최대 영업 이익 5%를 과징금으로 부과’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처벌 중심 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따라서 산재를 줄이기 위해서는 구조적 요인을 함께 개선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말도 참고하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