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를 처음으로 경험하는 청소년 노동자의 부당처우와 노동인권침해가 관심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바른미래당 이찬열 의원(국회 교육위원장)이 17개 시·도 교육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학생 근로 현황’ 분석 결과에 의하면,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약 70%가 넘는 교육청에서 관련 실태조사가 전무하며, 통계청과 여성가족부가 합동으로 발표하는 ‘청소년통계’에 따르면, 중·고등학생인 13~18세 청소년의 아르바이트 경험률은 12.8%로 2016년(11.3%)보다 1.5% 상승했고, 10명 중 1명은 아르바이트를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2018년 경기도교육연구원의 통계에 의하면, 경기도 중·고등학생의 12.9%가 아르바이트를 경험했고, 남자보다 여자가 더 많고, 고등학생이 중학생보다 5배 정도 더 많았으며,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생의 61.7%는 노동인권교육을 받은 경험이 없었다. 아르바이트를 하는 중·고등학생의 일주일 평균 근로 일수는 2일 이하가 가장 많고, 일일 평균 근로시간은 중학생 6시간, 고등학생 7시간으로 나타나, 고등학생이 중학생보다 주당 근로…
터진목의 숨비소리 /박현솔 바다가 유채꽃 길을 터주는 성산포 먼 바다 위의 태왁들은 넘실대는 파도 아래 잃어버린 길 하나를 찾은 듯 둥그렇게 떠오른다 젊은 해녀가 며칠 전 엄마가 된 몸을 바다에 담그자 아직 뼈가 맞춰지지 않은 몸속으로 찬 기운이 몰려오고 숨비소리도 멀리 나아가지 못하고 허공을 맴돈다 사나흘 전부터 마을에 총소리가 울려 퍼지고 집들이 불에 타면서 울음이 줄을 잇고 있다 마을 남자들의 대부분이 어딘가로 끌려가고 갓난아기를 안아보자마자 남편도 어딘가로 끌려갔다 거센 물살 너머로 바다 속을 들여다보는 그녀 해초에 발이 걸리거나 돌 틈 사이로 고꾸라지면 어둠 쪽으로 기울었던 불안감이 요동을 친다 살아야 한다고 어린 자식들을 지켜야 한다던 남편의 모습이 해초 사이로 어른거린다 갑자기 밀어닥친 사나운 이념의 소용돌이는 아직 활보 중이고 서둘러 소멸하기에는 글렀다 오늘 누비고 있는 이 검은 바다의 시간이 어제 누군가가 간절히 원했던 시간이었음을 말해주는 고동소리 나는 숨비소리, 숨비소리 숨비소리는 잠수하던 해녀가 바다 위에 떠올라 참던 숨을 휘파람 같이 내쉬는 소리다. 해녀의 그 순간에 토하는 숨이란 얼마나 귀한 것인가. 우리는 이렇듯 한 번의 숨으로 인
사립유치원의 비리는 일차적으로 유치원 측에 있다. 그러나 교육 당국도 지난 수년간 이를 방치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교육 당국이 시급히 해야 할 일은 사립유치원 회계의 투명성 확보이다. 전국 4천220곳의 사립유치원에 누리과정 예산 명목으로 국민의 혈세가 2조원이나 지급된다. 이는 사립유치원 운영자금의 45% 정도다. 그러니 사립유치원이라고 해서 개인의 사유재산이라고 인식해서는 안 된다. 국공립유치원만큼 회계 관리를 철저하게 해야 한다. 전국의 초중고와 국공립유치원에서 국가관리 회계시스템 ‘에듀파인’을 사용하고 있는데 사립유치원만 민간 회계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회계시스템을 ‘에듀파인’으로 일원화해야 한다. 이번에 비리가 공개된 사립유치원은 2013년에서 2017년까지 감사를 받은 1천878곳이다. 전체 사립유치원의 33% 정도이다. 여기서 5천951건의 비리가 적발됐고, 부정하게 사용된 액수가 269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이는 일부에 불과하다. 전국의 사립유치원을 전수조사할 필요가 있다. 부정이 드러나는 경우 유치원과 원장의 실명을 공개하도록 제도화해야 한다. 중대한 비리가 적발되면 지원금을 환수하고, 형사책임을 묻는 등 엄하게 제재
인천시가 청라 한국GM 시험주행장 부지를 회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나섰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21일 페이스북에서 “인천시는 애초에 GM코리아가 인천의 자동차 산업 발전과 일자리 창출, 고용 안정에 매진해줄 것을 기대하며 부지를 제공했다”며 “그런데 현재 법인 분리에 많은 분이 걱정하고 있다. 타당한 걱정이다. 인천시는 법인분리에 대해 GM노조 등 시민사회의 동의가 있지 않다면 부지 회수를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41만㎡ 규모로 조성된 한국GM 주행시험장은 인천시가 2004년 당시 GM대우에 빌려준 땅이다. 인천시의 이같은 검토는, 한국GM이 19일 주주총회를 열어 산업은행의 불참 속에 연구·개발(R&D) 법인 분할을 의결했고, 먹튀논란이 가중되며 사회적 논란이 확산되자 한국GM을 압박하기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한국GM의 분할 내용은 인천 부평 본사의 디자인센터와 기술연구소, 파워트레인(동력전달) 관련 부서를 묶어 별도의 R&D 법인으로 떼어내는 것이 핵심이다. 하지만 법인 분할을 둘러싼 이해관계자들의 시각차가 너무 크다. 산은과 노조의 입장은 비슷하다. 법인 분할이 GM의 향후 한국시장 철수 준비작업일 가능성을 염려한다. 여기에 1만여명의
빌 게이츠나 워렌 버핏은 성공의 아이콘이다. 이 둘의 공통점은 성공 말고도 또 있다. 나눔을 아끼지 않고, 또 나눔의 문화를 전파하려 노력한다. 상상을 초월하는 돈을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주저하지 않고 기부를 한다. 이런 기업인이나 리더들을 보면 부럽기도 하고 딴 세상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들리기도 한다. 결국 나눔도 돈이 있어야 하는 게 아니냐는 푸념 아닌 푸념을 늘어놓으면서 말이다. “이 돈은 내 것이 아니다. 내가 잠시 보관하고 있을 뿐”, “내 꿈은 행복해지는 것이고 보통 사람이 되는 것”. 이 말은 철학자가 한말도 아니고, 어느 작가가 한말도 아니고, 어느 기업가가 한말은 더욱 아니다. 영화 ‘영웅본색’, ‘첩혈쌍웅’ 등으로 1980년대 홍콩 누아르 영화 전성시대를 이끌었던 홍콩 톱스타 주윤발(저우룬파·周潤發)이 지난 8일 대만 ET 투데이 등 현지 매체 인터뷰에서 “전 재산 56억 홍콩 달러(한화 8천100억 원)를 기부하겠다”고 밝혀 화제가 되었다. 한 달 용돈으로 약 12만원, 스케쥴이 없을 땐 버스나 지하철을 주로 이용하는 등 그의 검소한 생활은 유명하다. 그는 2010년부터 “세상을 떠난 뒤 재산의 99%를 사회에 기부하겠다”고 약속해왔
2018년도 벌써 10월 중순에 접어들고 있다. 10월 하면 떠오르는 것은, 곳곳이 울긋불긋 물든 단풍으로 아름다운 가을의 정취를 물씬 풍기는 가을이다. 필자는 작년 가을에 시행된 ‘청탁금지법’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당시 필자는 감사담당관(청탁방지담당관)으로서 법 적용 대상이 워낙 광범위하고 적용 범위나 금액의 한도 등에서도 어느 기준으로 적용할지 몰라 쇄도하는 기관장 및 직원들의 문의로 힘들었지만 국민권익위원회와 적극 협조, 전문강사 교육, 매뉴얼 배포, 해석사례 전파 등으로 청탁금지법을 조속히 정착시켜 직원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노력했던 기억이 있다. 이제는 온 국민과 공직자들에게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모습이지만 정부에서는 한발 더 나아가 국가청렴위원회를 신설, 청렴한 대한민국을 만들고자 관련 법 개정을 추진중이다. 국제투명성기구(IT)가 2018년 2월에 발표한 「2017 부패인식지수(2017 Corruption perception index)」에 의하면 뉴질랜드와 덴마크가 각각 청렴한 국가 1, 2위를 차지하였으며, 프랑스, 노르웨이, 스위스가 공동 3위로 그 뒤를 따르고 있다. 우리나라는 작년 52위에서 51위로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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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 클리닝’ 스웨덴에서 시작된 문화로, 죽음(death)과 청소(cleaning)를 합쳐 만든 조어다. 죽은 뒤 가족들이 자신의 물건을 정리하지 않도록 죽음에 대비해 미리 물건을 정리하는 것을 말한다. 추억이 담긴 물건을 보며 지난 삶을 돌아보고, 필요 없는 물건을 버리거나 기부하며 남은 삶의 방향을 찾는다. 또 고독사나 범죄 피해 등 갑작스러운 죽음을 대비하여 미리 사생활을 정리한다는 측면도 있다. 데스 클리닝을 실천하는 연령대는 확대되고 있는 추세로, 지금은 나이와 관계없이 스웨덴 사회에 보편화되고 있다. 일본에선 이처럼 삶의 마지막을 준비하는 작업을 ‘인생종결 활동(終活·슈카쓰)’, 혹은 세상을 떠나기에 앞서 갖는 마지막 파티라 해서 ‘생전장(生前葬)’이라고 한다. 둘은 삶의 마지막을 스스로 준비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그리고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면서 존엄한 죽음을 맞겠다는 ‘웰다잉(well-dying)’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최근엔 이처럼 자신의 장례를 직접 계획하고 준비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덩달아 ‘슈카스산업’, 이른바 ‘엔딩산업’도 각광받고 있다. 산업의 규모가 2조엔(약 20조원)에 이를 정도며 ‘숨겨진 성장 산업’으로 여기고 있
하늘이 떴다. 구름 활짝 피우고 비취빛 가득 머금은 채 높이 뜬 하늘. 하늘은 주기적으로 오늘처럼 가을을 몰고 온다. 가을이 되고서야 뜬 저 하늘을 나는 자주 잊고 살았다. 어쩌면 하늘이 있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는지도 모른다. 하늘을 쳐다볼 겨를이 없었다는 말이 맞을 듯하다. 내달리는 하루는 하늘을 닫기에 충분하다. 눈 비비며 전철에 오르고, 버스를 내리고 운전을 하는 아침. 허겁지겁 점심을 먹고 시작하는 시끌벅적한 오후. 마감에 쫓기며 두리번거리는 저녁시간까지. 결국에 지친 신발을 머금고 돌아오는 늦은 밤. 그 어디에도 하늘은 없었던 것 같다. 오직 숨차게 달리는 나와 일과 몇 잔 커피와 쫓기는 시간이 있을 뿐. “언니야, 너무 바쁘게 살지 마. 우리 고모님 칠순 다 되어 외국여행 처음 가는 날, 인천공항에서 쓰러지셨어. 그래서 여행도 못가고 입원하셨다니까. 제발 여유 있게 건강 생각하며 살아” 왜 먼 이국에서는 하늘이 더 쉽게 보였을까. 지중해 에둘러 걸어오르던 리키안웨이. 그 빽빽하던 나뭇잎 사이로 올려다 본 하늘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그때 올려다 본 하늘은 엄마와 대청마루에 누워서 올려다본 감나무 이파리 흔들어대던 바…
피카소가 1907년 음산하고 광적인 분위기를 물씬 풍겼던 ‘아비뇽의 처녀들’을 발표했을 때 동료 브라크는 큰 감동을 받았다. 그는 시인 아폴리네르의 소개로 피카소와 알고 지내던 사이였으며, 앞으로의 경향에 대한 대화를 그와 막 시작하고 있었다. 홍등 아래서 아프리카 탈을 쓰고 있거나 정면을 바라보며 뒤틀린 포즈를 취하고 있는 여인들의 조각난 신체는 뭔가 원시적이고 초월적인 세계를 떠올리게 했다. 하지만 브라크가 받은 인상은 그런 광적인 감흥이 아니었다. 그는 이 작품을 이성적으로 대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브라크는 ‘아비뇽의 처녀들’에 답례라도 하듯 ‘큰 누드’를 발표한다. 이 여인의 신체 역시 심하게 변형되어 있었다. 그러나 피카소의 아비뇽의 처녀들처럼 조각나 있지는 않았으며, 오히려 각진 바위 덩어리처럼 건장한 느낌을 주었다. 인체는 다각형의 이어진 면들로 이루어져 있었으며 까끌까끌하고 단단한 나무 혹은 돌처럼 채색이 되어 있었다. ‘아비뇽의 처녀’들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었지만 피카소의 다분할, 다초점의 매우 강한 영향이 보였다. 피카소는 브라크의 작품에 매우 만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