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윤정옥 숟가락에 떨어진 눈물 밥을 위한 거짓말 말보다 밥이 먼저다 입은 나를 팔고 사는 장터 핏줄 선 욕구가 시끄럽다 들어오고 나가는 것 모두 순하고 따뜻하여 마음에 뿌리내린 꽃 꽃향기 가득한 입이 그립다 - 시집 ‘입’ / 미네르바·2018 ‘말도 아름다운 꽃처럼 그 색깔을 지니고 있다’고 한다. 우리는 남에게 도움이 되는 말, 힘을 주는 말을 얼마나 하며 살고 있을까. ‘말보다 밥이 먼저’여야 하는 삶은 ‘나를 팔고 사는 장터’같아서 마음처럼 순하게 흘러가지 않는다. 밥을 위해 ‘거짓말’을 해야 하기도 하고, 하고 싶지 않은 말을 해야 할 때도 많다. 그럼에도 우리는 상대방만큼은 늘 ‘순하고 따뜻한’ 말, 정직한 말만 해주기를 바란다. 달싹거리는 어린아이의 입은 생각하기만 해도 즐거워지듯 아름다운 말꽃들이 향기롭고 환하게 피어나서 좀 더 살만한 세상이 되어주기를 기대해 보는 것은 너무 큰 바람일까. /김밝은 시인…
최근 헌법재판소가 입시 우선선발권을 없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의 효력을 정지해 달라는 자율형사립고(자사고)들의 가처분 신청을 재판관 9명 전원 일치 의견으로 받아들였다. 이에 앞서 안산동산고 청심국제고 경기외고를 운영하는 도내 8개 자사고·외고·국제고 학교법인은 지난 5월 31일 경기도교육감을 상대로 수원지법에 고교 입학전형 기본계획 취소소송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고를 비롯해 서울 23개 자사고도 서울시교육청을 상대로 2019학년도 고등학교 입학전형 기본계획을 취소하라는 소송을 서울행정법원에 제기했다. 일단 헌법재판소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임으로써 이들 학교들의 입장에서는 한숨을 돌리게 됐다. 나아가서는 지난 2월 ‘학생의 선택권과 학교의 선발권을 가로막는 조치’라며 헌법소원을 낸 바 있어 헌법불합치 결정을 기대할 수도 있게 됐다. 헌재는 교육부가 자사고와 외고, 국제고 입시를 일반고와 동시에 치러 내년부터 당장 중복지원하지 못하게 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81조 5항이 부당하다는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인 것이다. 헌법소원 본안 결정은 올해 안에 나올 예정이지만 자사고들이 일단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것에는 틀림이 없다. 교육부도 이같은 헌법재판소 결정에…
지난 4월 중국 발 ‘재활용 쓰레기 대란’이 벌어져 각 지자체들이 홍역을 겪었다. 중국이 플라스틱·종이·금속류·직물 등 폐자원 수입을 금지시켰기 때문이다. 우리 국민들의 1회용품 소비가 지나치다. 플라스틱 용기, 비닐봉투, 1회용 컵 사용량이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일회용 컵은 2015년 한해 257억개에 달했다. 비닐봉투 사용량은 연간 216억 개라는데 한 사람당 매년 420개꼴이다. 핀란드의 100배나 되는 것이다. 환경부는 1회용품을 줄이기 위해 지난 2013년에 1회용 컵 사용량이 많은 커피전문점 프랜차이즈 등 17개 업체와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그런데 3년이 지난 2016년 이 업체들의 일회용 컵 사용량은 1억2천 만 개나 더 증가했다. 그야말로 탁상행정을 한 것이다. 환경부가 이달부터 중앙부처, 지자체, 공기업 등 공공기관이 준수해야 하는 ‘공공부문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 실천지침’을 시행한다. 지침에 따르면 1일부터 사무실 내에서 일회용 컵과 페트병 사용이 금지된다. 회의나 야외 행사에서도 일회용품 사용을 금지시키고 다회용품을 적극 사용하도록 권고했다. 페트병에 담긴 물을 주는 대신 식수대를 설치, 개인 텀블러와 컵을 지참하도록 한 것이다. 모든
지난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진행된 북·미 정상들의 만남은 전세계를 긴장과 호기심으로 넘치게 만들었다. 그러나 이후 공개된 합의문을 접하고는 의외로 내용이 단순하고 간략하여 실망감이 생겼다. 합의문 4개의 항목에서 서두의 두 항목은 의례적인 평화약속의 내용인데 사실상 3항과 4항이 합의문의 골자로 볼 수 있다. 3항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이행에 관한 내용이며 지극히 당연한 핵심사항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마지막 항목인 4항에 필자의 시선이 한참 머물렀다. “미국과 조선인민민주주의공화국은 이미 확인된 전쟁포로 유골의 즉각적인 송환을 포함해 전쟁포로와 실종자의 유해 복구를 약속한다” 한국전쟁 이후 68년 만에 처음으로 양국이 쓰는 상호합의문에서 핵 포기와 유해송환 요구가 그 골자였던 것이다. 강하고 굳건한 국가의 전제는 전체 국민 성원들이 국가에 대한 깊은 신뢰를 바탕으로 애국심을 잃지 않도록 국민을 향한 약속이행을 철저히 하는 것이다. 그 중에도 국가를 위해 헌신하며 목숨 잃은 자들의 보상과 예우를 통해 애국할만한 국가의 국민으로서 자존감을 갖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할 듯하다. 그런 의미에서 짧은 북미합의문에 &lsquo…
남북정상회담을 시작으로 평화정착을 위한 변화, 그 새로운 시작이 열매 맺길 희망한다. 국민의 삶의 질 제고와 행복추구를 위해 선거운동을 할 때 발로 뛰며 유권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였듯이 진정성을 갖고 불편함이 없는지 살피며, 늘 섬기는 자세로 임해야 할 것이다. 톰킨슨의 ‘고통받는 사람들의 교육학’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교사가 학생들이 알아야 하고, 알고 싶어 하는 것을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에게 ‘얼마나 똑똑한지, 얼마나 지식이 많은지, 얼마나 수업준비를 충실히 하는 지 보여주는 데 만 열중한다고 한다. 공부를 도와주고, 학생들이 힘들 때 함께하며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는 것이 아니라, 나를 훌륭하게 생각하도록 유도하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필요로 할 때, 함께 있어줘야 할 때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단체장들도 마찬가지이다. 전임자의 정책이 시민들에게 유익한 것이면 유지, 발전시켜야 하며 공약일지라도 더 숙고하여 시민들에게 필요한 성공하는 정책으로 이어지도록 꼼꼼하게 따져 국민이 행복하도록 해야 한다. 국민의 안전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작은 정책들을 만들어 촘촘하고 알뜰한 정책운영을 통해 시민들이 행복해지도록 노력해 주길…
최종 목적지 부에노스아이레스 ‘대학 은사’ 김윤신 미술관에 도착 1984년 무작정 연 첫 전시 호평 지금까지도 2년마다 신작 선보이는 변치않은 순수한 열정·작가정신 감동 슈룹 무경계프로젝트 ‘온새미로’ 흔쾌히 보자기 들고 인증샷 동참 선생님과 함께 거닌 까릴로 해변 정성껏 구워주신 소갈비 맛 ‘생생’ 이번 남미여행의 최종 목적지 부에노스아이레스 김윤신 미술관은 굵고 키가 큰 가로수와 오래된 건물들이 즐비한 중심가를 약간 벗어나 한인 의류상가가 밀집해 있는 지역에 위치한다. 3층 건물입구, 철창과 철문으로 굳게 닫혀있고, 전혀 미술관으로 보이지 않는 외관, 단단히 잠긴 철문을 열고 2층으로 오르니 강한 색감과 형태를 지닌 선생님 작품들이 전시된 미술관이다. 예약을 통해 신분을 확인한 후에야 관람이 가능하다. 남미 대부분이 그렇지만 이 지역의 치안이 얼마나 좋지 않은지 단적으로 보여 준다. 도착하자마자 선생님께서는 최근에 완성하신 몇 점의 회화작품을 꺼내 보여주시고 신작 ‘창세기2’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다. 슈룹 무경계프로젝트 2018 ‘온새미로&rs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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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한계수명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나 120년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아직까지는 그렇다. 의학계는 근거로 급진전하는 의학기술과 생활여건 개선 등을 꼽는다. 동물 수명이 성장기의 5배이므로 25세까지 자라는 인간은 125세까지 살 수 있다는 분석도 설득력 있어 보인다. 하지만 인간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그동안 수명 늘리기에 온갖 노력을 기우려 왔다. 대표 주자는 의학계다. 그리고 불멸의 영생 물질을 만들 수 있다는 확신이 높아지면서 신화에 도전하는 사람들도 수없이 많이 나타났다. 덕분에 인간의 수명은 점점 길어지고 있다. 지금은 기대수명이 150세에 이를 정도니 말이다. 과학계도 일찌감치 여기에 뛰어들었다. 수년전부터 미국 실리콘밸리에 인간 수명을 100세 이상으로 늘리는 ‘과학 불로초’를 찾는 벤처 기업이 속속 등장하고 있어서다. 이 ‘장수(長壽)산업’ 벤처들은 “인간의 수명은 한계가 없다”고 주장하며, 100세는 기본이고 150세까지도 가능하다고 큰소리 치고 있다. 노화 세포 제거·유전자 조작을 통해 인간 수명을 연장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3D 프린터로 장기(臟器)를 만들어 자동차 부품 갈듯이 노화하거나 병든 장기를 교체할 수 있게 된다고 한다. 이미
버들치 /김왕노 나는 네 말이 내게 왔다가 사라지는 줄 알았다. 한 두레박 우물물이었다가 개울물로 흘러가 돌아오지 않는 줄 알았다. 구름이 되었다가 지리멸렬하는 줄 알았다. 한 시절 억새로 나부끼다가 가는 줄 알았다. 네 말이 여름 철새로 멀리 이동하는 줄 알았다. 미루나무 노란 단풍잎이었다가 지는 줄 알았다. 나는 네 말이 그렇게 떠나는 줄 알았다. 물이끼 푸른 징검다리 아래서 개울을 건널 내 콩콩 발소리 기다리는 버들치인 줄 몰랐다. 그리움을 물풀처럼 물고 사는 버들친 줄 몰랐다. 작은 지느러미 파닥이며 사는 버들치인 줄 몰랐다. 버들치는 1급수 상류에서 산다. 그만큼 깨끗한 계곡에 서식하며 강 버들 밑에서 유영하는 것을 좋아하므로 버들치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이런 유래를 먼저 알면, 이 시의 지향점이 얼마나 청정한지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네 말이 내게 왔다가 사라지는 줄 알”고 무심히 지나쳐 버리는 것들이 많다. 그러나 뒤늦게 네 말은 “내 콩콩 발소리 기다리는” 근원이며 “그리움을 물풀처럼 물고 사는” 원동력이며 “작은 지느러미 파닥이며 사는” 그야말로…
용산 미군부대 행사를 지원하고 협력하는 민간봉사단체의 일원으로 활동하고 있어 가끔 미군부대 행사에 참여한다. 지난주에는 미 육군 용산기지 사령관 이·취임식에 참석했다. 의장대의 사열과 애국가와 미 국가 연주 후, 한 여성 민간인이 부대기를 전 지휘관에게 인수받아 새로 부임한 지휘관에게 전달했다. 이 여성은 전 세계 미군의 해외기지를 관리하는 기지관리사령부의 2인자 지위에 있으면서 동아시아와 태평양을 관장하는 태평양 지부장으로 육군소장급 예우를 받는 알텐도르프 박사였다. 토목공학 박사이면서 미 육군 공병단 등에서 기술 및 계획관리 부문에서 20년 이상 근무하면서 다양한 경력을 쌓아왔다. 군부대의 전력 강화를 위해 능력있는 민간의 잠재력을 대폭 수용하고 있는 미국의 제도가 신선하게 느껴졌다. 미군기지 책임자는 현역군인이 맡지만 관리와 조직을 담당하는 2인자는 대부분 민간전문가를 임명하여 조직 효율을 높인다고 한다. 이번에 용산기지에 새로 부임한 사령관은 흑인여성이다. 미 육사를 졸업하고, 중요한 육군 보직을 20년 이상 성공적으로 수행해왔다. 적재적소의 인재 배치를 통해 성별·인종을 가리지 않는 미국의 시스템이 사회통합과 인적능력의 극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