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相思) /정한아 기다리면서 열매는 달아간다 숲 그늘에서 아가리를 벌린 그대의 목젖은 타들어가지 햇빛과 함께 밤과 함께 쏟아지는 스콜과 함께 붕붕거리는 벌 떼와 다른 열매들과 제 과육을 뚫고 나갈 수 없는 씨앗들과 육식의 심성을 지닌 초식동물, 그대 아가리의 경련과 함께 한 열매가 기다리며 닳아간다 - 시집 ‘어른스런 입맞춤’ 기다리는 날들은 무겁고 멀다. 현기증이 인다. 가슴에서 잿빛 먼지들이 흩날린다. 나라는 존재는 이런저런 생각들을 접고 또 접으면서 서 있어야 한다. 그래야 온전하게 가슴을 다 열어젖히고 맞이할 것 같다. 숨겨두었던 단맛을 터트릴 수 있을 것 같다. 아껴두었던 다른 씨앗들을 발아시킬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니 그대여 혹 오시려거든 달에서 오는 빛인 것처럼 살그머니 오세요. 바람이 흔드는 숲의 그늘은 거두어내고 오세요. 정말로 오신다면 백년인 것 같은 오늘은 천년인 것 같은 어제는 나무아래 떨어뜨려 놓겠어요. 그리고 당신이라는 내일로 기꺼이 당도하겠어요. 그런데 당신, 밤의 정적을 깨고 흘러들어가는 단물 소리 들리기는 하는 겁니까? 깜깜한 숲 속의 날들입니다. /김유미 시인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 제1조는 ‘이 법은 적법한 집회 및 시위를 최대한 보장하고 위법한 시위로부터 국민을 보호함으로써 집회 및 시위의 권리 보장과 공공의 안녕질서가 적절히 조화를 이루도록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우리 경찰은 우선 인권친화 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해 집회현장에 차벽·살수차를 원칙적으로 배치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중에 있다. 과격·불법시위에 대비해 경력은 최소한 배치하고, 물리적 진압장비는 예외적으로만 사용해, 집회·시위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기 위해서다. 현행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상 국회의사당, 각급 법원, 헌법 재판소, 대통령 관저, 국무총리·국회의장·대법원장·헌재소장 공관, 주한 외국 대사관 등 외교기관과 외교공관 경계지점 100m이내에서는 집회나 시위를 할 수 없다. 이들 시설 주변 100m를 넘어서는 범위에서도 교통이나 안전에 문제가 생길 우려, 불법·폭력시위 변질 가능성 등을 이유로 사전에 집회·시위를 금지하는 경우가 많아 종종 기본권 침해 논란이 발생했다. 그러나 현 정부는 전향적 자세로…
서울 용산 전쟁 기념관에는 누구나 한번쯤은 보았을 유명한 ‘형제의 상’이 있다.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의 실제 주인공이기도 한 박규철·박용철 형제를 나타내는 듯한 이 조형물은 국군장교와 인민군 병사가 갈라진 돔의 양단을 딛고 서서 포옹하고 있는 군인 조각상이 한 덩어리가 돼 서로를 안고 있다. 이들의 모습은 화해와 사랑, 용서의 정신이 응축된 평화의 분신이자 형제에게 총을 겨눈다는 사실도 모른 채 싸워야 했던 전쟁의 아픔이었던 비극의 분신이기도 하다. 한민족끼리 총부리를 겨누어야 했던, 급작스런 북한의 도발이 우리 남한에 미친 상처는 물질적으로 정신적으로 엄청났다. 어린아이까지 전쟁을 경험하게 되며 미군들이 키가 너무 작아서 총을 땅에 질질 끌고 다니는 우리 학도의용군들에게 ‘베이비솔져’라고 불렀다는 일화는 당시 우리의 안타까운 상황의 단면을 보여준다. 전쟁 중 200만 명 가량의 국민이 희생됐으며 전쟁으로 가족을 잃어야했던 남은 이들은 지워지지 않는 흉터처럼 깊이 남아있다. 6·25 전쟁은 올해로 제67주년을 맞는다. 하지만 가장 가슴 아픈 역사인 이 전쟁은 아직 끝
여야가 26일부터 인사청문회를 재개했다. 이날 한승희 국세청장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를 시작으로 28일 김영록 농림수산식품부장관 후보자와 송영무 국방장관 후보자, 그리고 29일에는 김상곤 교육부장관 겸 사회부총리 후보자와 조명균 통일부장관 후보자, 30일엔 조대엽 고용노동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가 줄줄이 열린다. 그러나 청문보고서를 채택하지 못했던 강경화 외교부장관의 임명강행 등으로 야당이 인사청문절차를 중단시켰던 사례로 볼 때 이번 청문회에서도 여야의 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이번 주 인사청문회에 등장할 몇몇 후보자들의 경우 국민과 국회가 납득하지 못할 만한 흠결들이 이미 지적되고 있어 야당의 공세가 만만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야당이 낙마를 벼르고 있는 사람은 김상곤 송영무 조대엽 후보자 등 세 명이다. 이들을 ‘부적격 3인방’으로 규정한 자유한국당 등 야권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지명철회를 요구하는 한편 후보자들에게는 자진사퇴를 거듭 촉구하고 있다. 이번 청문회가 여야 대치정국이 이어지느냐, 정상화를 이루느냐의 분수령이 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야권은 오는 28일 한미정상회담 차 출국하는 문 대통령에게 미국에 가기 전에 경색된 정국의 해법을 내
우리나라에서는 사람이나 가축을 막론하고 잊을 만하면 감염병이 발생한다. 그로인한 피해도 어마어마하다. 조류인플루엔자(AI)나 구제역 등 동물 전염병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 신종플루 등이 들어와 확산될 때마다 엄청난 피해를 입는다. 특히 지난 2015년 5월 처음으로 확진 환자가 발생해 전 국민을 공포로 몰아넣은 메르스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첫 메르스 확진 환자가 나온 이후 같은 해 12월23일까지 총 186명의 메르스 환자가 발생했으며 이 가운데 38명이 사망했다. 이로 인한 피해는 외국관광객 급감, 지역·서민경제 위축 등으로 이어졌다. 그런데 참 이상한 것은 2003년 세계 18개국에서 3천여 명이 감염되고 111명이 사망하는 등 공포를 준 사스는 우리나라에서 맥을 추지 못했다. 사망자는 한명도 발생하지 않았다. 발효식품인 김치가 효능이 있다는 등의 설이 나돌았기도 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노무현 정부의 강력한 방역대책이 효과를 거둔 것이다. 그런데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5년 발생한 메르스 사태에서는 방역행정이 무력했다. 메르스 유언비어를 처벌한다며 국민을 협박했다. 정부가 초기대응을 안이하게 함으로써 사태를…
더위가 본격적으로 기승을 부리는 요즘이다. 더운 계절이 되면 문화유산여행은 조금 힘들어진다. 문명의 편리함에 너무 익숙해져버린 탓이리라. 그래서 이번 여행은 문명의 편리함과는 조금 먼 곳으로 여행을 떠나보자. ‘이열치열(以熱治熱)’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더운 계절, 가장 핫(HOT)하게 문화유산여행을 즐길 수 있는 곳, 서울 도심에 자리 잡은 서울한양도성으로 여행을 떠나보자. 서울한양도성으로의 여행은 백악·낙산·남산·인왕산 4구간으로 나눠서 이루어진다. 물론 체력과 시간이 모두 허락한다면 새벽같이 출발해 전 구간을 단 번에 완주할 수도 있을 터다. 하지만 곳곳에 담겨 있는 스토리(story)를 들으며 탐방해야하는 문화유산여행은 하루만에 4구간을 완주하는 것은 크게 의미가 없다. 따라서 오늘 여행을 떠날 곳은 4구간 중 하나인 낙산구간이다. 낙산구간은 가장 만만하게 오를 수 있는 곳이다. 즉 남녀노소 누구나 편안하게 거닐 수 있는 곳이 바로 낙산 구간이다. 낙산구간은 흥인지문부터 시작해 혜화문까지이다. 흥인지문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동대문이다. ‘동대문’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서울의 동쪽에 있는 대문이다. 서울한양도성에는 동서남북 네 방향에 대문을
우리나라 국세수입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세금은 어떤 세금일까? 2014년 까지는 부가가치세가 오랫동안 세수비중 1위를 차지해 왔지만 2015년부터는 소득세가 1위를 차지하게 되었고, 이런 추세는 앞으로 더욱 계속될 전망이다. 2016년 전체 세수중 소득세는 29.8%, 부가가치세는 26.9%, 법인세는 22.7%를 차지하였다. 소득세수의 증가에 따라 소득세·법인세 등을 내용으로 하는 직접세의 비중도 꾸준히 올라가고 있다. 2016년 직접세 비중은 총세수의 55.3%로서 전년보다 0.8% 상승했고, 2003년 직접세 비중이 45.0%이던 것과 비교해서도 크게 증가한 것이다. 2015~16년 부동산 경기 호황으로 양도소득세가 전년대비 2~3조원이 늘어난 원인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구간별 누진으로 되어있는 세율체계로 인해 물가상승과 GDP 증가에 따라 세수가 자연 증가 하는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직접세 비중이 늘어난 것은 조세형평성 측면에서 바람직한 현상으로 해석 된다. 납세의무자와 담세자가 같은 직접세는 소득이나 재산이 많은 납세자 일수록 더 높은 세율을 적용 받기 때문에 소득재분배에 도움을 준다. 그러나 우리나라 소득세 비중
주한미군이 ‘재즘’(JASSM)을 최근 전북의 군산공군기지에 전격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일 이것이 사실이라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재즘의 배치는 한반도의 군사적 위기를 더욱 증폭시키는 일이기 때문이다. 우선적으로 재즘이 군산기지에 배치된다면, 북한은 군사적 압박을 강하게 받게 될 것이다. 재즘은 군사분계선(MDL) 이남지역 상공의 전투기에서 발사하면 북한의 지도부와 군사적 핵심시설을 정밀하게 타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재즘(JASSM, Joint Air-to-Surface Standoff Missile)이란 미국의 록히드 마틴사에 의해 개발된 장거리 공대지미사일을 말한다. 이 미사일은 길이 4.27m, 날개폭 2.4m, 중량 1천㎏, 탄두무게 453㎏, 사거리 370㎞에 달한다. 특히 이 무기는 미사일 탄두에 목표물 자동위치식별·탐지 기능까지 갖추고 있으며, 목표물에 대한 타격 오차가 2m 내외로 정밀타격 능력을 갖추고 있다. 둘째로, 재즘의 배치는 미군의 전략자산이 한반도에 지속적으로 전개되고 있는 연속선상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이 문제다. 이는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도를 더욱 높여주는 현실을 반영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고구마의 원산지는 중앙아메리카다. 15세기 후반 유럽에 전해졌고, 동남아시아와 중국, 오키나와를 거쳐 일본으로 건너왔다. 우리나라에는 1763년 통신사로 일본에 간 ‘조엄’이 고구마 종자를 얻어 온 것이 재배의 시초다. 당시 조엄은 일본에서 고구마의 보관 및 저장 재배법을 배워 돌아올 때 고구마 종자를 갖고 와서 동래와 제주도 지방에 시험 삼아 심게 했다. 동래부사 강필리는 자신의 저서 감저보(甘藷譜)에 조엄이 가져온 고구마 종자를 직접 재배, 성공했다는 내용을 상세히 기록해 놓고 있다. 감저란 ‘달콤한 마’라는 뜻의 조선시대 고구마 별칭이다. 보통 고구마하면 한겨울 추위를 녹여주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사실 계절과 상관없이 사랑받는 채소다. 또 특유의 달콤·담백한 맛 때문에 우리나라를 비롯 세계 어디서나 각광받고 있다. 삶든 튀기든 굽든 어떻게 요리해도 맛을 잃지 않아서다. 게다가 당질과 비타민C가 풍부해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인기가 높다.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고구마가 심장보호, 혈당 제어, 스트레스 감소, 면역력 증강, 피부와 머릿결 보호, 항암 예방효과가 뛰어나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우리말 ‘고구마’는 어디서 유래했을까? 고구마를 뜻하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