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안양시의회에서 ‘FC안양’의 창단 및 지원 조례안이 두 차례 부결돼 계류되는 등 진통을 겪었지만 최대호 안양시장의 축구 사랑은 꺾지 못했다. 그렇게 해서 올해 2월2일 안양체육관에서 진행된 ‘안양시민프로축구단(FC안양) 창단식’에서 구단주인 최 시장은 이런 말을 했다.“지난 9년간 쌓여왔던 안양시민들의 상처가 치유되는 것 같아 기쁘고 감격스럽습니다. 우리 FC안양이 한국프로축구를 넘어 세계적인 구단으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는 “시민들이 보여준 ‘의지’와 ‘진정성’ 그리고 ‘열정’이 통했다고 본다. 정치적인 문제를 원천 배제하고 오로지 고장의 축구팀을 원했던 안양시민의 열정이 창단의 원동력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특히 “수원과의 라이벌전인 ‘지지대 더비’는 물론 LG치타스(현 FC서울)가 떠난 뒤 9년간의 좌절감을 딛고 재 창단을 일궈낸 서포터 등 안양은 무엇보다 프로축구단에 대한 ‘스토리’가 있는 곳”이라며 FC안양만의
공자(孔子)와 애공(哀公)의 대화 내용이다. 애공이 공자에게 ‘이사 갈 때 자기 부인을 잊고 갔다는 사람의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런 일이 과연 일어날 수가 있습니까’ 하고 물었다. 이때 공자는 정말로 심한 사람은 자기의 몸을 잊어버리는 경우입니다. 즉 망처(忘妻)보다 더한 것은 망신(忘身)이라는 것이지요. 그러자 애공은 정말 그 내용을 듣고자 했노라 했다 하였다. 공자가 말하고자 한 것은 지도자 위치에 있는 사람이 자기의 본분인 할 일을 잊어버리고 탐욕에 빠져있는 폭군들의 예를 들면서 지도자의 직무유기와 같은 나태함이 나라를 망하게 하고, 백성들을 어려움에 빠져들게 한다는 경고와 같은 비유였다. 자신의 출세만을 위해서 곁에 있는 가족도 잊고, 눈앞의 물질에 눈멀어 인간의 도리를 잊어버리고 앞만 보고 걸어가는 사람도 있다. 같이 살아온 부인도 잊고 이사 갈 정도라는 말을 깊이 새기면서 내가 지금 잊고 사는 것이 무엇인지를 뒤돌아보면서 인생 망신의 길에 서있는 모습으로 보이지 않기를 기원해 본다.…
삼국사기에 이런 기록이 있다. 서기 248년 고구려 동천왕이 죽었을 때 백성이 왕의 죽음을 슬퍼했고 신하들 가운데 왕을 따라 죽어 함께 묻히려는 자가 많았다. 그러나 중천왕(동천왕의 아들)이 이를 금지했다. 하지만 장사하는 날 무덤에 와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자가 많았다. 누군가의 죽음을 대할 때 스스로 따라 죽는 것을 순장(殉葬)이라고 한다. 고구려 백성들이 순장을 선택한 것은 몇 가지 이유가 있을 터다. 죽음이 현실의 끝이 아니라 죽음 이후의 삶을 이어간다는 믿음이 가장 앞에 놓일 것이다. 죽음을 종결의 의미가 아닌 연속성을 지니는 품목으로 간주한 것이겠다. 하여, 자신이 흠모한 왕을 다른 세계에 가서도 똑같이 모셔야겠다는 내면의 의지가 죽음을 넘어서는 힘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영웅은 죽어서도 존경의 대상이 되는가보다. 고대 그리스의 역사가 헤로도토스(Herodotos, BC 484~425)의 저서 ‘역사(Historia)’에는 또 이런 기록이 있다. 발칸반도 동남부에 사는 트라키아 부족의 경우, 남편이 죽으면 여러 아내 가운데 가장 사랑받은 아내를 뽑아 가장 가까운 친족의 손에 의해 남편의 묘소 위에서 살해되어 남편과
‘김처선(金處善)’만큼 영화나 드라마 소설 등에서 실명으로 비중 있게 등장하는 내시는 없다. 세종 때 입궐해 일곱 명의 왕을 모셨던 그는 연산군의 손에 처참하게 죽음을 당하는 것으로 그 파란만장한 삶을 마감했지만 역사는 그를 직분에 충실한 내시였다고 평가하고 있다. 연산군의 공포정치가 두려워 많은 사람들이 입도 열지 못할 때 ‘바른 정치’ ‘백성들을 살리는 정치’를 해야 한다고 직언을 서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동시대 내시 ‘김자원(金子猿)’은 왕명출납을 가장 악용한 대표적 인물로서 악행의 전형이다. 그가 승정원에 출입할 땐 모든 승지가 머리를 숙여야 했다. 그는 또 자신을 통하지 않고서는 관료들이 왕을 볼 수 없게 할 정도로 막강한 권력을 행사했다. 그가 행차하는 곳에는 아무리 양반이라도 말에서 내려야 했다. 김자원이 이렇게 행세할 수 있었던 것은 물론 당시의 절대권력자 연산군의 후광 덕이다. 연산군은 수족처럼 따르는 김자원을 앞세워 자신의 부도덕함을 감추었고, 김자원은 그것을 최대한 이용한 것이다. 내시는 왕과 가까이 있으면서 궁중 내의 모든 정보를 독점할 수
지난달 30일 완전 개통된 수원~왕십리 간 분당선 연장선에 예상대로 많은 승객들이 몰리고 있어 벌써부터 열차 증편과 객차량 증설요구가 거세다. 이 구간은 2002년 오리~죽전 구간에서 첫 삽을 뜬 이후 무려 11년 만에 완공됐다. 예산도 1조4천억원이나 들었다. 이 기간 동안 공사 구간을 지나는 많은 주민들이 극심한 교통 혼잡으로 고통스러워했다. 그러나 곧 다가올 지하철 시대를 기다리며 인내해 왔다. 그 결실이 드디어 맺어진 것이다. 심각한 교통체증을 겪어온 시민들은 수원역까지 가지 않더라도 동수원 지역에서 분당 연장선을 이용, 강남까지 40분 안에 갈 수 있게 됐다. 아울러 서울시내와 외곽으로 빠지는 모든 전철 노선으로 갈아탈 수 있다. 오는 2016년 송도~수원의 수인선이 개통되고 성남 정자~광교의 신분당선 1단계 공사가 완공되며, 수원역에서 행궁, 수원야구장으로 이어지는 노면전차 도시철도 1호선이 2017년 개통된다. 또 2019년 광교~호매실의 신분당선 2단계가 완성되면 수원시내는 남북으로 국철1호선과 인덕원선, 도시철도1호선이 종단하고 동서로 분당연장선, 신분당선, 수인선이 횡단한다. 명실상부한 사통팔달 ‘우물 정(井)자’형 지하철 시대가 열리게 되
시민들의 경제적인 여건이 어려운 현실에서 장애인들이 취업하기는 더욱 힘들다. 장애인들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사회에서 이들의 자립생활이 가능하도록 취업을 도와주는 정책은 그래서 장애인복지의 당면과제다. 우선적으로 장애인 평생교육 활성화와 더불어 직업능력교육을 위한 개발원의 유치가 시급하다. 전국에는 현재 268만명의 장애인이 어렵게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들에게 적절한 일자리를 마련해주어 당당하게 미래의 꿈을 펼치면서 행복한 삶을 영위해 갈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는 일이 시급하다. 인천장애인평생교육관 건립은 지난해 국회의원 선거와 대통령 선거 때에 제시된 공약이다. 뿐만 아니라 장애인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는 기존 장애인복지관, 장애인야학 및 장애인복지단체의 평생교육 프로그램 이용자와 종사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결과, 자립을 위한 프로그램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참여를 희망하는 평생교육 프로그램에 대해 이용자들은 직업훈련 프로그램, 사회적응 프로그램, 문화예술 여가 프로그램을 각각 20∼21%로 가장 많이 선택하고 있으며, 정보화프로그램 선택도 18% 수준에 이른다. 장애인 이용자들은 자립을 위한 프로그램을 절실하게 선호하고 있다.
연말이다. 바쁜 직장인들은 벌써 걱정이 태산들이다. 마무리해야 할 일은 많은데, 가야 할 데도 많고 돈 쓸 데도 많아 남은 12월이 무겁다는 것이다. ‘무슨 낙을 보겠다고 이렇게 바쁜가’ 푸념을 하면서도 며칠 남지 않은 2013년 달력에 모임, 술자리 등을 빼곡히 적는 모습들을 보며 문득, 우리의 소중한 가족들은 그 빠듯한 시간 어디쯤 자리하고 있나 생각해 본다. 올해 MBC에서 기획하여 신선한 재미를 준 ‘일밤-아빠 어디가’에서는 지난 8일 아빠와 아이들이 뉴질랜드에서 홈스테이 경험을 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그 중 한 가족이 뉴질랜드 가족과 담소를 나누던 중에 한국의 아이들은 할 일이 너무 많아 밤 10시나 11시에 잔다고 하자 뉴질랜드 부모와 아이들이 깜짝 놀라는 모습이 그려졌다. 뉴질랜드에서는 아이들이 저녁 7시면 잠자리에 들기 때문이다. 그 방송을 보며 나는 두 나라 어린이들의 전혀 다른 일상생활도 그렇거니와 더 새삼스러운 건 뉴질랜드 부모들이 저녁 7시에 아이들과 집에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나라에서 풀타임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 중에 7시 전에 집에 들어가는 사람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 우리들의 삶이 일 중심
이철규 전 경기경찰청장이 오랫동안 정들었던 경찰제복과 이별하게 되었다. 그는 지난 10일 경찰청 대강당에서 명예퇴임식을 가졌다. “명예롭게 경찰을 떠나고 싶다”고 기자간담회에서 입장을 발표했다. 그는 법률적·도덕적으로 어떤 흠도 없기에 불명예스럽게 경찰을 떠날 수 없었다. 하지만 최근 정부 인사에서 치안정감 보직 인사 명단에 빠져 이 청장으로서는 허탈했을 것이다. 필자가 아는 그는 소중한 것을 지킬 줄 아는 사람이다. 그는 경기경찰의 수장으로 있던 당시에도 가장 높은 곳에 있지만 가장 낮은 곳에 있는 사람들을 살필 줄 알았다. 그러면서도 경찰 본연의 의무를 저버리지 않은 지휘관이었다. 이 전 청장은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명예를 소중히 여기는 그는 작년에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되고 말았다. 유동천 제일저축은행 회장에게 금품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지난해 10월 1심 선고 공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그는 선고가 내려진 뒤 법정 밖에서 “왜 10개월이나 고통의 터널 속에 있었는지 모르겠다”고 울먹이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러나 검찰은 납득할 수 없는 판결이라며 항소와 상고를 거듭했다. 다행
겨울의 문턱에서 함박눈이 내리기도, 볕이 나기도 하며 여우둔갑을 부린다. 시베리아 찬바람이 거리를 점령하여 모두들 종종 걸음을 걷게 만든다. 을씨년스러운 날씨에, 들려오는 뉴스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흉흉하기만 하다. 제대로 걸을 수도 없을 것 같은, 기역자 허리의 할머니가 유모차에 폐지를 가득 싣고 힘겹게 움직이며 좁은 찻길을 방해한다. 폐지 값이 절반으로 떨어졌다는 보도도 있었는데, 이런 할머니들이 흔하게 보여 마음이 무겁다. 근래에는 폐품을 수집하는 사람들이 늘어나 하루에도 몇 번씩 마을길을 지나며, 매주 한 번뿐인 군청 수거차에 앞서 잡동사니들을 수거해 간다. 수년 전, 중국 북경에서 매장 인테리어 공사를 할 때 뜯어낸 폐품들을 사겠다며 리어카를 끌고 찾아오는 사람들이 수도 없이 많았다. 숙소인 아파트의 쓰레기통을 뒤지고 다니는 사람들도 줄을 이었다. 당시 생각을 떠올리며, 우리나라도 빈곤층이 늘어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점차 증가하고 있는 노년층의, 빈곤과 자살은 우리사회의 심각한 이슈가 된 지 오래다. 노년의 빈곤은 젊었을 때 노후 준비를 제대로 못한 까닭이지만, 그동안 우리나라의 경제여건이 노후까지 생각할 여유를 주지 않았다. 직장인들은
지난 11월30일 일본 조선대학교 조선문제연구센터(센터장 강성은 조선대 부학장)와 도시샤 대학교 코리아연구센터(센터장 오타 오사무 교수), 한신대학교 유라시아 연구소(소장 박상남 교수)가 ‘세계사 속의 조선정전협정과 재일 조선인’이라는 주제로 함께한 학술 심포지엄에 참가했습니다. 형제전쟁과 분단, 그리고 정전체제는 지금도 한반도의 발전을 총체적으로 가로막는 걸림돌일 뿐만 아니라 이산가족, 해외교민들에게도 깊은 상처를 주었고 여전히 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미국의 아시아 회귀전략, 중국의 부상, 일본의 헌법 개정만이 아니라, 최근 영토문제를 둘러싼 한반도 주변 강대국들의 긴장과 갈등은 동북아시아만이 아니라 세계 평화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한반도는 세계 평화의 중요한 축입니다. 그러므로 한반도의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고,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에 평화를 정착하는 일은 주변국만이 아니라 세계의 미래를 위해서도 시급한 일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세 대학의 연구자들이 정전협정의 내용과 의미, 특히 재일 조선인들이 겪었던 고난의 역사, 당면한 과제를 함께 나눌 수 있었던 것은 참으로 의미 있는 일이었습니다. 특히 정전협정 60년이 끝나가는 무렵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