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세의 침략으로부터 국토를 방위하는 군사적 힘, 이른바 국방력은 한 나라의 경제 수준과 전쟁 수행 능력을 가늠하는 지표다. 2021년 세계 군사력 보고서에 따르면 대한민국 국방력 순위는 세계 6위로, 우리나라는 한 해 예산의 13%인 약 54조 원을 매년 국방비로 지출하고 있다. 가히 군사 대국이라 할 만하다. 소방에도 비슷한 개념이 있다. 화재와 같은 재난으로부터 국민을 지키기 위한 힘, 공식적인 정의는 아니지만 통상 우리는 소방력이라 부른다. 소방력은 3가지 요소로 구성된다. 조직 운영의 기본이 되는 인력과 장비, 그리고 오늘 이야기의 주제인 ‘소방용수’, 즉 물(水)이다. 물은 전통적으로 화재를 진압할 때 사용하는 가장 기본적인 자원이다. 화재 진압은 물론, 소방대원을 뜨거운 화염과 짙은 연기로부터 보호해 주는 방어막과 같은 역할을 한다. 아무리 우수한 인력과 첨단장비가 있어도 물이 없으면 무용지물이기에 물은 소방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그래서 소방관서기 등 각종 소방 표지에 새매가 물을 쏘는 관창을 양발로 움켜쥔 모습을 형상화해 놓은 것은 아닐까? 현장 지휘관으로서 화재 현장을 지휘할 때 가장 어렵고 곤란할 때가 언제냐고 묻는다면 나는 화재 진압 중
경기도의회 정경자 의원(국힘‧비례)이 바른 말을 했다. 정 의원은 7일 열린 경기도의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기획조정실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와 ‘도 산하 공공기관의 북부 이전’이 서로 상충되는 공약이라고 지적했다. 본보(8일자 3면)에 따르면 정 의원은 “김동연 지사께서 경기북부특별자치도를 우선적으로 이행한다고 공약하셨고, 이 경우 특례 지위로 공공기관 자체 설치가 가능하다”며 “공공기관 이전보다 자체 설치가 더 유리하지 않나”라고 질의했다. 경기북부특별자치도를 설치하게 되면, 북부 균형 발전을 위해 도 산하 공공기관을 북부로 이전한다는 명분 자체가 퇴색된다는 것이다. 정 의원은 “특례 지위를 얻게 되면 북부특별자치도 자체적으로 공공기관을 설치하는 게 유리하지 않겠느냐"라고 묻기도 했다. 경기도는 이재명 전 지사 시절인 2019년부터 수원시 등 경기남부지역에 집중돼 있던 산하기관 15곳에 대한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지금까지 경기환경에너지진흥원(김포시), 경기교통공사(양주시),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양평군), 경기도농수산진흥원(광주시) 등 4곳이 이전을 마쳤다. 앞으로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과 경기주택도시공사 등도 파주 구리 등지로 이전할…
윤 대통령이 취임 6개월을 넘어섰다. 국정수행지지율은 30% 안팎이다. 방문자 수 올리기에 혈안이 된 언론이 일주일 사이 1%만 오르고 내려도 큰 변화가 있는 것처럼 호들갑을 떨지만, 오차의 한계를 감안하면 국민 70%가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불만이다. 인기 없는 대통령이 된 데는 매끄럽지 못한 외교가 큰 부분을 차지한다. 6월 스페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정상회의는 대통령 전용기에 대통령 측근 부인을 태워 ‘지인 대동’ 논란으로 성과가 잠식됐다. 9월 영국·미국·캐나다 순방은 ‘욕설 논란’으로 모든 성과가 매몰됐다. 이번 동남아국가연합(ASEAN 아세안)관련 정상회담 및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 다자회의는 출발 전부터 성과를 걱정케 했다. 대통령실이 순방 출발을 이틀 앞둔 9일 문화방송(MBC)에 대해 대통령 전용기 탑승을 배제했기 때문이다. 10일 자 조·중·동 세 신문은 《대통령 전용기 MBC 배제에···야 “비판언론에 보복” 여 “盧땐 기자실 대못질”》, 《MBC 전용기 못타게 해···대통령 “국익 걸려” 편협 “언론탄압”》, 《‘MBC 전용기 탑승 배제’ 놓고···野 “언론탄압” 尹 “국익 차원”》 이란 제목으로 보도했다. 외
우리가 도덕적 완성에 이르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그것을 향해 다가가는 것은 인생의 법칙이다. 아예 실천이 불가능하다면 처음부터 도덕률 같은 것은 없었을 것이다. 사람들은 우리가 원래 이기주의자로 태어났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인색하고 음탕한 존재라고 말한다. 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원래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마음속 깊이 느끼는 일이다. 그것이 우리에게 힘을 줄 것이다. (솔티) “무엇을 해야 하는가?” 하고 묻는다면, 네가 지금 그대로의 너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대답하리라. 너에게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가능한 한 이기심과 무관심의 공허한 메아리가 되기를 그만두고 비록 위대하지는 않지만 청정한 영혼의 소유자가 되는 일이다. 너는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거기에 영혼의 흔적이나마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오, 형제들이여! 우리는 있는 힘을 다해 자신의 내면에 영혼과 양심을 눈뜨게 하고, 우리의 게으름을 성실로, 생명 없는 돌 같은 심장을 살아 있는 그것으로 대체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때 비로소 우리는 우리의 앞날에 기다리고 있는 무한한 선의 계열을 조금이나마 확실한 일관성을 가지
이 노랫말을 들어보시길. 병영 앞 대문 앞에 가로등이 켜져 있네/ 여전히 그 앞에 서 있는 그녀/ 그렇게 우리는 다시 만나려 하네/ 가로등 곁에 서 있고자 하네/ 예전에 릴리 마를렌이 그랬듯이, 예전에 릴리 마를렌이 그랬듯이…후략… 단박에 사랑 노래라는 것, 릴리 마를렌이 사랑하는 여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지만 기존 가요 가사와 별다른 것은 없어 보인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이야기 하나 들어보시길. 2차 세계 대전 막바지인 1944년 6월, 노르망디 상륙작전으로 패퇴하는 독일군을 추격하던 미군 병사가 독일군 저격병에게 잡힌다. 미군 병사는 목숨이 경각에 달린 순간, 소원 하나만 들어달라고 청한다. 미군 병사는 지니고 있던 트럼펫을 꺼내 생애 마지막 연주를 한다. 독일군의 손에 쥐어진 총구가 흔들리고 그의 뺨에 눈물이 번진다. 연주가 끝나자 독일 병사는 총을 버리고 가버렸다는 이야기. 미군병사가 연주한, 죽음에서 그를 구한 곡은 앞서 소개된 '릴리 마를렌(Lili Marleen)'이었다. 독일의 사랑 노래 '릴리 마를렌'은 두 군인의 마음만 흔든 곡이 아니다. 2차 대전 중 수많은 군인들을 울렸다. 노래가 만들어진 것은 1915년. 1차 세계 대전에 참전했던 독
국정 성공은 언론과의 관계에 달렸다. 언론과 적대적 관계를 맺어선 정부의 성공을 기대하기 어렵다. 언론자유 보장은 민주주의 근간. 권력의 견제는 언론의 역할이다. 3권 분립 원리상, 입법부와 사법부가 행정부를 견제하지만, 한계가 있다. ‘공직이라는 한 울타리’… 까닭에, 정부에 대한 진정한 견제는 언론자유에서 나온다. 그런데, 대통령실은 지난 9일, “윤석열 대통령의 동남아 순방(11일~16일)에 MBC 취재진을 전용기에 탑승시키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이에 언론계 5단체(한국기자협회, 방송기자연합회, 한국영상기자협회, 한국PD연합회, 전국언론노동조합)는 정부와 전면전을 불사키로 했다. 정부와 언론이 긴장 태세에 있다. 현 정부의 복합위기가 증폭되는 분위기다. 작년에, 국경 없는 기자회는 ‘2021년 언론자유지수’를 발표했다. 한국은 세계 42위. 아시아 1위를 마크했다. 언론자유 선진국인 영국은 33위, 미국은 44위였다. 되레 미국은 한국보다 낮은 순위였다. 아태지역 언론자유의 모델로 인정받은 한국 언론이 퇴보와 진보의 갈림길에 놓이게 됐다. ‘관용성’과 ‘개방성’이 선진 민주주의 국가의 특징이라면, 이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억압’과 ‘폐쇄’의 방향
10년 전의 직업능력개발훈련을 떠올린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사업주 직업능력개발훈련을 처음 위탁받았다. 사업주가 희망하는 교육과정을 검토한 뒤 승인하고, 그에 따른 비용을 지원하며 공단은 직업능력개발훈련을 확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또 대학 졸업예정자가 원하는 현장맞춤형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돕는 청년취업아카데미 사업이 추진됐고, 인적자원개발(HRD) 시스템을 갖추려는 기업을 위해 중소기업 학습조직화 사업, HRD 우수기관 인증사업 등도 조금씩 늘어났다. 이제 한국산업인력공단은 중소기업 HRD의 새로운 내일을 준비한다. 더 나은 제도를 만드는 게 그 출발이다. 전국 고용보험 가입 사업장 중 4.5%인 11만 4000개 기업만이 훈련에 참여하고 있다는 현실은 발걸음을 재촉하게 했다. 먼저 올해 7월부터 중소기업에 최대 500만 원의 훈련바우처를 지급하고 기업이 필요한 훈련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기업직업훈련카드 제도를 도입했다. 또한 코로나19로 확산된 비대면 원격훈련에 대한 수요를 반영, 다양한 훈련과정을 묶음으로 구매해 자유롭게 선택하는 패키지 구독형 원격훈련을 실시하여 기업들의 선택권을 넓힌다. 공단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능력개발전담주치의
중간선거가 끝난 미국과 중국의 패권 대결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남북간 긴장도 고조되고 있다. 북한이 지난 2∼5일 고강도 도발에 이어 나흘 만에 다시 미사일 발사에 나서는 등 위험 수위를 계속 끌어올리고 있다. 특히 지난해 1월 당 대회에서 핵무력 강화 노선을 천명한 이후 ‘핵 보유국’을 인정받기 위한 7차 핵실험 가능성까지 예견되고 있다. 북한이 2017년 이후 5년 만에 핵실험을 한다면 한반도 정세는 최악으로 치닫게 된다. 일각에서 제기돼온 한국의 핵무장론 목소리가 한층 커질 것으로 보이는 등 안보 환경이 급변의 기류에 휩싸일 가능성이 높다. 이런가운데 한국과 미국 국방장관은 지난 3일 한미안보협의회의(SCM)를 갖고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맞서 미 전략자산을 상시 배치 수준으로 한반도에 전개하고, 북한 핵공격을 상정한 ‘핵우산 훈련’을 매년 공동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합의는 전술핵을 직접 배치하지는 않되 대북 핵 억지력 정책을 공동으로 추진하겠다는 뜻이다. ‘나토(NATO)와의 핵 공유’ 협의 방식을 원용해 ‘한국형 확장억제’를 구체화한 것으로 우리측 입장이 어느정도 수용된 진일보한 내용이다. 하지만 이런 수준에서 북한의 핵 무력화와 도
리어카 한쪽 울긋불긋한 꽃 깃발처럼 꽂고 다니는 시든 사내 왜 조화(造花 )를 꽂고 다니냐 물으면 시들지 않아서라 한다 오늘 물어보았을 때 죽지 않아서라 했다 다음에는 버리기 아까워서라 하겠지 언제나 세 가지를 맴도는 대답의 시들기 싫은 사내는 버리지 않은 자신을 아까워 밀고 왔다 죽지 않는 그 사내 날마다 거리에 활짝 꽂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