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흔히 마주치는 오토바이의 운전에 대해 생각해 보자. 긍정적 이미지보다는 부정적 이미지가 먼저 떠오른다. 횡단보도 위를 질주하는 오토바이, 인도 위에서 요리조리 곡예 운전하는 오토바이, 신호 맨 앞으로 가기 위해 차 사이를 비집고 지나가는 오토바이 등등. 전국 어디에서나 흔하게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처음부터 오토바이 운전자들이 신호와 도로교통법이 존재하지 않는 듯이 운전한 것은 아니다. 한국에는 운전할 때 꽤 빡빡하고 촘촘한 법체계, 이를테면 튼튼한 유리로 된 창문이 있다. 최초의 몇 명이 빨리 배달하기 위해 신호를 어기면서 창문에 작은 구멍을 냈고, 어떤 제재도 받지 않는 것을 본 다른 운전자들이 따라서 신호를 어기면서 창문이 완전히 깨져버렸다. 지금은 운전 법규를 잘 지키는 오토바이를 만나기란 너무 어려운 일이 되어버렸는데 예외인 곳이 있다. 경남의 한 지역의 거리를 지나다 보면 오토바이들이 신호 위반하지 않고 차 뒤에 얌전히 신호대기 하는 모습이나, 건널목과 일방통행 골목에서 사람이 오토바이를 끌고 뛰는 광경을 목격할 수 있다. 그 지역만 배달 업체에서 배달원들에게 따로 안전 교육이라도 시킨 걸까. 정답은 유투버의 촬영이다. 그곳에 사는 한 유투
폭력은 오로지 혐오감을 불러일으킴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위대함이라는 옷을 걸치고, 존경심을 강요한다는 점에서 특히 해롭다. 폭력으로 우리를 강제하는 자는 우리의 권리를 빼앗는 자이므로 우리는 그들을 증오한다. 반대로 우리를 설득하는 자는 우리의 은혜자로 사랑한다. 어리석고 거칠고 무지한 사람일수록 폭력에 호소한다. 폭력을 행사하는 데는 많은 협력자가 필요하다. 그러나 설득을 하는 데는 협력자가 전혀 필요하지 않다. 자신의 지혜로 설득할 자신이 있는 사람은 결코 폭력을 행사하지 않는다. 자신과 견해가 다른 사람도 우애의 정으로 설득하여 자기 편으로 끌어들이는 것이 더 유리한데, 그 사람을 배제할 필요가 어디 있겠는가? (소크라테스) 인간은 원래 타인을 강제하거나 타인에게 굴종하도록 창조된 존재가 아니다. 이 두 가지 습관은 사람들로 하여금 서로 상처를 주게 한다. 한쪽에는 오만이 다른 한쪽에는 어리석음이 있을 뿐, 진정한 인간의 존엄성은 자취를 감춰버린다. (콩시드랑) 인생은 우리가 그 비열함을 잘 이해하기만 하면 참으로 멋진 것이 될 수 있다. (소로) 폭력으로 사람들을 정의에 따르게 할 수 있다고 하여, 사람을 폭력으로 복종시키는 것을 정의라고 할 수는 없다
정부의 대북 로드맵인 ‘담대한 구상’에 대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면 거부’를 천명한 데 이어 ‘선제적 핵 공격’을 법에 못 박는 등 ‘핵 무력’을 법제화했다. 선택 폭이 확 줄어든 윤석열 정부의 대북정책이 난해한 시험대에 올랐다. 큰 폭으로 바뀐 북핵 위협 양상에 대응하는 다양하고 새로운 전략이 시급해졌다. 일단, 상식을 거스르는 북한의 위험천만한 도박에 당당히 맞서는 결기가 필요하다. 아울러 대화를 통해 한반도 평화를 구축하려는 노력 또한 절대 포기해선 안 될 것이다. 북한이 최근 최고인민회의에서 채택한 법령 제6조는 어떤 상황에서도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열어 놓았다는 점에서 위협의 차원이 다르다. 북한은 법령 6조에서 김 위원장이 ‘핵 버튼’을 누를 조건으로 ‘핵무기 또는 대량살상무기(WMD) 공격 감행 또는 임박’, ‘국가지도부 등에 대한 핵 및 비핵 공격 감행 또는 임박’, ‘유사시 작전상 필요’ 등 5가지를 명시했다. 한마디로 공격의 ‘임박 징후’만으로도 핵을 선제적으로 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중요한 것은 김 위원장이 최고인민회의 연설에서 “절대로 먼저 비핵화란 없다”고 선언한 대목이다. 이는 김 위원장이 직접 명시적으로 단호하게…
마치 항해사가 그 배가 나아가야 할 올바른 진로를 선택하기 위해 연안의 광경을 안내표로 삼을 수 있는 것은, 그것이 그의 눈에 보일 때, 이를테면 강을 지나갈 때뿐이며, 대양을 항해할 때는 나침반에 의지하지 않으면 안 되듯, 종교인들도 일상생활에서는 외면적인 목적에 따라 행동해도 되지만, 보편타당한 인생의 의의를 탐구할 때는, 어김없이 경고하는 양심의 소리에 따라야 한다. (표도르 스트라호프) 사욕을 떠난 행위를 할 때마다 우리가 느끼는 만족감은, 그 행위가 다른 사람의 모습 속에 자기 자신의 존재가 들어있음을 단적으로 인식하는 것에서 생기는 감정이며, 그 때문에 또한 우리의 진정한 ‘나’는 단순히 우리의 자아, 즉 고립된 자기 몸뿐만 아니라, 살아있는 모든 것 안에 존재함을 인정한 것이 옳았음을 뒷받침해 준다. 이기주의자는 적대적인 타자들 사이에 있는 고독한 자신을 느끼고, 오로지 자기 한 사람의 행복을 바라게 된다. 선량한 사람은 우애로 가득한 존재들의 세계에서 살며, 그 모든 존재의 행복이 그 자신의 행복이 된다. (쇼펜하우어) 육체를 위해 사는 사람은 사변적, 또는 감성적인 생활의 복잡한 미로에서 길을 잃는 수가 있지만, 영혼은 언제나 정확하게 진리를
재난이 일상이 된 시대다. 지난 8월 8일 서울지역에 내린 큰비는 4일간 언론의 머리기사를 차지했다. 채 한 달도 안돼 9월 6일 태풍 힌남노가 제주와 영남지방에 막대한 피해를 안겼다. 시간이 지나면 두 재난은 ‘반지하 일가족 3명 사망’과 ‘지하주차장 침수로 차 빼러 간 아파트 주민 7명 사망’ 사건 정도로 사람들의 기억에 남을 것이다. 기억을 조금만 확장해도 모두가 위험사회의 한복판에 있음을 실감한다. 2010년 9월 21일 시간당 100mm에 가까운 폭우가 서울에 쏟아졌다. 광화문이 폭우로 잠기고 양천구 신월동이 큰 피해를 입었다. 동아일보는 물에 잠긴 광화문광장 사진 설명을 ‘파도치는 광화문’으로 달았다. 2011년 7월 26일-27일 기록적인 폭우로 ‘우면산 산사태’ 참사가 있었다. 재난이 일어날 때마다 언론보도는 잘못을 되풀이하고 있다. 무엇보다 폭우 참사가 나면 언론은 마치 올림픽 기록경기를 연상케 하는 보도를 쏟아낸다. ‘동작구 신대방동 1시간에 136.5mm, 시간당 강수량 최고치 경신’, ‘2일 연속 강우량 기준으로 종전 최고치인 390.6mm 기록을 훌쩍 뛰어 넘었다’ 같은 유형의 보도다. 대부분 언론이 이 같은 보도 관행을 버리지 못하고
여야 정치권을 향한 추석 민심은 사납기 그지없었다. 국민은 내부갈등으로 날마다 험한 꼴을 보이는 여당 국민의힘이나, 민생정치에 다 써도 모자랄 다수 야당의 힘을 대여투쟁에만 악착같이 쏟아붓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에 대해 함께 날카로웠다. 연휴가 끝나면서 여야 정치권이 밝힌 민심 해석은 역시나 아전인수(我田引水)의 늪에 머물러 있다. 저급한 권력투쟁일랑 멈추고, 진정한 민생정치를 펼치라는 게 진짜 민심의 요체다. 여야는 민성(民聲)을 정직하게 받들어 날로 험악해지는 정치혐오 폭풍을 멈춰 세워야 할 것이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국민께서 원하시는 정치의 핵심은 정쟁이 아니라 민생”이라면서 “약자와 미래를 위하는 법안과 예산을 충실히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이어서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는 어떤 불의에도 타협하지 않고, 엄정한 법 집행으로 민생의 가치를 지키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내홍으로 얼룩진 여당의 초라한 난맥상에 대한 성찰의 자세는 애써 생략하는 모습이었다. 조정식 민주당 사무총장은 추석 민심 기자회견에서 “국민이 말하는 추석 민심은 한마디로 불안이었다”고 날을 세우면서 “윤석열 정부는 정치탄압에 몰두하고, 국민의 삶은 각자
코로나19를 겪으면서 단기간의 치료뿐 아니라 지속적인 건강관리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졌으며, 헬스케어 산업의 급격한 디지털화로 의료서비스에 혁신의 바람이 불고 있다. 고령화 사회로 의료서비스 대상이 고령층으로 급변하고, 치료와 관리가 모두 필요한 만성질환(고혈압, 당뇨, 체중관리, 정신건강 등) 환자가 크게 늘면서 첨단기술을 접목한 다양한 디지털 헬스케어 제품에 대한 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를 반영한 제품과 서비스들이 시장에 출시되며 적극적인 질병 예방·관리가 가능한 환경이 구축되고 있으며, 디지털 헬스케어를 통해 사전 진단·관리와 발병에 따른 진단·치료·사후관리 등 의료서비스 전반에 걸쳐 건강관리를 편리하게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가 가능해지고 있다. 비대면으로 감기약을 처방받아 인근 병원으로부터 발급받은 처방전이 약국으로 전달되고 집으로 배달된 약으로 편리하게 감기를 치료할 수 있다. 의사가 환자를 진료할 때 자기공명촬영(MRI)이나 컴퓨터단층촬영(CT) 등으로 얻은 의료영상으로 환부의 위치를 정확하게 볼 수 있게 해줌으로써 기존의 대면 진료보다 더 편리하고 정확한 진료가 가능하다. 정부가 추진하는 의료 마이데이터 사업을 통해 보건복
붉은 것은 오른쪽에 놓고 흰 것은 왼쪽에 놓는다. 가운데는 다식과 약과의 자리이다. 촛불로 어둠을 밀어내고 향불로 길을 닦았으니 돌아가신 당신의 넋이 찾아오실 것이다. 나는 제상에 술과 밥과 국을 올리며 속으로 조아린다. 많이 잡수세요. 아버지. 예순으로 나아가는 아들이 마흔에 멈춰있는 아버지에게 절을 한다. 내 기억 속의 아버지는 언제나 마흔 살 청춘이다. 돌아가시던 그날부터 사십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 한결같다. 아버지는 추석 명절을 이틀 앞두고 돌아가셨다. 돌아가시던 그 날은 내 생일이었다. 내가 세상의 문을 열고 나오던 바로 그날 당신은 문을 닫고 세상 너머로 사라졌다. 삶과 죽음의 간격처럼 허망한 것이 또 있을까. 도회지로 나오기 전까지 우리 식구는 장흥읍내 후미진 곳을 전전했다. 언젠가는 장흥극장 뒷골목 판잣집에 세 들어 살았는데, 나와 형이 초등학교에 갓 입학할 무렵이었다. 그 시절, 남편의 직업을 묻는 이가 있으면 어머니는 ‘재단사’라고 답했다. 말이 좋아서 재단사지 아버지가 하는 일은 양복점 영업사원이었다. 아버지는 치수를 재는 줄자 하나를 들고 완도와 진도 인근 섬들을 훑고 다녔다. 오라는 섬은 없었지만 가려는 섬은 많아서, 아버지의 출장은…
필자는 종종 와인 입문자를 위한 오픈 클래스를 연다. 다양한 와인을 함께 마셔보면서 와인에 관한 기초 지식과 각 와인에 담긴 이야기들을 공유한다. 와인 시음회 때 평균 4병의 와인을 오픈한다. 테이스팅한 후 순서대로 좋은 와인과 그 근거를 이야기해보라고 하면 모두 각기 다른 이유를 말한다. 여기서 더 재밌는 사실은 만약 가격과 브랜드를 가리고 블라인드로 시음회를 진행했을 때 그 차이가 더 도드라지면서 각자의 취향을 가감 없이 이야기한다는 것이다. 나만의 와인 취향을 알기 위한 방법을 소개하자면 첫째, 평소에 가능한 여러 종류의 와인을 접해보고 나에게 맞는 와인을 발견하라. 처음에는 전문가 도움을 받아 여러 번 다양하게 시도하며 마셔보는 것이 좋다. 균형 잡힌 영양을 위해서 다양한 음식을 먹듯이 와인은 그 종류가 헤아릴 수 없이 많고, 같은 와인이라도 해마다 또 다르니, 더욱 그렇다. 둘째, 선입견을 버리고 새로운 와인에 관심을 가져라. 비싼 와인·최고급 와인이라고 다 좋은 와인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값이 비싼 와인은 질이 좋다. 그러나 와인으로 투기하는 사람들도 있어 자칫 소문이나 마케팅전략에 속아 넘어갈 수도 있으니 조심하길 바란다. 셋째, 빈티지를 고려하
한국의 거대 여야 정당이 서로를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있지만 국민들은 이들을 위에서 내려다보며 웃고 있는 것 같다. 두 주체의 이득이 맞물려 쇼하고 있다는 것을 훤히 꿰뚫어 보고 있는 것이다. 적대적 공존. 이 낡은 이율배반이 한국 사회에서 화려하게 부활한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정치행위에 있어 한국 국민들이 그 어느 나라 국민들보다 역동적이기 때문이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검찰 소환통보를 기점으로 여야의 비난은 위험수위를 넘어섰다. 이 대표의 "전쟁", 정청래 최고위원의 "민주개혁 진영에 대한 도발", 김태년 의원의 "졸렬한 무신정권의 미친 행위", 박성준 대변인의 "윤석열 검찰공화국의 정치 보복", 조정식 사무총장의 "DJ 현해탄 납치 사건 연상" 등 민주당은 연일 주워 담을 수 없는 말들을 쏟아내고 있다. 국민의힘당도 때를 기다리기라도 한 것 같은 반응이다. 권성동 원내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검찰소환 비난은 치외법권적 발상“, 김기현 의원의 "전과 4범의 이력을 가진 이 대표가 검사에게 협박하고 훈계하는 모습은 막장 영화 ‘아수라’에서 보았던 장면”, 박수영 의원의 "야당 탄압 프레임 짜려고 당 대표 된 것" 등 국민의힘당의 거친 말도 열거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