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5%에서 2.3%로 낮췄다. 지난 4월 전망치보다 0.2%p(포인트) 내려갔다. 우크라이나 사태 등이 글로벌 경기를 계속 짓누르고 있다. 한국의 내년 성장 전망치도 2.1%로 석달 전보다 0.8%p 낮아졌다. 갈수록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의미다. 세계가 동시에 겪고 있는 위기라지만 수출주도형 한국의 경우는 더욱 상황이 심각하다. 미중 패권다툼에 따른 ‘반(反‧半)세계화’는 반도체는 물론 식량 의류 운송 등 지구촌 구석구석 전반에 침투해 ‘자유무역 세계화’ 시절엔 경험하지 못한 강력한 추가 비용을 요구하고 있다. 40년여 만에 최악의 고물가를 잡기위해 미국이 27일(현지시간) 두 달 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를 한꺼번에 0.75%p 올리는 것)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고물가 곡선의 꼭지점이 언제쯤일지도 안갯속이다. 그래서 IMF나 많은 전문가들도 전망치를 계속 수정하고 있다. 특히 2월에 시작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사태는 올 가을을 넘어 해를 넘길 수도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러시아의 천연가스 등 해외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독일을 비롯해 상당수 유럽에서는 전기절약처럼 가스…
일차의료를 담당하고 있는 한의원에서의 진료는 가볍게 이어지는 대화의 연속이다. 그 대화들은 증상을 묻고 지금 몸의 상태와 치료과정에 대해서 이해를 돕는 목적에서 때때로 혹은 자주 삶의 풍경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진다. 그래서인지 코로나 19가 시작된 후로는 지금까지 그 대화 중에 면역에 관한 이야기가 거의 빠지지 않는다. 가끔 한의원을 찾는 중년의 그녀는 소장암으로 수술과 항암치료 후 소화불량과 피로감이 일상이다. 임플란트 시술을 며칠 전에 하느라 꽤 힘들었고 그 이후에 시작된 두통으로 내원하였다. 그러면서 지난번에 치료와 처방한 한약 덕분에 저녁이 되면 목 뒤 쪽으로 열이 나면서 가려운 것이 없어졌다고 너무 고맙다고 한다. 갱년기 상태의 호르몬 부족과 과로로 몸의 에너지와 조절력이 저하되어서 열이 나고 가려운 증상에 대한 한약 처방의 결과였다. 다른 병원을 여러 군데 갔었는데 방법이 없다고 하거나 치료 후 호전이 없었는데 좋아졌다고 하며 감사를 표현했다. 그녀는 예전의 감기 걸렸을 때 복용한 한약도 효과가 좋았다고 덧붙인다. “한약치료는 직접 호르몬제를 투여하지 않지만 갱년기 증상이 좋아지고 균과 바이러스를 직접 죽이는 것을 목표로 하지는 않지만 감기 혹은…
1. 까마득한 옛날부터 광고는 정치와 관계가 깊었다. 지금까지 남아있는 가장 오래된 유사 광고는 기원전 5000년 경 이집트 고대왕국시대의 전쟁 승리화로 알려져 있다. 이 작품은 태양신을 숭배하는 파라오가 적을 무찌르는 장면을 실감나게 묘사했다. 넓게 보았을 때 오늘날 정치광고 포스터의 원시적 형태다. 기원전 4,000년 경 아시리아 왕국의 전승도(戰勝圖)도 마찬가지다. 부조(relief)로 새겨진 이 작품에도 천하를 지배하는 왕의 권위에 대한 선동적 메시지가 선명히 드러나 있다. 현대에 들어와서 광고와 정치의 관계는 더욱 가까워졌다. 캠페인(campaign)이란 용어 자체가 그렇다. 평야라는 뜻의 라틴어 ‘캄푸스(campus)’에서 비롯된 이 단어는 “어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일관된 계획 하에 일정 기간 전개하는 정치적, 상업적, 기타 일련의 활동이나 운동”으로 정의된다. 선거를 치를 때 많이 쓰는 말이지만, 가장 빈번히 사용되는 분야는 오히려 광고 영역이다. 광고주가 상품광고를 행하는 목적은 3가지다. 소비자에게 특정 브랜드의 이름과 특성을 알리는 것. 그것을 경쟁제품보다 더 좋아하게 만드는 것. 그리고 최종적으로 구매행동에 나서게 하는 것이다. 정치의
지구 궤도에서 내려다보면 호수와 강, 반도가 보이고 ... 눈 덮인 산이나 사막, 또는 열대우림과 같은 아주 생생한 지형 변화가 빠르게 스쳐 지나간다. 90분마다 아침놀과 저녁놀을 통과하게 된다. 지구 궤도를 벗어나면... 머리를 꼼짝하지 않고서도 남극과 북극, 각 대양을 연이어 볼 수 있다... 지구가 보이지 않는 자전축을 중심으로 도는 동안 여러분은 말 그대로 남북 아메리카 대륙이 저편으로 사라지고 놀랍게도 그 자리에 호주, 아시아가 등장했다가 다시 아메리카 대륙이 나타나는 것을 보게 된다. 그러면 우리가 시간에 대해 얼마나 모르고 있는지를 깨닫게 된다.... 대체 내가 어느 공간 어느 시간에 있는가? 하고 자신에게 묻는다. 아메리카 대륙 너머로 태양이 졌다가 다시 호주 위로 떠오르는 것을 본다. ‘고향’을 되돌아보면... 이 세계를 갈라놓고 있는 인종과 종교, 그리고 이념의 장벽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우주비행사 유진 서넌) 종족 분쟁이나 국가 정책, 지도 위에 색깔로 표시된 지리적 구분은 우주에서 볼 수 없다. 물론 과학은 이 푸른 보석이 무수한 은하들이 모인 우주 속에서, 무수한 별들로 된 어느 낯선 은하의 가장자리에 위치한 한 생기 없는…
새가 운다. 새는 스스로 부리를 열어서 운다. 사람이 운다. 사람은 스스로 가슴을 두드리며 운다. 귀뚜라미가 운다. 귀뚜라미는 스스로 날개를 비벼서 운다. 새도 사람도 귀뚜라미도 우는 것에 막힘이 없다. 막힘은 자유의지와 별개의 영역이어서, 스스로 울 수 있는 것들에게는 해당사항이 없다. 그렇다고 모든 울음이 막힘없는 건 아니다. 울고 싶어도 울 수 없는 것들은 분명히 있다. 시커멓게 속이 썩어 문드러져도 울지 못하는 것들. 치미는 설움이 가슴을 찔러도 비명 한 번 지르지 못하는 것들. 제 혼자의 힘으로는 끝내 소리쳐 울 수 없는 것들. 울지 못하고 마른 땅에 쿵쿵 머리만 찍어대는 것들. 나는 그것을 ‘오월 광주’라 부른다. 오월 광주의 울음은 아픔 너머에 있다. 두들겨 맞고 질질 끌려갔던 망월묘지 지하에 있다. 그런 의미에서 오월 광주의 울음은 타악기를 닮았다. 때리고 두들겨 맞고서야 비로소 울음을 토하는 북과 장구와 꽹과리를 닮았다. 북과 장구와 꽹과리를 들고 팔십년 오월 광주를 누볐던 광대들을 닮았다. 때리고 두들길수록 거세게 울어대던 도청 앞 궐기대회를 닮았다. 투사회보를 뿌리던 학생들과 들불야학에 다니던 여공들을 닮았다. 헌혈을 하기 위해 줄을 서고
기축통화란 국제 결제나 금융거래의 기본이 되는 화폐를 말한다. 세력균형이란 하나의 강대한 국가에 대항하여 다른 국가들이 연합함으로써 힘의 균형을 이루고, 이를 통하여 국제관계의 안정을 추구하는 국제정치 이론이다. 따라서 ‘기축통화의 세력균형’이란 하나의 강력한 기축통화에 대항하여 다른 기축통화들이 연합함으로써 힘의 균형을 이루고 그 결과 국제금융시장이 안정되는 것을 의미한다. 현시점에서 기축통화의 세력균형을 거론하는 이유는 현재의 글로벌 위기 발생의 중심에 기축통화의 세력균형을 둘러싼 갈등과 경쟁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1990년대 초 냉전 붕괴 이후 세계 경제는 달러 기축통화 체제로 일원화하였고, 미국은 통화정책의 주된 목표를 달러 기축통화 체제의 안정화 및 강화에 두었다. 그러나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의 통화정책은 국제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기축통화국으로서의 관점보다 미국 국내 경제문제를 해결하는 데 중점을 두었기 때문에 국제사회의 이해관계와 충돌하게 된다. 세계 각국은 외환시장에서 복수의 국제통화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무역결제 및 외환보유고 통화를 달러 중심에서 유로, 위안, 엔, 스위스프랑 등으로 다변화하였다. 유럽연합의 유로는 달러에 도전하는…
지방자치제가 우리나라에 처음 도입된 것은 1949년이었고 초대 지방의회는 1952년 지방총선거가 실시되면서 탄생했다. 하지만 1961년 5·16이 일어나면서 지방의회는 풀뿌리 민주주의의 꽃을 피워보지도 못한 채 해산됐고 1991년에야 지방의회(기초·광역의원 선출) 선거가 다시 치러지기 시작했다. 이처럼 지방의회가 부활한 지 30년이 넘었다. 올해부터는 지방자치법 전부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대변혁을 맞이했다. 지방의회 인사권 독립, 정책 지원 전문인력 도입 등 자치입법권을 확대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것이다. 그러나 지방의회 의원들의 구태는 여전하다. 말만 지방이지 중앙정치의 못된 행태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지방의회는 지방정부의 감시와 견제가 주요 역할이다. 하지만 중앙정치 논리와 의석수에 따라 사사건건 딴지를 걸거나 무조건 협조하느라 감시와 견제 기능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경우가 흔하다. 게다가 의회 활동 중 물의를 일으키는 의원들도 심심치 않게 나타난다. 행정안전부가 지난해 2월 발간한 지방의회 백서에 따르면 민선 6기(2014년 7월~2018년 6월) 지방의회 의원 중 사법처리된 사람은 149명이었다. ‘지방의회 무용론’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해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 신설, 지난 26일 국무회의서 의결됐다. 8월 2일에 공포·시행된다. 경찰의 반발도 반발이지만 여론은 부정적이다. 경찰서장 회의를 주도한 류삼영 총경은 대기발령을 받았다. ‘검찰은 되고 경찰은 안 된다’는 이중 잣대의 적용은 박지원 전 국정원장 말대로 ‘검로경불’이 아닐 수 없다. “인사(人事) 앞에 장사(壯士) 없다”는 것이 공무원 조직이다. 경찰공무원의 1인 시위와 릴레이 삭발은 어떻게 보면 목숨을 내건 것과 진배없는 행동이다. 류 총경의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는 발언은 더욱 그렇다. 하지만 이 ‘명언’은 윤석열 대통령이 검사 시절에 한 말이다. 유명세를 떨친 이 말은 윤 대통령에게 되돌아갔다. 대통령은 경찰의 집단행동을 “국기문란”이라고 경고했지만, 도대체 영(令)이 서지 않는다. 한편, 류 총경은 “행안부 경찰국은 경찰의 정치적 중립 훼손”이라고 했다. 이는 내무부 치안본부가 왜 경찰청으로 독립했는가와 맞닿아 있다. 청년 박종철(1987)과 이한열(1987)이 왜 꽃다운 나이에 죽었을까를 생각해봐도 마찬가지다. 그만큼 경찰의 정치적 중립은 시민의 인권과 생명 보호 측면서 중요하다는 얘기다. 다만, 한 가지. 경찰청 독립(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