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독일 월드컵 대회에서 프랑스 국가대표선수이자 주장인 지네딘 지단(Zinedine Zidane)이 프랑스 국가 라 마르세예즈를 부르지 않았다고 프랑스인들의 눈총을 받은 일이 있었다. 지단의 아버지는 알제리의 베르베르(BerBer)족 출신. 프랑스 식민지였던 알제리의 과거사를 생각하면 이해가 간다. 지단은 프랑스 군대가 고국을 침탈하며 불렀을 라 마르세예즈를 입에 올리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실상, 프랑스가 알제리 식민통치시 가한 숱한 만행을 알게 되면 예술과 문화의 나라, 유럽 최초의 인권 선언국으로 띄워진 프랑스의 치장이 벗겨진다. 프랑스 역사 초기는 로마의 침탈로 얼룩져있다. 기원전 8세기, 로마인들은 켈트족이 살고 있던 이 땅에 쳐들어와 그들 말로 갈리아라 부르며 500년 가까이 속국으로 삼았다. 476년, 서로마 제국 멸망 후 세워진 프랑크 왕국은 메로빙거 왕조, 카롤링거 왕조 등을 거치는 동안 주변국을 흡수, 덩치를 키운다. 이 대제국은 자식들의 다툼으로 서프랑크, 동프랑크, 중프랑크로 삼분되는데 서프랑크는 훗날 프랑스가 된다. 이후 잉글랜드, 신성로마제국 등 주변국과 끊임없이 전쟁을 벌이면서도 유럽의 중심, 강국을 고수했던 프랑스는 17
1960년 마산에서 일어난 315의거 때의 이야기다. 부정선거에 항의하다 수많은 학생, 시민들이 경찰의 총격에 죽거나 다쳤다. 419혁명 이후 315부정선거와 경찰발포의 주범으로 지목된 최남규 경남경찰국장이 검찰의 조사를 받게 되었다. 1932년부터 일제치하 순사로 경찰에 들어온 뒤 28년만에 경남경찰 수장에 오른 최남규는 당구 쓰리쿠션 원리를 빌어 억울함을 강변했다. “경찰은 하늘에 대고 공포를 쏘았지만 총알이 시위대가 던진 돌멩이와 공중에서 ‘키스’를 하며 굴절되어 군중에게 맞았다”는 희대의 창의적인 주장이었다. 가히 상상을 초월하는 이런 전설적인 거짓변명들은 그간 끊이지않고 맥을 이어왔다. 이명박 전대통령이 스스로 BBK를 설립했노라 얘기하는 영상을 보고 “주어가 없다”며 눙쳤던 나경원 전의원의 억지도 역대급이었고, 윤석열 대통령의 막말에서 바이든을 ‘날리면’으로 들린다던 김은혜 대변인도 전설의 반열에 오를 것임에 틀림없다. 이제는 이 분야에 불멸의 레전드가 된 “탁 치니 억하고 죽었다”던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처럼 이런 억지주장의 공통점은 보고 들으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사실을 입에 침 하나 바르지 않고 부정하는 뻔뻔스러움이다. 김학의를 보고도 못알아보
경기신문이 단독으로 ‘국민 쫓는 윤석열차...현정권 풍자그림 부천만화축제서 전시’ 제하 기사를 보도했다. 이 작품은 윤석열 대통령을 풍자한 고등학생의 그림으로써 제23회 전국학생만화공모전 카툰 부문 금상을 수상했다. 그림엔 윤 대통령의 얼굴을 한 열차가 달리고 있고, 기관사 위치엔 윤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로 보이는 사람이, 그 뒤엔 칼을 든 검사 복장의 인물 4명이 있다. 기사는 이 그림이 온라인 커뮤니티 누리집 등을 중심으로 퍼지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는 내용과 함께 “그린 학생도 대단하지만, 이 작품에 대상을 준 심사위원들도 대단하다”는 누리꾼들의 반응을 소개했다. 3일 오후 7시 12분 본보에 의해 처음으로 이 소식이 보도된 후 대다수의 언론매체들이 뒤를 이어 기사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문화체육관광부는 신속하게도 다음날 만화영상진흥원에 ‘엄중한 경고’를 했다. 정치적인 주제를 노골적으로 다룬 작품을 선정해 전시한 것은 “행사 취지에 지극히 어긋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웹툰 작가들의 모임인 사단법인 웹툰협회가 곧바로 ‘고등학생 작품 윤석열차에 대한 문체부의 입장에 부쳐’라는 입장문을 발표하며 반발했다. 문체부가 지극히 주관적인 잣대를 핑계…
경기신문이 큰 일을 했다. 언론에서 큰 일은 특종이다. 지난 3일 저녁 7시, “국민 쫓는 ‘윤석열차’···현 정권 풍자 그림 부천만화축제서 전시”라는 제목의 기사를 인터넷판에 보도했다. 윤 대통령 얼굴이 그려진 열차에 기관사 자리엔 김건희 여사를 그린 카툰(Cartoon, 한 컷 만화)으로, 고등부 금상 수상작이다. 5시간 후, 자정 즈음에 중앙일보가 “칼 든 검사, 조정석엔 김건희···고등학생이 그린 ‘윤석열차’ 논란”이란 기사로 경기신문을 뒤따랐다. 다음날 아침까지 거의 모든 언론이 이 내용을 보도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이 행사를 주최한 부천시 산하 기관인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 엄중 경고를 했다. 언론과 정치권의 논란이 연일 뜨겁다. 마침 4일부터 시작된 국정감사 의제로 부각됐다. 표현의 자유에 방점을 둔 풍자라는 주장과 비하라는 주장이 충돌했다. 102억원의 후원 조건을 어겼다며 지원 축소 가능성을 내비친 정부(문체부) 대응에 언론은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현 정부에 우호적이던 조선일보도 문체부가 ‘긁어 부스럼’이란 우려를 낳고 있다고 비판했다. 자칫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듯한 모양새를 보일 수 있다는 여당 안의 비판적인 목소리도 기사에 담았다. 한 문
축구, 삼바, 아마존, 열대우림, 남미 최대 영토와 인구, 자원 부국인 브라질. 그러나 세계 최악의 빈부격차와 불평등, 부정부패와 치안 불안의 국가로 인식되었던 브라질을 한때 세계에서 가장 희망이 넘치는 국가로 탈바꿈시킨 인물이 룰라 전 대통령이다. 그는 초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한 가난한 선반공 출신의 노동자였다. 노동자를 위하는 정당이 없기에 스스로 노동자당을 만들어 4번 출마 끝에 대통령에 당선된 것이 2002년이었다. 룰라가 대통령이 되자 외국 자본들은 빠져나가고 국가부도에 직면할 것이라고 해외 언론은 저주의 악담을 퍼부었다. 실제로 단물을 빼먹던 미국 기업들은 줄줄이 브라질을 떠났다. 일순간에 경제는 위기에 빠졌고 국민은 동요했지만, 룰라는 꿋꿋하게 버텼다. 과거 브라질의 이권을 챙기던 기득권층을 엄단하고 새로운 경제정책을 통한 자강책을 세웠다. 특히 볼사 파밀리아(Bolsa Familia) 정책은 브라질을 기사회생시켰다. 그것은 극빈층에게 국가에서 생활 보조금을 지급해주는 기본소득 정책이었다. 처음에는 350만 명이 혜택을 보다가 점차 브라질 인구의 25%가 수혜의 대상이 되었다. 자녀를 반드시 학교에 보내야만 받을 수 있는 이 정책으로 브라질 경제는
부는 우리에게 결코 만족을 주지 않는다. 부가 늘어남에 따라 욕망도 커지기 때문에, 부가 크면 클수록 욕망의 만족도는 낮아진다. 우리의 재물욕에 적당한 한계를 두는 것은 전혀 불가능한 일은 아니지만 매우 어려운 일이다. 실제로 그 점에 대한 사람들의 만족도는 어떤 사람의 절대적인 크기에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상대적인 크기, 즉 그 사람의 욕망과 재산의 크기에 따라 좌우된다. 그러므로 재산 그 자체는 분모가 없는 분자처럼 지극히 의미가 적은 것이다. 인간은 자신이 가지고 싶어한 적이 없는 것, 그래서 그에게는 필요 없는 것은 없어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다. 그런 반면 그 사람보다 백갑절이나 되는 재산을 가지고 있어도 더 가지고 싶어하는 사람은 스스로 불행한 사람이라고 느끼는 법이다. (쇼펜하우어) 좀더 재산이 있었으면 하는 기분이 들 때는 즉시, 실은 이것만으로도 너무 많이 가지고 있는 거라고 고쳐 생각하는 것이 좋다. (리히텐베르크) 조금밖에 가지지 않은 사람이 가난한 사람이 아니라, 많은 것을 바라는 사람이 가난한 것이다. (세네카) 욕구를 적게 가지고, 그 적은 욕구도 스스로 충족시키며, 모든 기회를 이용해 얻으려 하기보다는 오히려 주고자 하는 것이 훨
건강을 위해 운동을 시작했지만 때로는 운동으로 인해 무릎 건강을 해치는 경우가 있다. 젊었을 때부터 늘 해오던 운동이라도 무릎에 통증이 생기고 증상이 점점 심해진다면 즉각 멈추고 운동의 강도나 시간이 자신의 운동능력을 벗어나 무리하고 있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무릎에 좋지 않은 동작이나 체중이 많이 실리는 운동은 50세 이후 중년이라면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자신이 과체중이라면 체중조절이 우선이다. 체중 1㎏당 무릎이 받는 하중은 5㎏에 달하기 때문에 체중이 많이 나갈수록 무릎관절이 받는 부담감이 커지고 무릎관절염을 부추길 수 있다. 특히 등산이나 장시간의 트레킹 등을 할 때도 최대한 가벼운 복장과 최소한의 무게의 짐을 챙기도록 한다. 가방의 짐이 1㎏ 늘어날 때마다 고스란히 무릎에 부담된다는 것을 기억하자. 무릎 건강을 지키면서 건강을 챙기기 좋은 운동은 무엇일까. 첫째로 수중운동을 추천한다. 무릎에 하중이 실리지 않으면서 근력과 유산소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수중운동은 무릎 건강에 매우 좋은 운동이다. 수중운동으로는 수영(평형 제외), 아쿠아로빅, 수중 걷기 등이 있는데 물의 부력으로 인해 무릎이 받는 하중이 적고 물의 저항을 이겨내는 운동이기에 전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국제 곡물가격이 비정상적으로 상승, 국내 물가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신정훈 국회의원(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더불어민주당)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8월 기준, 1톤당 밀 가격은 345달러로 2020년 202달러 대비 70.8% 치솟았다. 대두도 350달러에서 590달러로 68.6%, 옥수수는 143달러에서 277달러로 93.7%나 크게 올랐다.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은 구조적으로 취약하기 이를 데 없다. 2020년의 경우 밀 0.8%, 옥수수 3.6%에 지나지 않는다. 밀은 사실상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다. 밀 가격이 오르자 빵, 과자, 라면, 국수 등 밀 가공제품 가격이 연쇄 인상되고 있다. 이럴 때를 대비해 평소 우수한 품질의 국산 밀을 충분히 비축해놓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우리나라 밀 재배 농가가 사라지기 시작한 것은 미국에서 무상 원조 밀이 들어온 이후부터다. 밀 생산 기반은 1984년 정부의 밀 수매 이후 모두 사라졌다. 농림축산식품부 자료에 따르면 수매중단이 예고된 1984년 밀 생산면적은 전년 2만6446ha에서 6411ha로 76% 급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