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 대통령 후보가 던진 ‘선제타격론’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추가배치’ 공약이 논란을 빚고 있네요. 윤 후보의 입에서 ‘선제타격’이라는 말이 나오자마자 민주당이 발끈하는군요. ‘전쟁광’이라는 과격한 말까지 나왔어요. 사실 ‘선제타격론’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공격 징후가 현저할 경우”를 상정한 질문에 대한 즉석 답변인데, ‘억까’식 비난은 좀 과하다는 느낌이 있네요. 그런데 지난 3일 TV 토론회에서 윤 후보가 한 ‘사드 추가배치’ 발언은 엉성하기 짝이 없어요. 북한의 핵미사일로부터 수도권 방어를 위해서 다양한 요격미사일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는 얘기라면 비난할 이유는 없지요. 하지만 하필이면 비판과 논란의 여지가 많은 ‘사드’를 수도권 주변에 배치하겠다니 벌집을 건드린 셈이 되고 말았군요. 문득 윤 후보 참모들의 수준을 의심케 되네요. 군사전문가들의 견해를 종합하면, 우선 ‘선제타격론’은 북한군의 ‘발사징후’를 포착하기가 어렵다는 차원에서 미더운 대안이 못 된다고 해요. 국민을 안심시키려는 정치적 허세나 꾐수는 될지언정 현실적인 대안은 아니라는 얘기죠. 윤 후보의 ‘사드 추가배치’ 공약도 그래요. 실효성은 물론이고 선거전략 상으
대선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가 쏟아지고 있지만, 누가 우세하다고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역대 대선을 보면 대선일이 가까워져 올수록 유력 후보들의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는 현상은 있었어도, 이번 대선처럼 1위를 두고 엎치락뒤치락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이것이 이번 대선의 가장 중요한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런 현상이 발생하게 된 이유로 다음과 같은 두 가지를 들 수 있을 것이다. 하나는 거대 정당의 후보들이 자신만의 고유한 이미지 창출에 실패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과거 대선에서는 유력 후보들이 거시적인 이미지를 창출했었다. 17대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는 자신의 샐러리맨 신화를 내세워 경제 대통령의 이미지를 만들었었고, 18대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는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과 연관된 이미지를 창출했었다. 19대 대선의 경우 탄핵 때문에 급하게 치러진 대선이기 때문에 이런 이미지 창출이 큰 의미를 가지지 못했지만, 이번의 경우는 통상적 상황에서 치러지는 선거이기 때문에 후보의 이미지 창출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그럼에도 두 후보 모두 이런 이미지 창출에 성공하지 못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거시적 슬로
초등학교 생활에서 아이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은 학업보다는 친구 관계가 더 크다. 중, 고등학교에 올라가면 성적 때문에 스트레스 받아하는 친구들이 많지만 초등학교는 친구와 사이가 좋으면 만사형통인 아이들이 많다. 학부모 상담을 했을 때 부모님의 걱정도 교우 관계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경우가 많다. 아이에게 친구가 없으면 아이 본인도, 부모님도 걱정이 크다. 인간관계는 컴퓨터 프로그래밍 같은 게 아니기에 친구 사귀는 법이라는 정답이 있는 메뉴얼을 만들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분명히 상황을 나아지게 하는 방법들은 있다. 새로운 사람을 사귀는 걸 어려워하는 소극적인 아이들에게 상담에서 하는 몇 가지 이야기가 있다. 어떤 아이는 상담 후에 정말 친구를 사귀는 데 성공했고, 또 다른 아이는 노력했지만 끝내 혼자인 채로 다음 학년에 올라갔다. 아이 노력과 부모님의 관심 및 협조가 함께 어우러진다면 성공 확률이 더 높다. 교우 관계에서 가장 필요한 첫 번째는 ‘자존감’이다. 자존감은 자신을 귀하게 여기고 존중하는 마음이다. 글자만 놓고 보면 얼핏 이기적인 사람으로 비춰질 수도 있지만 아니다. 대체로 아이들은 내가 정말 괜찮은 사람이고, 사랑받을만한 사람인지 확신이 없다.
일자리 경보음이 잇따라 울리고 있다. 미·중 갈등속 세계 공급망 재편에 따른 반사이익을 동남아국가들이 얻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분석 보도에 따르면 미·중 갈등이 본격화된 2018~2020년 미국의 중국 부품·소재 수입 규모가 1435억달러에서 948억달러로 34% 줄었다. 그런데 그 빈자리를 말레이시아, 태국, 인도,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이 채웠다. 이들 동남아 6개 국가들의 수출 규모는 21%나 늘었다. 반면 한국의 대미 수출은 제자리걸음이다. 한국이 미중 갈등의 틈새를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것이다. 미국이 과거 ‘플라자합의’(1985년)를 신호탄으로 일본과 경제전쟁에 나서자 한국은 삼성전자를 비롯해 많은 국내 기업들이 초일류기업으로 도약하는 기회를 맞았다. 그런데 지금은 미중갈등의 수혜를 동남아국가들에게 빼앗기고 있다. 미국 전체 부품·소재 수입액에서 중국의 비중이 2018년 18.5%에서 2020년 12.9%로 하락할 때 동남아는 8.9%에서 11.4%로 상승했다. 한국은 같은기간 4.4%의 현상 유지에 그쳤다. 이런가운데 미국은 자국 중심의 공급망 구축 차원에서 추진된 ‘리쇼어링’(해외 생산시설 자국 내
나이가 들수록 절대자의 섭리에 순응해야겠지 싶다. 운명이란 두 글자가 품고 있는 그 의미 속으로 푹 빠져들어 허둥대다 끝나는 것이 인생인가 싶기도 하다. 어린 시절을 가난하게 보내며 버스비를 아끼겠다고 온몸으로 걸었다. 기초적인 생활경제를 위해 최선을 다하면서도 때때로 하늘을 보며 눈시울을 적시곤 했다. 지족자선경(知足者仙境)이라는 의미를 되새기며 살았다. 매사에 족한 줄 알고 나와의 인연에 감사하며 상대를 배려하고자 했다. 따라서 창조적인 자신의 빛과 스타일을 위해 나 자신답게 살고자 했다. 그런데 진(眞)과 선이 세상의 모든 것이 아니라고 느껴졌을 때 영혼이 감전되어 죽어 가는가 싶기도 했다. 몇 년 전 이청준의 산문집에서 『부끄러움, 혹은 사랑의 이름으로』라는 글을 읽었다. 내용은 이렇다. 한국전쟁의 어느 해 겨울, 외국 선교사가 눈 덮인 시골길 다릿목을 지나가는데 교각 아래에서 웬 갓난아기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그가 내려가 보니 한 남루한 여인이 추위와 굶주림에 지쳐 죽어있는데 그의 품속에는 갓 태어난 여자아이가 아직 살아 울어대고 있었다. 심한 눈보라와 추위 속에서도 아이가 살아남은 것은 그 엄마가 자신의 옷을 벗어 아이를 꼭꼭 감싸 안고 죽었기…
지난 2·1은 남한과 북한 주민 모두에게 민속명절인 설날이었다. 새해에 주고받는 덕담 중에는 ‘막무가내로 밀어붙이지 말고 귀를 열고 진중하게 행동할 필요가 있다’는 말도 있었을 것이다. 임인년 새해에 김정은 위원장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다. 2018년 김정은 위원장은 비핵화를 카드로 대북 제재 해소를 목표로 정하고 저돌적으로 남한과 미국을 밀어붙였지만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 김 위원장은 2017년 6차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인 화성 15형 발사 이후 국가핵무력 완성을 선언하고 2018년 2월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및 국제무대에 나와 1년 동안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과 두 차례 미북정상회담, 다섯 차례 북중 정상회담, 그리고 한차례 북러회담 등 속도감있는 대화 공세를 편 바가 있다. 하지만 ‘하나를 주고 열을 얻겠다’는 자기중심적 사고와 성과 도출에 대한 조급함으로 북미협상은 교착되었고, 그 결과 북한은 인민생활 풍요 대신 제2 고난의 행군을 각오하고 미국과의 장기적인 대결하에서 자력갱생의 정면돌파전을 수행해 나가야 하는 처지가 되어 버렸다. 2022년 1월에 김 위원장은 또다시 저돌적으로 밀어붙이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1달 사이에 유엔 안보리
1960년 9월 26일 역사상 최초로 미국 대통령 후보들의 TV토론이 개최되었다. 미국 인구의 3분의 1인 7000만 명이 시청하였다. 공화당의 닉슨 후보는 아이젠하워 대통령 밑에서 부통령 8년을 한 최고의 정치인이었고 민주당 후보는 40대의 무명 신인인 케네디였다. 연설에 자신이 있었던 닉슨은 아무런 예행연습도 없이 회색빛의 양복으로 출전하였고, 야심에 찬 케네디는 옅은 화장에 눈에 잘 띄는 짙은 색의 양복을 입고 나섰다. 케네디의 도발적인 질문에 논리적인 대응으로 시종일관 받아넘기는 닉슨은 왠지 피곤하고 지쳐 보였다. 반면 케네디는 건강한 구릿빛 얼굴에 자신감이 넘쳤으며 만면에 미소를 잃지 않고 시청자를 똑바로 응시하면서 말했다. TV토론은 4차례 더 진행되었고 미국인들의 선택은 젊고 매력적인 케네디였다. TV토론을 통해 미국인은 베일에 가렸던 후보자의 자질과 능력을 판단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20대 대선 후보들의 TV토론이 지난주 시작되었다. 누구는 밋밋했다, 장학퀴즈 같았다는 냉랭한 평가도 있지만 날 선 공격과 어설픈 방어 그리고 논리적 주장과 억지 주장 등 시청률 39%에 이를 만큼 관심이 집중되었다. 물론 TV토론을 보고 후보자를…
다른 사람들의 비판을 허용하지 않고, 너희는 그저 잠자코 믿기만 하면 된다는 식으로 종교상의 율법을 조작하는 사람들이 있다. 세상에 이보다 더 오만불손한 행위가 있을까? 그런 율법이 사람들에게 무슨 소용이 있으랴! 일반대중이 무지몽매한 까닭은 대개 다음과 같은 사정에서이다. 즉 자신들은 문명의 빛의 혜택을 입으면서 그 빛을 당연히 사용할 곳에, 이를테면 무지의 어둠에서 벗어나려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 사용하지 않고, 도리어 그들을 어둠 속에 가두어놓기 위해 사용하는 잔인한 사람들이 여태껏 있었고 지금도 여전히 있기 때문이다. 참으로 어이없게도, 어느 시대에나 자신들의 추행을 종교와 도덕과 조국에 봉사하는 것이라고 속이는 사기꾼들이 있다. (하이네) 율법학자들을 조심하여라. 그들은 기다란 예복을 걸치고 나다니기를 좋아하고 장터에서 인사받는 것을 즐기며, 모임에서는 높은 자리를 찾고 잔치에 가면 윗자리에 앉으려 한다. 그리고 과부들의 가산을 등쳐 먹으면서도 기도만은 남에게 보이려고 오래 한다. 이런 사람들이야 말로 그만큼 더 엄한 벌을 받을 것이다. (예수) (율법학자란 오늘날의 목사를 말한다. 옮긴이) 너희는 스승 소리를 듣지 말아라. 너희의 스승은 오직 한 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