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소비자물가가 2.6% 올라 두 달 만에 다시 최고치를 찍었다. 넉 달 연속 2%대 상승이어서 소홀히 여겨서는 안 되는 현상이다. 특히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등의 가격 상승세가 물가 인상을 주도하면서 서민들의 삶을 심각하게 옥죄고 있다. 이대로 방치해선 안 된다. 물가가 움직이면 도미노 현상이 나타나게 마련이다. ‘인상 퍼레이드’ 차단에 정치권과 정부는 가용한 모든 정책수단을 동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3일 발표된 통계청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7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7.61(2015년=100)로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2.6% 올랐다. 지난 4월(2.3%) 처음 2%대로 올라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월(2.6%) 들어 9년 1개월 만의 최고 상승률을 나타냈다. 지난 6월(2.4%) 약간 낮아졌지만, 7월 들어 다시 최고치로 복귀한 것이다. 농·축·수산물과 공업제품이 상승세를 주도했다. 농·축·수산물은 9.6% 올라 전월(10.4%)보다는 상승 폭이 줄어들며 올해 들어 처음으로 한 자릿수 상승률에 진입했으나 여전히 높은 수치다. 지난해 4월부터 올해 2월까지 마이너스 상승률을 보이던 공업제품은 지난 4월부터 석유류 가격이 오르면서
올림픽 한 경기, 한 경기를 과몰입 상태로 보다가 인상 깊은 선수를 발견했다. 육상 높이뛰기에서 전체 4위를 한 우상혁 선수였다. 한국 선수가 높이 뛰기 결선에 진출한 덕분에 오래간만에 육상 경기를 실시간으로 봤다. 우상혁 선수는 경기 초반 굳어 있던 표정에서 벗어나 시종일관 웃으면서 하늘을 날았고, 2m 35cm를 넘어 개인 최고 기록이자 한국 신기록을 세웠다. 이후 2m 39cm에 도전했지만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다. 새로운 기록을 세우지 못해 메달에서 멀어졌음에도 활짝 웃으며 ‘괜찮아’를 외치는 모습이 뇌리에 남았다. 우상혁 선수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도 후회 없는 경기를 했으며 매우 행복하다고 말했다. 우상혁 선수뿐만이 아니었다. 수영 황선우 선수도 메달권이 아니었지만 자신의 기록에 만족한다면서 기분이 좋다고 했다. 양궁 8강 경기에서 탈락한 김우진 선수는 인생이 어떻게 해피엔딩만 있겠느냐며 웃었다. 사격에서 은메달을 딴 김민정 선수도 비슷하게 인터뷰를 했다. 결승 슛오프가 너무 재밌었고 아직 어리니까 아쉽지 않다고 말했다. 예전 올림픽에서는 금메달을 따지 못하면 국민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죄송하다며 죄인 아닌 죄인처럼 인터뷰를 했다. 4년 동안
지금 여야뿐만 아니라, 각 정당 내부의 대선 주자들 역시도 그야말로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을 벌이고 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무기는 네거티브 캠페인이다. 네거티브 캠페인이 중요한 무기인 이유는, 두말할 필요도 없이 그 위력이 막강하기 때문이다. 정치학 이론 중에는 '부정성 효과 이론(Negativity Effect Theory)'이 있는데, 이 이론에 의하면 사람들은 후보에 대한 긍정적 메시지보다는 부정적 메시지를 더 오래 기억한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네거티브 캠페인은, 나라를 불문하고 거의 모든 선거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몇 가지 주목해야 할 부분이 있다. 첫 번째로 꼽을 수 있는 것은, 네거티브 캠페인의 위력이 아무리 막강하다고 하더라도 이를 통해 선거 구도를 바꿀 수는 없다는 점이다. 즉, 네거티브 캠페인은 막상막하인 선거 구도에서는 1위 후보와 2위 후보를 바꿀 수는 있어도, 정권 심판론 혹은 정권 재창출론과 같은 선거구도 자체를 바꿀 수는 없다는 것이다. 두 번째 주목해야 할 점은, 네거티브 캠페인의 소재는 단순 명료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두 마디로 유권자들의 “감정”을 자극시킬 수 있어야만 네거티브 캠페인의 위
오래전 어느 날 아침 온 동네 길거리에 ‘옹녀와 변강쇠’라는 빨간색 여섯 글자만 달랑 적힌 광고지가 즐비하게 나붙었어요. 잠깐 궁금해하다가 금세 노이즈 마케팅(noise marketing)이란 개념을 떠올리긴 했지요. 사전에는 ‘자신들의 상품을 각종 구설수에 휘말리게 함으로써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켜 판매를 늘리려는 마케팅 기법’이라는 풀이가 나옵니다. 곧바로 신고가 들어갔을 텐데도 그 광고지는 며칠 동안이나 붙어있었어요. 그리고 얼마 후 ‘옹녀를 기다리는 변강쇠’는 개업을 앞둔 나이트클럽 상호라는 말이 들려왔지요. 제대로 홍보하기 위해 써야 하는 돈에 비하면 나중에 물게 되는 벌금은 껌값이라더군요. 느닷없이 나붙은 야릇한 전단 광고지 배경에 그런 영악한 셈법이 도사리고 있다는 걸 알고 무릎을 쳤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사이버 세상에서 이제 노이즈 마케팅은 점점 더 기법이 다양화 지능화하고 있습니다. 노이즈 스피킹(speaking), 노이즈 라이팅(writing)에다가 교묘한 네거티브 광고에 이르기까지 천태만상이지요. 조금만 잘못 건드려도 헌법상 보장된 ‘표현의 자유’ 논란이 일어나니 어쩔 수 없는 일이겠지만요, 아무리 그래도 때로는 참 큰일이구나 걱정이
인간에게 가장 큰 행복은 자유이다. 어떤 사람이 불행하고 괴로워하고 신음하고 있다면, 그 사람은 누군가의 혹은 무엇인가의 노예가 되어 있는 것이다. 자유로운 사람은 자신이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지배할 수 있는 것만 지배한다. 그런데 완전히 자유롭게 지배할 수 있는 것은 자기 자신뿐이다. 그러므로 만약 어떤 사람이 자기 자신이 아닌 남을 지배하고자 하는 것을 보거든, 그는 자유롭지 않음을 알라. 즉 그는 남을 지배하려는 욕망의 노예인 것이다. (에픽테토스) 내면의 자유가 없는 외면의 자유는 아무런 가치가 없다. 설사 외적 폭력에 억압당하지 않더라도 무지, 죄악, 이기주의, 공포 때문에 자기 마음을 스스로 지배할 수 없다면, 외면의 자유가 내게 무슨 소용이 되겠는가? 나는 자기 자신이나 자기 영역 속에 갇혀 있지 않은 사람 곧 오만, 분노, 게으름을 극복하고 인류의 행복을 위해 몸을 바칠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 그런 사람만을 자유인이라고 부른다. (채닝) 진정 자유롭기 위해서는 너는 항상 신에게서 받은 것을 언제라도 신에게 돌려줄 각오가 되어 있어야 한다. 너는 자신의 의지를 신의 의지와 연결시키지 않으면 안 된다. 오직 신의 의지에 어긋나는 일에서
영국이 9월부터 백신 접종을 완료한 50대 이상 성인 등에 대해 추가접종(부스터샷)을 시작한다. 코로나가 앞으로 계절성 바이러스처럼 매년 영국에서만 수천명의 사망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브라질에서는 가뭄에 이어 이례적인 한파로 커피 재배가 타격을 입으면서 세계 원두시장을 긴장시키고 있다. 지난달에는 서유럽 국가에서 1천 년 만의 최악의 폭우로 선진 국가들의 재난 안전 시스템을 보란 듯이 쓸어갔다. 한국도 지난해 최장 54일의 장마에 이어 올해는 폭염의 연속으로 채소류가 폭등하고 있다. 점점 알 수 없는 미래다. 차기 대통령 선거가 본격화되고 있다. 하지만 이제 7개월 남짓 남은 이번 선거 양상도 ‘과거형 싸움’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그나마 미래와 관련한 ‘기본소득론’도 문제의 본질보다는 상대 브랜드 흠집 내기, 진영 싸움으로 변질되고 있다. 이번 대선은 향후 5년을 넘어 한국의 20~30년 이상을 내다보는 미래형 지도자를 배출해야 한다. 먼저 인구 문제에 대한 답을 내놓는 후보가 나와야 한다. 인구는 ‘결혼·출산·보육·교육·취업·결혼’에 이르는 입체적이고 장기적 대책이 수반되는 지난한 과정이다. 정책 설계도 어렵고 단임 5년의 대통령에게는 매
대통령 직속 국가교육회의는 5월 16일부터 6월 17일까지 온라인 플랫폼에서 '2022 개정 교육과정을 위한 국민참여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이 조사에는 교사, 학생, 학부모, 일반시민 등 10만 1214명이 참여했으며, 개정 교육과정 총론에 반영될 것이라고 한다. 하나만 보자. ‘초·중·고등학교 교육에서 현재보다 더 강화되어야 할 교육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으로 ‘인성 교육’이 36.3%로 가장 많았고, 그다음으로 ‘글쓰기, 독서, 철학 등 인문학적 소양 교육’ 20.3%, ‘진로, 직업 교육’ 9.3%,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교육’ 9.0%, ‘기후변화 등 생태전환 교육’ 5.6%, ‘민주시민교육’ 5.1%, ‘수학, 과학 교육’ 4.9%, ‘안전, 건강 관련 교육’ 4.2%,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디지털 소양교육)’ 3.8%의 순으로 나타났다. 독자들께서도 한번 골라 보시라. 설문의 보기 중에서 초·중·고등학교 교육에서 현재보다 더 강화되어야 할 교육은 무엇일까? 도대체 인성 교육이란 게 무엇일까? 인성 교육은 ‘글쓰기, 독서, 철학 등 인문학적 소양 교육’과 어떻게 다를까? 민주시민교육이나 과학교육과도 구분되는 다
우리는 오늘도 어김없이 꿈을 꾼다. 모든 사람이 고루 행복해지는 꿈이다.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누군가는 유토피아(Utopia)라고 하였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유토피아는 없다. 토머스 모어가 쓴 유토피아는 공상소설이다. ‘어디에도 없다’라는 뜻의 유토피아도 그가 만든 말이다. 지은이조차 없다고 고백한 유토피아를 소설 밖에서 찾는 건 무리다. 낙원이나 천국 혹은 이상향이나 파라다이스 같은 것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 유토피아는 없다. 없지만, 아니 어쩌면 없어서 더더욱, 유토피아라는 꿈을 현실이라는 종이에 그리고 싶은지 모른다. 꿈을 현실로 바꾸려는 시도는 지금 이 순간에도 지구촌 곳곳에서 진행 중이다. 물론, 시도하거나 진행되는 프로젝트의 명칭과 내용은 서로 다르다. 다름에도 우리가 그 꿈에 애정을 쏟는 것은, 그들이 그리려는 꿈의 배경이 ‘누구나 행복한 사회’이기 때문이다. 아, 누구나 행복한 사회라니. 생각만 해도 가슴 두근거리는 꿈이 아닐 수 없다. 도대체 그들이 꿈꾸는 누구나 행복한 사회는 어떤 세상일까. 나는 그들의 꿈을 머릿속으로 그려보기도 전에 ‘누구나 행복한’이라는 어감의 완벽함에 압도당하고 만다. 고백하건대 나는 너무도 불완전한 사람이
인간의 마음에는 신성이 있다. 모든 진리의 근원에는 신이 있다. 진리가 인간 속에 나타난다고 해도 그것은 진리가 인간으로부터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다만 인간에게 진리를 비추는 거울과 같은 성질이 있기 때문이다. (파스칼) 빗물이 홈통을 따라 흐를 때 마치 홈통 속에서 흘러나오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이다. 성자들이 우리에게 얘기하는 신성한 가르침도 그와 같아서, 성인에게서 나오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신에게서 나오는 것이다. (라마 크리슈나) 자신의 정신력을 신의 힘과 따로 떼어놓고 생각하는 것은, 노자의 가르침에 의하면 풀무 그 자체가 공기를 만드는 독자적인 원천이며, 진공 속에서도 바람을 일으킬 수 있다고 믿는 것과 같다. 만일 우리가 한순간이라도 자신의 보잘것없는 ‘자아’를 떠나 악을 생각하지 않고 빛을 반영하는 맑은 거울이 된다면, 우리가 비추지 못할 것이 뭐가 있을까! 만물은 당장 밝은 빛이 되어 우리의 주위에 펼쳐질 것이다. (소로) 이 땅에서 인간이 해야 할 진정한 일은 자기 존재를 영원한 것과 조화시켜 살아가는 것이다. 그때 비로소 사랑과 이성의 힘이 맑은 운하를 흐르듯 그를 통해 도도히 흘러갈 수 있다. 참다운 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