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지난해부터 5개월여 사이에 기준 금리를 0.5%에서 1.25%로 대폭 올리면서 시장의 충격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이제 기준금리가 코로나 직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3%가 넘는 높은 물가와 급증한 가계부채 등 누적된 금융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부동산 폭등과 주식 투자 열풍속에 내몰린 ‘영끌‧빚투족’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 신용대출 등 가계대출 금리는 고점을 찍었고,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연 3.75~5.51% 수준으로 1년 새 1%포인트 이상 높아졌다. 전세대출 금리도 5% 수준까지 접근하며 반년 사이 2배 이상 올랐다. 임대차3법 시행 이후 전세가격이 크게 올랐지만 전세대출 금리가 낮아 세입자들이 그나마 버틸 수 있었다. 그런데 상황이 달라졌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임대차 거래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37.2%로 크게 증가했다. 2019년 28.1%, 2020년 31.1%에 이어 다시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울에서 월세를 낀 아파트 임대차 거래량(6만 8736건)도 2011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역대 최다다. 월세 비용은 1년 만에 10% 넘게 증가했다. 부동산 증세와 금
단순히 도덕적인 생활만을 찾을 것이 아니라, 도덕을 초월하는 것을 추구하라. (소로) 그리스도에게 가장 중요하고 본질적인 점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그가 인간 영혼의 위대함을 확신하고 있었던 것이라고 대답하겠다. 그는 인간 속에서 신의 그림자를 보았기 때문에, 어떠한 상황, 어떠한 성격의 인간이든 그들 모두를 사랑했다. 예수는 인간의 겉모습을 꿰뚫어 그 마음속을 들여다보았다. 육체는 그의 앞에서는 사라져 버렸다. 그는 부자의 아름다운 옷과 가난한 자의 누더기를 뚫고 그 안에 있는 인간의 영혼을 마주 보았다. 그리고 그는 무지의 어둠과 죄의 얼룩 한가운데서 무한하게 발달할 수 있는 힘과 완성의 싹을, 불멸의 영적 본성을 보았다. 그는 타락의 극에 달한 인간의 내부에도 빛의 천사로 바뀔 수 있는 본질을 보았다. (채닝) 신의 의식에는 지적인 것과 신앙에 바탕을 둔 도덕적인 면이 있다. 지적 인식은 허약하여 위험한 오류에 빠지기 쉽다. 한편 도덕적 인식은 도덕적인 행위를 요구하는 자질만큼 신에게 돌리려 한다. 그와 같은 신앙이야말로 자연인 동시에 자연을 뛰어넘는 것이다. (칸트) 사랑이 우리 생활의 본원은 아니다. 사랑은 결과이지 원인이 아닌 것이다. 사랑의
북한은 지난 연말 노동당 중앙위 전원회의에서 사회주의 농촌건설을 금년도 역점 추진사업으로 제시하고 지역별 기관별 궐기모임을 진행하고 있다. 북한 농촌 전지역을 북한이 자랑하는 백두산 삼지연지역 수준으로 현대화하고 농촌근로자들의 혁명역량을 강화해서 농업 생산량의 획기적인 증대를 도모한다는 내용이다. 이를 위해 과학 영농과 쌀과 밀 생산 증대로 식문화를 바꾸며 유능한 젊은 인재들을 농촌지역으로 배치하고 협동농장의 부채도 탕감해 주는 특혜조치도 실시한다는 것이다. 북한의 식량 부족문제는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김일성 시대부터 식의주가 중요하다고 하면서 최소 1일 1만 톤이 필요하며 ‘인민의 소망이 이밥(흰쌀밥)에 고깃국’이라고 하였다. 김정은 위원장도 인민들이 ‘더 이상 허리띠를 졸라매지 않도록 하겠다’ 고 하면서 농업을 북한경제의 ‘주공전선’으로 설정하고 국가적 자원을 집중하여 왔다. 북한은 90년대 중반 극심한 식량난 이후 우리 및 국제사회 지원과 자구 노력, 그리고 외부 식량 유입 등으로 풍족하지는 않지만 그럭저럭 유지해 왔다. 하지만 지난해 김정은 위원장이 ‘고난의 행군 결심을 하였다, 전쟁상황 못지않은 시련의 고비’라고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 ‘특별명령
새해를 축하합니다! 만나면 서로가 주고받는 인사이다. 이날에는 궁색한 살림일지라도 새 옷을 사 입고 낡은 옷이라도 아주 깨끗하게 손질해서 입는다. 마지막 밤인 31일에는 눈썹이 희어진다고 자정이 되기까지 잠들지 않는다. 그렇게 맞이한 새해 첫날에는 정갈하게 만든 음식으로 조상들에게 먼저 제사를 지낸다. 추석처럼 요란하지 않고 간단하게 한다. 가장 좋은 것을 나름의 규정에 맞게 상위에 올려놓고 술잔을 돌리고 다음에 가족이 모여 앉아 식사를 한다. 남쪽에서처럼 해돋이를 보면서 소원을 말하는 풍경은 없다. 그러나 설날 아침은 설레는 마음으로 아침을 맞는다. 색다른 음식을 만드는 맛있는 냄새가 흘러나오고 절구에 떡 찧는 소리도 들린다. 떡이 만들어지면 아이들에게 들려서 이웃에 보낸다. 그러면 이웃은 그릇에 떡을 담아 보낸다. 이렇게 오고 간 떡 그릇이 보낸 만큼 다시 돌아온다. 식사가 끝나고 햇살이 퍼지기 시작하면 아이들은 동네 어른들에게 세배를 드리러 다닌다. 아주 작은 세뱃돈을 주는데도 신나서 다닌다. 여자들은 설날에는 이웃집 출입을 삼간다. 남자들은 흥취가 돋아 스승의 집을 찾거나 친한 사람들이 모여 술을 마신다. 또 다른 풍경으로는 설날 아침에 누가 먼저 수
잠룡(潛龍)들 세상을 노리다. 선거 얘기다. 개천에서 용 났다. 이재명 대통령후보 얘기다. ‘개천용’은 우리와 친근한 이미지다. 중국 황제의 상징 용, 우리나라에선 그 그림 흉내도 못 냈다. 대신 봉황이 임금의 상징이었다. 청와대 문장(紋章)의 봉황은 이 굴레 벗지 못한 결과다. 20세 조지훈의 시 ‘봉황수’(鳳凰愁)는 뒤틀린 역사의 한(恨)을 품었다. 이제 그 한의 대상은 미국과 일본인가. 정신력 허전한 저 나라들의 짜증스런 사슬, 풀어버리자. 저 시의 해석과 해설들, 상당수가 헷갈렸더라. 입시용 상투적 문안의 몰(沒)지성에 섬뜩했다. 용을 서양신화의 드래곤과 혼동한 경우도 잦았다. 어찌 탓하랴, 구미(유럽과 미국)의 지식의 틀로만 가르쳐 왔으니. 요즘 뜬금없이 문해력(文解力)이 유행이다. 이는 여태 한글 못 배운 세대에게 가나다 깨쳐주는 ‘특수교육’이었다. 연예인과 교수 내세운 교육방송의 프로그램에 엄마들이 놀란 것이다. 초중고교생 상당수가 말귀 못 알아듣고 글눈 어두워 (책을) 읽고도 뜻을 짐작도 못 한단다. 그런데 그 원인과 해결책은 구미의 리터러시(literacy)에서 찾고 있다. 시청률도, 책 판매도 좋고, ‘문해력유치원’도 방송 중이란다. 문제가
국민연금을 받고 계신 분들의 연금액이 2.5% 인상되어 2022년 1월분(매월 25일)부터 지급된다. 국민연금 연금액은 매년 물가변동율을 반영하여 지급하게 되는데 지난해 전국소비자물가가 2.5% 상승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부가급여인 부양가족 연금액도 배우자는 연 269,630원(지난해 대비 6,570원 증가), 자녀 · 부모는 연 179,710원(지난해 대비 4,380원 증가)으로 각각 2.5% 인상되어 지급하게 된다. 일용 · 단시간 근로자에 대한 사업장가입자 적용이 확대된다. 그동안은 1개월 이상 근로하면서, 월 8일 이상 또는 월 60시간 이상 근로자면 사업장가입자 대상이었으나 2022년 1월 1일부터는 소득 기준이 추가되어 1개월 이상 근로하면서 월 소득 220만 원 이상이면 사업장가입자로 가입하여야 한다. 사업장가입자로 편입되면 사용자가 보험료의 절반을 부담하게 되므로 근로자는 보험료 부담을 덜 수 있게 된다. 저소득 지역가입자에 대한 연금보험료 지원이 2022년 7월부터 시행 예정이다. 지원 대상은 사업중단 · 실직 또는 휴직 중인 자로서 재산 6억 원 미만이면서 종합소득(사업·근로소득 제외) 1,680만 원 미만인 지역 납부예외자가 2022년
제리코의 <메두사의 뗏목> <메두사의 뗏목(The Raft of the Medusa)>이라는 제목의 그림은 난파선 생존자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 루브르 박물관에 걸린 데오도르 제리코(Theodore Gericault)의 1819년 작품이다. 이 그림이 바다 위에 버려진 열 다섯명의 참혹한 생존 실화(實話)를 담았다는 걸 알면 더욱 충격적으로 작품이 그려낸 세계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1816년 7월, 400여명이 승선한 ‘메두사’ 호는 아프리카 북서쪽 세네갈 해안을 돌다가 암초에 부딪혀 파선(破船)한다. 구명정이 부족한 상태에서 승선자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이들이 버려지고 임시방편으로 만들어진 뗏목에는 그렇게 유기된 이들 147명이 타고 2주일을 정처없이 떠돌게 된다. 그러다 근방을 지나던 선박 ‘아거스(Argus)’에 마침내 구조된 인원이 단 15명이었다. 프랑스 혁명(1789년) 이후 루이 18세의 왕정복고로 반동의 시기를 거치고 있던 당시, 이 사건은 프랑스 사회 전체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먼저 빠져나온 자들은 대부분 귀족과 부자들이었고 버려지고 죽어간 이들은 하급 선원, 노동자들이었기 때문이다. 프랑스 혁명 이후 변화되었다고 여긴
지난해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제주 하천의 원형을 파괴하는 제주 하천정비사업을 전면 재검토하라”고 주장해 관심을 끌었다. “홍수 피해 방지를 명분으로 진행되고 있는 제주도의 하천정비 사업은 하천 파괴 문제로 오랫동안 논란이 되고 있는 현안”이라며 하천정비사업의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모든 하천과 산은 오랜 세월동안 비바람, 지구 활동이 만들어 놓은 모습이다. 그 자연환경과 생태는 세월의 완벽한 작품이므로 보존해야 한다. 그러나 원형보존과 함께 수해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도 필요하다. 따라서 하천 정비사업이 전국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지금까지도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4대강 사업이다. 2018년 7월 4일 발표된 감사원의 4차 감사 결과 이명박 전 대통령이 4대강 사업의 설계 단계부터 국토교통부, 환경부 등 주무 부처에 실증적인 검토 자료 등을 제시하지 않은 채 강 최저수심, 조기 착공 및 완공, 환경영향평가 기간 단축 등 각종 세부사항을 일방적으로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제성 분석한 결과도 비용 대비 편익 비율(B/C)이 0.21에 불과했다. 환경문제도 심각했다. 경기도 역시 하천정비에 힘을 쏟고 있다. 다행스러운 것은 4대강과 같은 전철을
정말로 음악 한 곡이 인생을 바꾼다. 열아홉 살까지 음악과 무관하게 살았다는 연주자 K. 대입이 코앞이던 어느 날, 방과 후 버스 정류장의 음반가게에서 들린 악기 소리에 ‘온몸이 빨려 드는 듯한’ 경험을 한다. 우리나라에서 보기도 배우기도 힘든 악기라는 것을 안 K는 대입 준비를 던지고 독일 유학을 떠난다. 단지 그 악기를 배우기 위해. K의 무모함과 용기에 공감됐던 것은 나 역시 그 악기와의 만남이 전율이고 충격이었기 때문이다. 그 악기, 비올라 다 감바(viola da gamba) 소리를 처음 들은 것은 30년 전, 프랑스 영화 ‘ 세상의 모든 아침’을 통해서다. 영화에는 17세기 중반, 프랑스를 배경으로 비올라 다 감바와 운명의 늪에 빠진 세 사람이 나온다. 아내가 죽자 오두막을 지어 비올라 다 감바와 함께 죽는 날까지 칩거한 천재 연주자 쌩뜨 꼴롱브, 꼴롱브의 제자로 궁중음악가가 되었으나 평생 스승의 음악혼을 탐하고 질시하며 고통받는 마랭 마레, 아버지처럼 연주자가 됐으나 아버지보다, 비올라 다 감바보다 더 사랑했던 마레에게 배신 당해 죽음을 선택한 딸 마들린. 영화는 이 세 사람, 운명의 불협화음을 비올라 다 감바에 실어 예술의 비밀을 일러준다. 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