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교과서 반대 특강 우리 사회는 박근혜 정권 때 국정교과서로 큰 소동을 겪었다. 몇 개의 검정교과서 중에 하나를 골라 사용하는 체제를 국가에서 국정교과서 한 종을 제작해 사용하게 하려고 하자 당시 야당인 민주당을 비롯해 사회 여러 단체에서 반대목소리를 냈다. 당시 민주당 대표가 현재의 문재인 대통령이었다. 2015년 10월 민주당은 친일독재미화 국정교과서 반대 대국민서명운동을 전개했는데, 이때 내 건 구호가 “역사책을 아무리 바꿔도 친일은 친일”이라는 것이었다. 또한 “좋은 대통령은 역사를 만들고, 나쁜 대통령은 역사책을 바꿉니다”라는 구호도 있었다. 현재 서울시교육감인 조희연도 “교육부는 국정교과서 즉각 철회하라”는 피켓 시위에 동참했고, 전교조도 “독립운동 축소 친일세력 미화 국정교과서 반대한다”라는 구호와 함께 반대시위를 전개했다. 필자도 보신각 옆에서 국정교과서 반대 길거리 특강에 나섰다. 국정교과서는 세월호, 최순실 국정농단사태와 함께 박근혜 정권을 몰락시킨 3대 악재가 되었다. 필자는 지금도 길거리 특강내용을 기억한다. 그만큼 국사교과서에 대해 평소 생각도 많고 할 말도 많았기 때문이었다. 필자는 크게 두 가지 내용으로 강연했다. 먼저 각국에서
지난 2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수술실 영상정보처리기기(CCTV) 설치를 의무화하는 의료법 개정안에 대한 공청회를 열었다. 김종민 대한의사협회 보험이사는 이 자리에서 “수술실 CCTV 설치의 단초를 제공한 것이 의사들이라는 사실에 부끄러움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CCTV 의무 설치 반대의사를 확실히 밝혔다. 오주형 대한병원협회 위원장도 수술실 내 CCTV 설치는 행정편의주의라며 반대했다. 의사들이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받게 된다는 것이다. 이에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범죄 행위에 참여한 공범이기 때문에 내부자 제보도 거의 불가능하다. 은폐성으로 인해 무자격자 유령수술의 조직적 은폐가 반복된다”고 주장했다. 수술실 내 CCTV 설치문제에 대한 의료계와 시민단체간의 입장은 이처럼 분명하게 달랐다. 수술실 CCTV 설치여론이 확산된 것은 고 권대희 씨 사건 이후다. 권씨는 지난 2016년 성형외과에서 수술을 받다 중태에 빠졌다가 결국 숨졌다. 이후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전국 최초로 공공의료원에 CCTV를 도입했다. 2018년 10월 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을 시작으로, 지난해 5월까지 수원, 의정부, 파주, 이천, 포천, 안성 등 경기도의료원 전체에…
1. 1999년에 부산에 왔다. 오랫동안 집에서 한겨레신문과 경향신문 두 가지를 구독했다. 종이신문 전성기이기도 했지만 일종의 의무감이 컸다. 부산 하고도 해운대에는 두 신문의 독립지국이 없었다. 동아일보 지국에서인가 위탁배달을 했다. 밀림처럼 고층아파트가 빽빽한 해운대 신시가지에서 한겨레나 경향 받아보는 집이 100 곳도 안 된다는 한탄 같은 한숨을 (일찌감치 안면을 튼) 지국장한테서 들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아침마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두 신문을 펼치면 훅 풍겨오는 잉크냄새가 좋았다. 물론 더 좋은 건 예기(銳氣)로 번쩍이는 헤드라인과 지사적 풍모가 물씬한 칼럼을 차근차근 읽어나가는 일이었다. 대학교수가 비교적 자유로운 게 출근시간이다. 그렇게 술렁술렁 신문을 넘기는 것이 하루를 여는 나의 즐거움이었다. 이제 그런 시대는 갔다. 신문산업을 둘러싼 미디어생태계가 눈이 휙휙 돌 정도의 속도로 급변했다. 종이신문의 퇴조는 되 돌이킬 수 없는 운명이 되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쓸쓸하고 아픈 것은) 두 신문의 성격 자체가 크게 변질했다는 게다. 몇 년 전에 한겨레를 절독했다. 그리고 작년 가을에는 결국 경향까지 끊었다. 명실상부 진보언론을 대표하는 두 신문에
엉뚱한 상상을 해본다. 5월이면 이 땅 곳곳에 울려 퍼질 ‘5월의 노래’를 애국가로 부르면 어떨까. 이 땅 곳곳에서 들고일어날 이들과 퍼부어질 독설이 예상된다. 광주 민주화운동을 기념해 만들어진 이 노래는 극우 쪽에서 ‘운동권, 종북좌파 선동가’라고 오랫동안 매도했다. 1997년, 김영삼 문민 정부가 들어서면서 5.18 기념식에서 불리기 시작했으나 이명박, 박근혜 정부 때 다시 하대 당했고 문재인 정부 들어 다시 입지를 세우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다. 극우 쪽에서 이 노래를 싫어하는데는 ‘국가전복세력인 빨갱이 노래’라서 말고도 적나라한 가사에도 이유가 있다. 꽃잎처럼 금남로에 흩어진 너의 붉은 피/ 두부처럼 잘리워진 어어쁜 너의 젖가슴/ 왜 쏘았지왜 찔렀지 트럭에 실려 어디 갔지/ 망월동에 부릅뜬 눈, 수천 개 핏발 서려 있네/오월 그날이 다시 오면/ 우리 가슴에 붉은 피 솟네 진보 쪽에서도 이 노랫말이 미래의 희망과 국민화합을 담아야할 애국가에는 맞지 않는다 할 듯싶다. 그렇다면 아래 노랫말은 어떤가. .....우리에 대항하여 압제자의 피 묻은 깃발이 일어났도다/ 들리는가 저 들판의 흉포한 적들이 우리 아내와 아이들의 목을 따기 위해 으르렁대는 소리가/ 무기
콘크리트 틈 흙먼지에 제비를 기다리는 마음들 옹기종기 나와 앉았네. 쫓겨가던 여진족의 머리채를 닮아 오랑캐꽃이라고도 하는, 제비가 찾아와 첫입술 대도록 실핏줄 터진 보랏빛 눈망울들. 부르면 푸른 잎 칼을 들고 일어서 우루루 걸어나올 것도 같은.
우리의 생명은 우리가 자기 자신을 영원하고 무한한 영혼으로, 다시 말해 현상으로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고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물자체(物自體)로서 시공을 초월한 영혼으로 의식하는 데 있다. 몸뚱이는 외물입니다. 정신이 잠깐 머무는 여관입니다. 이 여관이 무너지는데 그 여관을 갖다가 아무개가 묵은 여관이라고 하며 쓰러진 집을 보고 기념한다고 말합니다. 자손을 두는 것도 치장하려는 것입니다. 각주구검(刻舟求劍)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어떤 무사가 배를 타고 가다가 칼을 물에 빠트렸는데, 그 칼을 찾으려고 떨어뜨린 뱃전에 표시를 해두었다는 말입니다. 제 무덤을 치장하겠다는 것은 이런 짓과 같습니다. (류영모) 진정한 인간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세상에 아부하는 태도를 버려야 한다. 진정한 삶을 살고 싶은 사람은 세상에서 선으로 인정하는 것에 이끌리지 말고, 진정한 선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어디에 있는가, 하는 것을 깊이 생각해야 한다. 자율적인 정신적 탐구욕보다 존엄하고 생산적인 것은 없다. 무엇보다 먼저 인생의 모든 일에 대해 그러한 태도를 갖고 그런 다음에 직면하는 모든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에머슨) 역사는 심판이 동시에 또 예언이다. 미래에 대한…
지난 달 ‘부처님 오신 날’에 있었던 일이다. 대중교통을 타고 이동 하던 중 직장인으로 보이는 무리 중 한 청년이 하는 말이 우연찮게 귀에 들렸다. “오늘 이후로 추석까지 공휴일이 없대!” 그러자 그 옆에 친구의 대답은 “현충일, 광복절 전부 주말이야?”였다. 그 당시에는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만, 자기 전 문득 그 대화가 생각났다. 그리고 현충일과 광복절 같은 기념일이 그저 쉬는 날로만 인식 되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한 기분을 지울 수 없었다. 6월은 1일 의병의 날부터 시작해 6일 현충일, 6.25 전쟁 기념일, 29일 제2연평해전까지 기억해야 할 역사가 많은 달이다. 국가보훈처에서는 매년 6월을 호국보훈의 달로 지정해 나라와 국민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한 한분 한분을 기념하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 여파로 인해 보훈행사도 그 규모와 횟수가 현저히 줄었지만 위국헌신을 기억하는 일은 결코 소홀히 할 수 없기 때문에 경기동부보훈지청은 호국보훈 사업을 계속 이어간다. 올해로 66번째 맞이하는 현충일에는 국립서울현충원에서 국가보훈처 주관으로 중앙 추념식이 진행, 이에 따라 전국 각지에서 자체단체 주관의 현충일 추념식이 진행된다. 또한 국가유공자 명패 달아드리기에 이어
국민의힘 당 대표를 뽑는 6·11 전당대회가 주목도를 높이고 있다. 오랫동안 ‘수구·꼰대’ 프레임에 갇혀 있던 국민의힘에 30대~50대 초반 소장파의 선전이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 특히 36세에 국회의원 경력이 없는 이준석 전 최고위원의 강풍은 청량감을 더해줬다. 그런데 난데없이 당내에서 이 전 최고위원을 겨냥한 ‘계파·배후설’이 집중 제기돼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경선이 ‘세대 대결’ 구도로 가는 것을 막아보려는 다른 후보 진영의 고육지계로 보인다. 하지만 경선에 나선 중진 후보들이야말로 그동안 당내 계파와 조직의 토양위에 여기까지 왔고, 계파는 정당정치의 기본 작동 원리인 것을 누구보다고 잘 알고 있는 인사들이다. 그런데도 판세가 여의치 않게 돌아가자 뚜렷한 증거도 내놓지 않고 진흙탕 싸움을 걸어온 것은 정치 선배 답지 않은 옹졸한 처사다. 나아가 지난 4·7 재보선 이후 나타난 변화와 쇄신의 민심을 정면 부정하는 것으로 자칫 당 전체를 공멸로 이끄는 자충수가 될 수 있다. 이런 구태의연하고 혼탁한 정치가 바로 세대교체가 필요한 가장 큰 첫 번째 이유다. 둘째 세계적으로 기업이든 정치권이든 물리적 나이의 잣대는 갈수록 퇴색되는게 시대적 흐름이다.
최근 내가 속한 벤처기업이 신용보증기금이 정하는 '퍼스트 펭귄'(first penguin)이 되었다. 이 제도는 그 심사가 엄격한 걸로 유명하다. 1만 개의 벤처기업들 가운데 50개 회사만 합격한다니 0.5%다. 이후 상당한 지원을 받게 된다. 큰 경사다. 우리는 머지 않아 장대높이 뛰기선수처럼 높이 도약할 것이다. 코로나만 아니면, 지인들을 초청하여 잔치라도 열고 싶다. 하지만, 벤처(venture)는 인생을 통째로 거는 모험이다. 저 남극의 펭귄들은 먹고살기 위하여 바다에 뛰어들어야만 한다. 그곳에는 펭권을 잡아먹는 바다표범과 범고래 등이 기다리고 있다. 양측의 일상이고 운명이다. 그 첫번째 펭귄은 그 족속을 위하여 죽음을 불사한다. 머뭇거리던 무리는 일제히 그 뒤를 따른다. 우애가 특별하다고 알려진 이 특이조류의 섭생환경에서 집단은 과연 '퍼스트 펭귄'을 어떻게 정할까. 가장 나이 많은 펭귄의 임종의식이라면 참 좋겠다. 유투브에 젊은 시한부 교수의 '마지막 강의'가 있다. 시청을 권한다. 그는 미국 카네기 멜론대학 컴퓨터 공학부의 故 랜디 포시 박사다. 요절했다. 그가 '퍼스트 펭귄' 현상을 이론화했다. 대부분의 인간들에게 공포의 영역인 죽음을 그토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