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쪽의 여름은 빨리도 다가온다. 새싹 돋아나는 봄이 어제 같은데 오월의 쑥은 지금 마지막 잎을 따내고 있다. 북쪽에서는 어린 쑥을 뜯기 시작하여 지금 먹기 좋은 쑥이 한창인 때이다. 오래 전부터 남북한 사람들은 건강에도 좋다는 쑥을 식용과 약용으로 사용하여 생활한 흔적들이 남아있다. 발해의 요리사가 중국 요나라의 왕에게 쑥떡을 만들어 주었다는 기록도 있다. 쑥떡은 떡가루를 내어 솥에 쪄내고, 삶아내고 절구나 메돌에 치면서 여러 가지 방법으로 만들었다. 쑥떡 종류에는 쑥 찰떡(인절미), 쑥굴리, 쑥개피떡이 있고 모양에 따라, 쑥 꼬리떡, 쑥 골무떡, 쑥 절편 등이 있다. 질기고 찰진 것으로 승부하는 떡 종류에서 쑥떡은 색깔도 곱고 맛도 좋아 남북한 사람 모두가 좋아한다. 그런데 왜 평안도 쑥떡인가? 남쪽의 쑥떡이 평안도 쑥떡과 만드는 방법과 모양이 닮아 있기 때문이다. 떡살을 박아 꽃모양을 내고, 그릇의 겉면을 이용하여 반달모양으로 찍어내는 것은 평안도 사람들이 하는 방법이다. 송편은 솔잎을 넣고 찌기 때문에 송편이고 같은 모양이라도 도구를 이용해서 찍어서 만드는 것은 개피떡, 또는 바람떡이다. 북쪽의 떡 종류에 찰떡, 입쌀떡, 송편, 쉬움떡, 설기떡이 있다면
세종시 이전 대상이 아닌 관세평가분류원(관평원)의 세종 청사 건립에다 직원 절반이상이 특별 공급을 받은 사건이 발생했다. 관세청 산하인 관평원은 2005년 일찌감치 세종시 이전에서 제외됐다. 그런데도 171억원이 투입돼 완공된 건물이 지금은 유령청사로 남아 있다. 이 과정에 예산을 내주는 기획재정부, 청사 이전을 총괄하는 행정안전부, 감사 청구를 받은 감사원, 그리고 법제처, 특공 대상을 지정한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등이 직간접으로 관여돼 있다. 개인 건물 하나 지으려해도 공기관의 온갖 잣대로 애를 먹어야 하는 서민들의 입장에서 보면 억장이 무너질 일이다. 무엇보다 관평원 유령청사를 둘러싸고 노출된 정부 기관의 모습은 ‘이게 나라인가’ 싶을 정도다. 관련 기관들은 “우리는 잘못이 없다”는 식으로 발뺌하고 있지만 국민의 눈에는 공직자들이 밥그릇 챙기기에 눈이 멀어 ‘국가 시스템’의 틈새를 파고들었고, 타 기관들에 의해 어떤 제동 장치도 작동되지 않은 충격적인 사건이다. 이것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를 뛰어넘는 정부 존재 이유에 대한 근간을 흔들고 있다. 우리는 역대 정권의 인사청문회 등을 통해 공직 사회의 일탈이 얼마나 뿌리깊고 광범위한 것인지 지켜봤다.
‘이비’라는 말이 있다. 지금은 잊어버린 말이다. 우는 아이를 달랠 때, 어른들은 ‘이비 온다’라고 했었다. 어른들이 말하는 이비는 ‘귀(耳)와 코(鼻)를 자르는 짐승’을 뜻했다. 이 짐승들이 처음 세상에 나타난 것은 임진왜란 때였다. 토요토미 히데요시에게 바칠 전리품으로 왜군들은 조선 백성의 귀와 코를 잘랐다. 머리는 크고 무거워서 대신 자른 것이 귀와 코였다. 전리품으로 자른 귀와 코는 소금에 절여 일본으로 보냈다. 조선 백성들의 잘린 귀와 코를 토요토미 히데요시는 교토에 묻었다. 땅을 파고 매장할 때, 토요토미 히데요시는 그 위에 오륜석탑을 세웠다. 희생된 조선백성의 원혼을 석탑의 힘으로 찍어 누르기 위해서였다. 일본 교토시 히가시야마구에 가면 조선 백성의 귀와 코가 묻힌 무덤이 아직도 그대로 있다. 일본말로는 미미즈카(みみづか)라고 부르고 한문으로는 이총(耳塚)이라 표기한다. 귀와 코가 잘려 이총에 묻힌 조선 백성의 수는 12만 6000명이었다. ‘이비’라는 말이 있다. 지금은 잊어버린 말이다. 우는 아이를 달랠 때, 어른들은 ‘이비 온다’라고 했었다. ‘귀(耳)와 코(鼻)를 자르는 짐승’은 일제시대에도 출몰했다. 이 때 출몰한 이비들은 자른 귀와 코
단재 신채호는 역사는 아(我)와 비아(非我)의 투쟁의 기록이라고 말했다. 여기서 ‘아’는 단순히 ‘내것’ 또는 ‘내 나라’가 아니다. ‘비아’인 모든 거짓과 구별되는 옳음을 가리키는 것이다. 따라서 올바른 역사는 그 진실을 담은 기록이 된다. 인간이 추구하는 진실한 삶의 기록만이 참된 역사가 된다는 의미이다. 단재가 망명객의 신분으로 만주 곳곳에 산재해 있는 수만개에 이르는 고구려인들의 거대한 무덤을 찾아낸 까닭이다. 그는 이로써 우리나라 최초의 많은 실증적 역사가가 되었다. 진정한 역사가가 올바른 사료를 근거로 진실한 사람들의 생생한 기록을 담아야 하는 이를 지칭하는 것처럼 언론인 역시 비록 작지만 당대의 살아있는 현장기록을 역사로 쓰는 위치에 있어야 한다. 현장 기록 가운데 진실인 것만을 찾아내 이를 토대로 스토리를 구성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5·18 민주화운동 41돌을 맞아 이 땅의 언론인을 자임하는 자들은 처절하게 자신의 죄과를 참회해야 한다. 잔인한 학살행위를 두 눈 똑바로 보고도 반란군 선전대로 유언비어라고 매도했던 부역 언론인들의 역사적 죄과는 아무리 세월이 흐른다고 해도 쉽게 씻기지 않을 것이다. 조·중·동을 비롯한 부역매체들을 결코 언론이
매일 아침 눈을 뜨자마자, 오늘도 단 한사람이라도 기쁘게 해줄 수 있기를 기원하는 것보다 더 좋은 일은 없다. (니체) 선행은 우리의 의무이다. 이것을 자주 실천하면 결국 자신이 선을 베푼 사람을 진정으로 사랑하게 된다. ‘네 이웃을 내 몸같이 사랑하라.’는 말은 먼저 이웃을 사랑해야 하고 그런 뒤에 그 사랑의 결과로서 그에게 선을 베풀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우리는 이웃에게 선을 베풀어야 한다. 그러면 우리의 그 행위가 선을 지향하는 그 행위의 결과인 인류에 대한 사랑을 네 가슴속에 일깨워줄 것이다. (칸트) 어느 누구도 선을 행하지 않는 한, 선에 대한 이념을 가질 수 없다. 또 어느 누구도 희생적으로 몇 번이고 선을 행하기 전에는 진실로 선을 사랑할 수 없다. 어느 누구도 끊임없이 선을 행하지 않으면 그 속에서 안정을 찾아낼 수 없다. (마르티노) 비옥 조금만 악일지라도 이웃에게 악을 행했을 때는, 그것을 큰 잘못으로 생각하라. 그러나 남에게 큰 선을 베풀었을 때는, 그것을 보잘 것 없는 것으로 생각하고 남이 너에게 베푼 작은 선은 큰 은혜로 생각하라. 신의 축복은 가난한 사람을 돕고 베푸는 자에게 내린다. 그때 가난한 사람을 친절하게 맞이하고 친절
최근 성남시의회 윤창근 의장이 승객 폭행으로부터 택시운전자를 보호하고 코로나19 감염확산 방지를 위한 택시 안 격벽 설치를 제안했다. 윤 의장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운전자는 안심하고 운전을 하고 승객 또한 안심하고 탑승할 수 있는 택시문화 조성을 위해 보호 격벽 설치 지원사업 추진“하자고 성남시에 제안했다.(본보 16일자 8면) 윤 의장은 최근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 택시기사 폭행·살인사건과 코로나19 확진 승객에게 택시기사가 감염된 일을 언급하며 보호 격벽 설치의 당위성을 밝혔다. 택시에 보호 격벽을 설치한 미국과 캐나다의 도시에서는 운전자에 대한 범죄가 80~90% 줄었다는 말도 덧붙였다. 윤의장은 희망자에 한해 우선 지원하되 택시기사가 자부담 20%로 한다면 급하게라도 추진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드는 예산은 성남시의 경우 대략 8억 원 정도라고 한다. 사실 그동안 설치비용의 부담과 택시기사의 낮은 호응도 때문에 설치가 어려웠다. 이제는 격벽설치를 요구하는 기사와 시민들이 많다. 조속하게 격벽이 설치돼야 한다는 윤의장의 말에 공감한다. 최근 택시기사를 대상으로 하는 끔찍한 폭행·살인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14일 밤 성남시 분당구…
세계 NGO단체 Give Directly에 따르면, 세계 7억 인구가 극심한 가난 속에 허덕이고 있다. 이들에게 생존소득을 주려면 800억 달러(약 90조 400억 원)가 필요하다. 이 액수는 연간 공적개발원조 예산의 절반이다. 케냐 책임자 테티(Caroline Teti)는 “우리는 빈곤을 타파하는 데 현금 이상 좋은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이는 간단하고 즉각적인 효과를 본다”라고 설명한다. 소로스(George Soros)의 오픈 소사이어티와 이베이(ebay) 창업자 오미디야르(Pierre Omidyare)의 오미디야르소사이어티로부터 재정을 지원받는 Give Directly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돈을 직접 주는 “직접원조(aide directe)” 운동을 펼친다. 이 단체는 케냐인 수천 명에게 기본소득으로 현금을 나눠주는 실험을 몇 년째 계속하고 있다. 키수무(Kisumu) 도로에서 한 시간 반 떨어진 마가와(Magawa)는 그 중 한 곳. 케냐의 세 번째 도시인 이 곳은 호젓하고 열대식물이 울창하다. 일자리는 가뭄에 콩 나듯하다. 나무숯을 만드는 일 외에 건설현장의 알바 정도가 전부다. 마가와의 주민들은 Give Directly 덕에 매월 초 케냐 돈 225
1. 운동화 사주세요 오래전 일이다. 여럿이 모인 자리에서 가난했던 옛날이야기가 나왔다. 우리 집은 여섯이나 되는 자식을 가르치느라 늘 긴축 모드였다. 그러니 언제나 검정 고무신이었다. 크게 불편한 줄 몰랐는데, 사학년에 올라가자 운동화를 신고 다니는 아이들이 나타났다. 고무신은 공을 찰 때 불편했다. 찰 때마다 신발이 벗겨졌다. 늦가을 어느 날, 운동화가 너무 갖고 싶었던 나는 면도칼로 뒤축을 동그랗게 오려내고, 오후 내내 바닥에 갈았다. 드디어 닳아서 구멍 난 것처럼 보이자, 의기양양하게 운동화 사주세요. 했는데, 어른 눈으로 그걸 모르겠는가. 집안 망해 먹을 놈으로 찍혀 저녁도 못 얻어먹고 종아리엔 불이 났다. 다음 날 주린 배를 안고 일어나자, 머리맡에 운동화가 있었다. 아까워서 신지도 못하고 며칠 동안 안고 다녔다. 말을 끝내자 후배 몇이 핀잔을 줬다. 에이~ 무슨 6.25 때 이야기를 하고 그래요. 말도 안 돼. 나는 그때 꽤 놀랐다. 불과 몇 년 상관인 후배들인데, 그 일이 믿을 수 없는 옛날이야기라니. 명색이 의료계열이라고 한의대 후배들 집이 꽤 유복했던 걸까. 아무튼 나에겐 실재했던 과거가 누구에겐 믿을 수 없는 구라일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
자신의 영혼을 정화하고 의심에서 해방된 사람들에게 하늘은 땅보다 가깝다. 육체의 모든 감각으로 얻을 수 있는 모든 지식을 가지고 있다 해도, 만약 그들이 사물의 참다운 본질을 모른다면 그 지식 속에서 아무런 유익함도 차지 못할 것이다. 온갖 사물에 대한 참다운 지식은, 그 속에 사물 자체로서의 참다운 본질이 숨어 있음을 스스로 깨닫는 것이다. (인도의 쿠랄) 인간은 강한 존재이며, 자기 내부에 있는 영혼의 힘을 아는 자, 자기 밖에서 힘을 찾을 때는 무력한 존재가 되어 버린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자신의 육체와 영혼을 통제함으로써 진정한 지배자가 되어, 한눈팔지 않고 전진해 목표를 달성한다. 그는 자신의 두 발로 힘차게 서 있기 때문에 당연히 땅바닥에 쓰러진 자보다 강한 사람이 된다. (에머슨) 어떻게 신을 알고 있느냐고 묻거든 신이 내 마음속에 살고 있기 때문이라고 대답하라. 만일 그렇지 않다면 인간은 완전히 구원받을 수 없는 존재가 되고 만다. 이 시공을 초월한 존재자를 육체의 눈이 아니라 마음의 눈으로 보라. 자기 자신을 모르는 자가 어찌 신을 알 수 있겠는가? 진정으로 자신을 아는 것이 바로 신을 아는 것이다. (페르시아 금언) 사람들은 장사를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