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출산율은 유엔인구기금의 2021년 세계 인구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1.1명으로 198개국 가운데 198위로 2년 연속 전세계 꼴찌를 기록했다. 이러한 저출산 현상의 원인들은 청년실업, 주거 비용, 사교육비 등 자녀 양육 비용 부담 등의 경제 요인이 가장 큰 것으로 여겨진다. 자녀 한명을 키우는데 드는 비용이 대학까지 1인당 4억이라는 등의 내용 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현실에 아이들을 교육하는데 부담을 느끼며 출산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자신의 자식들은 이런 경쟁적인 사회에 살게 하고 싶지 않다며 대한민국을 떠나는 이들도 많아진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 필자는 다른 이들의 걱정에도 두 딸과 아들 하나를 두었다. 양육과 교육에 대한 걱정은 더 커진 것이 사실인 가운데 직장생활을 경기도 안성에서 시작하게 됐다. 당시 초등학교 1학년인 큰딸과 어린이집 원아인 둘째, 셋째를 데리고 온 가족이 안성으로 이주하면서 혁신학교로 지정된 백성초등학교에 큰딸을 전학시켰다. 당시에는 혁신학교의 개념도 모르던 상황이었고 단지 다른 학교와 다르게 교장공모제를 통해 교장 선생님이 오셨다. 내 어린시절 기억 속의 교장선생님에 대한 인상보다 많이 젊었던 교장 선생님이 계셨
소비자물가지수의 상승추세가 범상치 않은 가운데, 휘발유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 일각에선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2000원을 넘었던 2012년의 상황이 다시 오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유가가 오르면 원유를 원료로 하는 제품도 가격 상승 압박을 받아 전반적인 물가 상승을 주도한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가뜩이나 위축된 서민들의 삶이 걱정이다. 정부 당국과 정치권은 고물가 격류에 휘말린 서민에 대한 실질적인 보호 대책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18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이 1724.7원까지 상승하면서 지난주 평균보다 37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오전 기준 서울의 휘발유 평균 가격은 1801원으로 하루 동안 4.4원 상승했다. 서울의 휘발유값이 리터 당 평균 1800원을 넘어선 건 7년 만에 처음이다. 그러잖아도 고공행진을 거듭하는 소비자물가가 걱정거리다. 정부의 각종 대책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물가는 반년째 매월 2%대 상승률을 보이며 도무지 잡힐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5% 상승하며 6개월 연속 2%대 물가상승률을 기록했다. 3분기 물가상승률
지난 10월 6일 나토가 “나토주재 러시대표부 직원 8명이 외교관을 가장해 스파이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추방을 발표하면서, 스파이 활동과 외교관과의 관계가 새삼 화제로 떠올랐다. 이 조치는 미국 CIA가 뉴욕타임스의 입을 빌려 AI와 안면인식기술 등 첨단기술의 발달로 인해 휴민트 운영이 매우 어려워지고 있다는 뼈아픈 고백까지 이어짐으로써 디지털 시대의 정보활동에 관해 다시 성찰해보는 계기를 조성했다. 그간 대부분의 국가들은 스파이를 외교관으로 위장하여 대사관이나 영사관에 배치하는 방식으로 수세기 동안 외교와 스파이는 상당히 밀접한 관계를 유지했다. 대사들도 다양한 방법으로 자국과 관련되는 정보를 모았다. 때론 공개적으로, 때론 은밀한 방법으로. 예를 들어 15세기 베니스와 러시아의 경우, 대사는 가성비 높은 정보수집관이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외교관이나 정보요원들이 전문화되면서 분화되기 시작했지만, 정치지도자들은 다른 한편으로 정보요원을 외교적 목적으로 은밀히 활용해왔다. 웨스트필드(H. Bradford Westerfield)는 이런 역할을 “crypto-diplomacy(암호외교)”로 불렀고, 영국에서는 “특수한 정치적 활동(special political…
모친이 39년생 토끼띠이니 83세가 되었나보다. 46세에 남편과 사별하고 육남매를 키워오셨다. 이번 추석에 비대면이기는 하지만 면회가 가능해서 요양원으로 면회를 갔다. 어머니를 요양원으로 모셔온 지도 벌써 두 해가 지나간다. 유리창 너머로 슬며시 쳐다본 얼굴에 주름이 많고 부쩍 늙으셨다. 한 말 또 하고 한 말 또 하시는 어머니였다. "행곤아 느그 집 좋더라. 천장도 높고" “아야, 느그 집서 이북이 가깝지야.” “옴매, 금강산 가보니 거지도 그런 거지들이 없드라.”하는 소리를 이번에도 여러 번 반복하셨다. 단 한번 단체로 금강산 관광 가셔서 보신 북쪽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또 하신다. ‘쩝’ 외가의 내력인 치매가 심해지셨다. 외할머니, 큰 이모, 둘째 이모 모두 치매가 심하게 왔다가 돌아가셨다. 부친이 위암으로 투병하시다 큰 수술을 두 번 하셨지만 결국 돌아가셨을 때 집은 풍비박산이 났다. 그때가 84년인데 나는 군대로 끌려가고 그 암담했던 시절을 어떻게든 모친이 어린 동생들을 이끌고 헤쳐 나왔다. 그 풍상을 같이 겪어낸 어린 동생들은 모친을 대하는 애틋함이 남다르다. 나는 묘하게도 일찍 가신 부친이 더 애틋하다. 그런 모양이다. 막상 어린 동생들은
한 번 몸에 밴 습관에서 벗어나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자기완성을 향한 첫걸음은 언제나 그러한 벗어남에서 시작된다. 너희는 남들의 생각에 의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생각에 의해 행동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 원칙은 실생활에 있어서는 정신생활에 있어서나 똑같이 필요 불가결한 것이다. 이 법칙을 지키는 일은 대단히 어렵다. 왜냐하면 세상에는 자신들이 너희 이상으로 너희의 의무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자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세상 속에서는 세상의 의견에 따라 사는 것이 쉽지만, 고독 속에서는 자기 자신의 의견에 따르는 것이 쉽다. 다만 군중 속에 있으면서, 자신이 고독할 때의 독립자존을 지키는 자가 참으로 위대한 사람이다. (에머슨) 본질적으로 너희와 아무 관계도 없는 인습에 영합하는 것이, 너희의 정력을 소비하고 너희의 시간을 빼앗으며, 너희의 원래의 소질을 망쳐버린다. 그런 것에 얽매여 있으면 그 쓸데없는 일에 너희의 가장 뛰어난 능력이 허비되는 건 물론이고, 원래 너희 자신이 대체 어떠한 존재인지 인식하는 것조차 참으로 어려워진다. 그러한 생활은 영혼도 육체도 멸망시킨다. (에머슨) 세상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처럼 생각하고 우리처럼…
‘같은 강물에 두 번 발을 담글 수 없다’면서 세상이 끊임없이 변한다는 것을 강조한 그리스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는 ‘세상의 모든 것이 관계 속에서 이뤄지며 고정된 것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집착하기 때문에 고통이 생긴다’고 설파한 인도의 싯달타와 대략 비슷한 시기의 인물이다. 대선을 앞둔 국내 상황에서 이들 말처럼 새삼 재확인하게 되는 것은 없다. 낡은 것과 새로운 것의 혼재와 갈등 속에 다시 새로운 질서가 등장하는 시기다. 앞선 촛불정부를 계승할 것인지, 아니면 완전히 판을 바꿔 여야를 바꿀 것인지, 그도 아니라면 적절한 중간 어디선가 새롭게 모색할 것인지 선택 기준이 필요하다. 현 촛불정부의 다양한 개선 시도와 코로나 방역 성공을 인정한다 해도 서민들 생활에 직결되는 청년 일자리 부족과 부동산 문제는 매우 부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전자는 세계적 추세이고 더욱이 코로나19 사태로 악화된 것이라는 변명이 가능하나, 후자에 있어서 이번 정권만의 문제는 아니며 누구라도 특별한 해결책이 없다는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 지금 20-30대의 청년층에서 여당인 민주당은 기득권자로 인식되고 있다. 과거 친일 기득권 속에 군사독재를 경유해서 여전히 사회전반의 특권층을 이루고…
정부가 다음 달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로의 방역체계 전환을 예고했다. 백신 접종 완료율이 70%를 넘어서는 이달 말을 '위드(with) 코로나'로의 전환점으로 삼고 있다. 위드 코로나란 방역의 무게 중심이 확진자 발생 억제에서 사망 방지와 위중증 환자 관리로 이동하고, 거리두기를 단계적으로 완화해 코로나19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코로나 일상회복지원위원회를 출범했다. 일상회복지원위원회는 경제·민생과 교육문화, 자치안전, 방역의료 등에 대해 논의를 본격화한다. 앞으로 10여 일이 중요한 시험무대다. 기존 거리두기 단계(수도권 4단계·비수도권 3단계)가 이달 말까지 연장됐다. 하지만 사적모임을 수도권 최대 8명·비수도권 최대 10명까지 확대하고 지역 독서실·스터디카페·공연장·영화관의 영업시간도 밤 10시에서 자정까지로 늘리는 등 실험적 완화 조치가 이뤄진다. 따라서 다음 달 예정대로 위드 코로나로 가려면 더 이상의 확진자 증가세 조짐이 없어야 한다. 백신 접종률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일이 중요하다. 정부는 위드 코로나의 전제조건으로 삼은 국민 70% 백신 접종완료율을 이번 주 중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그리고 마스크…
누구나 다 자신은 누군가에 의해 이 세상에 부름을 받은 존재라고 믿고 있다. 죽음은 자신의 생명을 끝낼 수는 있지만, 자신의 존재를 끝내는 일은 절대로 할 수 없다는 믿음도 거기서 온 것이다. (쇼펜하우어) 영혼은 육체 속에서 자기 집처럼 사는 것이 아니라, 잠시 머무는 것이다. (인도의 쿠랄) 무한한 과거와 무한한 공간에서의 영원한 침묵은 나를 공포에 빠뜨린다. 무한한 과거와 무한한 미래 사이에 있는 인생의 무상함을 생각하고, 내가 차지하고 있는 공간, 나아가서는 내 눈에 들어오는 공간, 내가 모르는, 그리고 또 나를 모르는, 한량없이 넓은 모든 공간에 비해 거대한 바다의 밤톨만 한 그 보잘것없는 공간을 생각하면, 나는 정신이 아득해지면서 내가 지금 왜 이곳에 있고 다른 곳에 있지 않은 건지 의아해진다. 왜냐하면 내가 지금 바로 이 순간 저곳이 아니라 이곳에 있어야만 하는 아무런 근거도 없기 때문이다. 도대체 누가 나를 이곳에 있게 했을까? 도대체 누구의 지시, 누구의 명령으로 바로 지금 바로 이곳에 있게 되었을까? 아마도 인생이란 손님이 되어 지낸 덧없는 하루의 추억과 같은 것이리라. (파스칼) 죽어야 하는 자여! 우리에게 주어진 생명은 그리 길지 않다.
우리나라 방송법은 공공, 다양, 균형에 기반하여 보도, 교양, 오락에 관한 프로그램을 조화롭게 편성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교양에 포함되는 다큐멘터리는 다루는 주제에 따라 다양하다. KBS인간극장, MBC인간시대 등의 휴먼다큐, 역사스페셜 등의 역사다큐, PD저널리즘을 꽃피운 시사다큐, 지리산의 4계 등의 자연다큐, EBS 하나뿐인 지구 등의 환경다큐, 인물다큐 등. 먹을 것이 부족한 시절엔 영양결핍이 문제이더니 먹을 것이 넘쳐나는 요즘에는 과잉섭취가 문제다. 모자라도 넘쳐도 다 문제다. 미디어의 다양성이 실현되어 온갖 콘텐츠들이 홍수처럼 쏟아지는 지금도 하루는 24시간이다. 지상파 3채널만이 방송하던 과거에도 하루는 24시간. 제한된 시간 속에 많은 콘텐츠를 접하면서 사람들은 눈가고 혀에 착 감기는 콘텐츠를 먼저 택한다. 어떤 경우라도 교양다큐가 드라마와 예능을 넘어설 수 없다. 선진국이든 후진국이든 동양이든 서양이든 똑같다. 다양성이 실현된 미디어를 통해 우리는 주로 오락을 택하면서 오히려 콘텐츠 소비의 다양성이 훼손되가고 있다. 편식하지 마, 게임 그만해라는 엄마의 잔소리처럼 OTT 환경에서 콘텐츠 소비의 불균형에 대한 우려가 등장하고 있다. 2020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