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짧은 기간에 이렇게 잘살게 된 것은 무엇보다도 부모의 자녀교육에 대한 열망이 큰 덕택일 것이다. 그래서 대한민국은 경제적으로 급성장을 이루었다고 생각하며 어려운 형편에서도 자녀교육에 모든 것을 걸고 있는 것은 우리 부모의 공통된 마음일 것이다. 현재 의정부시에서는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겠다고 해서 말이 많다. 어려운 환경 속에 있는 부모를 지원하고 위로하는 차원으로 시에서는 학자금을 지원한다고 한다. 그런데 이런 좋은 발표에도 왜 여러 말들이 필요할까. 정말 오랜만에 시원한 사이다 같은 소리가 들린다. 이 소식을 듣고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다. 없는 살림에 비싼 대학 등록금을 생각하면 대학에 합격해도 기쁘지만은 않았는데 학비 걱정 없이 대학교에 다닐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마음은 의정부에 사는 대부분 부모의 공통된 마음일 것이다. 이런 좋은 발표가 있을 때면 우리 식구들이 의정부에 사는 것이 행복하게 느껴진다. 시민들에게서 받은 세금을 교육복지에 쓴다는 데 얼마나 환영할 만한 일인가? 항상 취약계층에만 몰입하여 복지지출이 있었는데 우리가 낸 세금의 일부를 교육비로 그것도 장학금으로 되돌려 준다는 발상 자체부터 신선하다. 안병용 시장도 자신
취득세·보유세·양도소득세 등 각종 부동산 관련 세금이 강화되는 가운데 주택값이 급등세를 이어가면서 증여가 가파르게 늘고 있다.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는 국면에서 중과세가 거듭 발표되니, 지금 아이들에게 물려주는 것이 더 유리하다는 얄팍한 계산법이 작동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재산을 자녀에게 물려주는 ‘부의 대물림’ 풍조는 철저하게 후진국형 ‘병든 사회상’이다. 지방에서마저도 증여 열풍이 일고 있다니 참으로 씁쓸한 풍경이 아닐 수 없다. 최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 11월 전국의 아파트 증여는 총 9천619건으로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 7월(1만 4천153건)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지역별로 보면 경기도의 증여 건수가 3천209건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이어 서울(2천400건), 부산(618건), 대구(602건) 등의 순이었다. 경기도에서는 화성시의 증여 건수가 847건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평택(616건), 수원(387건), 성남(223건), 고양(210건), 과천(135건)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매도 물량을 조절해 집값을 잡겠다는 정부의 의도와 달리 증여에 따른 매물 품귀 현상으로 집값이 불안해지는 요인으로 작용한
한해가 저물고 새해가 다가왔지만 인류는 코로나의 긴 터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가까스로 백신을 만들어 희망의 불빛을 비추려 하자 변이 바이러스의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그동안의 노력이 다시 제자리가 될까 걱정이다. 사람이 눈을 가리고 100 미터 앞의 목표물을 갈 때 대부분의 경우 얼마 못가서 원형으로 맴돌며 그 자리를 벗어나지 못한다고 한다. 독일의 잔 소우만 박사는 이런 현상을 ‘링반데룽(Ringwanderung)’이라고 했다. 독일어로 ‘링’(Ring:고리 또는 원)과 ‘반데룽’(Wanerung:걷는 것)이 합쳐진 것으로 원형방황(圓形彷徨)을 뜻한다. 우리는 눈을 부릅뜨고 열심히 코로나를 잡으려 쫓아가고 있는 것 같은데 코로나가 아직은 우리 손에 잘 잡히지 않는 것 같다. 국가별로 차이는 있겠지만 대한민국은 정말 온 국민이 마스크 쓰기에 열심히 동참했고, 소상공인과 의료진 등 수많은 국민들의 희생을 딛고 여기까지 왔다. 그러나 코로나는 우리를 비웃기라도 하듯 변종 바이러스로 또 도망하가려 하고 있다. 한 해를 마감하고 새해를 맞는 변곡점에서 혹시라도 코로나 바이러스 앞에서 인류의 그동안의 노력이 ‘원형방황’이 안되길 간절히 기도해본다. 하지만 원
윤석열 검찰총장은 언제나 위풍당당하다. 한국의 권력 지형에서 가장 힘이 센 사람이 아닌가하는 착각이 인다. 그의 그동안의 '힘'을 보면 착각만은 아니다. 그가 검찰총장에 임명된 지난 2019년 7월부터 지금까지 1년 5개월 동안 기성 언론에 보도된 횟수로 치자면 윤 총장이 대통령 못지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한국 사회는 '윤석열의 시간'이었던 셈이다. 이 시간에 대통령의 인사권을 무력화한 것은 가장 강력했던 사건이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장관에 지명되자마자 시작된 그의 가족에 대한 수사는 상상을 불허한다. 지난 8월 27일부터 9월 27일까지 한 달 동안 무려 69곳이나 압수수색한 것이다. 이 정도 규모는 특정 개인비리에 대한 형사 사건사에 있어 신기록일 지도 모른다. 그런데 윤 총장의 숱한 비리 혐의 건에 대해서는 그의 수사철학인 '성역 없음'이 미사여구에 불과해 많은 사람들이 고개를 가로젓고 있다. 이것이 그의 '힘'의 본질적 작동원리는 아닐까? 실제 윤 총장에 관한 고발 건은 어떠한 조치도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행에 따르면 윤 총장 비리 혐의는 직권남용 등 무려 31개에 이른다. 이 단체가 이를 지난 7
검찰총장 정직 집행정지에 대한 법원의 인용 판결이 나왔다. 검찰, 자본권력, 극우정당, 보수언론 등으로 구성된 과두 기득권동맹은 개혁 시도의 예봉을 꺾었다고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을지 모른다. 오산이다. 검찰개혁을 향한 발걸음은 흔들림 없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걸음 물러서서 보자면, 윤석열이란 개인은 이른바 《신성가족(神聖家族)》이라 불리는 사법기득권의 적폐를 상징하는 존재일 뿐이다. ‘조직에 대한 무한 충성’을 통해 그가 얻은 바가 적지 않았다. 우선 차기 대선후보 지지율 조사에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대검찰청 앞에 태극기 부대가 보낸 화환이 쉴 새 없이 쌓이고 있다. 하지만 밝음 뒤에는 어둠이 있는 법이다. 그가 지휘봉을 잡고 있는 동안 대한민국 검찰은 노골적 정치 개입과 검찰권 남용 논란에 끊임없이 휩싸였다. 유례없는 편파수사에 대한 비판이 집중되면서 구성원들의 사기가 크게 꺾였다. “불의의 어둠을 걷어내는 용기 있는 검사, 힘없고 소외된 사람들을 돌보는 따뜻한 검사, 오로지 진실만을 따라가는 공평한 검사”가 될 것을 외치는 《신임 검사선서》가 무색할 지경에 이른 것이다. 많은 이들이 예측한다.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검찰은 반드시 내년 4월 서
영국에서 입국한 코로나19(COVID-19) 확진자 3명의 검체에서 ‘변이 바이러스(VUI-202012/01)’가 확인돼 방역 전선에 초비상이 걸렸다. 이 변종 바이러스는 기존 바이러스보다 감염력이 무려 70%나 강한 것으로 알려져 보통 문제가 아니다. 강력한 ‘봉쇄’ 정책을 통해서라도 추가유입을 악착같이 차단해내야 한다. 이울러 ‘민관합동백신TF’를 꾸려 수단·방법을 가리지 말고 백신 물량을 하루빨리 확보해야 할 것이다. ‘변이 바이러스’는 영국에 이어 남아공에서도 발생하는 등 확산세가 커지는 중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50여 개 국가는 영국발 항공편 운항을 중단하고 남아공에 대한 입국 제한을 강화했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번에 변이 바이러스가 발견된 3명은 지난 22일 영국에서 입국한 뒤 확진자로 드러나 전장 유전체 분석을 받은 일가족이다. 질병청은 영국에서 귀국한 후 자가격리 중이던 80대 남성이 지난 26일 심정지로 숨진 후 사후검사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고, 이 남성의 가족들도 양성 판정을 받아 뒤늦게 바이러스 변이 여부를 검사 중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변이 바이러스’가 추가로 확인될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세모(歲暮)다. 이틀 후면 미증유의 고통과 어지러움으로 점철된 경자년 한 해가 저문다. 올 한 해도 많은 시(詩)가 쏟아졌다. 시의 언어는 달리 공감의 언어다. 나 아닌 남의 처지를 살펴 아픈 이들과 함께 하고자 하는 마음의 언어다. 그런 측면에서 가황(歌皇) 나훈아가 작시한 ‘테스형!’이 올해의 최고의 시가 아닐까. 철학자 소크라테스(BC 470~339년)를 불러내 ‘세상이 왜 이런지. 왜 이리 힘이 드는지’를 물었다. ‘어쩌다가 한바탕 턱 빠지게 웃는다/그리고는 아픔을 그 웃음에 묻는다/그저 와준 오늘이 고맙기는 하여도/죽어도 오고 마는 또 내일이 두렵다/아! 테스형 세상이 왜 이래, 왜 이렇게 힘들어/아! 테스형 소크라테스형 또 왜 이래/너 자신을 알라며 툭 내뱉고 간 말을/내가 어찌 알겠소. 모르겠소 테스형’ 나훈아가 직접 지은 테스형! 노랫말의 일부다. “너 자신을 알라”는 소크라테스가 대한민국 국민들 가슴팍에 대답을 새겨준 듯하다. 분열과 갈등에 모두 지쳐 있는 만큼 나훈아의 일갈(一喝)은 큰 울림을 줬다. 요즘 국민들의 눈은 ‘남의 나라 코로나 백신접종’에 쏠리고 있다. 1년 내내 엄청난 고통을 겪어 온 국민들 입장에서 이보다 더 절실한 게 없기
BTS의 인기가 식을 줄을 모른다. 그래미상 후보에 선정되었고 다이너마이트는 빌보드 차트 1위를 기록하는 등 계속 상위권에 올라있다. 명실상부한 월드 스타다. 심지어 극우적인 발언을 쏟아냈던 일본의 전 오사카 지사 하시모토는 자녀들이 하루 종일 BTS 노래를 듣는다고 불만을 토로할 정도다. 팬덤 현상도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BTS의 팬클럽인 아미(Army)는 전 세계에 조직되어 있으며 매우 활동적이다. 영국의 아미 회원들은 BTS의 웸블리 공연 때 자발적으로 홍보를 하고 질서유지에 나서는 등 헌신적인 봉사를 했다. 당연히 대중문화 평론가나 연구자들은 BTS 현상을 좇아 분석하느라 바쁘다. 현상을 분석한다는 것은 눈으로 본 것(appearance)에 대해 본대로 기술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눈으로 본다는 것은 실체의 한 조각을 볼 뿐이고, 어제와 오늘이 다를 수 있다. 더구나 사람마다 다르게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직접 본 것에 대한 신뢰가 높기 때문에 그걸 실체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니 ‘보이는 것은 실재(實在)가 아니다.’ 라는 문제의식도 없다. 현상과 실재가 동일하다면, 사유도 분석도 연구도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대부분의 평론가들은 대중
신문기사에서 본 글이다. 쥐들의 수명이 짧은 것은 심장 박동 수에 있다. 거대한 코끼리의 경우 1분에 심장이 25번 뛰지만, 작은 생쥐는 1분에 600번이나 뛴다. 생쥐는 겨우 2~3년밖에 못 살고 코끼리는 75년까지 살지만, 평생의 심장 박동 수는 동일하게 약 15억 회라는 것이다. 이는 생명체의 심장박동수와 수명과의 관계성을 설명한 말이다. 독수리의 평균수명은 40년인데 일부는 혁신을 통해 새로운 30년의 수명을 만들어낸다고 한다. 38세쯤에 결심을 하고 한겨울 설산 정상암벽에 올라가 무거워진 깃털을 뽑아내고 부리를 바위에 쪼아 빼버리며 발톱마져 벽면을 긁어 뽑아낸다는 것이다. 이후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추위를 이겨내면 부리가 나고 발톱이 자라고 새로운 깃털이 생겨나서 제2의 생을 이어간단다. 그래서 독수리 중 일부는 70년을 산다고 강의에서 들었다. 革新(혁신)이란 가죽을 부드럽게 한다는 말이다. 혁신하려면 고통이 따르고 시간이 걸리며 많은 것을 양보해야 한다. 요즘 자주 보는 방송 중 하나가 ‘나는 자연인이다’라는 프로그램이다. 개그맨 2명이 교대로 수일간 체험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주인공들은 대부분 사업실패, 건강악화 등 어려운 여건에서 산속에 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