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이 모두 고개를 끄덕여 찬성을 표했다. “자자. 첫 잔은 스트레이트. 첫 잔부터 아이스 샤워를 시키는 것은 우리 로얄 살루트 34세 황제 폐하께 대한 불경죄에 해당합니다. … 청담동에서 김미리가 안내해서 간 호화 빌딩에서 엘리베이터를 탔다. 7층에서 내리자 고급스러운 흑경(黑鏡) 타일로 장식된 외양을 갖춘 업소가 나타났다. 크지 않게 붙어 있는 ‘아프로디테’라는 상호의 디자인이 황금빛으로 반짝였다. 김미리를 따라 들어간 내부의 색다른 인테리어가 윤희를 압도했다. 출입문 안쪽 벽면을 가득 채운 보티첼리의 그림 ‘비너스의 탄생’이 주황색 조명을 받아 휘황하게 빛났다. 질감 양감이 다 살아있는 것으로 보아서 제대로 모사한 유화 같았다. “미리 씨 왔어?” 귀부인 태가 나는 양장차림의 중년 여인이 서 있었다. 미인인 데다가 목걸이 귀걸이에서 호화스러운 분위기가 풍기는 여성이었다. “예. 사장님. 안녕하셨어요?” 여사장이라는 부인은 인사를 받는 둥 마는 둥 하면서 색안경 너머로 윤희를 뜨거운 눈길로 찬찬히 훑었다. 김미리가 얼른 양쪽을 번갈아 보며 소개했다. “소개할게요. 여기는 저의 동료 연극배우 김윤희 씨. 그리고 이쪽 분은 이 아프로디테 대표이신 비너스…
검찰과 경찰, 국가정보원 등 3대 권력기관이 한자리에 모여 개혁을 완수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은 16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권력기관 개혁’ 합동브리핑을 열었다. 검경 수사권 분리, 국정원의 대공수사권 이관 등으로 ‘공룡조직’으로 재탄생할 경찰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통제할 것인가가 초미의 관심사로 등장했다. 철저한 문민 통제 아래에서 ‘국민의 경찰’이 되도록 후속대책이 빈틈없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경찰은 내년부터 큰 변화기를 맞는다. 수사구조개혁의 일환으로 검찰과 국가정보원의 기능이 축소되고 경찰 권한은 상대적으로 강화돼 ‘역사상 가장 강력한 경찰’이 된다는 평가도 나온다. 권력 분산을 위해 경찰 사무가 ‘국가·수사·자치’ 세 계통으로 분리될 예정이지만, 조직은 여전히 한 몸이라는 점에서 비대해지는 경찰권을 견제할 장치가 시급하다는 여론이다. 합동브리핑에서 진영 행안부 장관은 “내년 1월 1일 시행되는 개정 형사소송법에 맞춰 국가수사본부가 출범할 수 있도록 수사시스템 개편을 완료하고 인사·감찰제도 개선 등 수사 경찰의 독립성·중립성 보장 방안들을 마련하겠다”며 “사건관계인의 절차적 권리 보장과
‘고독’은 다분히 문학적이다. 문학적인 단어 뒤에 죽음을 붙인다고 해서 그 죽음이 아름다워지진 않는다. 고독은 고독이고 죽음은 죽음일 뿐이다. 전혀 별개인 둘의 관계를 하나로 묶어 표현하는 것은 망자에 대한 결례다. 죽음을 부르는 것은 고립이지 고독이 아니다. 기억하자. ‘고립사(孤立死)’는 있어도 ‘고독사(孤獨死)’는 없다. 그의 주검을 처음 발견한 사람은 집주인이었다. 몇 달 째 월세가 밀리자 주인은 현관문을 따고 들어갔다. 빚 독촉에 시달리던 그는 일자리마저 끊기자 베란다에 목을 매고 죽었다. 시신은 바싹 말라붙어 미라 상태가 되어있었다. 주인은 출동한 경찰에게 “처음 봤을 때는 마네킹인 줄 알았다”고 진술했다. 유서는 없었다. 그는 방바닥에 앉은 체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피를 토한 비닐봉지와 포장이 뜯기지 않은 죽 한 그릇이 옆에 놓여있었다. 수저 대신 그가 손에 쥐고 있는 건 어린 남자아이의 사진이었다. 경찰 조사 결과, 이십년 전 이혼한 아내를 따라간 아들의 사진으로 밝혀졌다. 아들의 사진은 그의 침대 머리맡에도 붙어있었다. 유서는 없었다. 경찰이 출동했을 때, 그의 주검은 방 한 가운데 쓰러져 있었다. 번개탄으로 추정되는 연탄재가 자살을 입증하
지난 15일, 경기 김포소재 어린이집에서 원아 9명을 학대한 혐의로 어린이집 교사 2명이 경찰에 입건되는 가슴 아픈 사건이 또다시 발생했다. 이들은 지난 3∼7월 경기도 김포시 한 어린이집에서 원아 9명을 여러 차례 학대한 혐의를 받고 있는데 이들의 이 같은 행각은 피해원생 아버지가 지난 6월 아이의 목 부위에 멍 자국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 어린이집 CCTV를 확인하며 드러났다. 조사 결과 이들은 원아를 강하게 밀치거나 때린 것으로 파악됐는데, 피해자 중에는 생후 20개월 된 원생도 있었다고 한다. 분명히 우리는 자본주의 사회에 살고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좀 더 편리한, 좀 더 나은 삶의 질을 얻기 위한 경쟁은 필수적이다. 그렇기에 이젠 전통적 사회질서와 다른 맞벌이가 일반적인 상황이 되었고, 이에 따른 육아는 가정의 몫이 아닌 사회의 몫이 되었다. 따라서 가정에서의 육아는 이제 거의 사라지고 이를 대신하는 ‘어린이집’과 ‘유치원’은 맞벌이 시대에 필수적 기관이 되었다. 그렇다면, 우리들의 자본주의 경제생활에 꼭 필요한 이 기관을 그만큼의 가치를 가지고 바라보고 있는가? 맞벌이 가정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보호받아야 하는 취약한 위치인 을(乙)임에도 불구하고
BC 334년 원정길에 오른 알렉산더 대왕은 페르시아가 점령하고 있는 고르디온(터키 아타톨리아)에 이른다. 그리고 전차가 신전의 기둥에 묶여있는데, ‘이 매듭을 푸는 자가 아시아를 정복한다’는 전설의 ‘고르디우스 매듭’에 부닥친다. 수많은 영웅들이 여기에 도전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그런데 알렉산더는 단번에 해결한다. 자신의 칼을 꺼내 매듭을 잘라버렸다.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일이다. “국민을 하늘처럼 두려워하며 공구수성(恐懼修省)의 자세로 자숙해야 마땅했으나, 반성과 성찰의 마음가짐 부족하였습니다. 과거의 잘못과 허물에 대해 통렬히 반성하며....”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15일 이명박.박근혜 전대통령의 구속사태, 탄핵 등과 관련해 대국민사과를 했다. 2016년 12월9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안이 국회에서 통과된지 4년만이다. 김 위원장은 당내 반발 등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사과를 감행했다. 예상대로 “이명박 전대통령 재임 중 어떠한 정경유착도 없었다”(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 “실컷 두들겨맞고 맞은 놈이 팬 놈에게 사과한다. 이런 배알도 없는 야당은 처음 본다”(무소속 홍준표 의원), “국민께 고개를 숙이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철학자들은 세상을 여러가지 방식으로 해석해 왔다. 중요한 것은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칼 마르크스의 이 말을 정치비평에 적용하면 이렇다. 정치평론가들은 숱하게 정치판을 분석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 정치를 변화시키는 것이다. 문제는 눈꼽만큼도 그러지 못한다는 데에 있다. 종편과 유튜버 등 온갖 미디어에서 난무하는 정치비평이 요즘엔 약보다 독이다. 대다수가 윤석렬이 해임에 버금가는 징계를 받을 것이라고 내다 봤다. 틀렸다. 추미애는 사퇴하지 않을 것이며 혹은 대통령이 사의를 받아 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것도 틀렸다. 죄 틀린다. 그때마다 대중들이 갖게 되는 실망과 좌절감이 얼마 만한 것인지 그들이 상상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국내 대중들은 한때 개돼지 취급을 받은 적이 있어, 상당히 똑똑해졌다. 그런 만큼 꽤나 흔들리기도 잘한다. 대중들은 더 이상의 분석보다는 행동의 지침을 요구한다. 행동하는 자들이 필요한 것이다. 문학이 종종 고전을 찾듯이 정치도 마찬가지다. 예전엔 어땠는지를 보면 된다. 레닌의 “무엇을 할 것인가”는 지금의 사회 개혁이 행동주의적 측면에서 당시의 사회주의 혁명의 단초를 모방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 현대 자본주의는 더 이상
2020년 12월! 마지막 달력한장이 벽에 걸려있다. 1월의 시작이 엊그제 같은데 한 해가 며칠 남아있지 않다. 어렸을적 기억을 회상해보면 한 학기가 지나는 것은 왜 그렇게 길었는지, 반면, 여름방학과 겨울방학은 시작된 듯, 어느 사이 개학이 목전에 와있다. 어느 순간 필자의 시간은 어릴 적 방학처럼 참으로 빨리 지나간다. 빨라진 시간속 올 한해도 다사다난(多事多難)은 어김없다. 올해는 코로나19의 암울한 소식이 연초부터 문화체육관광분야 전분야를 휩쓸며 엄습했다. 각종 공연이 취소 또는 연기되면서 공연예술인의 생계가 위협받고, 신진작가 미술품의 오프라인 전시판매에는 빨간불이 켜졌다. 공연과 전시 등 예술활동이 위축되자 문화예술 생태계는 위협받았으며, 문화예술교육사업의 대면교육은 한계에 봉착했다. 체육활동은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가고, 경기는 무관중으로 치러졌다. 눈에 보이지 않는 코로나19로 발목잡힌 경기도 문화체육관광의 위기에서 벗어나기위해 부단히 노력했지만 아직 힘이 부친다. 코로나19 위기극복을 위해, 경기도 문화체육관광국과 그 산하공공기관과 협업하여 ‘경기도형 문화뉴딜 프로젝트’로 극약처방도 했다. 경기문화재단은 위기 예술인을 대상으로 ‘백만원의 기적’
코로나19 재확산과 방역 강화 조치로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는 자영업자들을 살려내기 위해 임대료 부담을 줄이는 과제가 공론화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문제 제기에 따라 더불어민주당이 “공정한 임대료 해법을 마련하겠다”고 호응하고 나섰다. ‘집합금지 명령’을 당하는 업소는 말할 것도 없이 한없이 가라앉는 경기에 영세상인들은 고사 직전이다. 비상시국인 만큼 임대인, 임차인은 물론 국가까지 나서서 적절히 고통 분담 방안을 모색해야 할 상황이다. 문 대통령이 지난 14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영업이 제한되는 상황에서 (자영업자가) 임대료 부담까지 고스란히 짊어지는 것이 공정하냐는 물음이 매우 뼈 아프다”며 시장의 고통을 언급하자 여당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금 절대다수의 자영업자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처지에 내몰려 생사기로에 서 있다. 장사가 되거나 말거나 정해진 시일만 되면 꼼짝없이 부담해야 하는 임대료 부담에 한숨만 쉬고 있는 형편이다. 자유시장경제의 단순한 논리로만 따지면 그저 어쩔 수 없는 사정이다. 그러나 그동안 ‘착한 임대인’ 정신에만 기대왔던 임대료 문제는 불황의 강도가 최상으로 치달으면서 임계점에 다다르고 있다. 더구나 코로나19가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