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도까도 양파처럼 계속 나온다. 먹거리로 장난치는 업자들 말이다. 돈만 되면 무엇이나 하겠다는 광기(狂氣)로 보여 씁쓸하다. 정식 수입절차 무시는 기본이고 식품과 축산물을 불법적으로 판매까지 했다. 식품위생법질서와 다른 사람들의 건강은 안중에도 없다. 내 지갑만 두둑하면 된다는 천박한 인식에서 비롯된 행위다. 엄격한 수사를 통해 사법처리하는 것이 당연하다.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특사경)이 불법 외국 식품 및 축산물 150개 품목을 판매한 26개 업소를 적발했다. 특사경이 지난 7월 1일부터 10월 18일까지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의 국내 유입 방지를 위해 실시한 2차 수사 결과다. 이보다 앞서 지난 5~6월까지 진행한 1차 수사에서도 불법 외국 식료품 판매업소 20곳에서 153개 품목을 적발했다. 특사경은 이번에 적발된 업소 모두 형사입건했다. 이 가운데 21개 업소는 검찰로 송치하고 5개 업체에 대해서는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5월부터 6개월도 지나지 않은 기간동안 46개 업소가 적발된 셈이다. 품목도 다양하다. 두부제품, 소스, 차 등 식품 118개 품목과 치즈, 햄, 훈제계란, 닭발 등 축산물 32개 품목 등이다. 이 가운데 러시아산(産) 햄류…
경기도는 방사능 검사 건수를 올해 1천800건에서 내년 1천900건으로 늘리기로 했다. 검사 대상은 도내 학교 급식용으로 납품되는 식재료 1천370건, 도내 전통시장·마트 등에 유통되는 농수산물·가공식품 검사 530건 등 모두 1천900건이다. 지난 4일 열린 ‘방사성물질 안전급식 지원위원회’는 ‘2020년 방사능 검사계획’을 확정했다. 지원위원회는 경기도의회, 학부모단체, 교육청, 시군학교급식지원센터, 농식품유통원 등의 관계자로 구성돼 있다. 먼저 방사능으로부터 학교 급식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 학교 등 급식시설에 납품되는 식재료와 과일 등에 대한 사전수거 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아울러 위생이 취약한 분야인 동네마트, 전통시장, 수입 버섯류 등과 같은 방사능오염 우려 중점품목에 대한 집중수거·검사를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방사능 위험으로부터 도민들의 먹을거리를 지키기 위한 경기도의 노력에 성원을 보내며 더욱 철저한 검사를 당부하는 이유는 수입 식품의 방사능 검출이 해마다 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일부 국가의 특정 수입식품에서 방사능 성분이 반복해서 검출되고 있다고 한다. 최근 김현권 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이 식품의약안전처로부터 받은 주요 국가별 방사
지난 10월 중순 봉사단체 회원들과 함께 평택 미군기지를 방문할 기회를 가졌다. 안정리 정문을 통과하여 영내에 들어서니 광활한 평야에 신축된 건물들이 널찍하게 군데군데 자리잡고 있었다. 교회가 보이고 해외기지 최대의 체육관이 보였다. 초·중·고등학교가 아늑하게 자리잡고 있었고, 야전병원과 치과병원 건물도 위용을 자랑하고 있었다. 먼저 내린 곳은 쇼핑몰이었다. 미국의 유명 브랜드 상품이 가득 진열돼 있고, 그 규모가 엄청 났다. 단층의 깔끔한 장군 숙소, 대령 숙소단지를 버스로 지나가면서 보고 고층 아파트 모델하우스에 내렸는데 여기는 중령부터 하사관이 가족과 함께 사는 숙소라고 했다. 방이 3~5개가 되는데 큰 아파트를 차지하는 사람은 계급순이 아니라 가족 수에 따른다고 했다. 영내 골프장도 18홀이 갖추어져 있었다. 홍수시에는 저수지 역할도 한다고 한다. 2017년 7월 11일 주한 미군사령부가 평택으로 공식 이전하기 시작해, 미 8군 사령부, 해병대사령부, 제2사단 등이 계속 옮겼고, 올해 10월에 121야전병원이 옮기면서 부대 이전이 99% 완료됐다. 부지 면적이 440만평으로 해외 미군기지 중 최대이며 미국 국내기지까지 합해도…
제주 1100도로는 우리나라 도로 가운데 해발 높이가 가장 높다. 제주시와 중문을 연결하는 이 도로는 전국 폭력배들에 의해 건설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5·16 정변을 일으킨 군사정권이 1968년 7월 벌인 ‘폭력배 소탕전’에서 검거한 폭력배들을 교화하기 위해 이곳에 투입, 개설 했기 때문이다. 당시 군사 정권은 사회악을 제거 한다는 미명하에 대대적 깡패 소탕령을 자주 내렸다. 1960년대 말까지 검거된 폭력배·불량청소년은 모두 5만1천194명에 이른다. 이중 3천244명은 국내 각 건설 현장에 배치, 노역을 시켜 형벌을 면제해주었다. 제주 투입 폭력배도 이들 중 일부다. 하지만 투망 방식으로 마구 잡아들이는 바람에 인권유린의 악행이라는 역사적 큰 오점을 남겼다. 과거를 반성치 않으면 나쁜 역사는 반복 된다고 했던가? 1980년 신군부가 등장하면서 이같은 악행은 재연됐다. 그리고 ‘사회정화’라는 명목하에 더욱 치밀하고 주도 면밀하게 진행됐다. 대상도 가리지 않았다. 1980년8월1일부터 비상계엄이 해제되던 1981년 1월 24일까지 5개월여 동안 모두 6만755명이 법원의 영장 발부 없이 체포 됐다. 그 중 순화교육 대상자로 분류된 인원은 3만 9천742명.
일주일에 한 번씩 연재한 시조가 2019년 1월 초 현재 277회를 내보냈다. 햇수로 5년을 훨씬 넘겨 6년이 돼 간다.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이렇게 빨리 가는구나 느낄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이제 그만 쓰겠노라 포기해버리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나 자신을 경계하는 뜻에서 계속하고 있다. 작년 초부터는 단시조 5편을 한 묶음으로 쓰고 있는데 그러자니 틈만 나면 작품에 골몰하기 일쑤다. 여기에 연재한 작품이 인연이 지난 달에는 외솔시조문학상을 받았다. 외솔기념사업회에서 주는 상인데 외솔선생은 “한글이 목숨이다”라는 말을 강조하신 한글학자이어서 의미가 더 있었다. 외솔 선생의 작품 중에 이런 작품이 내 마음을 흔들었다. “아랫목은 식당되고, 웃묵은 뒷간이라, / 물통을 책상하여, 책으로 벗삼으니, / 봄바람 가을비 소리, 창 밖으로 지나다”라는 감옥에서 쓴 ‘나날의 살이(日常生活)’라는 작품의 첫 수였다. 아랫목은 식당 되고 윗목은 뒷간으로 쓰는 감옥살이의 비참함을 잘 일러준다. 식당과 뒷간을 구분하고 너와 나를 구분하고 동과 서를 구분하는 오늘의 우리는 얼마나 행복하고 편안하게 글을 쓰고 있는가. 그런 미안한 생각이 들어 수상 소감을 말하는 동안 마음이 내내…
1907년 ‘아비뇽의 처녀들’에서 피카소가 아프리카 가면을 쓴 홍등가의 여인이 담긴 대작을 발표했을 때, 관객들은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홍등가의 연인들의 조각난 신체, 거침없는 포즈도 충격적이었지만 아프리카 가면을 쓴 여인이 등장함으로써 작품은 광기 어린 현란한 제의식을 연상케 했다. 피카소는 아프리카 가면이 지니고 있는 마법의 힘을 간파하고 있었다. 그것은 딱딱하고 차가운 냉혈한의 이미지를 지니고 있으면서도 광기와 열정을 이면에 감추고 있었다. 그로부터 십 년 후 취리히의 ‘볼테르 카바레’라는 전위적인 예술가들이 교류하던 한 공간에서 무용수들은 아프리카 가면과 의상을 착용하고 이국적이고 현란한 춤을 추었다. 그 자리에는 무용수뿐만 아니라 미술가와 시인, 지성인들이 함께 자리하고 있었으며 이 괴상하고도 이국적인 퍼포먼스가 지닌 의의에 동참하고 있었다. 한스 아르프는 그 무렵 ‘조피 토이퍼’라는 무용수를 만나 진지한 교제를 나누고 있었고, 그의 조각 작품에는 유려한 춤 동작이 선사하는 신비로움과 실루엣이 나타났다. 그 외 그 자리에 착석하고 있던 예술가들도 비록 직접 가본 적은 없지만 신비로운…
고양이 /이경림 영문 모를 허기와 질투와 발정의 밤은 갔다 그는 지금 되바라진 대낮의 권태를 눈꺼풀 속에 간단히 말아 넣고 스르르 잠에 들고 있다 녹슨 쇠사슬을 끌고 가는 수레 소리 아득하다 - 이경림 시집 ‘급고독’ / 창작과 비평 모두 잠든 사이 깨어 있는 밤은 어둡고 길다. 어둠 속에서도 빛나는 눈 속에 들어차는 “허기와 ”질투“와 ”발정“은 능동적이다. 고양이가 되어 어둠 속에서 폐휴지를 줍는 노인을 보았을 때 느꼈던 ‘외로움’과 ‘쓸쓸함’은 아직까지도 기억 속에 남아 있다. 낡은 수레를 끌고 골목을 드나드는 노인의 등처럼 휜 이 가을. 고독이 고독에게 파먹히고 있다. /권오영 시인…
지난 2008년 10월, ‘만인의 연인’이자 ‘국민배우’로 사랑받던 최진실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악성댓글(악플)로 인한 심리적 고통을 견디지 못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 후 악플 작성자를 엄별해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됐지만 지금 순간에도 악플러는 활개치고 있다. 얼마 전에도 가수 겸 배우 설리(본명 최진리)씨가 악플에 시달리다 돌아 올 수 없는 길을 택했다. 극단적인 선택만 하지 않았을 뿐이지 지금도 악플에 시달리며 고통을 호소하는 유명인은 한두 명이 아니다. 요즘엔 축구스타 손흥민도 악플에 시달리고 있다는 영국 신문 더 선지의 보도도 나왔다. 태클로 퇴장 당한 후 "킬러 손흥민", "업보가 되어 돌아올 것", "더 이상 축구를 할 자격이 없다"는 등의 악플 공격이 잇따르고 있다는 것이다. 인터넷 실명제를 도입하자는 목소리가 높다. 설리 씨 자살 사건 이후 댓글 자정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얼마 전 박대출(진주시갑, 자유한국당) 의원이 악플 근절을 위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국회에 발의했다. 댓글 아이디 풀네임을 공개하고 IP를 공개해 온라인 댓
떠날 때를 정확히 알고 떠나기란 쉽지 않다. 욕심때문이리라. 그래서 이형기 시인은 ‘낙화(落花)’라는 시에서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라고 읊었다. 가을은 이별의 계절이다. 하여, ‘죽음’과 ‘퇴직’이 잦다. 전자는 인간의 의지가 개입할 여지가 희박하지만 후자는 다르다. 정년도 있고 명예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명예도 보장되는 무엇인가가 있지 않으면 쉽지 않다. 그런데 그렇지 않은 결정을 한 공직자가 있어 눈길을 끈다. 그는 공직생활과 장애 아들이 있는 가정과 부인에 대한 외조, 이 세가지를 충실히 마치고 공로연수 대신 명예퇴직을 선택했다. 대강의 이력은 이렇다. 1980년 일반 공채를 통해 공직에 입문, 2015년 지방서기관으로 승진했다. 2019년 11월 15일 명예퇴임식을 앞두고 있다. 공직생활 39년동안 의왕시와 용인시에서 시장 4명의 비서실장을 했다. 민선이후 심한 정치적 부침에도 불구하고 정당이 다른 시장의 비서실장을 연임했다는 것은 공직(公職)에 대한 자기 철학이 뚜렷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동료들은 평가한다.
‘손톱 곪는 데만 신경 쓰지, 심장 썩어 들어가는 건 모른다’는 말이 있다. 겉으로 보이는 일, 덜 중요한 문제에 대해 신경 쓰고, 더 본질적이고 핵심적이 문제는 제쳐 놓는 경우를 말한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자칫 우선 눈에 보이는, 덜 중요한 지엽적인 문제에 집착하는 우를 범하곤 한다. 더 근본적이고 본질적인 일에 우선순위를 두고, 문제를 해결하고 대처해 나갈 필요가 있다. 지엽(枝葉) 대신 본질을 추구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먼저 무엇이 본질적이고 중요한 지를 알아내는 안목을 훈련해야 한다. 그리고 생활 속에서 실천을 통해 본질추구를 습관화해야 한다. 본질에 충실한 사람은 문제의 핵심과 일의 우선순위를 빨리 정확하게 파악한다. 복잡한 문제를 단순화시키는 능력과 직관력을 지니고 있다. 그는 본질에 충실한, 확실한 기준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본질에 충실한 사람은 담력이 있다. 바른 선택과 결정을 잘 한다. 본질에 충실한 사람은 우유부단하지 않다. 경우에 따라 본질이 아닌 지엽적인 것은 과감하게 무시하거나 포기한다. 선택을 해야 할 경우 덜 중요한 것은 가차 없이 버릴 수 있는 용기를 가지고 있다. 결혼 전 좋아했던 여자들이 있었다면 그 중에서 한 사람의 결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