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외국인이 출연하여 대한민국의 문화를 직접 경험하고 느끼는 방송이 많이 생겼다. 방송 뿐 아니라 인터넷 사이트와 SNS 등을 통한 외국인의 한국에 대한 경험담과 문화 충격 등을 소개하면서 한국을 칭찬하는 것을 자주 보게 된다. 외국인들이 놀라는 한국의 문화에 대한 반응을 대략 살펴보면, 야간에도 마음껏 외출을 할 수 있는 치안상태, 신속한 배달문화, 깨끗한 화장실, 편리하고 저렴한 대중교통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부분에 대하여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 우리에게는 당연했던 이런 일들이 외국인의 눈에는 그렇게 신기했었나보다. 우리의 생활이 그렇게도 높은 수준이었는데 우리는 늘 부족하다는 생각으로 살아온 것은 아닐까? 일제강점기와 6·25 등의 국난을 극복하고 경제개발을 추진하던 과정에서 우리의 목표는 선진국을 향한 염원 하나로 달려온 길고 험한 여정이었다. 우리가 그토록 실현하고자 앞만 보고 달려왔던 그 인고의 시간에 대한 보상이 언제 이루어질지 몰랐는데 바로 지금이 그 시기라는 생각이다. K-POP, K-드라마, K-뷰티, K-방역 등 우리가 뭔가를 내놓으면 그것이 세계 일류가 되는 현실에서 이제는 누가 뭐라고 하여도 우리는 선진국이 된 것이다. 수십…
신문과 방송을 보면서 참으로 타이밍 맞게 기사를 쓴다고 감탄하는 일이 많았다. 이를 위해 애쓰시는 취재기자, 논설위원, 주필 어르신의 노고를 생각했다. 그리고 저녁 늦게 발생한 사건사고의 내용을 TV뉴스 밤 9시에 나온 것까지 다음날 새벽 신문기사로 올리는 열정을 보면서 취재기자와 편집기자, 출판부 직원들은 도대체 몇 시까지 일하는가 상상해 보았다. 그래서 나름 시의적절한 글을 쓰려고 생각을 골똘히 하곤 하는데 어쩌다가 시기에 맞는 글을 급하게 쓰면 오타를 내고 만다. 오타는 회식에서 말하면 고기를 태운 것이다. 편집과정에서 바로잡아 주시는 관계자에게 감사 인사를 드린다. 몇 번은 인터넷판에 오르기 전에 수정하였지만 이 또한 바쁜 편집작업을 하는 분들에게는 크게 송구한 일이다. 정신을 차리고 두 번, 세 번 자체교정을 보아야 하고 내용을 살펴야 하겠다. 글 내용이 중요하다지만 오탈자가 발생하면 독자에 대한 결례가 된다. 공직에 근무할 때 국장님 중에 보고서나 결재서류에서 오탈자가 나올 때까지 서류를 넘기는 분이 있었다. 열심히 지문을 문지르며 보고서를 읽으시다가 틀린 글자가 나오면 모래속에서 사금(砂金)을 발견하신 듯 환한 표정으로 직원의 얼굴을 바라보신다.
낮은 집 서 승 현 오솔길 풀숲 속 작은 집 하나 있다 낮게 등 굽히고 엎드려 있다 간간히 들려오는 발자국 소리 오랜 고요 흔들며 잠길 속 흐르는 집 햇살 뜨거우면 둘러 선 나무들 낙엽 몇 선선히 떨어뜨려 주고 낮은 등 더욱 굽혀 흙더미 끌어안은 채 세월 속 스러지는 오래 된 집 낮게, 또 낮게 엎드리다 오체투지 평지되어 바람결에 흩어져 버릴 집 언젠가는 돌아가야 될 지상에서 가장 낮은 집 서승현 1962년 강원 태백출생. 광주대문창과,전남대 국문과, 동신대 박사. 2001년 계간 ‘시와사람’ 신인상 등단, 시집으로 ‘푸른현호색꽃 성채에 들다’가 있음. 2001년 제2회 전국가사·시조창작대회 대상 수상, 제5회 전국계간문예지편집인회 우수작품상 수상. ‘시와사람’ 편집장 및 ‘시와사람시학회’ 회장.
2017년 1월 25일 국정농단의 주역이었던 최순실은 수의를 입고 특검조사를 받으러 가던 중 취재진을 향해 “여기는 더 이상 민주주의의 특검이 아닙니다”고 소리쳤다. 취재진을 향해 ‘민주주의’를 외치던 그녀의 모습은 자못 장엄하게까지 보였다. 그러나 이를 생방송으로 지켜보던 국민들 중 많은 이는 당당하다 못해 뻔뻔하기까지한 그녀의 모습에 울화가 치밀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 때 생방송 카메라를 통해 전국에 중계된 통쾌한 한 마디가 있었다. 특검이 위치한 건물의 청소부로 일하던 한 여성이 최순실을 향해 “염병하네”라고 소리친 것이다. 이는 국정농단 사건에 분노하고 답답해하던 많은 국민들에게 사이다와 같은 외침이었을 것이다. 그녀가 최순실을 향해 외쳤던 ‘염병(染病)’은 원래 장티푸스를 일컫는 단어였다. 장티푸스는 살모넬라균에 감염되어 발생하는 전염병으로 발열과 복통이 주요 증상이다. 현대 의학이 도입되기 전 사람들은 많은 이들이 고열과 복통에 시달리며 죽어가는 것을 전염병이라 생각하고는 했다. 때문에 ‘염병’은 물들 염(染)자와 질병 병(病)자의 조합에서 알 수 있듯 차츰 전염병 그 자체를 의미하는 고유명사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항생제가 개발되면서 치사율
1925년 노벨 문학상을 받은 버나드 쇼(George Bernard Shiw)는 “우물쭈물 하다 내 이럴 줄 알았지”라는 글귀를 통해 타계 후에도 많은 이들에게 능동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는 교훈을 남겼다. 스웨덴 한림원은 “그의 작품에는 이상주의와 인도주의 정신이 깃들어 있으며, 사람들을 감동시키는 풍자가 독특한 형태로 곳곳에 숨어있다”고 평가했다. 조선시대의 석학으로 유명한 다산 정약용 선생은 강진의 다산초상에 유배중임에도 두 아들에게 근면과 수양, 학문을 독려하는 편지를 보냈다. “손 가는대로 훈계의 말을 지어 두 아들에게 전한다. 훗날 이를 보고 감회를 일으켜 어버이의 자취와 흔적을 생각한다면 뭉클한 마음이 일어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귀양 중 출가한 딸에게는 시화 매조도를 보내어 ‘가정을 이루고 즐겁게 살면 주렁주렁 매실도 열리겠지’라는 여성스러운 필체의 글과 함께 딸과 사위를 상징하는 새를 그렸다. 이를 묶은 것이 하피첩인데 유배객 아버지가 두 아들에게 보내는 교육 메시지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피첩은 을축대홍수(乙丑大洪水, 1925)에도 종손이 목숨을 걸고 보존하였고 6·25전란 중 분실되었다가 다시 찾고, 경매를 거쳐 국립민속박물관에 보
필자에겐 유달리 애착이 가는 작은 모임이 하나 있다. 1998년 김대중 정부시절 고위직을 지낸 지인(현직 교수)과 언론인 출신 현 정부 인사가 함께하는 자리다. 나이 차이가 크게 나지 않는 우리 3명은 특별한 사정(집안 애경사, 해외 출장 등)이 없는 한 지난 20여년간 거의 빠짐없이 매달 한 번씩 식사를 하면서 세상이야기 그리고 서로의 개인사를 놓고 흉금없는 대화를 나눈다. 그런데 이달에는 만나지 않기로 했다. 코로나19 2차 대유행 조짐이 나타나면서 비록 소규모 모임이지만 서로 조심하고 정부 시책도 조금은 의식해서라고 할까. 지난해 말 중국 우한을 시작으로 올 초 우리나라에 첫 확진자를 발생시킨 코로나사태는 전 지구촌을 강타하고, 우리 삶의 작은 구석까지 모든 것을 바꿔놓고 있다.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지 오래된 항공업계의 경우 조종사들이 생계를 위해 오토바이 배달업무를 한다는 얘기는 더 이상 새로운 뉴스가 아니다. 특히 코로나로 비대면을 위한 재택근무 관련 언론기사를 접하다 보면 무서운 미래가 성큼 현실로 다가선 것을 느낀다. 재택근무자: 회사에 나가지 않고 집에서 일을 하다보니…시간의 여유가 생기고…그래서 취미생활 등 다른 계획들을 고민하고 있어요
일제강점기 영향으로 여자들 이름이 ‘자’로 끝나는 경우가 많았다. 6~70년대 ‘희’와 ‘숙’ ‘경’을 거쳐 80년대 이후에는 개성 넘치는 다양한 이름이 만들어졌다. 16세기 필사신문을 의미하는 가제트에서 시작된 신문의 이름은 연단을 뜻하는 트리뷴, 우편물을 뜻하는 포스트, 전령을 의미하는 헤럴드, 타임즈 등이 붙었다. 워싱턴포스트,시카고트리뷴 등 뉴스의 수집과 유통이라는 한계 때문에 그 앞에 지역명을 붙여다. 인터넷 시대로 들어선 지금 프레시안은 기본이고 뉴스토마토, 쿠키뉴스 등이 등장했다. 지상파방송의 경우 미국은 NBC, ABC, CBS의 3대 방송국의 아성을 뚫고 1986년 폭스가 진입하였다. 방송사명 앞에 ‘National’이나 ‘American’등의 묵직한 접두사가 사라진 첫 사례다. 한국은 3대 방송사를 중심으로 변화가 없다. 부산민방 PBS가 KNN(Korea New Network)으로 바뀐 정도가 작은 변화라고나 할까. 위성방송은 지상파와는 달리 수신형태가 미디어명에 표기되었다. 미국의 다이렉TV, 디시네트워크, 일본의 스카이퍼펙TV, 한국의 스카이라이프 등이다. 케이블TV와 IPTV 멀티플랫폼 시대가 열리면서 채널 이름은 감성폭발의 시대가…
제2차 긴급 재난지원금 지급 문제를 놓고 정치권의 백가쟁명이 깊어지고 있다. 여야 모두 일단 지급해야 한다는 견해에는 한목소리다. 그러나 지난 1차 때처럼 전 국민지급이냐, 선별지급이냐를 놓고 목소리가 갈린다. 마치 불난 집 앞에서 양동이냐 세숫대야냐를 놓고서 다투는 꼴이다. 통합당은 선별지급 쪽이지만, 여당 쪽은 좀 복잡하다. 시급한 재난지원금인 만큼 논쟁 자체를 하루빨리 매듭짓는 게 바람직하다.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2차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두고, 이재명 도지사는 일찌감치 전국민 지원을 주장하면서 그 당위성을 거듭 역설하고 있다. 당권 주자들 간에는 이낙연 후보는 선별적 지급을 주장하는 반면, 김부겸·박주민 후보는 전국민 지급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재명 도지사는 26일 한 라디오 방송에 나와서 2차 긴급재난지원금 논란에 대해 “국가부채 비율이 40%를 조금 넘는 수준인데 30만 원씩을 주면 15조 원 수준으로, 0.8%포인트 늘어나는 데 불과하다”며 “전 국민에게 30만 원씩 준다고 나라가 망하겠느냐”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낙연 후보는 “어려운 분들을 더 두텁게 돕는 차등지원이 맞다”면서 “올봄 1차 지급 때도 지금과 같은 논의가 있었으
경영학을 강의하다 보면 가끔 학생들로부터 경영학의 아버지는 누구냐는 질문을 받는다. 경제학의 아버지 하면 바로 애덤 스미스(Adam Smith)가 떠오른다. 그가 쓴 ‘국부론’에서 근대 경제학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국부론’은 1776년 출판된 이후 지금까지 경제학의 교과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경영학의 이론적 토대를 마련한 사람은 누구일까. 경영학의 특성 중 하나는 경영환경 변화에 따라 자연스럽게 발전하는 학문이라는 점이다. 이론 중심의 경제학과 달리, 경영학은 환경변화에 적응하면서 경영기법이 만들어진다. 따라서 다양한 관점에서의 접근이 이루어지고 학문적 체계가 완성되기 때문에 특정한 한 명을 내세우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 경영학의 개념을 정립하는데 가장 큰 공헌을 한 사람이 누구냐고 묻는다면 필자는 두 사람을 떠올린다. 경영학은 미시경제학(Micro Economics)의 공급이론을 기반으로 하여 파생된 학문이다. 그리고 그 시작은 프레드릭 테일러(Frederik Winslow Taylor)의 ‘과학적 관리법’이었다. 테일러는 생산성(productivity) 향상을 위해 ‘시간과 동작에 대한 연구(time and motion studies
경기도가 ‘정신위기상황 대응체계’를 마련했다. 이송 문제로 병원에 가지 못해 방치되는 정신질환 의심자를 위해 ‘공공이송지원단’을 운영한다. 비용 문제로 외래 치료를 받지 못하는 환자들에게도 치료비를 지원하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정신질환자들의 치료 중단이 대형 사망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4월 한 정신질환자가 경남 진주의 자신이 사는 아파트에 불을 질렀다. 대피하는 주민들에게도 흉기를 휘둘러 5명이 사망하고 17명이 부상을 당하는 끔찍한 일이 벌어졌다. 이 사건 이후 최근 1년간 정신질환으로 입원치료를 받은 환자가 두 배 정도 증가했다. 경찰이 정신질환자 입원 연계·지원 강화에 나서면서 조현병 등 환자의 입원 치료가 크게 늘어난 것이다. 그럼에도 환자이송을 하지 못하는 사례가 많다. 시장·군수는 정신질환 의심자 등의 정신위기상황이 발생할 때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진단과 치료를 강제하는 행정입원을 시킬 수 있다. 의심자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강제할 수 있지만 인권침해·비용부담 문제 때문에 방치되는 경우가 많다. 도에 따르면 2017년 이후 시장·군수가 의뢰받은 행정입원 2천22건 중 입원하지 못한 경우가 445건(22%)이나 된다. 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