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2024년 아파트 노동자 인권보호 및 인식개선 지원사업’ 수행기관을 2월 6일까지 모집하고 있다. 도는 이 사업이 경비노동자 등 공동주택 관리종사자들의 인권을 보호하고 고용안정과 ‘착한아파트 문화’ 조성·확산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도가 정의하는 ‘착한 아파트’는 “아파트 관리종사자의 고용안정(근로계약 1년 이상)과 노동인권을 보호하고 입주민과 상호 존중하는 상생협력단지”다. 그동안 아파트 노동자들에게 가해지는 비인권적인 행위와 갑질이 사회문제가 됐다. 입주민이나 관리사무소, 용역업체 등으로부터 받는 부당한 처우에 나이 들고 힘없는 아파트 노동자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하기만 했다. 이에 경기도는 2021년부터 ‘아파트 노동자 인권보호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아파트 노동자 인권보호와 고용안정 기반 지원체계를 구축하기위해 아파트 노동자 근로계약 실태조사와 함께 노동권익 상담, 노동자 교육을 실시해왔다. 이 결과 상습적으로 경비노동자에게 갑질을 하고 사직을 종용한 도내 아파트 관리사무소장의 사례가 민원으로 제기됐고 상담에 이은 감사결과 관리소장이 교체되는 성과도 거뒀다. 지원사업은 아파트 현장 모니터링단 운영, 착한아파트 문화 확산을 위한 인식개선…
우리 주변을 조그만 돌아보면 우리는 혼돈과 무질서의 어딘가에서 허우적대는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바로 알 수 있다. 우리는 거대한 질서 속에서 웅장한 생명의 협주곡을 함께 연주하는 중이다. 우리의 몸을 이루는 분자는 이전에 누구의 몸 혹은 자연의 일부였고, 또 앞으로도 누군가의 몸 혹은 자연의 일부가 될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우리의 몸을 결코 소멸하지 않고, 지구 상의 생명이 계속되는 한 끊임없이 다시 어딘가에서 살게 될 것이다. 그리고 내 몸의 분자 단위만이 아니라, 내 몸을 꾸려가는 기본 원리도 살아 있는 세상의 모든 나머지와 함께 같은 원리로 돌아가며 함께 호흡한다. 우리는 진정 우주에 속한 존재이며, 이 귀속감을 깨닫는 일은 우리 삶에 진정한 의미를 일깨우고 그 깊이를 더해준다. (프리초프 카프라) 예수가 당면했던 사회 분위기와 부처가 출현하신 시대, 혹은 당면했던 사회 분위기는 유사한 점이 있습니다. 형식에 치우친 종교적 관행이라든가, 지식층인 성직자 계급이 일반 백성들의 종교적 욕구를 악용하고 왜곡시키는 작태는 엇비슷했지요. 부처님과 마찬가지로 예수님도 그 모든 걸 ‘파괴하려는 것이 아니라 완성시키러’ 오셨고, 광명과 해방의 길이 모든 인간에게…
경기도교육청이 교육부 정책의 일환으로 오는 3월 새 학기부터 도내에 학교폭력전담조사관(전담조사관)을 배치해 교육계의 해묵은 숙제인 학폭 문제에 적극 대응한다는 소식이다. 교육 일선에 배치되는 전담조사관이 제 기능을 발휘하게 되면 난제 해소를 위한 새로운 변곡점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전문성’ 확보와 제도의 ‘지속가능성’ 여부다. 극적 효과를 도출하기 위한 심층적인 준비와 효율적인 운영 시스템이 뒷받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처음 투입되는 전담조사관은 학교폭력 업무·생활지도 및 학생 선도 경력이 있고 사안 파악․정리 역량 등을 갖춘 퇴직 교원 또는 퇴직 경찰, 청소년 선도·보호·상담 활동 등의 유경력자들로 위촉한다. 도교육청은 올해 전담조사관 730여 명을 교육지원청 학교폭력제로센터에 지역별 학폭 접수 건수를 고려하여 5~70명을 배치하고, 충분한 사전 연수 운영 후 학교를 지원할 방침이다. 전담조사관은 지난해 12월 교육부가 발표한 ‘학교폭력 사안 처리 개선 및 학교폭력전담경찰관 역할 역량 강화’ 방안에 따라 운영된다. 전담조사관의 역할은 학교폭력 사안 조사, 학교폭력 사례 회의 참석 및 결과 보고, 학교전담경찰관(SPO)과 정보공유·사안…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인구위기를 가리켜, 누구나 다 알지만 미처 대처하지 못하고 있는 ‘회색 코뿔소’에 빗댄 바 있다. 그렇다면 이 같은 회색 코뿔소를 막기 위한 방법은 없는 것인지 지난호에 이어 이번호에서는 경기도의 저출생 극복을 위한 노력을 예산의 측면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예산이란 한 해 동안 지방정부에서 어떠한 일을 하기 위해 필요한 돈을 의미하는 것으로 예산을 살펴보면 그 지역의 중점사업이 무엇인지 가늠하기 수월하다. 경기도 예산서를 기준으로 저출생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예산항목은 복지분야(예산코드 080)의 보육·가족 및 여성(084)부문이 해당된다. 그런데 보육, 가족, 여성이 하나의 코드로 묶여 있기 때문에 이 예산이 어디에, 누구를 위해, 얼마만큼 사용한 것인지는 분석을 하지 않으면 확인할 방법이 없다. 다행히 경기복지재단에서는 지난 3년간 경기도 본청 및 31개 시군별로 복지재정을 대상자, 지원수단, 재원별 등으로 구분해 분석한 ‘경기도 시군별 복지재정 현황 및 특성분석’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으니 이를 통해 살펴보고자 한다. 우선 2020년 코로나19 이후 보육·가족 및 여성(084)부문의 예산은 지속적으로 증가해 경기도 본청과 31개 시군의
지난해 국민의힘 김기현 전 대표에 의해 촉발됐던 김포–서울편입 이슈가 잦아든 모양새다. 서울 인근 도시에 사는 지인들에게 물어봤다. “사는 곳이 서울로 편입되면 좋은지?” 필자의 우문이었다. 인간은 사익의 동물임을 간과해서다. 사유재산에 관심이 높은 건 당연한데 말이다. 질문 받은 대개는 서울 편입을 적극·강력 찬성했다. 서울로 편입되면 보유 부동산의 가격 상승 등 기타 편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가균형발전? 개인 입장에서 보면, 완전 남 얘기다. 문제는 집권세력에 있다. 강서구청장 보궐 선거에서 여당이 패배하자, 수도권 민심 전환을 위해 김포-서울편입 공약(公約)을 띄웠던 것. 유권자의 욕망을 자극해 선거에서 이기기만 하면 된다는 정치집단의 삐뚤어진 이기심 자체였다. 욕구는 인간의 본질이라는 점에서, 화폐에 대한 욕구가 발동되면 선거에서 이길 수 있음을 꿰뚫은 전술이다. 하지만 계산이 잘못됐다. 김포 민심을 잡으려다 김포가 아닌 수도권 다른 도시 민심을 놓칠 수 있다. 수도권을 잡으려다 부울경(부산·울산·경남) 등을 잃을 수 있다. 그렇다고 서울 민심을 잡는 것도 아니다. 김포-서울편입이 서울시민 개인의 이익에 직접적으로 플러스 되는 건 없어 보인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전세 사기 사건을 막기 위해서는 명목회사(Paper company)가 손쉽게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는 대출 환경을 차단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주로 젊은 가정의 ‘내 집 마련’ 꿈을 파고들어 피눈물을 흘리게 만드는 전세 사기는 반드시 근절시켜야 할 시대적 범죄다. 금융기관이 명목회사에 대출해주는 과정에 철저한 심사와 감독이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 해법이 될 수 있다는 견해가 힘을 받고 있다. 경기신문 취재에 따르면, 전세보증금을 편취한 의혹을 받는 임대인들은 자본도 없이 명목회사 방식으로 임대 관련 법인을 세우고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임대업 사기를 벌이는 게 공식이다. 이들은 가족이나 지인 등 사무실도 없이 이름만 있는 소규모 법인 회사를 설립했다. 해당 사무실에 연락을 시도해도 닿지 않는 경우가 부지기수인 것으로 확인됐다. 아예 사기를 칠 목적으로 회사를 설립해 시작함으로써 책임을 지지 않는 쪽으로 설계됐음을 시사한다. 해당 법인들이 대출금 상환 능력과 상관없이 주택을 확보해 주택담보대출로 무분별하게 돈을 빌릴 수 있다는 허점이 전세 사기의 출발점이 되고 있다는 얘기다. 수원시에서 50억 원대 전세 사기를 일으킨 의혹
실종(失踪)이라고 하지요. 어딘가에 있을 것 같은데. 틀림없이 있기는 할 것 같은데. 안타깝게도 생사조차 확인되지 않는 사람 말입니다. 찬찬이 들여다보면 실종된 사람 참 많습니다. 절대로 없어져선 안 될 사람이 사라졌을 때는 눈앞이 깜깜합니다. 이를테면 훌륭한 인품을 지녔다거나, 생각만 해도 존경심이 솟구치는 그런 사람 말입니다. 물론 잘 알고 있습니다. 동네든 직장이든 그 어디든, 그런 사람 하나쯤 있다는 것을요. 어쩌면 우리사회가 실종되지 않는 까닭도 그런 사람이 있어줘서일 겁니다. 그런데 말이지요. 동네에도 있고 직장에도 있는 그런 사람이 왜 거기에는 없는 걸까요. 그 무리와 그 집단에서는 찾아보기 힘들까요. 혹여, 노안(老眼)으로 돋보기안경을 쓰게 된 뒤부터 내 눈에 보이지 않는 걸까요. 주소도 이름도 필요 없었습니다. 편지 겉봉에 ‘런던에서 가장 위대한 사람에게.’라고만 쓰면 배달이 되었습니다. 바로 윈스턴 처칠입니다. 그는 BBC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가장 위대한 영국인’으로 뽑히기도 하였습니다. 부러운 일입니다. 하지만 내가 느끼는 부러움은 처칠이 아니라 그를 대하는 사람들에게로 향합니다. 세상을 떠난 지 60여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존경할 대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정책 기사의 중요성이 커진다. 유권자가 정책 내용을 기준 삼아 투표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정책 선거가 되려면 일차적으로 후보와 정당이 유권자의 삶에 밀접한 정책을 제안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유권자의 피부에 와닿을 정도로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성이 높은 정책일수록 좋다. 표심을 끌어당기기에 이만큼 확실한 것도 없다는 이유에서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공교롭게도 같은 날에 ‘저출생’ 대책 공약을 발표했다. 덕분에 언론은 양당의 저출생 대책 공약을 비교 보도할 수 있었다. 국민의힘은 부총리급의 ‘인구부’를, 민주당은 가칭 ‘인구위기대응부’를 신설하겠다고 공약했다. 여야 모두 저출생 정책 총괄 부서를 둔다는 점에선 비슷한 부분이 보인다. 그런데 각론에 들어가 보면 차이가 제법 있다. 여당은 저출생 문제가 부부간 육아 부담 격차, 대‧중소기업의 격차 해소와 연관돼있다고 보았다. 아빠 휴가의 1개월 의무화, 육아 휴직 급여 확대, 유급 자녀 돌봄 휴가 신설 등을 공약으로 냈다. 육아 휴직으로 대책 인력을 고용할 때 지원금을 인상하고 고용보험 미가입자에게도 일‧가정 양립제도를 적용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발표했다. 반면 야당은 자산과 소득의 불평
북측은 한반도에서 통일이나 동족 개념을 지우기로 했다. 지난 1월 15일 있었던 최고 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도 김정은 위원장은 '삼천리금수강산', '8천만 겨레' 등의 말을 더 이상 사용하지 않고, ‘자주, 평화통일, 민족대단결’ 등의 표현 역시 헌법 조문에서 삭제할 것을 분명히 했다. 통일, 화해, 동족 개념의 ‘조국통일3대헌장기념탑’도 철거할 것을 언급했다.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유훈의 기존 기조를 전면 부정한 김정은 위원장 나름의 새로운 북조선 구상이다. 한반도 내의 ‘적대적 두 국가관계’를 분명히 했고, 북은 사회주의 전략국가, 대한민국은 제1적대국이 되었다. 예상을 뛰어넘는 전쟁마저 거론된 김정은의 강력한 표현과 강경 방침에 남한 사회는, 특히 통일을 생각해 온 진보 단체들은 충격 그 자체다. 남측에서는 18일 한미일 3국 북핵수석대표들이 모여 북의 행보를 ‘북한판 쇄국정책’으로 비난하면서도 북러 군사 밀착 대응 공조 등, 앞뒤 맞지 않는 혼란스런 모습을 보였다. 미국, UN, 남한에 의한 대북 3중 제재로 북의 쇄국을 강요한 것도 한미일이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가 북한과 함께 움직일 수 있게 한 것도 미국이요, 북측을 주적으로 몰아
생이 지는 것은 한순간이다. 작은 실수가 걷잡을 수 없이 번질 때, 한 번의 실패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때, 아무 잘못 없이도 오명을 뒤집어쓸 때 사람은 자신에게서 등 돌린 세상을 견디지 못해 자신이 세상을 등지려 한다. 합리적인 선택을 강요하는 시대에서 친구와 가족이라는 이름은 무의미하다. 수렁에 빠진 친구를 돕다 자신까지 빠져들지 않도록 거리를 두는 것이 이 시대의 미덕이다. 누구에게도 도움을 구할 수 없는 세상에서 모든 사람은 타인이고, 자신에게서 무언가를 가져가려 하는 적일 뿐이다. 이런 세상에서 사람은 고립된다. 돌이킬 수 없는 선택지로 내몰린다. 각박한 세상이 견딜 수 없어진다면 세상을 떠나자. 가볍게 짐을 꾸리고 표를 끊자. 비행기든 버스든 현실에서 가장 먼 곳, 지금까지 가본 적이 없는 곳을 향해 무거운 몸을 싣자. 그리고 그 길에서 사람을 만나자. 홀로 훌훌 떠난 여행길에도 사람은 있다. 여행길에서는 도움이 필요하다. 새로운 곳일수록 가게와 화장실의 위치를 모르고, 종종 길을 잃는다. 가끔 누군가가 사진을 찍어주길 바라고, 소지품을 떨어뜨리고도 모르기 일쑤다. 여행이 길어지면 현지인들이 가는 음식점에도 가고 싶고, 지금 저 사람이 마시는 음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