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상담을 할 때 알고 있는 직업을 적어보라고 하면 20개 이상 적는 이가 드물다. 그렇다면 직업은 몇 개나 될까? 한국직업사전에 등록된 직업 수만 1만 3천개에 이른다. 이렇게 많은 직업이 있지만 코로나 19로 인해 많은 일자리는 순식간에 사라졌고 또 겨우 버티고 있는 직업들도 위태위태하다. 이 위기가 지나간다 해도 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은 우리 삶을 빠르게 바꿔놓을 것이다. 2023년에는 하늘을 나는 일명 ‘플라잉 카’가 본격적인 서비스를 한다고 하고 드론이 로봇이 인간의 일자리를 차지하는 등 빠르게 변하고 있는 이 시대, 삶과 직업에 대한 가치관의 변화 없이는 미래를 대처할 수 없다. 만 15세~29세 청년들을 추적 조사한 청년패널 자료에 의하면 첫 직장에 들어간 청년 10명중 3명은 입사 1년 내에 퇴직을 하고 있다. 그 이유는 뭘까? 필자의 업무 중 하나는 직원채용이다. 하루에도 여러 명의 지원자들을 면접하다보면 공통적으로 느끼는 안타까움이 있다. 바로 자신에 대한 이해와 직업에 대한 정보가 너무 부족하다는 것이다. 자기이해와 직업세계에 대한 숙고 없는 직업 선택은 잦은 이직, 퇴사, 경력단절을 야기한다. 그 결과 당사자들은 도대체 내가 무엇을 위
초정 박제가는 200명이 넘는 외국인과 교류했다. 조선 500년 역사상 중국의 학자와 관료들에게 가장 대접을 받았던 조선인이지만 서자로 태어난 까닭에 젊은 날을 차별과 가난에 시달렸다. 박제가는 우정에 관한 여러 편의 글을 남겼다. 이 가운데 서울 생활을 접고 강원도 기린(인제)으로 떠나는 벗 백동수에게 준 글은 우정에 관한 한 조선 최고의 명문이다. “천하에서 가장 친밀한 벗으로는 곤궁할 때 사귄 벗을 말하고, 우정의 깊이를 가장 잘 드러낸 것으로는 가난을 상의한 일을 꼽습니다. …벗이란 술잔을 건네며 도타운 정을 나누는 사람이나, 손을 부여잡고 무릎을 가까이하여 앉는 자를 의미하는 것만은 아닙니다. 말하고 싶은 것이 있어도 입 밖으로 꺼내지 않는 것이 있고, 말하고 싶지 않은 것이 있으나 저도 모르게 저절로 입 밖으로 튀어나오는 벗이 있습니다. 이 두 부류의 벗에서 우정의 깊이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안대회 번역) 평소 도움을 청하기 전에 먼저 도움을 베풀던 백동수를 추억하며 우정이 무엇인지를 감동적으로 전해 준다. 백동수는 서자인 박제가와는 달리 할아버지가 서자여서 서얼의 굴레를 쓰게 된 경우다. 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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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공사 현장의 안전사고에 대한 대비책 마련 필요성이 수없이 제기됐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29일 또다시 경기도 이천의 한 물류창고 공사장에서 큰불이 나 38명이 목숨을 잃고 10명이 중화상을 입었다. 건설업계에 만연된 안전 불감증이 전혀 개선되지 않았음을 반증하는 것이나 다름없어 부끄럽기 짝이 없다. 철저한 조사와 함께 응분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 특히 이날 사고는 2008년 이천 냉동창고 화재 때 40명이 숨졌진 참사와 판박이라 더욱 그렇다. 이번 사고 현장도 샌드위치 패널 구조였던 것을 미루어 볼 때 소방시설과 안전설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작업이 이뤄지다 대형 참사로 이어진 게 아닌지 의심된다. 더욱이 내부 단열재로 우레탄폼을 썼고, 건물 외벽은 샌드위치 패널이었다는 것도 일치한다. 이같은 자재는 값이 싸고 단열성이 좋아 특히 물류창고 건축 자재로 많이 쓰이고 있다. 그러나 단점은 불길이 쉽게 번지고 유독가스를 대량 배출한다는 것이다. 물류창고 공사 현장에서 대형 화재 참사가 유난히 자주 발생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따라서 산업안전보건법은 통풍이나 환기가 충분하지 않고 가연성 물질이 있는 건축물 내부에서 불꽃 작업을 할 경우 소화 기구를 비
수원시와 수원남부경찰서, 수원남부소방서가 27일 ‘응급환자 골든타임 확보를 위한 긴급차량 우선 신호 운영 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수원시는 신호제어기·신호등 등 현장 설비와 센터 시스템을 운영·관리하고, 수원남부경찰서는 구급차 이동 경로 주변 교통상황을 모니터링·분석한다. 긴급차량 우선 신호 시스템은 시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시스템이다. 긴급차량 우선 신호 시스템은 구급차나 소방차와 같은 긴급 차량이 신호등이 있는 교차로에 접근했을 때, 차량 위치를 미리 감지하여 정지하지 않고 우선적으로 통과할 수 있도록 신호를 제어하는 시스템이다. 화재·재난 상황 발생시, 긴급차량이 신호대기로 지체되지 않고 신속히 목적지까지 ‘프리패스’로 운행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다. 따라서 위급 상황에 놓인 시민들을 보다 빨리 구조할 수 있다. 이 시스템은 국토교통부와 경찰청이 지난 2017년 9월부터 12월까지 의왕시 5개소에서 시범 운영한 바 있다. 이어 2018년 8월 우선 신호 시스템 확대를 위한 신호 운영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통합 단말기 및 신호 제어 장치의 표준 기술 규격안을 마련해 각 지방정부에 표준 기술 규격안을 배포했다. 의왕시 5개소에서의 시범 운영 결
매년 4월 21일은 ‘과학의 날’로 사회에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알리고 과학의 대중화를 위해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올해는 코로나19의 여파로 온라인 과학축제로 방향을 돌려 과학강의와 같은 이벤트 등으로 과학문화 확산을 꾀하고 있다. ‘즐거운 상상! 함께 만드는 미래’라는 비전을 갖고 있는 경기도융합과학교육원은 수원과 의정부에 있다. 과학전시관운영, 학생과학체험교육과 행사, 천체관측교실과 영재교육원 운영을 비롯한 교원연수 등으로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융합과학교육기관으로 사랑을 받고 있다. 과학의 달에 빠질 수 없는 인물은 에디슨이다. 그는 1093건의 특허와 백열전구를 상용화했고, 미국의 ‘TIME’지가 19세기 대표하는 과학자로 선정하기도 했다. 학생들이 에디슨처럼 즐겁게 상상하고 함께 미래를 만들어 가기위해서는 교육적, 사회적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 과학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지원을 해야 과학에 대한 마인드 제고 및 이공계 기피현상을 극복하고, 에디슨과 같은 과학자도 길러낼 수 있다. 신종 코로나19의 위기를 극복하고 세계를 선도할 과학강국으로 나가려면 기초과학교육의 내실을 기해야 한다. 2015년 PISA시험에서 한국학생의 과학과 수학성적은 각각…
지금까지 신탁원부의 기재를 근거로 관리비 책임에서 벗어나 있었던 신탁회사에 대법원이 제동을 건 사건을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대법원은 신탁회사가 신탁등기 되어 있는 기간 동안 즉, 구분소유자로 등재되어 있는 기간 동안 발생하는 관리비를 부담할 책임이 있고 신탁원부 자체는 신탁계약 내부의 문제임을 못 박았다.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집합건물법’) 제18조는 ‘공유자가 공용부분에 관하여 다른 공유자에게 가지는 채권은 그 특별승계인에 대하여도 행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집합건물의 공용부분은 전체 공유자의 이익에 공여하는 것이어서 공동으로 유지·관리되어야 하고 그에 대한 적정한 유지·관리를 도모하기 위해 소요되는 경비와 관련된 공유자 간의 채권은 공유자의 특별승계인에게 그 승계의사의 유무와 관계없이 청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특별규정이며 전 구분소유자의 특별승계인에게 체납관리비를 승계하도록 한 관리규약 중 공용부분 관리비에 관한 부분은 위와 같은 규정에 따라 유효하다고 볼 수 있다(대법원 2001년 9월20일 선고 2001다8677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더 나아가 구분소유권이 순차로 양도된 경우, 각 특별승계인들은 이전 구
오늘날 도깨비는 아이들 동화 속에서나 등장한다. 그러나 내가 어릴 때만 해도 도깨비는 살아 있었다. 도깨비는 주로 후미진 마을 어귀나 상엿집, 공동묘지 같은 데 살고 있었다. 비라도 추적추적 내리는 밤이면 여지없이 도깨비가 나타나 길가는 길손의 혼을 뺏었다.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도깨비는 읍내 오일장이 서는 밤이었다. 술에 취한 동네 어르신이갈치 몇 마리를 새끼줄에 꿰차고 아리랑 고개를 넘어오면 다리가 하나뿐인 도깨비가 나와서 시비를 붙었다. “나하고 씨름 한판 붙자.” 도깨비의 빈정거림에 술에 취한 어르신은 도깨비와 밤새 씨름을 한다. 죽을힘을 다해 도깨비와 힘겨루기를 하던 어르신은 날이 희뿌연 해서야 도깨비한테서 풀려났다. 날이 새면 밤새 씨름판을 벌인 동네 어르신이 돌아와 도깨비와 겨룬 무용담을 늘어놓았다. 가시밭을 얼마나 누비고 다녔는지 얼굴에는 상처 자국이 선연하고, 장에 간다고 차려입은 무명바지저고리는 온통 흙투성이로 그 몰골이 말이 아니었다. 도깨비에 얽힌 얘기는 우리 민족의 혼처럼 도처에 깔려 있었다. 절구 방망이 도깨비, 달걀 도깨비, 낮도깨비, 밤도깨비, 망태 도깨비 등 주로 오래된 물건이나 지팡이가 도깨비로 변했다. 그 도깨비가 언제부터인
후회란 무엇인가? 이전에 자신이 내린 결정이 잘못된 것이라고 느끼는 감정으로, 과거에 잘못된 일을 두고두고 생각하면서 한탄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미국의 정치가 캐롤 터킹턴은 ‘절대 후회하지 마라. 좋았다면 추억이고 나빴다면 경험이다’라고 말했고, 영국의 정치가 벤저민 디즈레일리는 ‘청년기는 대실수, 장년기는 투쟁, 그리고 노년기는 후회이다.’라고 말 했다. 이미 일어난 일에 대한 후회는 현재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하며 그 특성상 멈출 수 없이 계속하게 된다. 후회는 과거의 어떤 선택에 대해 ‘그때 만약 이렇게 했더라면’이라는 생각을 반복하는 상태이다. 그러나 끊임없는 후회는 독과 같다. 후회를 하다보면, 계속 생각이 반복되는 무한 고리에 빠지게 되는데, 이렇게 되면 결국 자신만 정신적으로 피폐해지는 결과를 낳게 된다. 적절하고 건설적인 후회와 자기반성은 지혜를 배우는 학교로 발전 지향적일 수 있다. 페르시아 속담에 ‘과거를 후회하지 말라. 후회한다고 무슨 소용이 있는가? 거짓은 후회하라고 말하는 반면, 진실은 사랑으로 가득한 생활을 하라고 말한다. 슬프고 좋지 않은 기억은 모두 잊어라. 사랑의 빛과 우리들에게 주어진 모든 것들의 빛 아래서 살아라.’라고 한
연탄가스에 전 국민이 떨었던 시절이 있었다. 서민 난방의 주원료인 연탄이 탈 때 배출되는 유독성 가스에 생명을 잃는 경우가 자주 발생했기 때문이다. 멀지도 않은 1960∼70년대 일 이다. 연탄가스는 주로 일산화탄소로 이루어져 있다. 불완전 연소로 생기는 가스다. 헤모글로빈에 대한 결합력이 산소보다 엄청나게 높아 흡입하면 사람은 산소부족으로 죽게 된다. 밀페된 공간의 공기 중에 극히 소량만 존재해도 문제가 된다. 나치 독일의 수용소 가스실에서 자주 사용된 것 중 하나도 이 가스다. 전차 또는 트럭 엔진을 공회전 시켜 거기서 나온 일산화탄소 가스로 사람들을 학살했다. 산업이 발전하면서 우리가 접하는 유독가스는 종류와 독성에 있어서 상상을 초월한다. 넓게는 대기를 오염시켜 지구와 인류를 위협하는 온실가스를 비롯, 화재 등 사고로 인해 유출되는 유독가스까지 주위에 널려 있으면서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 그 중 화재시 각종 자재에서 발생하는 유독가스는 예측을 불허해 더욱 위험하다. 화재 현장에서 10명 중 6명이 가스에 질식사하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특히 자재 중 플라스틱은 치명적이다. 플라스틱 유독가스의 피해를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는 192명이 사망하고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