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어(Niels Bohr)는 주역(周易)의 음양사상에서 상보성 원리의 아이디어를 얻었다. 우주 만물은 원자로 되어 있는바 원자는 원자핵과 원자핵 주위를 회전하는 전자로 되어 있고, 원자핵은 양성자와 중성자로 되어 있다. 양성자와 중성자는 우주에서 가장 강력한 힘(핵력)으로 결합되어 있다. 이 원자의 세계가, 세상은 음과 양의 상보적 관계로 이루어져 있다는 주역의 원리와 맞아떨어지는 것이다. 서양이 자연을 정복의 대상으로 간주하는 반면에 동양은 자연을 본받을 대상으로 인식한다. 영국의 철학자 프란시스 베이컨은 자연의 법칙을 이해함으로써 자연을 정복해 인류의 생활을 윤택하게 만들자고 제안했다. 그런 사고방식이 서양 사회를 지배함으로써 한동안은 자본주의 경제의 비약적인 발전을 이룩했지만, 한편으로 자연생태계를 파괴하는 결과를 가져왔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인간은 땅을 본받고, 땅은 하늘을 본받고, 하늘은 도를 본받고, 도는 자연을 본받는다. 결론적으로 인간은 자연을 본받는 게 된다(人法自然). 노장사상의 핵심인 동시에 공자의 세계관이요 유교의 전통이기도 하다. 자연의 질서는 중(中)을 지향한다. 서양의 종교는 신을 섬기지만, 동양의 종교는 상상의 신을 섬기지 않고…
‘살아갈수록 외롭습니다. 인간이기에/ 진실할수록 힘이 듭니다. 혼자가 아니기에/ 그러나 가야 할 운명의 길이라면/ 편안한 모습으로 살아갑시다.…’ 이 시는 내가 만들어 애용하는 우편엽서에 새긴 문장이다. 하루살이는 하루만 살 수 있는데 불행하게도 하루 종일 비가 내릴 때도 있다고 한다. 그래도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간다고 한다. 하루살이에겐 비가 고통이요 평생의 불행일 수 있다. 그런데 그 고통을 감사한 마음으로 견디며 긍정적으로 살아야 한다는 의미의 깨달음을 준다고 한다. 의식적으로는 이해가 가지만 내 삶이 그렇다고 생각될 때는 씁쓸하기만 하다. 자기 운명을 깨닫고 노력하는 사람이 하늘에서 타고난 복 있는 사람을 당할 수 없다는 논리 앞에서는 ‘그래 그렇겠지’ 하고 승복하면서도 뒷머리가 썰렁해진다. 살아온 날을 생각하다 기억에 의존해 기록을 찾다 보면, 유머 감각을 지닌 고(故)김대중 대통령이 생각난다. 1980년의 봄, 김대중 대통령은 내란음모죄로 구속되었다. 김대중 대통령은 판결을 기다리며 짜고 치는 고스톱으로 사형일 거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었다. 그 순간 김대중 대통령은 판결을 선고할 때, 재판관이 입을 ‘무’하면서 입이 앞으로 나오면 ‘무기징역’으로써
경기도·경기주택도시공사(GH)와 수원시·용인시 등 4개 기관의 ‘광교신도시 개발 이익금’ 분쟁이 무려 10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광교 개발이익금 정산금 산출 방식과 법인세 부과 주체를 두고 갈등을 빚고 있는 것이다. 내년 12월 마무리 예정인 광교 개발사업의 사업 정산 총금액은 약 1조 3000억 원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GH와 수원시는 지난 2018년 광교 개발 이익금을 별도로 산출했다. 그런데 산출액이 6500억 원가량 차이가 났다. 이러니 이익금 분배 협의가 제대로 이뤄질리 없었다. 광교신도시는 수원시 영통구 이의동·하동·원천동, 용인시 상현동·영덕동 일원 약 11.3㎢ 면적을 차지하고 있으며 주택 3만1429호 등이 들어섰다. 경기도, GH, 수원시, 용인시가 공동사업시행자로 참여했다. 수원시와 용인시는 사업지구 인프라 확장 등에 투자하기 위해 개발 이익금 중간정산을 GH에 요청했다. 그러나 수원시와 용인시가가 분석한 정산 금액과 GH가 제사한 액수에 큰 차이가 있었다. 이 와중에 GH가 독단으로 회계법인을 통해 개발 이익금 산출에 나섰다. 수원시와 용인시도 별도 용역에 들어갔다. GH가 용역을 통해 계산한 금액은 500억 원대였다. 수원시의…
코로나 팬데믹 시대를 겪으면서 사람들이 경제적 어려움과 심리적 불안감 속에서 살고 있다. 고강도 거리두기로 자영업자의 매출은 급감하였고, 초·중·고·대학생 할 것 없이 정상적인 학교생활이 어렵게 되었으며, 어린 자녀를 키우는 가정은 어린이집 휴원으로 부모는 가정 돌봄에까지 신경을 쓰게 되어 가뜩이나 어려운 가정 경제를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현재 코로나는 종식되었지만 아직까지 그 후유증은 지속되고 있는 현실이다. 문제는 이 어려운 세상을 살면서 이를 극복하고 헤쳐나갈 수 있는 생각의 힘마저 약해졌다는 것이다. 최근 들어 자살률이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생활고로 인한 가족의 동반자살, 사랑의 실패로 인한 자살, 부당한 대우에 명예를 회복하기 위한 자살, 절망적 현실로부터의 도피를 위한 자살 등 삶에서 정서적, 대인 관계적, 행동적 스트레스를 개선하거나 극복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지 않기에 발생하는 문제라고 생각된다. 자살 시도자들에 대한 연구에서도 인지적인 경직성, 이분법적인 사고, 빈약한 추상 능력과 대인관계에서 문제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필자가 경영 컨설팅을 시작한 1990년대만 하더라도 컴퓨터의 보급이 원활하지 않아 회사의 공용 컴퓨터를 사용한다
전동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장치(PM) 보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주요한 이동 수단으로 자리 잡은 가운데, 관련 교통사고 건수가 크게 늘고 있다. 특히 PM의 사고율이 자동차 사고율을 상회하는가 하면, 치사율도 높아 제도적 안전대책이 요구된다. 열악한 주행 환경 개선과 더불어 속도 제한, 안전 운전 교육이 시급하다. 아이들이 철없는 용기에 휩쓸려 함부로 이용하다가 평생 씻지 못할 횡액을 당하는 일은 막아야 하지 않겠나. 삼성화재 교통안전문화연구소와 보험개발원 자동차기술연구소가 발표한 ‘전동킥보드 최고 주행 속도 하향 필요성’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PM 교통사고는 총 5690건 발생했고, 이로 인해 총 67명이 사망하고 6281명이 부상을 입었다. 2018년 225건에 불과했던 사고는 지난해 2386건으로 10.6배나 급증했다. PM 단독사고의 100건당 치사율은 5.2%로 자동차 대(對) PM 사고(1.1%) 대비 4.7배에 달한다. 조사 대상 기간 PM 단독사고는 614건이 발생했고, 32명이 사망했다. 자동차 대 PM 사고는 2876건이 발생해 32명이 사망했다. 잦은 사망 사고의 배경으로는 우선 PM의
뉴스를 읽고 보기가 두렵다. 조금 심하게 표현하면 정책이 뒤죽박죽이다. 메가톤급 뉴스가 숨가쁘게 터져 나온다. 복잡한 사안을 정리해줄 언론이 절실하다. 그러나 언론 생리를 잘 아는 스핀 닥터(미디어 홍보전문가)들이 꾸민 이벤트를 단순 전달하기에 바쁘다. 지난 5일(일) 금융위원회가 공매도(空賣渡)를 다음날부터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공매도는 없는 주식을 빌려서 팔고, 나중에 주식을 사서 갚는 제도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튀르키예를 제외하고 모든 나라가 허용한다. 일반화된 금융제도라는 말이다. 갚을 시점에서 주식이 내리면 투자자가 돈을 벌고, 반대면 손실을 본다. 손실도 볼 수 있음을 거론한 언론은 거의 없었다. 선거를 앞두고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에게만 유리하다는 개인투자자들의 불만을 잠재우려는 의도가 다분했다. 대부분 언론은 주식시장이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금융위원장의 발언 등 공매도 금지 논리만 부각하고, 부작용에 대한 문제제기는 미진했다. 유의동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정부에서 국민의힘에서 요구한 공매도 전면금지를 무게 있게 받아들였다”고 했다. 정치 논리가 개입됐음을 자인했다. 공매도가 금지된 첫날 코스피는 134 포인트(5.66%)
두경부암은 구강, 인두, 후두 등 상기도 소화관에 발생하는 모든 종류의 악성 종양을 말한다. 두경부암에 걸리게 되면 음식을 먹는 것, 말하는 것, 숨 쉬는 것 등 일상생활에서 많은 부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삶의 질에 큰 영향을 준다. 이러한 두경부암의 주요 위험인자는 음주와 흡연이다. 음주와 흡연의 기회가 많아지는 연말연시에 두경부암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전 세계적으로 매년 약 60만 명 이상의 새로운 두경부암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증가세가 뚜렷한데 최근 발표된 ‘2020년 국가암등록사업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에 두경부암으로 새롭게 진단 받은 환자수는 5666명이다. 이는 2016년 5080명 대비 최근 5년간 12% 상승한 수치며, 2011년 4320명 대비 최근 10년간 31% 상승했다. 전체 두경부암 유병자수도 4만6694명에 달했다. 특히 음주와 흡연을 같이 했을 때는 상승효과가 커져 두경부암의 발병률이 35배 이상 높아진다. 2016년 세계적인 역학 학술지인 ‘유럽역학저널(Europe Journal of Epidemiology)’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1982년부터 2000년까지 이탈리아와 스위스에서 두경부암 환
경기도가 선도적 반려동물 복지정책 추진에 나섰다. 도는 동물등록률·유기 동물 입양률 향상, 반려동물 친화 공간 설치 등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하며 반려동물 복지정책 추진계획을 밝혔다. 올해 반려동물 학대·도살에 대한 끔찍한 뉴스가 유독 많았던 경기도 지역에서 사람과 동물이 함께 행복한 사회를 실현하려는 정책은 시대 흐름에 부응하는 적절한 시도다. 경기도의 따뜻한 동물사랑 정책이 빛나는 성과로 이어지길 성원한다. 경기도는 선도적 반려동물 돌봄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그동안 도민 설문조사, 전문가 회의 등 의견수렴과정을 거쳐 ‘사람과 동물이 함께 행복한 경기 애니웰(AniWel) 실현’을 비전으로 하는 경기도형 반려동물 복지정책을 수립했다. 지난 11일 여주시에 개관한 반려동물 복합문화공간 ‘반려마루’를 시작으로 경기도형 반려동물 복지정책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반려동물, 반려인, 반려산업 등 3개 분야에 9개 중점과제를 추진한다. 국내 최대 반려동물 복합문화공간인 ‘반려마루’ 개관식에 참석한 김동연 경기지사는 “사랑, 배려, 존중, 더불어 함께 사람 사는 세상은 반려동물이 포함된 것 아니겠느냐”며 “함께 소중하게 그 가치를 가지고 경기도가 동물 복지에 있
1981년 사형 제도를 폐지한 프랑스. 프랑수아 미테랑은 대통령에 당선되자 곧 바로 인권에 위배되는 사형제도를 과감히 폐지했다. 그로 인해 그는 오늘날까지 위대한 대통령으로 추앙받는다. 하지만 이 사형 제도의 폐지는 수많은 인권옹호자들의 노력의 결실이었다. 그 선두에 서 있는 사람은 소설가이자 정치인이었던 빅토르 위고였다. 위고가 처음 사형제도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건 1828년 어느 날 저녁. 그는 파리 그레브(Grève) 광장에서 사형 집행인이 단두대에 기름을 붓는 것을 지켜보았다. 이를 본 그는 오늘밤 사람이 죽을 것이라는 것을 직감했다. 여기서 영감을 얻어 쓴 글이 ‘사형수 최후의 날(Le Dernier jour d’un condamné)’이다. 끔찍한 집행 전 24시간 동안 사형수의 마지막 생각을 전하는 일기 형식의 짧은 소설이다. 그 후 1834년 위고는 ‘클로드 귀외(Claude Gueux)’ 라는 글을 한 편 더 썼다. 이 소설에서 그는 어린 시절 목격한 사형 집행의 잔인성을 묘사했다. 어린 시절부터 그는 그레브 광장에서 사형 집행인들이 단두대를 세우고 준비하는 작업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사법적 살인’에 사로잡힌 사형 집행의 공포와 야만성에…
문화현장에 종사하면서 아쉬운 점은 문화정책은 정치적 활동으로서 그 중요성이 낮게 인식되고 있다. 정치의 다양성을 고려할 때 문화정책의 분야도 정치활동을 통해 발전시켜야 한다. ‘책의 민족’을 쓴 역사가 맥스 I. 디몬트는 “사상이 인간을 움직이고, 역사를 창조하는 것도 사상이다. 사상이 없는 사회는 역사도 없다. 그런 사회는 숨만 쉴뿐이다.”라고 주장했다. 세계사의 주역이 된 20세기까지 유대인의 4천년의 역사이야기를 다룬 이 책은 1962년 출간되면서 베스트셀러가 됐다. 세계인구 중 0.2%인 유대인이 노벨상 수상자 중 20%를 차지하고 모든 분야에서 월등한 경쟁력을 가지는 이유는 책의 민족이기 때문이다. 사상을 기록하고 전파하며 역사를 만들어내는 역할은 결국 책문화에 있다. 책문화 정책은 저술과 창작, 출판정책, 서점정책, 도서관정책, 독서정책을 아우르며 문화정책이면서도 교육정책과도 연결되어 있다. 요즘 뉴스를 보면 깊이 있는 사유를 하는 콘텐츠가 아닌 단편적이고 선정적인 가십성 뉴스들이 대거 넘쳐난다. 영상미디어의 시대라고 하지만 인간의 뇌는 문자를 읽고 해독하는 과정에서 발달한다. 특히 유아기 때부터 문자 중심의 독서를 꾸준히 하는 아이들은 청소년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