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의 대학으로 꼽히는 볼로냐(Bologna) 대학이 1088년에 설립되어 올해로 936년이 된다. 그동안 전 세계에서 대학은 꾸준히 늘어나 2023년 기준으로 2만 6000여 개 교나 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들 가운데 좋은 대학도 많고, 좋다고 하는 대학 또한 많다. 여기서 ‘좋은 대학’이란 평범한 고졸 출신이나 그에 준하는 자격을 가진 학생들(고졸 검정고시 합격자)을 선발하여 대학에서 열심히 잘 가르쳐서 쓸모 있는 사람으로 졸업시키는 연금술을 구현하는 대학을 말한다. 이 연금술은 중세기에 납을 금(gold)으로 만드는 아이디어를 뜻한다. 좀 거칠게 표현하면 그저 그런 학생들을 받아들여 바람직한 교육을 통해 유능한 인재(人材)로 변모시켜 내보내는 대학을 의미한다. 반면에 ‘좋다고 하는 대학’은 명문대학이다. 명문대학은 이미 세상에 잘 알려져 지원하는 학생들뿐 아니라 학부모들도 자녀가 합격하기를 간절히 바라는 대학이다. 그런데 명문대학에 입학한 인재(人才)들이 범재(凡才)가 되어 대학 문을 나서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를 두고 연금술과 배치되는 ‘역연금술’이라고 표현해도 무방할 것 같다. 물론 좋다고 하는 대학이면서 좋은 대학도 많다. 대체로 좋다고 하
인천시의 주목받는 정책 가운데 ‘보물섬 프로젝트’란 것이 있다. ‘보물섬’은 인천 관내의 168개 섬들의 지칭하는 것이다. 시는 이 프로젝트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민선 6기 유정복 시장 시기에도 추진됐다. 유정복 시장은 인천에 있는 168개 섬이 상당한 잠재력이 있고 창조형 도시를 지향하는 인천의 발전을 이끌 보물이라고 판단했다. 유 시장은 현실에서 가능한 방법을 찾아 접근성 개선과 관광 활력을 이끌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보물섬 프로젝트 주요 내용은 서해5도 주민지원금, 여객선 운임지원, 해상운송비와 생활물류비 지원 등이다. 이와 함께 관광 활성화 사업과 주민 정주여건 개선 사업 등 실제적인 프로젝트들로 구성돼 있다. 지난 24일엔 보물섬 프로젝트 제1호 ‘인천 아이(i) 바다패스’ 사업을 발표하기도 했다. ‘인천 아이 바다패스’로 인해 인천 관내 섬으로 가는 인천시민은 누구든지 어디든지 뱃삯 1500원(편도)만 내면 된다. 2025년 1월부터 모든 인천시민들이 인천 섬 어디든 시내버스 요금인 1500원으로 여객선을 이용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강화군과 옹진군 섬에 거주하는 주민들에 한해 시내버스 요금으로 여객선을 탈 수 있었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은 22일 부산 범어사를 방문한 자리에서 “여러 힘든 상황이 있지만 업보로 생각하고 나라와 국민을 위해 좌고우면하지 않고 일하겠다”며 “돌을 던져도 맞고 가겠다”고 말했다. 최근 명태균씨 등 여권 핵심부에서 쏟아지고 있는 김건희 여사 관련 각종 의혹 때문에 민심이 흉흉한 상황에서 나온 대통령의 첫 공개 발언이다. 김 여사 문제에 대한 첫 공개 발언이 ‘대국민 불통 선언’이라니 충격적이다.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도 배려도 없었다. 국회든 여당이든 야당이든 언론이든 국민이든 한 번 해 볼테면 해봐라는 식이다. 이 발언은 한동훈 국민의 힘 대표와의 ‘빈손 회동’ 다음 날 나왔다. 한 대표가 전달한 3대 요구 사항에 대한 응답인 셈이다. 한 대표는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여사 라인’ 인적 쇄신 ▲김 여사 대외활동 중단 ▲김 여사 의혹 해소 협조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이미 공개 활동을 자제하고 있다”, “누가 어떤 잘못을 했는지 구체적으로 문제를 전달하면 검토해보겠다”는 식으로 짓뭉갰다. 한 대표가 떠난 뒤 추경호 원내대표를 불러들여 대통령의 국정 파트너는 당대표가 아닌 추 원내대표라는 이미지까지 연출했다. 그것이 여당…
'수박 겉핥기'라는 말은 문자 그대로 단물이 있는 속이 아닌 껍질만 핥는다는 뜻이다. 사물의 속 내용을 모르고 겉만 건드리는 일을 비유해 아무런 소득이 없는 행위를 일컫는다. 수박의 겉을 핥는다는 행동을 떠올려보면 어리석고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 과연 현실에서 수박의 겉을 핥을, 실수를 할 일이 있나 싶다. 그만큼 이 속담은 말도 안 되는 실수나 비생산적인 노력을 비유하는 표현이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면 우리도 가끔 이런 실수를 하고 있지 않나 싶다. 필자는 배우로서 공연 준비를 할 때, 종종 의도치 않게 수박의 겉을 핥을 때가 있다. 본질을 놓치고 부수적인 것에 집착하는 것이다.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지만, 문제의 핵심을 파악하지 못해 시간을 낭비하게 되는 것이다. 그럴 때 가장 치명적인 것은 정작 본인은 자신이 '수박의 속을 핥고 있다'고 착각한다는 것이다. 이럴 때 가장 좋은 해결책은 주변에서 도와주는 것이다. 객관적인 시선으로 외부에서 지적하면, 내가 겉만 핥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종종 혹은 꽤 자주,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면 아주 쉬운 해결 방법이 있기 마련이다. 그렇게 주변의 도움을 받아 한 발짝 뒤로 물러나 보면 내가 왜 그랬
“축제에 웬 고사? 안 어울리게...” 축제의 개막, ‘고사’ 순서에 내로라하는 이들이 한복입고 나와 절과 술잔 올리더라. 이렇게 의아해 하는 축은 아무래도 젊은 층이다. 이태원 참사의 그 핼러윈이나 크리스마스 같은 게 축제 아니냐, 그런데 왜? 멋진 파티, 잔치 분위기 축제에 꿀꿀하게 돼지머리에 절을 하다니, 대충 이런 볼멘소리다. 카니발(carnival) 피트(fete) 피에스타(fiesta) 피스트(feast) 페스티벌(festival) 주빌리(jubilee) 등 멋지게 들리는 외국 이름의 잔치라야지, 웬 고사야. 축제는 축제다워야지... 설레고 좋은 일, 상서로운 느낌이나 ‘노는 것’으로 여기는 생각이 그런 느낌 불렀겠다. 그런데, 말의 뜻을 보면 뜻밖의 사실과 만난다. 어떤 게 ‘축제다운 것’인지 그 본디를 볼 일이다. 문자(글자)에 그 뜻이 있다. 외국 산(産) 저 ‘파티’들의 의미도 다시 볼 일이다. 저 축제의 이름들은 여러 지역에서 자신들의 신(神)에게 뭔가를 바라는 기원(祈願)의 이름들이다. 세상의 어떤 유명한 신도 처음에는 자기 동네 특유의 (토속적인) 기원의 대상이지 않았던가. 종교나 신앙이라고 하는, 더러는 무속(巫俗)이라고, 좀 비하해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이후 갈수록 남북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최근 전쟁을 떠올리게 하는 거친 말을 서로에게 여과 없이 내던졌다. 윤 대통령이 “북한이 핵무기 사용을 기도한다면, 그날이 바로 북한 정권 종말의 날”이라고 하자 김 위원장은 “주권을 침해하는 무력 사용을 기도하려 든다면 가차 없이 핵무기를 포함한 모든 공격력을 사용할 것”이라고 즉각 응수했다.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북한의 핵무기와 우리가 국군의 날에 자랑했던 ‘괴물 미사일’ 현무-5 등이 남북한에서 동시에 터진다면, 한반도는 재기 불능의 폐허가 될 것이다. 국민들의 불안은 점점 커지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 뒤 정치, 경제, 사회, 국방, 외교 등 곳곳에서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남북관계는 더욱 심각하다. 남북 관계는 파탄을 향해 가고 있다. 이 상태로 관계가 더 악화되면 한반도는 전쟁 위기에 처하게 된다. 최근 북한이 경의선ㆍ동해선 남북 연결도로를 폭파함으로써 긴장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남북 육로를 완전히 끊고 요새화 공사를 하려는 의도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해석이다. 이보다 앞서 2020년 5월 말 한 탈북민 단체가 대북전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의 ‘민원 사주’ 의혹에 대해 여야가 국정감사에서 다시 충돌했다. 야당은 류 위원장이 가족과 지인 등 사적 이해관계자를 동원해 특정 언론사를 심의하도록 민원을 넣게 시켰다는 ‘청부 민원’ 의혹을 제기한 상태이다. 가짜뉴스 근절 소동이 한창이던 2023년 9월 방심위에 접수된 민원에서 류 위원장의 동생, 아들, 조카, 처제 등 가족과 주변인, 친인척 등이 1건에서 4건씩 민원을 넣었고, 민원의 내용도 ‘복붙’이거나 거의 유사하기까지 했다. 반면 류 위원장은 사무처 직원이 민원인들의 정보를 유출했다며 ‘방심위 개인정보유출’을 제기하고 있다. 류 위원장은 국정감사에서 자기 주변인의 민원 접수 사실을 모른다거나 몰랐다고 답했다. 여당은 민원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라며 류 위원장을 거들었다. 오히려 민원인들의 개인정보가 방심위 내부 직원에 의해 유출된 것으로 수사기관의 엄정한 조사를 요청한다는 입장을 내세웠다. 방심위의 민원 사주 의혹은 지난해 12월 국민권익위원회에 공익 신고가 접수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권익위는 통상 신고받은 날로부터 60일 이내 결론을 내야 하는데 별다른 설명 없이 류 위원장에 대한 조사 기간을 연장하더니 6개월이 넘
지난 5월 이재용 회장은 삼성전자 반도체(DS) 담당 부회장을 전격 경질하고 새로운 사령탑으로 전영현 부회장을 임명했다. 10월 8일 전 부회장은 삼성전자 반도체 위기에 관한 사과문을 발표했다. 매우 이례적이다. 이는 삼성 반도체가 처한 위기상황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다. 삼성 반도체가 메모리 분야에서 지난 30년간 1위 자리를 고수해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반도체 산업에서 인공지능(AI)의 변화 물결이 소용돌이치고 있으며, 글로벌 빅테크 업체들은 반도체 칩을 스스로 설계하고 제조는 위탁생산업체에 맡기고 있다. 삼성 반도체가 이 변화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반도체에 선두주자로 TSMC와 협력하여 엔비디아에 독점적으로 납품하고 있다. 삼성 반도체는 2019년 HBM 전담개발팀을 해체하여 현재 SK하이닉스에 고전하고 있다. 2019년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파운드리 세계 1위인 TSMC를 따라잡겠다”라고 선언하고 엄청난 투자를 해왔다. 그러나 시장 점유율 격차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파운드리는 메모리 시장과 달리, 위탁생산체제이다. 고객이 주문하지 않으면 공장을 돌릴 수 없다. 구글도 5세대 AP칩 생산을…
얼마 전 열린 부산국제영화제가 역사극 ‘전, 란’을 개막작으로 내세운 것은 정치공학적으로 보면 다소 의미심장한 이야기일 수 있다. ‘전, 란’은 조선 선조 때의 이야기로 일본의 침략, 곧 임진왜란 당시 내우외환의 혼란스런 정변 과정을 그린 내용이다. 그러나 왜군(倭軍)과의 전쟁보다는 선조라는 지도자의 무능과 부도덕 그를 타파하려는 대동계의 반란, 그 조직을 만든 정여립의 사상에 방점이 찍혀져 있다. 정여립의 대동주의는 일종의 생시몽 식 사회주의로 흔히들 몽상적 사회주의로 불리운다. 생시몽 주의는 18세기 프랑스에서 나왔지만 정여립의 사상은 16세기 조선에서 나왔다 더 빠르다. 노비와 양반이 하나되는 세상, 차별받지 않는 세상을 꿈꿨다. 정여립은 당연히 반역죄로 참수됐으며 영화 ‘전,란’의 오프닝 씬은 그의 목에 칼이 꽂히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정여립은 현재의 전라북도 장수군 신전마을에서 목이 잘렸다. 영화 ‘전,란’의 원래 제목은 ‘전쟁과 반란’이었던 것으로 보이나 너무 직설적이라 판단했을 것이고 그래서 줄인 것으로 짐작된다. 세상에 대한 반역, 임금에 대한 모반, 위정자들을 향한 혁명을 다소 공공연하게 얘기하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제작은 블랙리스트 감독 출
전동킥보드로 대표되는 개인형 이동장치(PM) 안전사고가 갖가지 제한 규정 강화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PM 교통사고는 최근 5년간 5.3배가량이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골목길 통로, 대로변 할 것 없이 무질서하게 주차되는 PM으로 인한 보행자 불편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급기야 경기도 일부 학교에서는 학부모들까지 직접 나서서 ‘타지 말자’ 운동을 벌이고 있다. PM 안전 향상을 위한 범사회적 캠페인이 절실하다. 국민의힘 이성권 의원이 경찰청의 자료를 인용해 분석한 결과 2019년 448건이던 PM 교통사고는 2023년 2,389건으로 늘었다. 지난해 사망자는 24명으로 4년 새 3배 증가했으며 부상자는 473명에서 2,622명으로 5.5배 늘었다. 경기도 내 PM 관련 사고 건수도 다르지 않다. 지난 2019년 122건에서 지난해 850건으로 폭증했으며, 최근 5년간 사망자 수 28명·부상자 수 2390명을 기록했다. 아이들이 즐겨 타는 이동 수단이 목숨을 상시로 위협하는 흉기로 변해가고 있는 형국이다. 전기를 동력으로 사용하는 1~2인승 소형 이동 수단인 PM은 전동킥보드를 비롯해 전동 휠, 전기 자전거, 초소형 전기차 등을 포괄한다. 그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