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의 올해 신년사를 바라보는 시선에는 희망과 우려가 교차한다. 양대 노총인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이 모두 사회적 대화를 강조한 점은 우리 사회의 핵심 현안을 대타협 속에서 풀어갈 수 있겠다는 기대를 걸게 한다. 반면 경제 상황이 엄중한 시기에 새해 벽두부터 ‘투쟁’과 ‘쟁취’ 등 공세적 언어가 난무하는 데 대한국민의 우려 역시 작지 않다. 경사노위는 ‘다 함께 잘 사는’ 포용 사회 실현을 위해 작년 11월 출범했다. 노사정위의 후신으로 참여 대상을 더 넓혀 노사는 물론 청년, 여성, 비정규직, 중소·중견기업, 소상공인 대표 등 18명이 최고 의결기구인 본위원회를 구성한다. 그러나 민주노총의 불참으로 경사노위는 17명 체제로 출발해야 했다.김명환 위원장은 재작년 위원장 선거 때 ‘국민의 지지를 받는 민주노총’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고립·분열·무능을 뛰어넘겠다”고 했다. 취임 이후에도 기회 있을 때마다 사회적 공감을 얻기 위한 대화를 강조했다. 올해 신년사에서 사회적 대화를 다시 꺼낸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나온 것이어서 참으로 반길 일이다. 그러나 최저임금에 대해 “속도조절론을 유포하는 정부와 총 자본, 최저임금 제도를 개악하려는 모든 시도에 단호히 투쟁할 것”
최근 연이어 터지는 각종 사고에 대처하는 교육부와 정부당국은 그야말로 모든 책임을 학교와 교사의 탓으로 돌리는 모양새이다. ‘강릉 펜션 참사’의 경우, 학생들이 펜션에서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불의의 사고에 대해, 그동안 일선학교 고3 학생들에 대한 ‘방치’라는 단어를 써가며 전국적인 현장체험학습 전수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시그널은 곧바로 이어져 학교에는 공문이 하달되고, 큰 잘못을 저지른 것 같은 내용에 대해 교사들은 자료집계를 준비한다. 교사에 대한 패싱은 어제, 오늘만의 일은 아니다. 교육의 3주체로 학생, 학부모, 교사라고 구호를 외치지만, 학생은 학생인권조례제정으로 보호받고, 학부모는 선거에서 표밭이라는 인식으로, 교사는 개혁의 주체가 아닌 대상으로 몰아세우는 것이다. 그동안 교육부와 정부가 정책으로 추진하였던 대입공론화과정, 초등저학년 돌봄교실, 국가교육회의, 학교폭력숙려제 등에 교사는 보이지도 않을뿐더러, 현장의 의견은 철저히 무시되고 있다. 교사보다 정년이 3년 길고 방학도 긴 교수에게는 정부의 교육정책에 대한 자문이나 의견 수렴은 매번 진행하면서 현장 교사들의 의견은 반영하지 않고, 그저…
오늘부터 골프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드리려고 한다. 먼저 골프의 시작과 완성에 대한 내용이다. 골프게임의 즐거움은 등산과 마찬가지로 자연과 싸우는 것에 있다. 골프 코스는 가능한 한 자연 지형을 최대한 살려서 설계된다. 일반적으로 18홀 규모의 골프장은 20만평 내지 30만평의 대지 위에 산, 계곡, 연못 등이 절묘하게 배치되어 마치 자연 공원 같다. 그러나 이렇게 훌륭한 경관도 한번 플레이를 시작하면 그들은 곧 골퍼의 앞길을 저지하는 장해물로 변해 버린다. 벙커, 워터해저드, 골짜기, 숲 등 자연의 장애물을 극복해가는 과정에는 추측하기 어려운 긴장과 짜릿한 모험이 있다. 바람이나 비 등의 자연 현상과도 도전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골프코스홀에서도 풍향이 변함에 따라 완전히 새로운 공략 방법을 세워야 한다. 즉, 골프는 수백 번 같은 코스를 돌아도 똑같은 상황과 마주칠 수 없다고 말할 정도로 변화가 많은 게임인 것이다. 그리고 차례로 일어나는 예기치 못한 일들을 스스로의 힘으로 극복해 가야 한다. 이런 점에서 골프 게임은 인생의 축소판에 비유하기도 한다. 우리에게 친근하고 아름답게 보인 자연 현상과 지형의 상황에 능동적이고 긍정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다양한 국제기구 협력프로그램 2006년부터 본격적인 국제기구 유치활동을 시작한 인천시에는 현재 세계 최대의 기후변화 대응 기금인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 세계은행(WB) 한국사무소, 세계선거기관협의회(A-WEB) 등 15개의 국제기구가 둥지를 틀고 있으며 이곳에 42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에 시도 국제기구와 적극적인 협력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글로벌 네트워크를 강화하며 지역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또 국제기구 탐방, 국제회의 공동개최 등의 국제기구 협력프로그램을 운영해 청년들의 국제기구 취업을 돕고 지역경제 활성화도 도모하고 있다. 명실상부한 국제기구 중심도시로 자리잡은 인천시는 지속적인 국제기구 유치와 더불어 국제기구들과 협업을 강화해 만성적인 문제로 지적하고 있는 청년들의 취업을 돕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GCF 사무국 등 15개 국제기구 ‘둥지’ 탐방·국제회의 공동개최 등 협업 강화 청년일자리 창출·상생발전 도모 매년 100여명 학생 청년인턴십 참여 작년 170여명 참가 18명 취업 성공 국제기구·마이스 커리어페어 개최 취업정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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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살에 몰랐던 것을 서른이 넘으면 알게 될 때가 있다. 마흔을 넘기면 인생이 또 달리 보인다. 만약 백년을 산다면 인생은 또 우리에게 어떤 무늬로 그려질까? 그 지혜를 미리 안다면 우리 삶이 조금 더 향기로워질수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가 않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렇게 말했다. “다른 모든 것은 원하는 사람도 있고 원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행복은 누구나 원한다.” 모두가 긍정하는 이야기다. 하지만 행복은 어떤 것인가, 라고 물으면 같은 대답은 없어진다. 삶처럼 행복도 모든 사람의 주관적인 판단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1960년대 초대형 베스트셀러 ‘영원과 사랑의 대화’의 저자이자 지금도 ‘영원한 현역’으로 불리는 김형석 교수의 저서 ‘백년을 살아보니’가 요즘 화두다. 90의 언덕에서 스스로 살아본 인생을 돌이켜 깨달은 삶의 비밀들을 100세 시대를 맞아 미래가 막막한 인생 후배들에게 다정하고 나지막한 목소리로 들려준다고 해서다. 특히 가정에서 일어나는 문제는 물론 사회생활에서 모두가 겪어야 하는 과제들, 그리고 결코 외면할 수 없는 인생의 의미와 죽음에 대한 관심까지, 일상에서 부딪히는 문제들을 지혜롭게 판단하고 처리하는 삶의 지혜를 제시
재래시장 입구에서부터 한참을 걸었나보다. 생선전을 지나 떡집을 돌아 순대국밥 집이 보이고 왼쪽으로 구부러져 비스듬히 꺾인 골목길을 한 번 더 돌아들자, 저만치 웅성거리는 사람들. 벌써 자리가 없는 듯 보인다. 문 밖에서 기다리면 금세 들어가겠지. 쑥 쑥 줄어드는 순서를 따라 이내 들어선 좁은 식당. 아줌마 손칼국수집이다. 빈자리 하나 없이 빼곡하게 들어앉은 사람들. 사람 정이 그리울 때마다 무심코 찾게 되는 메뉴라곤 칼국수, 보리밥, 팥죽뿐인 내가 좋아하는 푸근한 식당이다. 평소에 먹곤 하던 손칼국수를 뒤로 하고 오늘은 왠지 앞자리의 할머니가 드시는 팥죽에 자꾸만 눈이 갔다. “할머니, 오늘은 다들 팥죽 드시는 날인가 봐요. 많이들 팥죽을 드시네요.” “그러게 유난히 팥죽이 맛있어. 동지가 며칠 안 남았잖여. 새알이 아주 실하구먼.” 금방 내어온 뜨끈뜨끈한 팥죽 한 숟가락에 김장김치를 얹어먹는 그 맛이라니, 연이어 동치미 국물 한 숟가락까지. 어린 날 엄마가 해 주시던 달큰하고 쌉쌀한 그 팥죽으로 이어지는 추억의 맛이다. 동짓날이면 어김없이 등장하던 어머니의 팥죽. 가마솥에 푹 익힌 팥을 팍팍 으깨서 껍질을 걸러내…
2011년 대한민국을 충격과 공포에 떨게 했던 사건이 있었다. 바로 가습기 살균제 사건이다. ‘원인을 알 수 없는 폐질병으로 산모와 어린아이들이 사망하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가 연일 언론을 통해 보도되었고, 국민들의 불안감은 증대되었다. 추후 이러한 사망의 원인이 가습기 살균제로 밝혀졌고,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은 제조사와 판매사들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지만, 일반인에 불과한 소비자들이 제조물의 하자나 발생한 피해 사이의 인과관계를 밝혀내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았다. 필자도 이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담당했던 변호사로서, 여러 모로 쉽지 않았던 사건으로 기억된다. 그런데 최근 라돈침대 피해자들이 제기한 소송에 관하여 ‘피해자들의 상병이 모두 달라 인과관계에 대한 입증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의 기사를 접하였다. 유사한 사건을 담당했었던 변호사로서, 현재 역학조사조차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을 지적하며, 위 소송의 여러 쟁점 중 가장 입증이 어려운 인과관계에 국한하여 간략히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제조물의 하자로 인한 질병에는 특정원인에 의해서만 발병하는 ‘특이성 질병’과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서 발병하는 ‘비특이성 질병’이 있다. 쉬운 예를 들어, ‘염
숨 /이난희 유령처럼 새벽은 열린 창문에 기대어 있고 포스트잇이 흔들렸다 불안의 글자들이 창문 아래로 떨어졌다 오랜 어둠이 따뜻한 결을 이루는 것을 보았다 죽은 기억을 들고 사라져 줄 수 있을 것 같다 글자를 잃은 포스트잇의 얼굴이 차갑다 아까워서 오래 쥐고 있었던 건 아닌데 식어가는 까마귀 울음 다음엔 기척이 없다 찢긴 이파리가 제 심장을 마저 떼어주는 그 순간이 평화라면 신의 세계에 도착할 수 있겠다 유채색 꽃잎은 환하다 환해서 홀로 천국이다 누구에게나 삶은 불안의 연속이며, 그 불안은 우리를 어둠 속에 몰아넣기도 한다. 시인은 그런 어둠이 따뜻한 결로 다가올 정도로 오래 되어, 그곳으로 기꺼이 사라져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하기까지 한다. 그런데 사실 어둠은 우리가 서로의 ‘숨’을 막히게 함으로써 비롯되는 일이다. 죽음은 어쩔 수 없다 할지라도, 우리가 서로에게 행하는 음모와 협잡과 방치가 우리의 숨을 막히게 한다. 유채꽃 무리처럼 잘 났든 못 났든 간에 함께 어우러질 수는 없는 것일까. 우리는 숨이 트인 유채꽃처럼 환해질 수는 없는 것일까. /김명철 시인…
지난해 우리나라 노인 예산은 11조71억원이었는데 올해 13조9천776억원으로 2조9천705억원이 늘어났다. 무려 27%나 증가한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노인인구 비율은 14.7%(지난해 11월말 기준)에 달해 이미 고령사회가 됐다. UN의 고령화 사회 분류에 의하면 전체인구 중 65세 이상 7%~14%미만이 고령화 사회, 14%이상~20%미만이 고령사회, 20% 이상이면 초고령 사회다. 아울러 현재의 노인인구 증가 추세대로라면 2026년에는 초고령 사회에 진입하게 되며 2050년에는 세계 최고령 국가가 될 것이라고 전망된다. 따라서 노인 예산이 늘어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고령화 예산이 제대로 사용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노인들이 가장 원하는 일자리 창출 사업이나 고령화산업 육성 등에 쓰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나이가 들었지만 근로 능력이 있는 노인들은 경제적·사회적 활동을 하고 싶어 한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노인들은 먹고 사느라, 자식들 교육시키고 가정을 꾸려주느라 정작 자신의 노후를 대비하지 못했다. 따라서 노후에 소득이 없으면 빈곤층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이다. 노인 일자리가 중요한 이유다. 이에 정부가 노인일자리를 10만개 추가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