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부친은 거창하게 화랑을 시작한 것이 아닌 먹고 살기 위해, 생계를 위해 미술계에 뛰어들어 평생을 일 하셨습니다. 가시면서 미술계에 조그마한 보탬이라도 됐으면 하는 생각을 평소 자주 말씀하셨고, 그래서 형제들과 뜻을 모아 이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지난 17일 국립현대미술관 ‘동녘에서 거닐다: 동산 박주환 컬렉션 특별전’ 언론공개회에서 ‘동산방화랑’의 박우홍 대표가 전한 말이다. 1961년 표구사로 시작해, 1974년 한국화 전문 화랑으로 문을 연 동산방화랑은 신진작가 발굴과 실험적인 전시 기획을 바탕으로 현대 한국화단의 기틀을 마련했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내년 2월 12일까지 만날 수 있는 이번 특별전은 동산방화랑 설립자 고(故) 동산 박주환 대표가 수집하고 그의 아들 박우홍이 기증한 ‘동산 박주환 컬렉션’ 작품 209점 중 90여 점을 선보인다. 전시 제목 ‘동녘에서 거닐다’의 ‘동녘’은 박주환의 호인 ‘동산(東山)’을 의미하는 동시에 해가 떠오르는 동쪽을 상징한다. 근대 이래 한국화가들이 그려온 삶의 세계를 조망하는 전시 주제를 담았다. 지난 2021~2022년 2회에 걸쳐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된 ‘동산 박주환 컬렉션’은 한국화 154점을 포
반듯한 사각형 위 우뚝 솟아있는 원형 매스, 어딘가 낯익은 Y자 형태의 계단.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을 쏙 빼닮은 이 목재 조형물들은 디자인 스튜지오 씨오엠의 ‘미술관 조각 모음’이다. 미술관 약 1만 평의 대지 위 건물들이 손에 잡힐 듯 작게 모여 있는 것을 보며 우리는 미술관을 새롭게 인지해볼 수 있다. 올해로 42주년을 맞이한 국립현대미술관 신진 작가 발굴 프로그램 ‘젊은 모색’이 선정 장르와 매체를 확대하고, 새로운 40년을 위한 방향성을 모색한다. 지난달 과천관에서 개막한 전시 ‘젊은 모색 2023: 미술관을 위한 주석’은 미술관의 공간, 전시, 경험을 재맥락화하고 사유하는 작업들로 구성됐다. 김경태, 김동신, 김현종, 뭎(손민선, 조형준), 박희찬, 백종관, 씨오엠(김세중, 한주원), 오혜진, 이다미, 정현, 조규엽, 추미림, 황동욱 등 13인(팀)이 참여해 건축가, 공간·가구 디자이너, 그래픽 디자이너, 사진가, 미디어 아티스트 등 각자 활동 영역의 연장선에서 전시 주제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을 해석한 작품 29점을 선보인다. 작가들은 무수히 많은 작품들이 전시되고 사라졌지만, 고스란히 그 자리를 지키는 미술관 공간을 사유하고 탐색한다. 김경태는
국립현대미술관(MMCA)은 ‘어린이날’을 맞아 과천 어린이미술관을 재개관해 체험전 ‘예술가의 지구별연구소’를 개최한다고 3일 밝혔다. ‘예술가의 지구별연구소’는 4일부터 12월 17일까지 개최된다. 야외조각공원과 어린이미술관이 어우러진 과천관의 성격을 반영한 어린이 체험전이다. 어린이들이 지속가능한 환경과 예술에 대해 고민하는 현대미술 작품을 감상하고, 인간과 환경의 관계성 속에서 예술가는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탐구하는 전시이다. 전시는 환경을 소재로 한 작품 활동을 선보이는 작가 9명의 작품 23점으로 구성된다. 아픈 지구, 환경오염, 기후변화, 재난 등을 이야기로 담아냈다. 김채린 작가는 새로운 작품에 과거 작품 속 재료를 재활용한 조각 ‘내일이 없던 과거의 오늘’을 선보인다. 연진영 작가는 버려진 패딩으로 제작한 어린이들의 놀이터이자 아지트 ‘퓨어 게르’ 신작을 소개한다. 윤호섭 작가는 기후변화로 아픈 지구를 표현한 작품을 어린이미술관 외관 유리벽에 설치했다. 장한나 작가는 신작 ‘신 풍경’, ‘신 자연’ 등을 통해 우리가 버린 플라스틱이 어떻게 바다 속에서 살아가는지 관찰하도록 돕는다. 장종완 작가는 사라진 꿀벌들의 이야기를 탐구할 수 있는 작품
국립현대미술관(관장 윤범모)은 지난 13일 과천 미술도서실을 전면 개편하고 재운영을 시작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개편은 낙후된 과천 미술도서실 시설을 개선하고, 열람실 확장 및 공간 재구성을 통해 쾌적하고 편리한 미술정보 이용 환경을 조성하고자 실시됐다. 국립현대미술관 미술도서실은 1981년 덕수궁관 미술자료실로 시작해, 1986년 과천관 개관과 함께 과천으로 이전해 운영됐다. 이전 당시 6000여 권(점)이었던 자료는 37년간 꾸준한 국내·외 미술전문 도서를 수집을 거쳐, 현재 5만 2800여 권을 소장한 미술전문도서관으로 성장했다. 지난해에는 미술평론가 정병관·최열, 작가 김상구·배만실·김태 등 미술 관계자로부터 기증받은 도서 7800여 권을 정리하기도 했다. 미술도서실 내에서는 2만 5000여 권의 미술도서를 열람할 수 있으며, 그 외의 도서는 별도 요청 시 열람 가능하다. 한편, 미술관은 공간 개선 기념 ‘미술도서실 방문 SNS 인증 이벤트’를 2월 14일부터 3월 10일까지 진행한다. 미술도서실 방문 사진과 함께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미술도서실’을 해시태그해 본인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리면 되며 선착순 100명에게 에코백을 증정한다.
국립현대미술관(관장 윤범모, MMCA) 과천관이 오는 16일까지 미술 장르의 확장 및 장르 간 균형 강화를 위한 ‘판화, 판화, 판화’ 전시로 관람객을 맞이한다. 과천관 2전시실에서 진행 중인 이번 전시는 미술사의 흐름 속에서 재발견이 필요한 장르 중 한국의 현대 판화에 주목했으며, 판화를 주요하게 다루는 국내작가 60여명의 작품을 한자리에 모았다. 전시는 크게 ▲책방 ▲거리 ▲작업실 ▲플랫폼 영역으로 구분돼 있으며, 우리에게 친근한 동화책 속 판화부터 일상을 소재로 삼은 판화까지 다채로운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먼저 ‘책방’ 영역에서는 ‘책’이라는 형식을 작가의 작품으로 재해석, 판화와 인쇄문화의 접점을 살펴볼 수 있다. 알록달록 사계절을 담아낸 김란희 작가의 ‘안녕? 꽃님아’에 이어 목판화가 이윤엽 작가의 동화책 ‘나는 농부란다’ 속 판화 그림들이 눈길을 끈다. 이윤엽 작가의 작품은 사람들이 논에 모여 ‘모종 옮겨 심기’하는 모습부터 푸르른 여름, 한손에 주렁주렁한 열매를 들고 강아지와 나란히 앉아 환히 웃고있는 모습까지 정겨운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또 김상구 작가는 “내가 좋아하는 소재는 화려한 것보다는 투박한 것, 치장으로 복잡한 것보다는 단순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