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아트센터는 내달 9일 소극장에서 2023년 전통문화보존사업 ‘다시 천명(天命), 춤의 길’을 공연한다. 이번 공연은 전통춤 보존·계승에 힘 쓴 고 이애주 명인의 춤 세계를 재조명한다. 이애주 선생의 춤을 끊임없이 수련하고 올바르게 전수하기 위해 결성된 ‘이애주한국전통춤회’와 ‘이애주춤·장단연구회’ 그리고 전통춤의 명맥을 바탕으로 시대정신을 담아내는 경기도무용단이 함께 무대를 채운다. ‘다시 천명(天命), 춤의 길’ 1부 첫 무대는 국가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 보유자 이애주 명인의 완판 ‘승무’ 무대를 재현한다. 그동안 무대에서 자주 선보이지 않았던 ‘긴 승무(완판 승무)’를 예전 모습 그대로 보여 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어서 시국 춤의 상징인 ‘바람맞이춤’과 ‘태평춤’도 선보인다. ‘바람맞이춤’은 1987년 6월 민주항쟁과 관련된 민중의 죽음을 진혼했던 춤으로서, 씨춤, 물춤, 불춤, 꽃춤 네 가지 판으로 구성돼 있다. ‘태평춤’은 한성준·한영숙 선생의 태평무를 기반으로, ‘바람맞이춤’의 춤사위를 재구성한 춤이다. 2부는 ‘살풀이춤’으로 문을 연다. 전통춤의 즉흥적 요소와 무용수의 개성을 담아낼 수 있는 춤으로, 인생의 희로애락을 완벽히 보여 줄
국가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 예능보유자인 벽사(碧史) 정재만 선생이 세상을 떠난 지 어느덧 7주기가 됐다. 그의 정신을 이어받아 춤을 보존하고 계승해나가는 벽사춤이 22일 추모공연 ‘벽사, 이수자전’을 선보인다. 이날 서울시 강남구의 민속극장 풍류에서는 벽사 정재만 서거 7주기 추모공연이 열린다. 이번 공연은 한국춤의 백미라 할 수 있는 국가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 이수자들이 스승에 대한 그리움을 춤으로 헌정하는 무대로, 벽사류 춤들 중 가장 대표적인 7가지 작품들로 꾸며진다. 벽사류 춤의 사군자에 속하는 승무와 살풀이, 태평무 외에도 달빛 아래 여인의 심경을 그린 산조(청풍명월), 한을 풀고 넋을 달래는 한풀이, 훈령대장의 기백이 담긴 훈령무, 허튼가락으로 풀어내는 신명의 허튼춤이 펼쳐진다. 공연에 앞서 2014년 정재만 선생 타계 이후 벽사춤의 맥을 이어가고 있는 4대 벽사 정용진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그는 “벽사춤은 고 정재만 선생님의 정신을 이어받아 벽사류 춤을 보존하고 계승해 나가는 대표적인 한국전통무용 단체”라고 소개했다. 벽사류 춤은 오늘날 한국의 여러 춤들을 총 집대성한 고(故) 한성준으로부터 전승되어지는 춤을 말하며, 지금의 서울과 경기지역을
청년창작집단 '극공작소 함'의 연극 '이ㅅ-ㅆ다'가 오는 20일부터 22일까지 대학로 동승무대소극장에서 펼쳐진다. '이ㅅ-ㅆ다'는 올해 처음 관객을 만나는 작품으로, 작품명은 '잇다'와 '있다'의 의미를 내포한다. 이 작품은 "당신은 지금 누구와 어떻게 관계를 맺고 있나요?"라는 질문을 관객에게 끊임없이 던진다. 극이 그려지는 무대는 다양한 관계 속 인물들의 거리와 위치를 시각화하기 위해 거대한 좌표로 꾸며진다. 이 무대 위에 서는 5인의 배우는 각자의 경험에서 비롯된 이야기를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풀어간다. 극은 가족이나 인간관계에 대한 개인의 가치관, 워커홀릭 등 누구나 공감할 만한 소재를 깊이 있게 다룬다. '관계'에 대한 질문 속에서 서로 엇갈리고, 충돌하면서 각자에 맞는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그러면서 온오프라인의 경계 없이 쉽게 생성되고 허무하게 사리지는 관계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볼 계기를 관객에게 제공한다. 또한 관계 속에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때를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갖게 한다. 한편, 청년창작집단 극공작소 함의 명칭은 ‘담을 함(含)’과 ‘소리칠 함(喊)’의 중의적 의미를 담고 있다. 동시대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고 자신들만의 목소
말린꽃/조윤서 글/젤리판다/312쪽/1만6천원 “내가 누군가의 쉼터가 되길 희망한다.” 항공사 객실 승무원으로 하늘을 날던 저자 조윤서는 글을 쓰기 시작한 이유에 대해 “예전부터 글은 감정을 표현하는 유일한 수단이라고 믿으며 열심히 기록했다”고 밝혔다. 저자는 프롤로그를 통해 자신의 인생을 덤덤하게 고백하며 “나는 여전히 어리석고 부족해 더 자라야하는 마음이 어린 사람이고, 방황하며 길을 잃은 지도 없는 노역자”라며 “이런 사람이지만 내가 누군가의 쉼터가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저자는 고통의 현실 속에서 웅크려 앉아 자신의 인생을 한탄하고 있지만은 않았다. 폭력적인 아버지와 어린 새어머니에게 받지 못한 사랑에도, 이복동생들의 생활비와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인해 늘어가는 빚더미에도 저자는 이상을 꿈꾸기보다 담담히 현실을 인정했다. 저자의 글은 사소한 일들에 상처받지 않고 좀 더 의연하게 자신을 성장시키기 위한 행복의 과정을 보여준다. 외로움과 경제적 고통에 무뎌져 메마른 삶을 살아가던 저자가 비행을 하고 동료를 만나고 다시 가족을 구성해 온전히 자신의 행복을 찾아가는 이 과정이 마치 나의 인생의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 같아 눈물겹고 때론 기특하다. 저자 조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