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대상 또는 일정 지역을 반복해서 관찰하고 이를 부분적으로 옮겨 모아 그리는 방법으로, 사계절에 걸쳐 변화하는 일상풍경을 한 화면에 조금씩 긴 시간 동안 누적시켜 완성해감으로써 산책 당시에 느꼈던 정신적 여유와 위로의 순간을 화면에 불러오려 했다.” (진민욱 작가노트 중에서) 광주 영은미술관은 오는 4월 23일까지 2전시실에서 영은 아티스트 프로젝트 일환으로 진행되는 영은창작스튜디오 12기 진민욱 작가 개인전 ‘펼쳐지고 깊어지는 Unfolding and Deepening’을 개최한다. 진민욱 작가의 작품은 얼핏 한 곳의 고정된 위치에서 바라본 모습처럼 보이지만, 섬세히 들여다보면 여러 시점에서 그려진 자연 속 물체들이 긴밀히 어우러져 하나의 풍경을 이루고 있다. 동양의 전통 산수화에 자주 나타는 산점투시, 즉 다시점 기법이다. 자연을 객체로 보고 묘사하기보다는 그 자체에 스며들고 그 안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재구성해 표현하는 것이다. 진민욱 작가 역시 이와 같은 자연에 대한 태도를 가지고 하나의 사물을 여러 각도에서 관찰해 화폭 위에 옮긴다. 캔버스를 자유롭게 변형하는 진민욱 작가의 작업방식은 어린 시절 할머니 댁에서 보았던 병풍에서 비롯됐다. 병풍 뒤
목표를 향한 여정 중 거쳐 지나가는 ‘경유지’. 작가들이 정해진 시간 동안, 한시적으로 머물다 떠나는 경유지인 레지던스에서의 시간을 들여다보는 전시가 열렸다. 파주 아트센터 화이트블럭 (대표 이수문)이 지난해 12월 29일 개막한 전시 ‘경유지’는 화이트블럭 천안창작촌 8기 입주 작가들의 2년간의 활동을 마무리하는 결과보고전이다. 화이트블럭 천안창작촌은 작가들에게 창작자로서 예술의 장에 정주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주기 위한 공간이다. 이주를 예정하고 있는 불안한 상태가 아닌, 예술가로서 지속적인 활동을 영위할 수 있는 축을 쌓아갈 수 있었던 장소였다. 이곳에 머물렀던 작가들이 더 넓은 세계를 향해 새로운 출발을 하고, 그 자리에 새로운 작가들이 들어오면서 창작촌은 창작공간으로 끊임없이 순환한다. 오롯이 홀로 작업에 대한 사유의 시간을 갖기도 하고, 여럿이 모여 작품에 대한 열띤 토론을 펼칠 수도 있다. 전시는 이 장소를 경험한 작가들의 결과물을 공유하고 이를 통해 경유지의 공간과 시간, 그 교차점을 되짚어본다. 또한 동시에 확장의 기회를 모색하고자 한다. 8명의 참여 작가들은 회화, 영상, 설치 등의 매체를 통해 내부와 외부 그리고 그 경계 속 다양한 담론
경기문화재단 경기창작센터가 기획 레지던시 입주작가전 ‘작가노트’를 온라인 전시로 마련, 28일 그 막을 올렸다. ‘작가노트’에는 청소년과 성인을 대상으로 다양한 예술교육 프로그램을 펼쳐온 입주작가 16명이 작가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 탄생시킨 작품 15편이 전시됐다. 그 중 기자의 시선을 사로잡은 작품 몇 편을 소개한다. 먼저 이언정 작가와 서혜민 작가의 협업 프로젝트 ‘Engrave on the Sound 시리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소리의 리듬과 그것이 주는 감각들을 시각화한 판화 9점과 판화 작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리를 재료로 만든 3개의 짧은 테이프 곡을 콜라보한 점이 흥미롭다. 작품을 감상하다 보면 판화 자체에서 소리가 흘러나오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된다. 소리가 색을 입은 점과 선으로 제 모습을 드러내고, 그 위로 타악기의 연주와 같은 작업 사운드가 덧입혀져 시각과 청각의 공감각을 자극한다. 송성진 작가의 ‘Reincarnation..일요일’은 하나의 의식을 지켜보는 듯한 엄숙함을 전달한다. 차가운 쇳덩이로 엮은 뼈대가 여기저기 드러난 돼지의 형상이 우두커니 서 있다. 마른 흙이 바닥에 떨어진 모양이 꺼져가는 생명을 연상케 한다. 그 뒤로 영상
수원문화재단(대표이사 박래헌)이 오는 14일 푸른지대창작샘터 1기 입주작가 소개전 ‘인트로(INTRO)’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올해 신규로 조성된 수원아트스튜디오 푸른지대창작샘터 1기 입주작가와 그들의 작품세계를 소개하기 위해 마련됐다. 작가들의 꿈의 무대가 마련된 푸른지대창작샘터는 과거 서울농생대 실험축사를 리모델링한 공간으로, 현역작가들에게 작업공간을 제공하고, 수원의 지역문화예술 역량을 강화하고자 조성했다. 오는 14일부터 열리는 ‘인트로(INTRO)’전은 수원 권선구 탑동 시민농장 내 위치한 푸른지대창작샘터에서 21일까지 진행된다. 참여작가는 고창선 작가를 비롯해 1기 입주작가로 선정된 시각예술가(레레, 곽지수, 박영학, 박지현, 박형진, 박혜원, 봄로야, 송영준, 아웃스톨러, 이지현, 정진, 채효진, 하명구, 한유진) 총 16명이다. 한유진 작가의 ‘인트로전’과 채효진 작가의 ‘아무도 없는 곳’, 정진 작가의 ‘소쩍새가 우는 오후’ 등 다양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작가들은 “이 전시를 시작으로 올 한해 서로의 작품 세계를 탐색하고, 활발히 교류해 하반기 예정된 오픈 스튜디오 및 전시, 시민과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