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 수상자 한강이 7일(현지시간) 노벨상 박물관 건물에서 작품세계를 회고하는 강연을 했다. 한강은 ‘빛과 실’이라는 제목의 강연에서 1979년 8살 당시 지었던 시의 두 연을 읽으며 강연을 시작했다. 사랑이란 어디 있을까? 팔딱팔딱 뛰는 나의 가슴속에 있지. 사랑이란 무얼까? 우리의 가슴과 가슴 사이를 연결해주는 금실이지. 한강은 “시를 지은 지 14년이 흘러 단편소설을 발표하며 쓰는 사람이 되었다”며 “시 쓰는 일도, 단편 소설을 쓰는 일도 좋아했지만 지금도 좋아한다”고 말했다. 이어 “장편소설을 쓰는 일에는 특별한 매혹이 있었다”며 “완성까지는 아무리 짧아도 1년, 길게는 7년이 걸리는 장편소설은 내 개인적 삶의 상당한 기간들과 맞바꾸게 된다. 바로 그 점이 좋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나의 장편 소설을 쓸 때마다 나는 질문들을 견디며 그 안에 산다”며 “그 질문들의 끝에 다다를 때, 대답을 찾아낼 때가 아니라 그 소설을 완성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강은 ‘채식주의자’,‘바람이 온다, 가라’, ‘희랍어 시간’, ‘소년이 온다’, ‘작별하지 않는다’를 집필하게 된 배경과 느꼈던 감정들을 설명했다. 한강은 ‘채식주의자’를 집필하며 ‘한 인간
전국 곳곳에 가을비 내리는 9월 7일은 가을이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백로(白露)’이다. 흰 이슬이라는 뜻의 백로는 이때쯤 밤에 기온이 이슬점 이하로 내려가 풀잎이나 물체에 이슬이 맺히는 데서 유래됐다. 무더위가 가시고 신선한 가을을 맞이하게 된다는 처서(處暑)와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진다는 추분(秋分) 사이의 시기로 음력으로는 8월, 양력으로는 9월 9일 무렵이다. 천문학적으로 태양이 황경 165도를 통과할 때이며, 우리나라 24절기 중 열다섯 번째 절기에 해당한다. 대체로 백로 무렵에는 장마가 걷힌 후여서 맑은 날씨가 이어진다고 하는데 간혹 남쪽에서 불어오는 태풍과 해일로 곡식의 피해를 겪기도 한다. 백로가 지나면 가을이 한창인 중추(仲秋)인데 이때는 서리가 내리는 시기이다. 벼 이삭은 늦어도 백로 전에 패어야 하는데 서리가 내리면 바람이 불어 수확량이 줄어들기 때문에 농가에서는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게 아니었을 것이다. 예로부터 선조들은 백로 전에 서리가 오면 농작물이 시들고 말라버리는 것으로 생각했다고 한다. 제주도 속담 ‘백로전미발(白露前未發)’은 이때까지 패지 못한 벼는 더 이상 크지 못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백로는 대개 음력 8월 초순에 들지만
전쟁의 참화 속에서 이름 없이 사라져간 사람들. 그리고 이후 남북의 체제 대결 과정에서 상처받은 이들을 기억하고 위로하기 위한 전시가 개막됐다. 월북 작가, 예술가, 평범한 여성들, 학살 희생자의 유족들과 실향민의 이야기 등을 작가의 관점에서 새롭게 재구성한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는 전시, 바로 경기도미술관의 ‘흰 밤 검은 낮(White Night Dark)’展이다. 경기문화재단 경기도미술관(관장 안미희)의 올해 마지막 기획전인 이번 전시는 한국전쟁 70주년을 맞아 역사적 사건을 함께 기억하고 애도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됐으며, 내년 2월 14일까지 2층 기획전시실에서 계속된다. 전시에는 한국 현대미술 작가 14명(팀)이 참여해 회화, 사진, 영상, 설치 등 41개 작품 총 180여 점을 선보인다. 구정화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는 전쟁의 당사자들이 점차 역사 속으로 사라져가는 상황에서 전쟁 경험자들이 존재하지 않을 때 그것을 어떻게 기억할까? 그리고 국가에 의한 공동의 서사와 상이한 개인의 기억들은 어떻게 전해질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시작됐다”고 말했다. 전시의 주요 작품으로는 월북 작가 이태준의 기행문을 필사한 고산금 작가의 ‘조국의 자유와 세계평화를 위하
경기도미술관(관장 안미희)이 한국전쟁 70주년을 맞으면서 올해 마지막 전시로 기획한 ‘흰 밤 검은 낮’ 展. 내년 2월 14일까지 열리는 이 전시는 ▲전쟁 세대들의 이야기를 담은 겨울나무집 사람들 ▲분단의 상흔이 고스란히 남은 경기 지역의 풍경을 담은, 흰 도시 그리고 ▲전쟁을 기억하고 애도하는 함께 추는 춤 등으로 구성돼 있다. ▲‘겨울나무집 사람들’에서는 끝나지 않았으나 잊혀진 전쟁, 한국 전쟁을 살아간 전쟁 세대의 이야기를 작품으로 만날 수 있다. 고산금 작가는 월북 작가 이태준을 애도하며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한국전쟁 시기 출판된 그의 기행문 ‘조국의 자유와 세계평화를 위하여’의 일부를 발췌하고 필사해 동명의 작품 ‘조국의 자유와 세계평화를 위하여’를 제작했다. 박완서의 소설 「나목」을 원작으로 재창작한 김금숙의 그래픽 노블 ‘나목’은 한국전쟁 당시 서울의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임흥순 작가의 ‘우리를 갈라놓는 것들’은 새로운 설치를 통해서 20세기 한국 현대사를 살아간 여성 4명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하인두 작가는 혹독했던 전쟁기와 분단체제를 통과하며 겪은 고초와 굴절의 과정에서 찾아낸 치유의 결과물로 그려낸 ‘인간 애증’과 ‘만다라’ 등을 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