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트랙터 시위대가 경찰과의 28시간의 대치 끝에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행진을 재개했다.
30여 대의 트랙터와 화물차 50여 대를 대동한 전농 전봉준 투쟁단은 대통령 관저로 상경 투쟁을 이어오다 21일 정오쯤 서울 서초구 남태령 고개 인근에서 경찰과 맞닥뜨렸다.
경찰은 기동대 버스로 차벽을 만들어 시위대의 행진을 저지했고 더불어민주당 소속 신정훈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장과 행안위원(김성회·모경종 등), 김준혁·이소영 의원 등은 경찰청과 전농 측의 중재에 나섰다.
이에 대치 28시간 만인 22일 오후 경찰차벽이 하나 둘 철수했으며, 전농 트랙터 10대는 한남동 관저로 행진을 재개할 수 있게 됐다.
남태령 현장에서 경찰과 전농 측의 적극 중재에 나섰던 김준혁(수원정) 의원은 “5시간 이상 조율을 거쳐 (한남동 관저까지) 시민들이 안전하게 행진할 수 있는 최종 협상안을 마련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김 의원은 “많은 시민이 헌신적 노력으로 열심히 애써준 덕분에 자연스럽게 오늘의 멋진 승리를 만들 수 있었다”며 “윤석열 퇴진운동을 더 강력하고 굳건하게 해나갈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김성회 민주당 대변인은 경찰차벽 철수가 결정된 이날 오후 4시쯤 서면브리핑을 내고 “농촌을 지키고자 하는 농민들의 헌신적 투쟁과 이들을 돕기 위해 남태령으로 지체 없이 달려와 준 시민들이 만들어낸 결과”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영하 7도의 한파에 1000여 명 이상의 시민들이 밤새 추위에 떨어야 했고, 저체온증으로 병원에 호송된 집회참가자도 있었다”고 대치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이 직무정지 됐는데도 경찰만 이 사실을 몰랐냐”며 “지난 2년 반 동안 벌어진 윤석열식 ‘입틀막 공권력 행사’는 더 이상 반복돼선 안 될 불행한 역사”라고 규탄했다.
김 대변인은 “양곡관리법 거부권 행사로 이번 사태의 원인을 제공한 한덕수 권한대행에게도 경고한다”며 “국민과 국회의 뜻을 저버리는 국정운영은 대통령 직무대행이 할 수 있는 일도 아니고 해서도 안 되는 일”이라고 일침했다.
아울러 “남태령에서 울려 퍼진 시민들의 구호로 국민의 마음을 전한다”며 “윤석열은 방 빼라”고 비판했다.
[ 경기신문 = 김한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