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23 (월)

  • 흐림동두천 25.4℃
  • 흐림강릉 27.3℃
  • 흐림서울 27.2℃
  • 대전 24.8℃
  • 대구 26.7℃
  • 흐림울산 29.3℃
  • 광주 26.3℃
  • 흐림부산 29.7℃
  • 흐림고창 26.9℃
  • 제주 27.1℃
  • 흐림강화 26.4℃
  • 흐림보은 25.3℃
  • 흐림금산 25.2℃
  • 흐림강진군 25.7℃
  • 흐림경주시 27.9℃
  • 흐림거제 29.0℃
기상청 제공

54일 망루 농성, 오산 수청동 철거민의 오늘은?

“임대료 조차 연체… 고통의 나날”

 

 

지난 2005년 6월 현실적인 보상을 요구하며 54일간 망루 농성을 벌렸던 오산 철거민들이 경찰의 강제진압으로 30여명이 연행되며 끝이 났다. 당시 이들 철거민들은 도시 빈민으로 전락, 시 외곽으로 다시 밀려난 한국 압축 성장 비극의 피해자들이다.

주민 노종권(70)씨도 그 피해 철거민 중의 한 사람이다. 그는 오산택지개발로 인해 수청동에서 쫒겨나기 전인 2005년 6월까지 살았다.

당시 노씨의 연립은 강제 철거가 있기 전까지 그리 넉넉하거나 풍족한 공간은 아니였으나 4인 가족이 걱정 없이 생활 할 수 있었던 보금자리였다. 그러나 지금 살고 있는 이곳은 서민들이 살기에는 너무나도 벅차다.

수원 장안구의 한 임대 아파트에 살고 있는데 월 40~50여만원의 임대료와 관리비를 지불하고 있다. 오산에 살 땐 손녀와 같이 생활해도 한 달 생활비가 30~40만원에 불과했으나 이곳에 이사온 후 임대료와 관리비를 감당하기 힘들다.

얼마전 생활에 쪼달리며 임대료가 3개월 정도 밀린 일이 있었는데 독촉장과 함께 더 이상 연체 될 경우 집을 비우고 법적이 처리 비용까지 부담하라는 통지서를 받았고 노씨는 가슴이 갈기갈기 찢어지는 듯 했다고 말한다. 노씨는 강제철거 후 쫓겨 이곳으로 이사 오며 몹쓸 병이 생겼다. 그때의 스트레스와 정신적 고통으로 잠을 이루지 못해 아직까지 약을 달고 산다.

노씨의 아들 정호씨는 강제 철거가 있기 전까지 모 납품회사에 다니던 직장인이었다. 그는 집이 철거되고 이곳으로 이사와 그동안 다니던 직장도 잃고 하루하루 벌어 힘든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철거 후 이곳으로 함께 이주해온 김은주(40·여)씨는 전세로 있던 연립이 철거되며 이곳 임대 아파로 이사왔다.

김씨는 당시 보상금으로 5천500여만원을 받을 예정이었으나 집 주인의 은행 담보 빚으로 인해 실제 손에 들어온 보상금은 거의 없었다. 그는 식당일을 하며 생활을 하고 있으나 몸이 약해 일을 얼마나 더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김씨는 올해 기초생활 수급자를 신청했으나 나이가 젊다는 이유로 그마저 거절당했다.

그는 “아직까지 오산에 살고 있는 주민 지강호(55)씨 경우 철거 후 5년여 동안 빈집을 봐주며 어렵게 살고 있다”면서 “철거민 대다수가 나와 지강호씨 처럼 도시 빈빈으로 전락, 너무도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다”고 울먹였다.

그는 “강제 철거로 주민들이 내몰려 나갈 땐 적어도 이전과 같은 수준의 주거 환경을 요구할 권리가 있고, 그에 맞는 주거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배너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