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와 결혼을 하면 남자는 어떤 위기에 처하게 될까. 기분이 좋을까. 불행의 시작이 될까. 남자들의 이런 생각을 털어줬던 상큼, 발랄한 코믹영화 ‘어린신부’.

세상 여자가 모두 자기 여자인 양 온갖 작업을 펼치던 잘 나가던 대학생 상민(김래원 분)과 수다떨기 좋아하고 얼짱 보면 가슴 설레는 앙큼상큼한 여고생 보은(문근영 분). 둘은 보은 할아버지에게서 날벼락 같은 명령을 받게 된다.

둘이 결혼해야 한다는 것. 평소 둘이 결혼하는 게 소원이었던 할아버지의 병세가 악화되자 24세 상민과 16세 보은은 어쩔수 없이 결국 결혼을 하고야 만다.

결혼을 하긴 했지만 첫 키스도 못해본 16살 어린 신부를 어떻게 할 수도 없는 상민, 게다가 유부남 도장까지 찍혔으니 작업 길도 꽉꽉 막혀있다. 애타고 아쉬운 마음이야 하늘을 찌르지만 결혼생활에 충실하고, 보은이 뒷바라지도 해주려고 마음먹은 상민인데,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보은이는 신혼 여행을 떠나는 공항에서 도망간다. 뜻하지 않은 결혼을 한 이들에게 아슬아슬한 하루하루가 끊임없이 계속되는데, 결혼 사실을 들키면 안 되는 이들의 위험한 부부관계는 상민이 보은의 학교에 교생 실습을 나가면서 더욱 더 첨예한 위기가 계속된다.

이 영화의 명장면은 해병대를 전역한 김래원이 예비군 훈련을 받으러 간 사이 맛있는 음식을 해 훈련장을 방문하는 문근영. 해병대 선배가 김래원에게 기합을 주자 자신의 할아버지는 1기라며 너는 몇기냐고 대드는 모습이 코믹적이었다.

또한 김래원 친구들이 모인 술자리에서 교복을 입고 찾아가는 장면과 원조교제로 경찰서에 끌려가 학교장과 문근영의 담임선생이 찾아오는 장면 또한 기억에 남는다.

김래원이 문근영, 김래원 친구들이 함께 노래방을 찾아 문근영이 김혜진의 ‘난 아직 사랑을 몰라’를 부르는 장면은 이영화 최고의 하이라이트 장면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