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는 좀 나아지겠지…”
최근 비닐하우스 등 시설재배 농가의 시름이 깊어가고 있다.
유가는 하루가 멀다고 치솟고 있는 데다 날씨가 풀리지 않아 출하 시기가 늦춰지고 있어 이중고를 겪고 있다.
20년째 용인시 원삼에서 4천900㎡(1천500평) 규모의 화훼농장인 소현농원을 운영중인 박근배(45) 씨는 최근 품종 변경을 고려 중이다.
그동안 주력으로 생산했던 서양란 품종인 덴파레(덴드로비움 팔레노프시스)를 포기하고 비교적 낮은 온도에서 재배 가능해 투자비용이 적은 품종으로 변경 하겠다는 것.
“올해는 유난히 추위가 오래간 데다 기름값 마져 계속 올라 투자비용이 많이 들어갔는데 제 값을 받을런지 모르겠네요”
박 씨는 품종 변경을 위해 지난해 하반기 부터 모종을 50% 줄였다. 그러나 연평균 1억원 정도 소비되던 유류비는 오히려 2천만원 정도가 더 들었다.
현재 농협에서 공급하고 있는 면세유 기준 지난해 3월 674원 이었던 것이 현재 839원으로 1년새 20%(155원) 이상 상승했다. 올초 792원과 비교해도 47원 올랐다. 원가 절감을 위해 연탄과 나무, 심야 전기보일러 등도 함께 이용중이다.
하지만 하루 500~600장 정도 사용되는 연탄마저 지난해 400원에서 올해 480~490원으로 20% 정도 가격이 상승했다. 또 사용연료를 전기로 바꿀려고도 시도해 봤으나 초기 투자비용에 대한 부담때문에 이마저도 여의치 않았다.
“덴파레가 고온작물이기 때문에 평균 23도를 유지 해야하는데 언제나 날씨가 따뜻해 질지...”
덴파레는 평균 4월부터 상품 출하를 시작한다. 그러나 박 씨는 올해는 추운 날씨가 지속되면서 출하 시기가 늦처져 5월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근배 씨는 “요즘들어 ‘적은 규모로 재배하는 것이 돈을 버는 것’이라고 말을 하는 습관이 생겼다”며 “노력한 만큼 결과를 얻지 못하니 다른 품목으로 변경을 시도하려 해도 자신감이 결여돼 쉽지가 않게 된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도내 시설재배농가는 총 1만2천190가구, 규모는 6천114㏊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