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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 ‘기수 열외’ 도마위로

김 상병 필담조사서 “구타·왕따 등 없어져야 한다”
예비역 “규칙 어길 경우 기수열외… 섬 지방 심각”
국방부, 인권침해 개연성 높아 직권조사 개시 예정

4일 해병대 2사단의 강화군 소초 내무반에서 총기 사건이 발생, 4명이 숨지면서 해병대 사고조사반이 원인규명에 착수한 가운데 총기 사건을 일으킨 김모(19) 상병이 ‘기수열외’가 이번 사건의 원인이었음을 시사해 해병대의 고질적인 내무실 병폐가 도마 위에 올랐다.

기수 열외는 후임자가 선임 대접을 해주지 않거나 선임이 후임을 인정해주지 않는 일종의 ‘이지메’에 해당한다.

전우들에게 K-2 소총을 조준 발사한 김 상병은 5일 국군대전병원에서 이뤄진 해병대 사고조사반과 필담 조사에서 사건 원인이 개인 신상 문제이냐고 묻자 “아니다. 너무 괴롭다. 죽고 싶다. 구타·왕따·기수 열외는 없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 상병은 ‘누가 왕따를 시켰느냐’는 사고조사단의 질문에 “OOO의 주도로 후임병들이 선임 대우를 해주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김 상병이 지칭한 병사는 숨진 권승혁(20) 일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기록된 김 상병의 메모에서도 “XX 엿같은 놈들아, XX야, 기수 열외 시켜봐. 너 죽여 버리고 싶은데…”라는 표현이 발견됐으며, 국가인권위도 전날 사건 현장을 방문해 기초 조사를 한 결과 “기수 열외 등에 의한 가혹행위 등 인권침해 행위가 있었을 개연성이 높아 이번 총기 사건에 대한 직권조사를 개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해병대 측은 “기수 열외라는 말은 혹시 병사들끼리 사용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공식적으로 그런 용어는 없다”면서 “전체적으로 사고 조사가 끝나면 진실이 가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본지가 해병대 출신 예비역들을 취재한 결과 군 복부시 기수 열외가 있었고 특히 섬 지역에서 심했던 것으로 드러냈다.

해병대 출신 회사원 A 씨는 “부대별로 특성이 다르지만 해병대는 기수 간에 군기가 강해 하극상을 하는 등 해병대만의 규칙을 어겼을 경우 열외시키는 악습이 있다. 특히 섬 지방의 경우 기수 열외가 심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잘못된 관행으로 이런 일이 벌어져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사건에서 총기관리의 헛점도 드러났다.

해군 조사결과 사고 발생 직전인 오전 10시에서 10시20분 사이 상황실을 지키고 있어야 할 상황부사관과 상황병이 모두 자리를 비웠던 것으로 밝혀진 것.

이와 관련 군 당국은 구체적 사고 경위 뿐만 아니라 부대원들의 가혹행위 여부까지 조사하고 있으며, 31일까지 전 부대를 상대로 정밀진단을 하는 등 총기 및 탄약 관리체계를 확립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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