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조들의 소박한 멋 조선시대 ‘매듭’을 만나다
글 ㅣ 김장선 기자 kjs76@kgnews.co.kr
올해로 48년째 매듭을 엮어 오고 있는 매듭기능전승자 심영미 다회장은 이번 전시를 통해 그동안 심혈을 기울여 제작한 초상화의 장식인 유소를 중심으로 다양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조선시대에는 임금님의 어진 및 공신, 사대부 총상화 등을 제작했는데 비단 그림만 그린 것이 아니라 유소(流蘇)로 장식하여 그림의 품격을 높여줬다.
유소의 형태는 계급, 신분, 시대에 따라 달랐으며 크기나 기법, 색상 등도 그 흐름을 달리했다.
심영미 다회장은 2007년 경기도 박물관 공신상 유소 복원을 통해 다회, 망수, 술 제작 기법 등을 재현했고. 이후 경기도 박물관 초상화 유소와 수원 화성 박물관 초상화 유소 등 본격적인 유소 복원작업에 몰두하게 된다. 국립 고궁박물관 개관 기념 ‘장황’전에전시된 영조 어진, 철종 어진, 연잉군 초상은 유소가 소멸된 그림으로 그 시기에 맞는 기법과 크기 등을 고려하여 제작했다.
2008년 재현 제작한 전주 경기전 태조 어진 박물관(太祖御眞博物館) 소장 태조 어진 유소는 다른 유소들에 비해 규모가 크고 작업 시간이나 공이 많이 들어간 작품이다.
그 외에도 어진 유소부터 공신상 유소, 사대부상 유소에 이르기까지 조선시대 전반적인 초상화 유소를 총망라하여 제작했다.
이번 전시는 초상화를 장식한 매듭(유소)을 시대별, 계급별로 그 특징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최초의 전시라 할 수 있으며, 더욱이 현재에는 사라지고 남아 있지 않은 여러 종류의 전통 다회 기법과 망수 기법을 사용하여 제작한 다양한 작품들을 맛볼 수 있다.
더불어 단국대학교 석주선 기념 박물관과 경기도 박물관에 소장중인 김흠조 광다회, 심수륜 광다회, 이익정 조대 등 여러 가지 광다회도 고증 제작, 고궁박물관 소장 정조 금보에 달린 유소, 한국 자수박물관 및 기타 사립 박물관에 전시된 각종 노리개, 선추매듭 등로 유물과 같은 기법을 사용하여 고증 제작했고 초상화 유소에서는 볼 수 없었던 다양한 광다회 기법이나 술 제작 기법 등도 함께 선보이고 있다.
단순히 아름다운 매듭을 떠나 우리 선조들의 혼과 열정이 담긴 소박하면서도 멋스러운 다회의 세계를 선보이고자 하는 이번 전시회를 통해 심영미 다회장은 “초상화 유소를 통해 우리의 전통 다회 기법과 술 제작기법을 현대인들에게 소개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