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5번째 강한 바람을 몰고 온 태풍의 위력에 강풍 피해가 전국을 할퀸 제15호 태풍 볼라벤이 28일 경기도 전역에 영향을 주면서 강풍으로 인한 시설물 낙하로 12명의 인명피해와 6만1천여가구의 정전피해가 발생했다.
또 평택항 운항이 중단되고, 관광객 부상 우려로 해안가 방조제와 안보관광지 통행이 제한됐다.
하지만 순간 초속 40m의 강풍을 동반한 이번 태풍은 서해안을 따라 북상하면서 온종일 세찬 바람으로 인한 피해에도 불구, 다행히 당초 우려했던 큰 인명·재산피해를 내지 않고 지나갔다.
볼라벤은 옹진반도에 상륙한 뒤 이날밤 북한을 관통하면서 북한을 빠져나가기 전까지 최대풍속 초속 33m가 넘는 위력을 발휘하고 있어 상당한 피해를 낼 것으로 보인다.
■ 12명 중·경상, 이재민 발생
경기도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현재 태풍으로 인한 도내 인명피해는 중상 1명, 경상 11명 등 총 12명으로 집계됐다.
도 전역에 태풍경보가 발효된 오전 9시15분쯤 시흥시 목감동에서 강풍에 대비, 안전조치를 취하던 A씨(남·70)가 강풍에 날린 줄에 온몸이 감기며 넘어져 의식장애 상태로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고, 9시37분 쯤에는 안산시 단원구 성곡동 반월산업단지 S피혁 공장 내 공터에서 직원 B씨(남·38세)가 강풍에 날린 천막 지붕에 다리를 맞아 왼쪽 다리가 골절됐다.
또 오전 10시20분쯤 반월산업단지 S다이아몬드 공장에서 직원 C씨(남·45)가 강풍에 날린 판넬 조각에 맞아 눈주위가 1㎝가량 찢어지는 사고를 당했다.
앞서 오전 8시57분쯤 평택시 지산동 송북시장에서는 지나가던 D씨(여·61)가 강풍에 떨어진 시장 입구의 간판에 등을 다쳤다.
양주시 은현면 서남리에서는 2층 상가 옥탑방의 샌드위치 패널 지붕이 강풍에 날아가 집안에 있던 일가족 4명이 임시주거시설로 대피했다.
■ 가로수 등 도로시설물 피해
강풍으로 인한 정전 피해가 가장 많았다.
구리시 갈매동에서는 주택 600여 가구가 갑작스런 정전으로 30여 분간 불편을 겪었고, 포천시 내촌면 음현리에서 가로수가 넘어지면서 전깃줄을 건드려 인근 가구에 10여분간 전기공급이 중단되기도 했다.
이날 정전피해를 입은 가구는 구리시 800가구, 포천시 700가구, 평택시 552가구, 안성시 71가구, 수원시 50가구 등 총 6만1천260가구다. 이들 지역의 정전피해는 곧바로 복구작업이 이뤄졌다.
화재피해도 발생했다. 이날 오전 9시36분 수원에서 바람에 날린 샌드위치 판넬이 고압선에 걸리면서 인근 건물에 화재가 발생, 500여만원의 재산피해를 냈다.
또 강풍으로 197그루의 가로수가 전도됐으며 수원에서 신호등 1개가 떨어지고, 시흥과 하남에서 가로등 19개가 넘어지는 등 도로시설물 20개도 파손됐다. 옥외광고물 피해도 227개소에 달했다. 농작물 피해도 속출해 비닐하우스 7동이 파손되고 낙과 피해도 9천900㎡에 이르고 있지만 피해 규모가 갈수록 늘고 있다.
■ 평택항 운항 중단
이날 0시를 기해 평택항과 중국을 오가는 4개 항로 국제여객선과 화물선 운항이 전면 중단, 국제 여객선 4척 가운데 2척은 중국 현지에서, 2척은 우리 영해 정박지에 피항했다.
또 화성시 화옹방조제는 오후 2시를 기해 방조제 12㎞ 구간이 전면 통제됐고, 파주 오두산통일전망대도 이날 오후 3시 안전을 위해 관광객을 모두 철수시킨 뒤 관람객 출입을 통제시켰다.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 북쪽 도라산전망대와 제3땅굴도 이날부터 이틀간 통제됐다.
한편, 강풍과 함께 40~100㎜의 비가 올 것이라는 기상청 예보와 달리 경기지역은 이날 오후 6시 현재 평균 6.4㎜의 강우량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