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경기도 환경국의 업무 시작은 긴급 대책회의로 대체됐다.
전날 5명의 사상자를 발생시킨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의 불산 누출사고에 대한 대책마련을 위해서다.
오전 9시가 채 되기전부터 마라톤회의가 시작됐고, 담당자들은 지시사항 이행 뿐 아니라 현장상황 파악, 걸려오는 민원전화 등으로 눈코 뜰새없이 분주했다.
도의 대책을 알기 위한 취재진의 질문 세례도 줄곧 이어졌다.
이같은 상황은 오전 내내 반복됐고, 마라톤회의는 오후에도 지속되는 듯 도의 대책은 좀처럼 발표되지 않았다.
하지만 예상은 머지않아 깨졌다.
환경국 직원들은 이미 오전 10시30분 회의를 마치고 2인1조 6개반으로 긴급 안전검검팀을 꾸려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을 비롯한 도내 28개 불산 취급업체에 현장점검을 나섰다.
반면 상황을 진두지휘할 담당 국장은 오후까지도 집무실에 머문 상태다. 대책 마련을 위한 도의 마라톤회의가 지속되고 있다고 예상한 까닭도 이 때문이다.
당시 담당 국장은 오전 1시간여의 회의를 마친 뒤 곧바로 ‘열공모드’로 전환했다. 오는 31일 진행될 환경국의 경기도의회 업무보고 준비를 위해서다.
이날 불산 누출사고와 관련 도에서 발표된 것은 취급업체에 대한 안전점검 실시 뿐. 그나마 지난해말 구미 불산사고 이후 안전점검을 실시한 뒤 3달만에 또다시 불산사고가 발생, 안전점검에 대한 실효성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담당 국장은 불산 누출에 대한 대책마련 보다 도의회 업무보고에 더 무게를 실은 셈이다.
담당 국장은 “대책 등에 대한 세부적인 사항들은 직원들에게 지시해논 상황으로 현장점검 팀의 보고가 있어야 차후 대책을 세울 수 있다”며 업무보고 준비에 몰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