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성 시비 일파만파
프랑스 칸영화제의 ‘몰래 외유’에 이은 ‘거짓 해명’으로 도덕성 논란을 빚으면서 사퇴 요구에 직면한 윤화섭(민·안산) 경기도의회 의장과 함께 동행했던 김경표(민·광명) 문화체육관광위원장도 ‘거짓 해명’으로 은폐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윤 의장과 김 위원장은 지난 18일~21일까지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PiFan) 사무국의 행사지원 예산으로 여행경비를 지원받아 프랑스 칸영화제를 다녀왔다.
당시 칸영화제 참관은 이들 외에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사무국의 직원 2명과 경기콘텐츠진흥원 산하 경기영상위원회 직원 1명 등 5명이 동행했다.
이들이 칸영화제에 동행한 외유 기간중인 지난 20일에는 때마침 경기도-전남도간 상생협약을 체결해 두 지자체의 도지사 및 전남도의회 의장 등이 참석했고, 윤 의장은 사전에 지역구 행사의 선약을 이유로 불참을 통보한 뒤 외유길에 나섰다 뒤늦게 도의회 수장의 부적절한 처신 논란이 커지자 다시 백모상을 내세워 전남 벌교에 내려왔다고 ‘거짓 해명’을 내놓았다.
더구나 지난 13일 도의회 운영위원회가 ‘도 및 도 출연기관의 예산을 이용한 해외공무연수 금지’ 등을 담은 ‘경기도의회 의원행동강령 조례안’을 발의한 지 9개월 만에 통과시켰다. 하지만 윤 의장은 이들이 출국하기 불과 이틀 전인 16일 열린 본회의에 상정하지 않기로 결정한 터였다.
앞서 윤 의장은 의원행동강령 조례안을 상정하지 않기로 결정한 이유를 설명하면서 상임위원장단 간담회에서 반대 입장이 많았다는 점도 내세웠었다. ‘칸 외유’에 나설 당사자 2명이 해당 조례안의 상정처리에 나설 수 없었던 것과 무관치 않다.
애초 칸영화제를 즐기던 이들은 일정표 등 사실관계 확인에 나서자 이같은 ‘거짓 해명’으로 일관하다 당초 23일까지로 예정된 일정을 단축, 급거 귀국한 뒤에도 국내에 체류중이었다고 발뺌하다 비행기 티켓 등의 물증 확인에 결국 ‘칸 외유’를 시인했다.
이 과정에서 윤 의장뿐만 아니라 김경표 문광위원장도 ‘칸 외유’ 사실을 감추기 위해 도의회 및 일부 의원의 확인 요청에 대해 말썽을 빚을 것으로 직감한듯 “아내와 여행중”이라고 ‘거짓 해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 인해 김 위원장이 칸 영화제에 배우자를 동반했다는 의혹을 낳기도 했으며, 배우자와의 여행중이라는 ‘거짓 해명’으로 둘러대면서 ‘배우자 동반설’로 비화되는 소동을 빚기도 했다.
뒤늦게 김 위원장은 지난 2010년 이후 v 문광위 소관의 도 출연기관과 ‘관행’으로 계속해온 외유라는 점에서 절차상 아무런 문제도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특혜 시비마저 부채질하고 있다.
결국 두 의원 모두가 ‘칸 외유’에 몰래 가려고 하지도 않은 일정을 짜맞춰 급조해낸데다, 논란이 커지자 ‘거짓 해명’에 나서고 함구령을 내려 입단속까지 한 것으로 나타나 경기도의회 전체의 대외이미지를 실추시키는 도덕성 시비로 비화된 상태다.
민주당 소속 도의회의 한 의원은 “결국엔 거짓말이 또 다른 거짓말을 초래한 양치기 소년과도 같은 우를 범하고 말았다”면서 “최근 부적절한 처신으로 말썽을 빚은 ‘윤창중 사태’에서 드러났듯이 두 분 모두가 경기도의회의 대표성을 갖고있는 입장에서 단순히 사과 한마디로 넘어갈 수 있는 사안을 넘어섰다”고 지적했다.
지난 23일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윤 의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선 도의회 새누리당도 사태 추이를 지켜본 뒤 사퇴 결의안이나 불신임안 제출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