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에서 ‘오원춘 사건’을 연상시키는 사건이 발생했다.

더욱이 범죄전력과 정신병력이 없는 10대로 맨정신에 10대 여성을 성폭행하고 신고할 것을 우려해 목 졸라 살해한 후 최소 10시간 이상 잔혹하게 시신을 훼손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용인동부경찰서는 10일 살인 및 사체유기 등 혐의로 심모(19·무직·고교 중퇴)군을 긴급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심군은 지난 8일 오후 9시쯤 용인시 기흥구의 한 모텔에서 A(17·여)양을 성폭행하고 목을 졸라 죽인 뒤 시신을 훼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심군은 “성폭행 당한 A양이 나가서 신고할 것이 두려워 목 졸라 살해했다”고 말했다.

그는 모텔 화장실에서 공업용 커터칼로 시신을 무참히 훼손하고, 시신을 옮기기 쉽게 하려고 살점을 잔혹하게 도려낸 뒤 변기에 버렸다.

이후 살을 도려낸 후 20여개로 추린 뼈를 김장용 비닐봉투에 담아 다음날인 9일 오후 2시 7분쯤 모텔을 빠져 나와 콜택시를 불러 용인 집으로 갔다.

그의 잔혹한 범행은 모텔에 설치된 CCTV 조사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조사결과 7일 오후 8시쯤 분당의 한 커피숍에서 아르바이트를 끝낸 심군은 친구 최모(19)군을 만나 놀다 8일 오전 5시 28분쯤 함께 모텔에 투숙했다. A양은 오후 3시쯤 ‘뭐하냐. 놀러와라’는 심군의 SMS 문자메시지를 받고 오후 3시 30분쯤 모텔로 찾아갔다. 이후 최군이 오후 7시 38분쯤 방을 나가 A양과 단 둘이 남자 A양을 성폭행했고 오후 9시쯤 목 졸라 살해했다.

심군은 9일 오후 8시10분쯤 싱가포르에 있는 김양 어머니가 “딸과 연락이 되지 않는다”며 112 미귀가 신고를 접수한 경찰이 수사망을 좁혀오자 10일 0시30분쯤 자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심군은 작년 10월 한차례 상세불명의 스트레스 반응으로 자살을 기도해 치료받은 것 외에 정신과적 치료 병력은 없었다”고 말했다.

피해자 A양은 오래전 가족들과 함께 싱가포르에 건너갔다가 현지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3년전 혼자 귀국해 고등학교를 다니다 2011년 자퇴하고 용인의 한 오피스텔에서 혼자 생활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조사에서 심군은 “평소 공포영화 등을 보며 한 번쯤은 해보고 싶었다”며 “현장에서 빨리 빠져나가고 싶었고 시신을 쉽게 옮기기 위해 이같은 방법을 선택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심군이 시신 유기장소로 지목한 자신의 용인 집 마당 앞 컨테이너 장롱을 수색해 10일 새벽 훼손된 시신을 수습하고, 정확한 신원 및 사인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가 최초 최군과 성폭행을 공모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수사중”이라며 “추후 필요할 경우 정신감정을 의뢰할 계획”이라고 했다.

경찰은 조사를 마치는대로 심군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