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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측은지심(惻隱之心)

자신과 관계된 일이 아니면 타인이 무엇을 하던 관심 없기론 중국인이 으뜸이다. 차에 치이거나 집단구타를 당해 누군가 죽어가고 있어도 주위를 삥 둘러싸고 구경만 할 뿐 모르는 척 하는 경우가 많다. 노인이 쓰러져 피를 흘리고 있어도 병원으로 데려가려는 사람은 찾기 힘들다. 물에 빠져 허우적대도 바로 옆 배에 있는 어부는 얼굴을 돌리기 일쑤다.

이처럼 눈앞에서 죽음을 보아도 자신과는 관계없다는 이유로 철저히 외면하는 중국인들의 국민성을 많은 외국인들이 비난을 한다. 샤오관센스(少管閑事), 즉 “쓸데없이 남의 일에 관여하지 말라”, 또는 부리타(不理他) “다른 사람에게 신경 쓰지 말라” 등 어릴 때부터 가르친 교육과 오랜 역사 속에서 수없이 핍박에 휩싸였던 사회적 배경이 투영된 결과이긴 하지만 그들의 지독한 무관심 문화는 우리로선 이해하기조차 어렵다.

중국 정부는 2년 전 견사불구(見死不救)법을 만들겠다고 나선 적이 있다. 즉, 죽음을 보고도 돕지 않는 행위를 처벌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죽어가는 사람을 그대로 방치하는 것은 문명사회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법률학자들도 적극 동조했다. 하지만 바로 벽에 부딪쳤다. “도덕행위를 법으로 강제하는 것은 권리와 의무를 제한하는 행위”라는 반대여론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언론 매체나 인터넷 누리꾼들도 가세, 현재 흐지부지 된 상태다.

타인의 위험에 비교적 적극적인 게 미국과 유럽이다. 그럼에도 프랑스 독일 등 유럽 14개국과 미국 30여개 주에서는 착한 사마리안 법(Good Samaritan Law)이라는 것을 만들어 오래전부터 시행하고 있다. 신약성서에 나오는 일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이 법은 위험에 처한 사람을 구조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위험에 빠지지 않는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구조하지 않은 사람을 처벌하는 법이다. 영국의 다이애나 황태자비가 교통사고를 당했을 때 도와주지 않고 사진만 찍은 파파라치가 이 법에 의해 처벌을 받았다.

비록 사안은 다르지만 사진과 동영상을 찍으며 남성연대 대표의 투신 현장에 있었던 관계자들이 ‘자살방조다’ ‘아니다’를 놓고 논란에 휩싸였다. 물론 논란의 종지부는 법에 의해 찍어질 것이다. 하지만 목숨이 위태로웠던 당시 상황을 생각하면 실종된 측은지심(惻隱之心)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

/정준성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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