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01 (수)

  • 맑음동두천 25.8℃
  • 구름조금강릉 27.3℃
  • 맑음서울 26.6℃
  • 구름많음대전 25.0℃
  • 흐림대구 22.6℃
  • 흐림울산 23.8℃
  • 구름많음광주 24.8℃
  • 흐림부산 27.2℃
  • 구름조금고창 25.2℃
  • 제주 24.5℃
  • 맑음강화 25.7℃
  • 구름많음보은 24.4℃
  • 구름많음금산 25.9℃
  • 구름많음강진군 26.3℃
  • 흐림경주시 22.1℃
  • 구름많음거제 25.3℃
기상청 제공

[사설]노벨문학상, 그래도 희망을 갖자

사실 당사자인 고은 시인이나 문학계 인사들은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이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을 했다. 그래도 올해 노벨문학상이 캐나다 여성 소설가 앨리스 먼로(82)가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지난 10일 밤 수원시 장안구 광교산에 있는 고은 시인의 자택에 모인 내외신 기자들과 수원시민들의 입에선 안타까운 탄식이 저절로 터져 나왔다. 언론들은 불발, 실패, 좌절, 고배 등의 자극적인 제목을 달았다. 그런데 시대와 역사, 인간 정신세계를 다루는 문학에 이런 단어들이 가당키나 한 건가? 뭐, 그만큼 기대가 컸다는 얘기도 된다.

노벨상과 관련해 지난 10월 초 수원시와 단국대 주최로 열린 세계작가 페스티벌에 참여한 미국 아이오와대 국제창작프로그램 책임자 크리스토퍼 메릴의 발언이 기억에 남는다. “노벨문학상을 받지 못한 위대한 작가들이 허다하니 너무 연연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한국에서 노벨문학상 수상이 중요할 수도 있지만 한국 작가들이 높은 문학적 역량을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 그리고 우리 국민들도 반성할 점이 있다. 고은 시인의 시집이나, 황석영 작가의 소설을 사서 읽어본 일이 있는지? 그런 적도 없으면서 노벨문학상을 바라는 것은 욕심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고은 시인은 지난 8월19일 이사를 한 데 이어 29일엔 수원시 장안구 연무동주민센터에 전입신고를 함으로써 경기도민이 됐다. 이는 수원시가 그동안 수차례 노벨문학상 후보에 오르는 등 세계적으로도 명성을 떨치고 있는 고은 시인을 모셔오기 위해 적극적으로 추진한 ‘고은 시인 모시기’의 결과다. 수원뿐만 아니라 그의 고향인 군산을 비롯한 여러 지자체에서 손을 내밀기도 했다. 그만큼 그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좀 더 솔직히 말하면 그가 노벨문학상을 받게 될 거라는 기대치가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노벨문학상 수상을 하기까지엔 여러 가지 변수가 있다. 무엇보다 작품이 훌륭해야 하지만, 지역적 정치적 안배가 없다고 할 수 없다. 노벨문학상은 지금까지 수상자 109명을 내면서 아시아 작가가 한 번도 2년 연속 받은 일이 없었을 뿐 아니라 10년 내에 두 번 받은 일도 없었을 만큼 서유럽권 외의 작가들에게 인색했다. 그러나 고은 시인은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점치는 영국의 사이트에 수년간 10위권 내에 거명돼 왔을 정도로 세계적인 지명도가 있다. 따라서 수상가능성은 상존한다. 고은 시인의 건강과 건필을 기원한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