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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대 끊어지면 안된다 ‘경기안택굿’

일제 강점기와 현대화시기에 굿은 미신으로서 타파돼야 할 대상이었다. 굿이나 푸닥거리를 한 집 아이들은 다음날 학교가기 싫어했을 정도다. 놀림의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인식은 요즘 들어 많이 변화되고 있고, 굿은 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재로 대우 받는다. 또 무속을 연구하는 학자들도 대학에서 학문의 당당한 한 영역으로 제자들을 가르치고 있다. 경기도에서 유명한 굿은 경기도당굿과 경기 안택굿인데, 경기도당굿은 현재 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돼 있고 기능을 보유한 이는 ‘인간문화재’로 인정받는다.

그러나 경기안택굿은 아직 경기도당굿만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 많은 사설과 춤, 소리 등 복합예술로 표현되는 소중한 우리문화 유산인 경기안택굿은 고성주(60)씨의 눈물겨운 노력에 의해 간신히 명맥이 유지되고 있는 형편이다. 이는 고씨의 신상에 이상이 생기면 곧바로 전승이 단절된다는 말이다. 예전엔 특색 있는 굿들이 여럿 있었지만 이젠 그 다양하고 매력적인 굿판을 만날 기회가 드물다. 전승이 잘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고씨는 이렇게 특색이 사라지고 있는 굿의 형태인 안택굿을 보존하고자 애쓰는 사람이다.

4대에 걸쳐 100년 넘게 경기도 굿을 이어오면서, 안택굿을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는 그는 지금 경기안택굿 보존회 회장을 맡고 있으면서 자비를 들여 봄과 가을에 집중적으로 안택굿판을 벌이고 있다. 지난 18일에도 만석공원에서 ‘경기안택굿 한마당’을 펼쳐 많은 이들을 감동시켰다. 고 회장은 소리와 춤에 능하다. 거기다가 걸판진 굿으로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그의 굿은 종합예술의 극치를 이룬다는 평가를 받는다. 어려서부터 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재 발탈의 기예능보유자였던 고 이동안 선생에게서 재인청 춤을 제대로 익혔다.

경기대 김헌선 교수는 “고성주의 실제 굿을 보면서 전통적인 수원굿의 실제를 알고 이를 활용하면서 우리 굿을 풍부하게 이어갈 인물로 꼽을 수 있음을 절감했다”면서 “고성주의 안택굿이 제대로 작동할 터전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 ‘터전’은 과연 무엇일까? 상설화할 수 있는 공연장과, 대가 끊어지지 않고 이어질 수 있도록 받쳐주는 관계 기관의 지원일 것이다. 이를테면 지방 무형문화재라도 지정된다면 이수자와 전수자들이 생겨 명맥이 끊어지는 일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관계자들의 열린 사고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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