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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데이 마케팅

‘데이 마케팅’이란 신조어가 유행하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다. 특정한 날짜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고객들의 존재를 깨우치고 나아가 자연스럽게 관련 제품의 수요를 창출하는 마케팅기법 중 하나다. 초콜릿을 선물토록 하는 밸런타인데이가 원조 격이며 끊임없이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하면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1월14일 ‘다이어리데이’를 시작으로 12월14일 ‘허그데이’까지 종류도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일년 열두달 없는 날이 없으며 매달 2~3개가 겹치기도 한다. 마치 ‘데이 마케팅’ 전쟁을 방불케 할 정도다.

11월만 하더라도 엊그제는 브라데이, 오늘 빼빼로데이, 가래떡데이, 워킹데이 등 3개가 속해있다. 그 중에서도 브라데이는 여성속옷 전문 업체가 몇 년 전 브래지어와 유사한 형태의 8에 착안해 만들었다는데, 기발한 착상이라는 긍정과 지나친 상술이라는 부정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유독 기념일을 좋아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특성을 이용한 이 같은 데이 마케팅은 대표기념일마다 선물을 빙자한 고가의 상품이 오가면서 해마다 끊임없이 상업성 논란도 일고 있다. 빼빼로데이에 판매되는 제품들도 마찬가지다.

빼빼로데이는 1994년 부산의 여중생들이 숫자 1이 네 번 겹치는 11월11일에 친구끼리 우정을 전하면서 ‘키 크고 날씬하게 예뻐지자’라는 의미로 빼빼로를 교환하는 데서 유래했다는 게 정설이다. 이 같은 소식을 접한 제조회사는 그 후 이날을 대대적인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면서 지금까지 ‘데이 마케팅’ 전설로 남게 됐다. 빼빼로의 1년 매출이 900억원 정도인데 11일 하루 판매량이 전체매출의 45%인 400억원이라니 마케팅 파워가 실감난다.

‘데이 마케팅’과 매출의 연관성이 이렇다보니 기업과 단체마다 자사 제품과 연관된 특별한 날을 만들기 위해 아이디어를 짜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로 인해 유래와 국적도 없이 단순 숫자에 의존한 기념일도 넘쳐나고 있다. 이러한 억지는 특별한 날에 소홀하게 되는 경우 상대적으로 가질 수 있는 부담감까지 마케팅에 이용한다는 비난을 받기도 한다. 데이 마케팅이 넘쳐나는 세상, 이에 현혹되지 않고 현명한 소비를 할 줄 아는 지혜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정준성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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