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제로 추정되는 무인항공기가 강원도 삼척시에서 또다시 발견됐다. 이 무인항공기는 지난달 31일 파주에 추락한 것과 모양이 흡사해 정찰임무를 띤 북한 무인항공기가 대한민국 전체에 횡행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국방부는 지난 3일 오후 민간인 심마니 이모(53)씨가 ‘작년 10월4일쯤 강원도 정선 산간지역에서 최근 파주에서 발견한 것과 유사한 소형 무인기를 목격했다’는 신고를 접수했다. 확인 결과 강원도 삼척에서 무인항공기를 발견했다고 6일 밝힌 것이다.
문제는 이처럼 우리 영공의 방공망이 뚫리고 있는데도 안보라인은 깜깜하게 모르고 있었다는 점이다. 파주와 백령도에서 무인기가 추락했을 때만 해도 초보적인 조잡한 수준에 불과하다며 과소평가하는 등 대수롭지 않은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이번에는 국방부가 부랴부랴 전군 지휘관회의를 7일 소집해 대책을 논의하는 등 뒷북을 치고 있다. 청와대 상공을, 백령도 대청도와 소청도 군사시설을, 동해안 일대 주요 군사시설을 촬영하는 동안 국방부, 청와대 안보실, 국정원 등 안보라인들이 전혀 몰랐다는 것에 국민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그동안 ‘튼튼한 안보’를 평화통일의 근간이라고 수차례 강조해온 터에 물샐 틈 없다던 우리의 방공망이 북한의 소형 무인기에 의해 농락당하는 이 같은 사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더욱이 북한의 무인항공기가 몇 개월 간 몇 대나 얼마만큼 우리의 주요 시설들을 촬영하고 돌아갔는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다. 북한은 현재 방현 Ⅰ·Ⅱ와 VR-3, ‘프라체-1T’ 등 4종류의 무인기 수백대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북한 무인기가 700대에 이른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을 직시하지 못한 채 북한에 허를 찔렸다는 것이 안보라인을 문책해야 한다는 이유다.
유승민 국회 국방위원장은 “보고를 받아 보니 국방부는 북한이 소형 무인기를 언제, 얼마나, 어떤 지역에 보내 정찰했는지 모르고 있더라”고 말하기도 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진성준 의원 등 야당 의원들은 지난 4일 열린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이렇게 안보에 커다란 구멍이 뚫렸는데 책임자를 내버려둔다는 말이냐며 김 장관의 해임을 촉구하기도 했다. 군 기강 확립과 쇄신 차원에서 군 수뇌부를 비롯한 안보라인에 대한 문책을 강조한 것이다. “작전에 실패한 군인은 용서할 수 있어도 경계에 실패한 군인은 용서할 수 없다”는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의 명언을 되새겨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