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실소유주 비리’를 수사 중인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검사)이 14일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청해진해운 회장)의 장남 대균(44)씨에 대해 A급 지명수배를 내리는 등 신병확보에 발벗고 나섰다.
또 체포 전담팀 구성과 함께 대균씨가 밀항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 인천과 평택 등 전국 주요 항구가 위치한 곳을 중심으로 밀항 루트의 면밀한 점검에 착수했다.
14일 검찰에 따르면 대균씨는 미국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진 차남 혁기(42)씨와 장녀 섬나(48)씨 등과 달리 국내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오래전 자녀들만 프랑스로 유학을 떠난 것으로 전해졌으며 부인은 국내 거주 중이다.
검찰은 대균씨가 국내에 있다는 것 외에는 현재 구체적인 행적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유 전 회장 측근인 계열사 대표 8명을 구속하며 수사에 속도를 낸 검찰로서는 뜻밖의 장애물을 만난 셈이다.
검찰 관계자는 “종교 지도자의 아들이자 촉망받는 예술가, 다수 기업의 대주주인 분이 출석 요구를 받자마자 도피했다”며 “전담팀을 꾸려 모든 방안을 찾아 추적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대균씨 도피를 도와준 사람이 있는지) 파악하고 있다. 있다면 엄벌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구원파를 등에 업은 유 전 회장 일가의 은신 장소가 국내 곳곳에 산재해 있다는 점이다.
검찰이 우선적으로 주목하고 있는 곳은 구원파의 본산인 안성의 금수원으로 23만㎡에 이르는 대규모 부지에 교회, 주거 시설, 의료시설 등을 갖추고 있어 수색에 들어갈 경우 많은 인원과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현재 구원파 신도 500여명이 금수원 외부 철문을 굳게 닫은 채 장기 농성 중이어서 검찰이 강제 진입을 시도할 경우 물리적인 충돌이 빚어질 수 있다.
검찰은 유 전 회장 부자가 고향인 대구 자택이나 지방에 있는 영농조합 부지에 숨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대균씨는 위치 추적을 피하기 위해 휴대전화마저 꺼놓고 잠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애초 대균씨를 소환해 조사한 뒤 유 전 회장을 부를 계획이었지만, 대균씨가 잠적하자 곧바로 유 전 회장 측에 출석을 통보했다.
유 전 회장이 오는 16일 자진 출석할지는 불투명하다.
검찰은 내부적으로 유 전 회장이 소환에 불응할 경우 체포 영장을 발부받아 금수원에 강제 진입해 신병을 확보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유 전 회장이) 출석하지 않으면 법과 원칙에 따라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혀 소환 불응시 곧바로 체포영장을 청구할 방침임을 내비쳤다.
/양규원·김종국기자 yk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