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출판도시 ‘지혜의 숲’
문 연지 한달이나 지나고도
도서검색 시스템 설치 안돼
2m 높이 서재 “책도 안보여”
시민 “책, 장식에 불과” 비판
7억원의 예산이 투입된 파주출판도시내 ‘지혜의 숲’ 도서관이 개장 1개월이 지난 최근까지 시스템미비 등으로 도서대여기능을 못하는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20일 파주시에 따르면 파주출판도시내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 건물에 자리한 ‘지혜의 숲 도서관’은 365일 24시간 개방을 조건으로 내걸고 문을 열었다.
‘지혜의 숲’ 도서관은 8m 높이의 서가에 책들이 빼곡했고 개인이 기증한 헌 책 수만권과 출판사와 도서 유통회사에서 내놓은 새 책이 비치돼 있어 사업을 주관한 사단법인 출판도시문화재단 측도 이 점을 가장 홍보한다.
그러나 도서관으로서의 기능은 전혀 하지 못하고 있었다. 우선 고개를 아무리 들어 올려도 2m 이상의 높이에는 어느 책이 있는지 보이지 않았고 층을 나눈 난간과 계단이나 사다리도 설치돼 있지 않았다.
특히 도서 검색 전산화가 안 돼 있어 어떤책들이 비치돼 있는 지 알수 없고 바퀴 달린 이동식 사다리도 무용지물이다.
도서관에서 만난 양모(30)씨는 “무슨 책을 어떻게 찾아야 할지 난감하고 검색이 안 된다면 책이 눈높이에서 다 보이기라도 해야 할 텐데 그렇지도 않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도서관은 방문객은 거의 찾아 볼 수 없었고 높다란 책장 앞에서 사진을 찍고 서로 찍어 주는 이용객들만 몇몇 보였다.
한기호 출판마케팅연구소장은 “읽을 만하고 가치가 있는 책을 기증한 것이 아니라 심지어 처리가 곤란한 책들만 내놓은 것 같다”면서 “그마저도 쉽게 읽을 수 없게 서가를 만들어놔 책을 실내장식 소품으로 전락시킨 ‘종이 무덤’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가 공개한 도서관 조성계획을 보면 토지 매입과 건축비용이 전혀 들지 않는데도 문화체육관광부는 예산을 7억원들여 4억6천만원이 서가 조성공사에 쓰였다.
또 도서 전산화 하드웨어 구축에 3천500만원, 검색대·테이블·의자에 5천만원 예산이 잡혀 있지만, 이 중에서 이뤄진 건 테이블 수십개와 의자뿐이다.
이 같은 비판에 재단 측은 색인작업을 진행 중이며 부족한 점은 개선하고 있다고 밝혔다.
재단의 한 관계자는 “이용객들이 불편을 느끼는 데이터베이스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개인이나 업체별 기증 도서 권수는 아직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김지호기자 kjh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