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학교생활을 따라갈 수 없다는 선생님의 말을 듣고 아들과 교문을 나서면서 어머니는 실망하는 아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너는 특별한 재능을 가지고 있어. 남과 같으면 어떻게 성공할 수 있겠니?” 아인슈타인의 어머니 파울리네의 이야기다. 자녀가 학교에서 “이 아이는 앞으로 무슨 일을 해도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는 성적표를 받아왔다면 대부분의 부모들은 아이를 혼낼지도 모르는데, 파울리네의 반응은 달랐다. 그녀는 속상한 마음을 표출하지 않고, 아이가 넘치는 호기심을 잘 계발하도록 마음을 다해 격려했다.
좋은 성품에서 나오는 여유로운 태도로 아이가 새로운 방법으로 생각하고 행동하여 창의성의 성품을 계발할 수 있도록 도운 셈이다. 자칫 낙오자로 남을 수 있던 아이를 긍정적으로 바라본 엄마 파울리네 덕분에 아인슈타인은 물리학의 패러다임을 바꿔놓는 위대한 결과를 낳았다.
창의성(creativity)이란 “모든 생각과 행동을 새로운 방법으로 시도해 보는 것”(좋은나무성품학교 정의)이다. 미국영재교육연구소 렌줄리 소장은 평균 이상의 지적 능력, 과제 집착력과 더불어 창의성을 영재성의 핵심 요소로 본다. 그러나 필자가 강연장에서 만난 부모들의 경우 자녀가 영재로 자라기를 바라면서도 막상 자녀가 남다른 생각과 행동을 하면 당황하여 아이를 야단치는 경향을 보인다. 하지만 ‘누구나 이렇게 하니까’라는 논리로 누구나 가는 길을 따라가게 한다면 아이는 창의적인 영재로 자랄 수 없다. 자녀가 관심을 기울이는 것에 집중할 때 비로소 더 좋은 생각, 더 좋은 감정, 더 좋은 행동을 선택할 기회를 얻는다.
좋은 성품이란 “갈등과 위기상황에서 더 좋은 생각, 더 좋은 감정, 더 좋은 행동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영숙, 2005)이다. 일상에서 부모가 보여주는 좋은 성품의 관심 속에서 안정감을 경험한 자녀만이 자신의 장점을 계발하여 세상을 변화시키는 힘을 갖는다. 창의성을 가진 부모만이 자녀를 행복한 영재로 자라게 한다.
다중지능이론으로 유명한 하워드 가드너는 〈열정과 기질〉에서 창의성 있는 영재들의 공통점을 다음 세 가지로 정리한다.
첫째, 창의성 있는 영재들에게는 자신의 세계를 지지하는 멘토가 있다. 부모가 아이의 질문을 경청하고, 충분히 격려하는 멘토가 될 때 자녀의 창의성은 자란다. 경청이란 “상대방의 말과 행동을 잘 집중하여 들어 상대방이 얼마나 소중한지 인정해주는 것”(좋은나무성품학교 정의)이다. 아인슈타인, 피카소처럼 창의성을 가진 영재들에게는 그들의 질문과 생각을 인정해주는 부모와 교사가 있었다.
둘째, 창의성이 풍부한 영재들은 자존감을 기반으로 자신의 생각을 펼친다. 기쁨이란 “내가 얼마나 소중한지 알고 즐거워하는 것”(좋은나무성품학교 정의)이다. 기쁨의 성품으로 높은 자존감을 소유한 아이들은 자신의 생각을 나누면서 즐거워하지만, 자존감이 낮은 아이들은 상대의 평가를 두려워하여 도전을 주저한다. 따라서 창의성을 계발하려면 부모가 먼저 “네가 무엇을 하든 상관없이 너는 우리에게 소중한 존재란다”라며 자존감을 키워주어야 한다.
셋째, 창의성 있는 영재들의 경우 혁신적인 도약을 이루기까지 10년 정도 인내하며 꾸준하게 노력하는 것을 본다. 인내의 성품은 “좋은 일이 이루어질 때까지 불평 없이 참고 기다리는 것”(좋은나무성품학교 정의)이다. 창의적인 생각은 정보를 가감하고 통합하는 과정을 묵묵히 인내함으로써 얻는다. 따라서 영재아가 창의적인 생각이 떠오를 때까지 관련 지식을 쌓아 나가도록 부모가 격려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미국 교육학자 레오 버스카글리아는 “창의성은 자신의 인생항로가 곤란에 처했을 때, 다른 일로 인도하거나 새로운 길을 찾게 해준다”고 말했다. 지식교육에 치중하고 있는 우리나라 교육풍토에서 창의성은 영재아들이 남다른 도약과 세상을 변화시키는 길을 찾게 해주도록 돕는 좋은 성품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