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식품이 대장균군 발견으로 문제가 된 시리얼 ‘아몬드 후레이크’ 외 3종을 추가로 유통 및 판매금지당한 가운데 검찰의 압수수색과 함께 소비자 불매운동까지 불붙으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16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국내 시리얼업체 1위 동서식품은 충북 진천공장에서 포스트 아몬드 후레이크 등 4개 제품을 생산하면서 자가품질검사에서 대장균군을 확인했지만 곧바로 폐기하지 않고 다른 제품과 섞어 유통시켰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자 동서식품은 “대장균군은 쌀 등에 존재하는 미생물로 대장균과는 다르다”며 “유통 전 단계 제품을 살균처리했고, 대장균군 음성으로 판명된 제품만 출고해 완제품에는 세균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또 “이같은 고온 열처리를 통한 재활용 제조 과정은 해외에서도 일반적으로 쓰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부적합 제품을 10% 섞어서 재가공한 것은 완제품에 문제가 없어도 행정처분대상이라고 보고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시정명령,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의 벌금, 과태료 부과의 처벌을 할 수 있다”며 “이미 알루미늄 포장, 박스 포장까지 다 끝난 제품은 최종 제품이지 동서식품이 주장하는 대로 반제품이라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식약처는 이 제품들을 잠정 유통판매 금지시켰고, 완제품 100개 제품 이상을 긴급 수거해 검사 중이다.
검찰은 지난 14일 충북 진천에 있는 동서식품 공장을 압수수색해 서류와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으며, 본격적인 자료 분석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동서식품이 대장균군 검출 사실을 알면서도 조직적으로 숨기고 유통시켰는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며 “자료 분석이 끝나는 대로 공장 관계자 등을 불러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동서식품과 달리 2위 업체인 농심켈로그는 아예 외부검사기관에 의뢰, 문제가 발견되면 자동으로 식약처에 신고토록 하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동서식품 전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이어지고 있다. 불매 서명 운동에 동참한 이들이 600명이 넘는다.
불매운동을 제기한 네티즌은 “먹는 걸로 장난치는 기업들에게 본때를 보여주기 위해서는 소비자가 해당 기업의 제품을 구매하지 않아야 한다”고 동참을 호소했다.
앞서 크라운제과도 유기농 웨하스 제품이 자가품질검사 결과 허용 기준치 280배가 넘는 세균이 검출됐는데도 5년간 100만개 이상 시중에 판매해온 혐의로 관련 임원들이 구속됐다.
크라운제과 측은 “3군데에 검사의뢰해 1군데에서 세균이 검출되면 실험 오류 가능성이 있어 재검사를 했다”고 주장했지만 하나라도 부적합 판정 시 즉시 식약처에 신고하고 폐기하도록 한 식품위생법 자가품질검사기준을 위반했다.
/양규원기자 ykw@